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희의 주권찾기] 한미무역협상 타결 이후 어떻게? -한국 경제의 자립 전략을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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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국 작성일25-08-05 07:59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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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희의 주권찾기] 한미무역협상 타결 이후 어떻게? -한국 경제의 자립 전략을 묻는다
정성희 소통과혁신연구소 소장
이번 한미 무역협상은 단순한 경제 문제가 아니라, 한국의 산업 주권과 정치적 자율성까지 위협하는 구조적 종속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더 이상 ‘경제성장’이라는 이름 아래 외국 자본과 미국 중심 질서에 모든 것을 내맡기는 체제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이제는 명확히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 외교, 산업, 내수, 시민운동이 함께 가는 자립 전략이 필요하다.
남북경제 공동체, 북방경제 연계, 내수기반 강화, 기술 내재화 등은 단순한 선택지가 아니라, 한국이 주권국가로 살아가기 위한 절박한 조건이다.
정성희 소통과혁신연구소 소장

이번 한미무역협정, 한국무역 협상단 [출처: 1분요약남]
2025년 7월 31일 한미무역협상이 타결되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를 “국익을 지킨 실용외교의 성과”라고 포장했지만, 실체를 들여다보면 이는 ‘선방’이 아니라 ‘굴복’에 가까운 양보였다. “이빨이 흔들렸다”는 고뇌, “역사에 죄를 짓지 말자”는 다짐, "국력을 키워야 되겠다“는 생각으로 애를 썼지만, 협상 결과는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비교해 ‘민생 파탄 미국 퍼주기’에 다름 아니었다.
▶ 한미 무역협상, 실용 아닌 종속
핵심 산업에 대한 관세 폭탄 수용, 막대한 대미 투자 약속, 대규모 미국산 LNG 수입 보장 등은 모두 미국의 위협에 따른 굴욕이었다. 무엇보다 충격적인 것은 FTA 체결국임에도 관세 면제 혜택이 박탈되었다는 점이다. 자동차·반도체 산업 등 한국 경제의 중심축이 된 수출산업은 하루아침에 15%의 관세 장벽을 마주하게 되었고, 철강·알루미늄 등 전략 금속 품목에는 여전히 50%의 고율 관세가 부과되었다. 이는 한국 경제가 겪게 될 충격의 서막에 불과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협상 개시 전부터 “한국에 25%의 관세 폭탄을 부과하겠다”는 발언으로 압박 수위를 높였고, 한국 정부는 결국 대규모의 투자로 이를 피하려 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은 미국에 조선산업 재건 자금 1,500억 달러를 포함한 총 3,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와 1,000억 달러의 미국산 LNG 수입을 약속했다. 이는 단순한 무역조건 조정이 아니라, 자본·기술·일자리의 대규모 이전이자 전략 산업의 통째 양도이다.
이재명 정부는 이를 "호혜적 결과"라고 주장했지만, 협상 직후 트럼프가 “투자처는 내가 정하고, 수익의 90%는 미국이 가져간다”고 공개 선언한 점은 한국이 하청업자 역할을 맡았음을 방증한다. 쌀·소고기 수입을 막았다지만, 검역 요건 및 절차를 수정해 개방의 폭을 넓힐 것이라는 우려가 크지고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합의가 국회 동의나 공론화 과정 없이 밀실에서 졸속으로 결정되었다는 점이다.
▶ 자동차·반도체 관세, 한국 15%-일본·EU 12.5%
자동차·반도체 산업은 일본, EU와 비교할 때도 한국의 피해가 크다. 일본과 EU는 원래부터 2.5%의 기본관세를 부과받고 있었던 반면, 한국은 FTA에 따라 무관세 혜택을 누리던 상태에서 15%로 급격히 인상된 것이다. 인상 폭은 일본·EU가 12.5%p인데 비해, 한국은 무려 15%p다.
2024년 자동차 대미 수출 비중은 한국이 전체 수출의 49%, 일본은 25~28%, EU는 약 23% 수준이다. 반도체의 그것은 한국이 메모리 약 9.6%, 시스템 칩 2.8%, 광전자 17%로 평균 약 7~8% 수준이고, 일본은 그 비중이 낮고 대부분 제조 장비 및 소재 중심 수출이다. 한국은 관세 전환 충격이 클 뿐 아니라, 주요 산업의 대미 의존도가 높아 가격경쟁력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특히 현대차,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수출기업들의 미국 시장 점유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한국 자동차가 대당 평균 4만 달러 경우, 15% 관세는 약 6,000달러에 해당한다. 반면 일본·독일 차량에는 12.5%만 적용되어 5,000달러 수준이다. 1,000달러 차이는 구매자 입장에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며, 도요타·BMW 등과의 가격 경쟁에서 밀리게 된다. 또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와 겹쳐 보조금 미지급+관세 15%의 이중 페널티를 받는다.
