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신영복 교수 마지막 가는 길, 더불어 숲이 되어 함께 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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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6-01-17 15:19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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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신영복 교수 마지막 가는 길, 더불어 숲이 되어 함께 한 사람들
윤정헌 기자

17일 서울 구로구 성공회대학교 대학성당에 마련된 故 신영복 석좌교수의 빈소를 찾은 조문객들이 명복을 기원하는 메모를 빈소 앞에 걸고 있다.ⓒ김철수 기자
"나무가 나무에게 말했습니다.
우리 더불어 숲이 되어 지키자"
- 고 신영복 석좌교수의 서화 '더불어 숲'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를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고 신영복 석좌교수. 고인이 떠나가는 마지막 길은 외롭지 않았다. 분향소 앞은 그를 그리워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주말의 마지막 날 밤, 쌀쌀한 겨울 날씨도 분향소를 찾은 조문객들의 발걸음을 막지 못 했다.
17일 오후 고인의 빈소 앞은 이날 오후 7시30분께 열릴 '고 신영복 성공회대학교 석좌교수 추모의 밤(추모의 밤)' 행사에 참석하기 위한 사람들로 북적였다. 행사가 한 시간 남짓 남은 상황에도 추모의 밤에 참석하려는 조문객들이 빈소 주변 곳곳에 모여 있었다.
빈소 주변은 이미 다녀간 사람들의 흔적들이 남아 있었다. 고인을 그리워하는 조문객들은 생전에 전하지 못한 메시지를 엽서에 담아 빈소 앞 느티나무에 붙였다. 성인 두 명이 양팔을 크게 벌려야 됨직한 느티나무는 조문객들이 작성해 붙인 엽서들로 가득했다. 엽서에는 "선생님 사랑합니다. 그동안의 가르침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존경합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선생님의 가르침에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며 살겠습니다" 등의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또 그들이 고인 죽음을 애도하며 켠 촛불이 빈소로 향하는 입구를 환하게 밝혔다.

17일 서울 구로구 성공회대학교 대학성당에 마련된 故 신영복 석좌교수의 빈소를 찾은 한 조문객이 빈소 앞에 명복을 기원하는 촛불을 밝히고 있다.ⓒ김철수 기자
"선생님께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겠다"
추모의 밤 행사가 열린 성공회대학교 피츠버그홀은 150여명이 들어갈 수 있는 좁은 공간이지만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시작 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잡은 탓에 일부 조문객들은 행사장 밖에서 행사를 지켜봐야 했다.
이날 행사에는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을 비롯해 박재동 화백, 공지영 작가, 김창남 교수,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상임이사 등 사회 각계 인사들이 함께했다. 200여명이 훌쩍 넘는 조문객들에 어수선할 법도 했지만 행사는 엄숙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행사의 시작을 알리는 고인의 생전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틀어지자, 몇몇 참가자들은 억누르고 있던 슬픔에 흐느끼기 시작했다. 또 일부 사람들은 터져 나오는 울음을 참지 못하고 소리 내어 울기도 했다.

17일 서울 구로구 성공회대학교 대학성당에 마련된 故 신영복 석좌교수의 빈소를 찾은 조문객들이 성공회대학교 피츠버그홀에서 열린 故신영복 성공회대학교 석좌교수 추모의 밤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김철수 기자
고인에 대한 추모 분위기는 추모사가 진행되며 점점 고조됐다. 첫 추모사는 고인과 20년 이상 함께 해온 '더불어 숲'이라는 모임의 일원인 배기표씨가 시작했다. 배씨는 "신영복 선생님께서는 우리에게 아낌없는 정성과 사랑을 쏟아 주셨다"며 "선생님을 떠나보내는 지금 이시간 우리는 선생님께서 우리 곁에 계시지 않다는 사실에 더욱 슬프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더불어 숲)는 선생님을 떠나보내기만 할 수 없어 선생님을 기억하는 사람들과 좀 더 오래 만나고 좀 더 넓게 만날 수 있도록 사단법인을 준비하고 있다"며 "원래 오는 23일이 창립 예정일이었지만 이렇게 선생님이 우리의 곁을 떠나게 되셨다"고 아쉬워 했다. 배씨가 고인과의 추억하며 울먹이자, 참가자들의 박수가 이어지기도 했다.
고인과 함께 교단에 섰던 성공회대 강인선 교수도 추모사를 위해 마이크를 잡았다. 강교수는 "부족한 제가 뒤늦게 어렵사리 성공회대에 몸담게 돼 행복했는데 돌이켜 보니 정말 큰 행복은 그것이 아니었다"면서 "가장 큰 행복은 성공회대학교에서 신영복 교수님을 뵙게 됐다는 것이고 지난 18년간 선생님으로부터 많은 가르침을 받았던 것"이라고 전했다.
강 교수는 "선생님은 우리가 모두 알고 있듯 넓고 깊은 가르침으로 제자들을 비롯해 함께 근무한 동료 교수들까지 보듬어 주셨다"며 "저도 선생님의 가르침에 따라 다시 뵙는 그날까지 부끄럽지 않도록 살겠다"고 덧붙였다.
고인과 남다른 추억을 가진 김희선 전 의원(통합민주당)도 추모사를 위해 무대에 올랐다. 김 전 의원은 “수배가 끝나고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신사동에서 ‘향냐무 집’ 이라는 보신탕 가게를 시작했는데 그때 선생님께 간판을 써달라고 요청했다”며 “선생님께서 두 말도 안 하시고 간판을 써주셨다”고 고인을 기억했다.
이날 1시간 30여분 동안 진행된 행사는 고인의 죽음을 추모하는 기도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행사가 끝난 뒤에도 많은 사람들은 쉽게 자리를 뜨지 못 했다.
고인의 장례식은 4일장으로 치러지며 18일 오전 11시 대학성당에서 영결식이 거행될 예정이다. 방송인 김제동씨가 영결식 사회를 보고 가수 정태춘씨가 추모곡을 부르기로 했다. 조사는 이재정 교육감이 낭독하고 고민성 KBS 아나운서, 탁현민 공연연출가 등이 추도사를 낭독한다.

17일 서울 구로구 성공회대학교 대학성당에 마련된 故 신영복 석좌교수의 빈소를 찾은 조문객들이 성공회대학교 피츠버그홀에서 열린 故신영복 성공회대학교 석좌교수 추모의 밤에서 묵념을 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17일 서울 구로구 성공회대학교 대학성당에 마련된 故 신영복 석좌교수의 빈소를 찾은 조문객들이 성공회대학교 피츠버그홀에서 열린 故신영복 성공회대학교 석좌교수 추모의 밤에서 추모 영상을 보고 있다.ⓒ김철수 기자

17일 서울 구로구 성공회대학교 대학성당에 마련된 故 신영복 석좌교수의 빈소를 찾은 조문객이 성공회대학교 피츠버그홀에서 열린 故신영복 성공회대학교 석좌교수 추모의 밤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김철수 기자
[출처: 민중의소리]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6-01-17 15:19:45 새 소식에서 복사 됨]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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