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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 [기고] 호르무즈 파병이라는 독배를 든 이재명 ― 경제수탈에 이어 군사수탈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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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국 작성일26-09-04 19:32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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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파병이라는 독배를 든 이재명 ― 경제수탈에 이어 군사수탈까지


운현일 (자유기고가)


한국군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정부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하지만 P-8A 해상초계기 1대와 군수지원함 1척, 기뢰제거 인력을 포함한 약 150명 규모의 파견안이 구체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SBS 취재에 따르면 정부는 애초 미이전쟁이 끝난 뒤 파견한다는 입장이었지만 최근 방침을 바꿔 전쟁이 계속되는 지금 파병 준비에 들어갔다.

이번 파병으로 과연 한국 배를 보호할 수 있는지부터 냉철하게 따져봐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한국군을 전쟁지역에 보내 누구에게 이익이 돌아가는지도 봐야 한다. 미국은 언젠가 이란에서 떠날 수 있지만 한국은 전쟁이 끝난 뒤에도 이란과 거래하고 호르무즈를 이용해야 한다. 관세협상에서 3,500억 달러의 대미투자를 떠안은 데 이어 미국이 벌인 전쟁의 부담까지 한국이 떠안는다면 미한동맹의 성격부터 다시 물어야 한다.


1. 구체화된 호르무즈 파병


청와대는 군사적 기여를 포함한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최종 결정은 내리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러나 군용기와 함정, 인원과 임무까지 구체적으로 거론되고 현지 활동방식까지 관련국과 협의하고 있다면 단순한 검토단계는 이미 넘어섰다. 남은 것은 파병의 형식과 국회 동의, 발표 시점을 정하는 일에 가깝다.

파견 전력을 보면 성격도 드러난다. P-8A는 해상을 감시하고 수상함과 잠수함을 탐지한다. 군수지원함은 작전 중인 군함에 연료와 물자를 공급하고 기뢰제거 인력은 위험한 항로를 개척한다. 한국 상선을 따라다니며 지켜주는 전력이 아니라 다른 군사작전이 돌아가도록 필요한 기능을 제공하는 전력이다.

미국이 P-8A와 소양함이라는 이름까지 찍어 요구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그러나 미국이 한국에 실질적인 군사기여를 요구했고 미한 협의를 거쳐 나온 전력은 감시·정찰, 군수지원, 기뢰대응이라는 미국과 다국적 작전에 필요한 기능으로 구성됐다. 무엇을 보낼지는 한국이 골랐을지 몰라도 결국 미국이 필요로 하는 역할에 맞춰 한국군 전력이 짜인 것이다.


2. 미국은 왜 한국군을 요구했나


2월 말 이란 공격 이후 미국은 호르무즈와 전쟁의 부담을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들과 나누려 했다. 5월에는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미국의 해양구상을 검토하고 있으며 군사적 역할도 가능하다고 직접 밝히면서 미국의 요구가 한국 정부의 공개적인 정책 검토로 드러났다.

8월 16일에는 압박의 성격이 달라졌다. 트럼프는 한국이 이란전쟁에서 미국을 충분히 돕지 않았다는 취지로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했고 미한연합훈련 문제까지 연결했다. 비공개 협의와 외교적 요구가 미국 대통령의 공개적인 비난으로 격상된 것이다. 그 뒤 전쟁 이후 파견에서 전쟁 중 파견으로 방향이 바뀌었고 구체적인 파병안까지 등장했다.

미국이 한국군을 요구하는 것은 전력이 없어서가 아니다. 미군 수뇌부조차 현재 수준의 이란전쟁을 계속 감당하기 어렵다고 경고했고 중동으로 전력이 몰리면서 다른 지역의 군사태세도 흔들리고 있다. 미국은 이미 이란을 굴복시키는 데 실패했고 이제는 전쟁의 부담을 줄이면서 압박을 유지할 방법을 찾고 있다.