반도체는 완제품과 달리 중간재로 거래되며, 1% 가격 차이도 납품 계약에 영향을 준다. 미국 반도체 업체(예: 인텔, AMD 등)는 한국 제품에 고율 관세를 이유로 공급선 재조정 압박을 가할 것이다. 일본과 EU의 경우, 장비·소재 중심이라 대체 가능성이 낮고 관세 차별에도 덜 민감한 구조이다.
관세와 보조금 차별은 한국 기업이 미국 현지 생산을 강요받는 조건이 된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미국 텍사스, 인텔과 협업 등을 추진하지만, 이는 국내 산업공동화 우려를 낳고 있다. 자동차도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증설 압박으로 한국 내 일자리와 부가가치 창출이 줄어들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R&D 투자 여력 감소로도 이어질 것이다. 점점 가격도 비싸고 기술도 뒤처지는 이중의 위기를 맞게 된다. 중소·중견 부품업체들은 글로벌 공급망에서 배제될 위험이 높다.
▶ 철강·알루미늄 관세 50%, EU 일정 무관세 쿼터
철강·알루미늄 품목의 대미 관세는 50%이다. 일본과 EU도 마찬가지이지만, EU는 일정한 무관세 쿼터 제공 가능성도 있다. 한국은 기존 FTA 기반 관세 혜택을 상실하여 미국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크게 위축될 수 있는 위험에 직면했다. 다른 국가에 비해 타격이 크다. 2024년 한국의 철강 수출 중 미국 비중이 약 13%, 알루미늄은 약 26% 수준이다. 동일한 제품이라도 1.5배 가격으로 판매되므로 미국 수입업체가 한국산을 기피하여 단기적으로 약 20~30% 수출 감소가 추산되고 있다.
포스코, 현대제철, 세아베스틸, 고려아연 등 주요 기업은 생산량 조정과 현지 투자를 통한 우회 방안을 강요받을 수밖에 없다. 중소 철강·비철금속 기업의 경우, 현지 진출 능력이 부족하여 사업 축소나 도산 위험에 직면할 것이다. 예컨대 자동차에 사용되는 특수강, 전기차 배터리 케이스에 필요한 알루미늄 압연재 등은 수요와 공급망 안정성의 동시 약화를 초래한다. 미국 수출 감소는 미국 현지 생산기지 확대를 유도하게 되어 국내 고용·투자 위축과 산업의 탈한국화가 심화될 수 있다.
▶ 대미 투자, GDP 대비 세계 최고 수준
한국의 대미 투자는 1,000억 달러의 미국산 LNG 수입을 포함하여 약 4,500억 달러로, 일본(5,500억), EU(6,000억)에 비해 절대액은 낮지만 GDP 대비 비율로는 25.0%에 달한다. 이는 일본의 12.5%, EU의 3.3%보다 훨씬 높은 수치로, 경제력 대비 가장 많은 자본을 미국에 투입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무역흑자 대비 투자 비율은 한국이 6.9배, 일본이 9.2배인데, 이러한 비정상적 구조는 한국 경제의 자율성을 심각하게 제한하는 요인이다. 더구나 이 수치가 향후 투자 약속 및 계획 규모로서 현재까지 집행된 실질 투자 금액이 제외되기에 대미 투자 규모는 훨씬 더 크다. 한국의 자동차·배터리·반도체 분야의 대미 투자는 이미 진행 중이다. 현대차는 조지아주에 약 76억 달러 규모의 EV 생산공장을 완공하고 배터리 공장도 함께 건설 중이다. SK On-BlueOval JV (현대자동차, 포드 등과 협력) 배터리 설비에는 96.3억 달러 대출 지원이 예정되어 있다. 삼성·LG도 텍사스 반도체 팹, 미시간 배터리 시설 등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지표 | 일본 | EU | 한국 |
대미 투자 | 5,500억 | 6,000억 | 4,500억 |
명목 GDP | 4.4조 | 18조
| 1.8조 |
투자 / GDP | 12.5% | 3.3% | 25.0% |
투자 / 무역흑자 | 9.2배 | 3.3배 | 6.9배 |
이로 인해 국내 공장의 신규 투자 위축, 중소기업 납품처 상실, 기술 유출 및 생산 네트워크 해체 현상이 가속될 것이다. 신규 고용을 미국 현지에서 집중하면서 한국 청년층, 기술직 노동자의 고용 기회가 줄어든다. 대미 투자를 우선시한 결과, 국내 지방산단·노후 공장 리모델링, 친환경 설비 전환 등은 정체되고 있다. 반도체, 배터리, 자동차 모듈 기술 등이 미국 생산라인에서 현지 기술자와 공유되어 기술 이전 위험이 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 CHIPS법 등은 기술 이전·설계도 제공까지 요구해 한국의 기술주권이 침해하고 있다.