여기에 11월 중간선거가 있다. 전쟁 장기화와 미군의 추가 희생은 선거에 큰 부담이지만 이란 압박을 풀 수도 없다. 한국 P-8A가 감시하고 군수지원함이 보급하며 한국군이 기뢰제거를 맡으면 미국이 직접 떠안을 임무와 위험은 줄어든다. 미국이 출구를 찾는 시점에 한국군이 들어가는 것이다. 한국군 파병은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의 전쟁 부담 줄이기와 정확하게 맞아떨어진다.


3. ‘비전투 파병’이라는 말장난


정부는 파병 논란이 커지면 ‘비전투 임무’를 강조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군인이 전쟁지역에서 군용기와 군함을 운용하며 정찰하고 보급하고 기뢰를 제거한다면 모두 군사작전의 일부다. 직접 미사일을 발사하느냐는 역할의 차이지 전쟁에 참여하느냐를 가르는 기준이 아니다.

전쟁은 전투병만으로 치러지는 것이 아니다. 적을 찾는 정찰이 있어야 하고 전투함을 움직이게 하는 보급이 있어야 하며 기뢰를 제거해 항로를 만들어야 한다. P-8A와 군수지원함, 기뢰제거 인력은 각기 다른 일을 맡을 뿐 하나의 작전 안에서 움직인다.

군수지원함이 현지에서 이란의 미사일이나 드론 공격을 받는다면 “비전투 함정인데 왜 공격했느냐”고 말한다고 상황이 달라지지 않는다. 이란에서 보면 자신들과 대치하는 군사세력에 보급을 제공하는 군함이다. ‘비전투’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군사작전이 비군사활동으로 바뀌는 것은 아니다. 벌거벗은 임금님 우화가 생각나는 대목이다. 모두가 보고 있는데 이름만 바꿔 부르는 것이다.


4. 한국군은 한국 배를 지키지 못한다


정부는 한국 선박과 국익을 보호하기 위해 호르무즈 파병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파견 전력은 한국 상선을 직접 호위하는 전력이 아니다. P-8A는 정찰하고 군수지원함은 군함을 보급하며 기뢰제거 인력은 항로를 개척한다. 한국 상선을 지키려면 호위함과 방공전력이 필요한데 그런 전력은 현재 파견안에 없다.

더욱이 이 정도 규모로는 한국군의 독자작전도 어렵다. 결국 한국군은 한국 배를 지키러 가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미군 작전이나 이후 영국·프랑스 중심의 다국적 임무에서 감시·보급·기뢰제거를 맡으러 가는 것이다. 한국 선박 보호를 내세우지만 실제 임무는 다른 나라의 군사작전을 지원하는 쪽에 가깝다.

오히려 파병은 한국 선박을 더 위험하게 만들 수 있다. 한국이 미국 측 군사작전에 참여한다고 이란이 판단하면 한국군뿐 아니라 한국 선박까지 새로운 적대대상으로 볼 가능성이 생긴다. 한국군 150명이 들어간다고 전쟁이 끝나지도, 한국 배가 안전해지지도 않는다. 오히려 한국 배를 더 위험하게 만들 수 있다.

한국 배를 지키는 것이 정말 목적이라면 다른 방법부터 찾아야 한다. 이란과 오만은 이미 호르무즈 항행통로와 기뢰제거, 통항관리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 한국은 군대를 보내 미국의 전쟁에 들어가기보다 이란·오만과 직접 협의해 한국 선박의 안전한 통항을 보장받는 외교부터 해야 한다. 한국군을 전쟁에 보내는 것과 이란·오만을 상대로 한국 배의 안전을 직접 협상하는 것 가운데 어느 쪽이 한국의 국익에 가까운가. 답은 어렵지 않다.


5. 영불은 기다리는데 한국은 왜 먼저 가나


영국과 프랑스가 준비한 호르무즈 다국적 임무도 상선지원과 기뢰제거를 맡는다. 그러나 전투가 진정되고 안전한 작전환경이 만들어진 뒤 움직인다는 원칙을 세웠다. 일본 역시 미국의 군사적 요구에 곧바로 응하지 않았다.

그런데 한국은 미국의 압박이 커진 뒤 전쟁 중 파병으로 움직이고 있다. 영불 다국적군이 아직 들어가지 않는 동안 한국군이 누구와 무엇을 하는지부터 따져봐야 한다. 현재 미군 작전을 지원하다가 이후 영불 임무에 합류하는 것인지도 분명하지 않다.

특히 기뢰제거는 더 이상하다. 미국 국방부도 본격적인 기뢰제거는 전쟁이 끝난 뒤에야 가능하다고 판단했다는 보도가 있었고 영불 역시 안전한 환경을 전제로 했다. 그런데 한국의 기뢰제거 인력은 왜 지금 준비되고 있는가.

영국과 프랑스도 위험하기 때문에 서둘러 들어가지 않는다. 그렇다면 한국이 먼저 갈 이유는 더더욱 없다. 한국이 영불과 보조를 맞추면 미국의 압박을 한국 혼자 떠안지 않고 분산시킬 수 있다. 동맹국들이 기다리는데 한국만 먼저 전쟁터로 들어가는 것이 외교적 지혜일 수는 없다.


6. 파병을 외치는 위성락은 왜 경질하지 않나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5월 직접 나서 미국의 호르무즈 구상을 검토하고 군사적 역할도 가능하다는 취지로 말했다. 파병 문제가 그의 이름과 함께 거론되면서 경질론까지 나왔지만 미국 작전이 일단 멈추면서 파병과 경질론도 함께 가라앉았다.

8월 30일 중폭 개각에서도 위성락은 자리를 지켰다. 8월 4일에는 미셸 스틸 신임 미국 대사를 만나 미한관계 발전방안을 논의했고 두 사람이 오래 알고 지낸 관계라는 사실도 청와대가 공개했다. 5월부터 미국의 호르무즈 구상을 공개적으로 받아들였던 대미정책 핵심 수행자가 미국 대사를 만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개각에서 유임됐다는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9월 파병이 다시 현실화되자 이번에는 위성락의 이름이 빠졌다. 그는 프랑스 국빈방문은 직접 발표했지만 파병 문제는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설명했다. 5월 파병 추진, 8월 유임, 9월 파병 재추진​이 다시 위성락에게 집중되는 것을 피하려는 것 아닌지 의심할 만하다.

그러나 이름을 감춘다고 역할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위성락이 미국의 요구를 한국의 외교·안보정책으로 옮기는 핵심 수행자로 계속 남아 있다면 그 책임도 물어야 한다. 대미종속정책을 계속 추진한다면 하루빨리 국가안보실장에서 경질해야 한다.


7. ‘모범 동맹국’을 만든 강요와 복종


이번 파병은 미국의 강요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미국의 압력과 그 요구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청와대 내부의 친미·숭미 인사들이 함께 파병안을 만들어냈다. 미국이 무엇을 원하는지 살피고 그 요구를 어떻게 거부할지가 아니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부터 고민한다면 자주적인 외교정책은 나올 수 없다.

이들은 미국의 요구를 ‘한국의 국익’으로 바꾸어 설명한다. 위성락이 5월부터 군사적 역할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도 이런 흐름 속에 있다. 강요와 자발적 복종이 함께 움직이는 것이 지금 미한관계의 모습이다.

미국은 이런 한국을 ‘모범 동맹국’이라고 부른다. 한국은 주한미군과 전시작전통제권, 미일한 군사체제에 깊숙이 묶여 있어 미국의 요구를 거부하는 데 따르는 부담도 크다. 미국이 요구하는 비용과 군사적 역할을 잘 떠맡는 한국은 미국 입장에서 더없이 편리한 동맹이다.