▶ 한국 경제의 대외의존 구조와 종속성
자본, 기술, 원료, 시장이라는 4대 핵심 요소에서 한국은 G7 선진국과 G13 신흥국 대비 매우 높은 외부 의존도를 나타낸다. 특히 에너지·원료와 시장 의존도는 ‘매우 높음’ 수준으로, 외부 경제 충격이나 지정학적 리스크에 극도로 취약한 구조임을 보여준다.
요소 | 한국 | 미국(G7) | 일본(G7) | 중국(G13) |
자본 | 중간 | 매우 낮음 | 중간 | 낮음 |
기술 | 중간 | 매우 낮음 | 낮음 | 중간 |
에너지·원료 | 매우 높음 | 낮음 | 매우 높음 | 중간 |
시장 | 매우 높음 | 낮음 | 높음 | 낮음 |
한국은 반도체, AI, 바이오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중간’ 수준의 기술 독립성을 갖지만, 핵심 원천기술이나 장비, 소재에서는 외국 선진국에 의존도가 높다. 미국은 자국 중심의 첨단 기술 생태계를 구축해 ‘매우 낮은’ 외부 의존도를 보이며, 일본과 중국은 각각 ‘낮음’과 ‘중간’ 수준이다. 기술 의존도는 한국이 글로벌 공급망에서 종속적 위치를 유지하는 한계를 뜻하며, 기술 독립 없이는 경제 주권 확보가 어렵다.
한국은 원유, 천연가스, 희귀 금속 등 주요 에너지와 원료 자원을 거의 전량 수입에 의존한다. 이로 인해 ‘매우 높음’ 수준의 외부 의존도를 기록한다. 미국은 풍부한 에너지 자원을 바탕으로 ‘낮음’ 수준이며, 일본은 한국과 유사하게 ‘매우 높음’이다. 중국은 점진적 자원 확보와 자체 생산 능력 확대로 ‘중간’ 수준이다. 에너지·원료 의존성은 국제 가격 변동과 공급 차질에 매우 취약하며, 경제 전반에 파급 효과가 크다.
한국은 수출주도 경제의 특성상 미국, 중국, 유럽 등 특정 국가에 시장을 과도하게 의존한다. 이 때문에 ‘매우 높음’ 수준의 시장 의존도를 기록한다. 미국은 방대한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낮음’ 수준이며, 일본은 ‘높음’ 수준, 중국은 자체 내수 시장 성장으로 ‘낮음’ 수준에 머무른다. 시장 의존도는 글로벌 경기 변동이나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한국 경제가 외부 충격에 취약한 주요 원인이다.
한국 경제는 기술 선진국(G7)의 종속성과 자원 수출국(G13)의 취약성을 동시에 안고 있다. 즉, 첨단 기술 부문에서 외국 의존도가 여전한 가운데, 에너지·원료 확보와 시장 다변화에서 심각한 취약점을 드러내는 이중적 구조이다. 이런 상태에서는 경제주권과 자립 역량을 확보하지 못하면 외교, 안보, 사회 전반의 독립적 정책 수립과 실행도 불가능하다. 결국 대외 의존성을 줄이고 자립적 경제 체계를 구축하는 것은 한국의 국가 생존과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필수 과제다.
▶ 자본의 자립을 위한 공공금융 재구성 시급
2025년 7월 기준, KOSPI 상장기업 전체의 외국인 지분율은 평균 32.4%에 달하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등 전략 산업을 이끄는 핵심 기업들의 외국인 지분율은 50~80% 수준에 이르고 있다. 이는 한국 산업의 주요 통제권이 외국 자본에 넘어가 있는 ‘경제주권 상실 상태’임을 보여주는 상징적 수치이다.
주식시장 지배력뿐 아니라, 배당정책과 경영방향, 기술투자 결정까지 외국계 투자자들이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조에서, 장기적 산업 전략이나 기술 자립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특히 단기 수익 중심의 외국 자본은 고배당 요구와 기술 유출 가능성, 고용 불안정성을 동반한다는 점에서, 이를 완화·재조정하기 위한 공공금융체계의 전략적 재편이 절실하다.