관세협상에서는 3,500억 달러의 대미투자를 떠안았다. 이제 호르무즈에서는 한국군 전력까지 내놓는다. 한국이 운용하는 P-8A는 6대뿐이고 소양급 군수지원함은 현재 한 척뿐이다. 한국 방어와 해군 작전에 필요한 핵심전력을 미국이 벌인 전쟁에 돌리는 것이다.

이것이 군사수탈이다. 미국이 한국의 무기를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한국이 자기 방어에 써야 할 전력을 미국의 필요에 맞춰 스스로 전용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경제에서는 돈을 내놓고 군사에서는 전력과 군인의 위험을 내놓는다.

미국에 ‘모범 동맹국’이라는 칭찬을 받을수록 한국은 계속 무엇인가를 더 내놓고 있다. 동맹은 서로 주고받는 관계여야 한다. 이것이 미국이 말하는 ‘모범 동맹’이라면, 차라리 한국을 미국의 모범적인 수탈 대상국이라 불러라.


8. 이 독배를 내려놓아야 한다


미국은 이미 이란전쟁에서 전략적으로 패배했다. 이란을 굴복시키지도 못했고 호르무즈를 전쟁 이전의 질서로 되돌리지도 못했다. 지금 미국이 찾는 것은 승리의 방법이 아니라 손실을 줄이며 빠져나갈 출구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군의 희생과 부담은 줄이면서 이란에 대한 압박은 계속하려 한다.

그런데 한국이 왜 패배한 미국의 전쟁에 지금 들어가야 하는가. 미국이 직접 떠안기 싫어진 감시와 보급, 기뢰제거를 한국군이 맡고 미국이 줄이고 싶은 위험을 한국군이 대신 떠안는다면 누구를 위한 파병인지 분명하다. 한국의 국익을 위한 파병이 아니라 미국의 출구전략을 돕는 파병이다.

호르무즈의 미래도 생각해야 한다. 이란과 오만은 앞으로의 항행통로와 해협 관리방식까지 협의하고 있다. 미국은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언젠가 이란에서 떠날 수 있지만 한국은 그 뒤에도 이란과 마주하고 거래하며 살아야 하고 호르무즈를 통해 원유를 들여와야 한다. 오늘 미국의 요구를 들어주겠다며 내일 한국이 거래해야 할 나라와 적대관계를 만드는 것이 어떻게 국익인가.

이재명 정부가 들고 있는 독배의 내용물이 바로 이것이다. 한국군의 생명, 한국 선박의 안전, 이란과의 관계, 원유거래와 물가가 모두 걸려 있다. 여기에 한국은 미국의 전쟁에 가담한 나라라는 오명까지 안고 살아야 한다.

미국은 막대한 손실도 버틸 수 있다. 경제와 군사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은 경제적 손실뿐 아니라 외교·안보·국가이미지까지 합친 유무형의 손실을 감당하기 어렵다. 미국에 3,500억 달러를 바치고 군대까지 보내고, 이란과의 관계까지 악화돼 더 비싼 원유를 사와야 한다면 한국에 남는 것은 무엇인가.

돈도 내고 군대도 보내고 원유값까지 더 치르는 것이 동맹인가. 미국이 감당할 수 있는 손실을 한국까지 함께 감당해야 할 이유는 없다. 그래도 이재명 정부는 호르무즈 파병이라는 독배를 기어코 마실 것인가.

미국의 압박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면 국민 앞에 나서 그대로 밝혀라. 미국이 무엇을 요구했고 거부하면 어떤 압박을 받는지 말하라. 왜 영국과 프랑스처럼 기다리지 못하는지, 왜 이란·오만과 한국 선박의 안전을 직접 협상하지 않는지도 설명하라. ‘한국 선박 보호’와 ‘비전투 파병’이라는 말로 진실을 가려서는 안 된다.

이미 패배한 미국의 전쟁에 한국군을 밀어 넣지 마라. 미국의 출구전략을 위해 한국군의 생명과 한국의 미래를 담보로 잡지 마라. 호르무즈 파병이라는 독배를 내려놓고 국민 앞에 나서 진실을 밝혀라. 




[출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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