국민연금은 단순 투자자로 머무르기보다는, 장기 산업 비전과 일자리 보호, 배당보다 기술개발 중심의 내부유보 확대 등에 대해 명확한 지배구조 개입을 실행해야 한다. 산업은행 또한 국가 전략산업에 대한 공적 자본 배치의 중추로 개편되어야 한다. 일정 수준 이상 외국인 지분율을 가진 기업에 대해 고배당 제한 조치 혹은 재투자 유도형 세제 조정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예컨대, 배당금의 일정 비율을 국내 R&D, 고용 유지, 탄소중립 등 사회적 기여 항목에 의무화하는 방식도 있다.
외환시장 불안과 주가 급변의 원인이 되는 단기 투기성 외국 자본에 대해, 일정 기간 이상 보유 요건이나 금융거래세 강화 등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또 지역 신협, 새마을금고, 농협 등 지역기반 사회금융기관의 역할을 강화하여, 대기업·중앙정부 의존을 낮추고 지역 자본의 순환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또한 기술창업, 사회적 경제, 지역 제조업 등에 공공신용보증, 정책금융 연계 지원체계를 확대해야 한다.
자본의 자립은 산업의 자율성, 기술의 주권, 고용의 안정성을 위한 전제조건이다. 외국 자본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클수록, 한국 경제는 위기 시마다 외부 리스크에 취약한 구조를 반복하게 된다. 공공금융의 재구성은 단지 수치의 조정이 아니라, 국가의 경제정책 결정권을 회복하기 위한 필수적 경로이다.
▶ 기술의 자립을 위한 ‘기술독립계획’ 수립과 공공 R&D 강화
기술의 내재화는 산업 경쟁력 제고 차원을 넘어, 외세 의존적 경제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한 핵심 전략이다. 특히 반도체, 바이오, 인공지능(AI), 에너지 등 미래 전략산업 분야에서 중장기적 기술 독립과 공급망 자주성이 요구된다. 현재 한국의 기술 경쟁력은 일부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에 이르렀으나, 원천기술·설계·소재 부문에서는 여전히 미국, 일본, 독일 등 선진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GDP 대비 R&D 비중 5% 이상 유지가 절실하다. 한국의 연구개발 투자 비율은 OECD 국가 중 상위권이나, 민간 중심 구조가 강해 특정 대기업 중심 기술축적에 편중돼 있다. 공공 주도의 기초·원천기술 R&D 확대를 통해 기술 자립의 기반을 다져야 하며, 국가 예산의 우선순위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
독립형 기술연구소와 국가 전략기술 클러스터를 육성해야 한다. 기존 산학연 체계는 효율성은 높지만, 다국적 기업 중심 글로벌 공급망에 예속되는 한계를 지닌다. 국방·의료·에너지·우주 등 장기성과를 요구하는 분야에는 독립형 연구소(예: 국가 AI 연구원, 기초반도체연구소 등)를 확대하고, 외국 자본·특허 의존이 낮은 독자 기술 개발을 목표로 설정해야 한다.
남남협력 기반의 기술공동체를 구축해야 한다. G7 중심의 기술 표준에 예속되기보다 브릭스(BRICS), RCEP, 중남미·아프리카 국가들과의 공동기술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함으로써 ‘기술 남북격차’를 줄이는 연대도 필요하다. 이는 미국 중심 글로벌 지식재산권 체제(TRIPS 등)에 대한 균형적 대응이며, 대안적 국제 기술질서 구축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기술주권 확보를 위한 법·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공공 R&D의 민간 이전 과정에서 국가전략기술의 해외 유출을 방지할 법제도 마련이 필요하다. 동시에 기술개발 성과가 국민경제 전체에 확산되도록, 기술 국유화나 사회화 모델을 일부 검토할 시점이다.
▶ 원료의 자립을 위한 자원순환경제와 국외 자원개발 확대
한국 산업은 반도체, 2차전지, 철강, 석유화학, 조선 등 대부분의 제조업 분야에서 희소금속, 에너지, 농산물 등 핵심 원료의 해외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다. 33개 지정 중요 광물 기준으로 95% 이상의 수입 의존이다. 예를 들어 리튬은 약 94.4%, 코발트는 100% 수입, 대부분 호주, 칠레, 콩고 등에서 조달되고 있으며, 니켈도 98% 이상이 수입이다. 이로 인해 2차전지, 반도체 등 첨단 제조업의 공급망 안정성이 항상 취약한 구조에 놓여 있다.
뿐만 아니라, 국내 폐기물 재활용률은 2022년 기준 87.5%에 달하지만, 고부가가치 희귀금속 회수율은 낮고, 도시광산 활성화율은 OECD 평균보다 한참 뒤처져 있다. 도시광산(urban mining)은 폐전자제품 등에서 금속 자원을 회수하는 산업으로, 일본은 도시광산을 통해 금 16%, 은 22%, 희토류 37%를 회수하는 반면, 한국은 이 분야의 기반 시설 및 R&D가 미흡한 상태다.
식량 분야의 자립도 역시 매우 낮다. 최근 3개년(2021~2023년) 평균 곡물자급률은 19.5% 수준으로, OECD 주요국 중 최저 수준이다. 곡물자급률(2023년 기준)은 22.2%로 전년(22.3%)보다 0.1%p 하락하였다.
이러한 구조를 극복하기 위해 ➀폐배터리·폐전자기기에서 희귀금속을 회수하는 기술개발 및 민관 거버넌스 구축 등의 도시광산 산업 육성, ➁고효율 소재 분리·정제 기술 개발에 대한 공공 R&D 강화 등의 재활용 산업 고도화, ➂민관합작형 국외 자원개발 투자기구 설립을 통한 안정적 공급망 확보 등의 국외 자원개발 확대, ➃토종 종자은행 육성, 재생 농업 확대, 곡물비축제도 확대 등 식량 주권 전략 수립과 식량 자급률 제고가 필요하다.
▶ 시장 자립을 위한 내수 확대, 남북경협과 북방경제 개척
![남북경협-개성공단 관련 이미지 [출처: 네이버 블로그-달콤이]](https://cdn.tongiltimes.com/news/photo/202508/3073_8043_1323.png)
2024년 한국의 명목 GDP는 약 1조 8,699억 달러, 수출·수입 합계액은 6,836억 달러+6,660억 달러로 계산된다. 수출입 합계는 약 1조 3,496억 달러로, GDP 대비 72.2% 수준이다. OECD 평균(약 50%)보다 크게 높다. 특히 수출의 37% 이상이 미국과 중국 단 두 나라에 집중되어 있어, 양국 간 전략적 갈등이나 수요 위축이 한국경제에 심대한 충격을 줄 수 있는 구조다.
내수 기반 강화는 시장의 자립성을 높이는 핵심 전략이다. 그러나 2024년 12월 기준 한국 민간소비 비중은 약 47.7% 수준으로, G7 주요국들(일본 55.1%, 독일 52.9%, 미국 68.4%)에 비해 낮은 편이다. 내수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본소득 확대, 지역 화폐와 지역순환경제, 중소상공인 보호 정책 등 실질적 소비 여력 확충이 필수적이다.
또한 시장 다변화 전략으로 남북경협 및 북방경제의 재추진이 요구된다. 남북경제협력이 전면 중단된 지 8년 이상 지난 지금, 하루빨리 복원해야 한다. 개성공단은 연간 약 12억 달러 규모의 남북 교역과 5만 명 이상 고용 창출 효과가 있었다. 러시아·중국·몽골·중앙아시아를 아우르는 북방경제협력은 에너지, 인프라, 철도 물류 분야에서 상호 이익이 가능한 유력한 전략 축이다. 이와 더불어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중남미·아프리카 신흥시장 개척, 중국 이외 아시아시장(ASEAN+3) 진출 등 신시장 중심의 다자 무역 외교가 병행되어야 한다.
▶ 구조적 질서 전환을 위한 한미동맹 중심 탈피
경제 자립을 위한 핵심 조건은 외교적 구조의 전환이다. 현재 한국은 한미 FTA, IPEF(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 CHIPS 4(미국, 일본, 한국, 대만 참여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 등 미국 주도의 경제·안보 동맹 체제에 깊숙이 편입되어 있다. 이는 표면적으로는 ‘공급망 협력’이나 ‘경제 안보’의 이름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미국의 전략 산업 보호와 중국 견제를 위한 도구로 기능하고 있다.
한미 FTA는 투자자-국가소송제(ISDS), 역진방지 조항 등을 통해 한국 정부의 산업 정책 자율성을 제약하고 있으며, IPEF는 미국의 통상 규범을 일방적으로 수용하게 하면서도 시장 개방, 관세 인하 등 미국의 의무는 거의 없다. 실제로 2023년 11월 IPEF 협상 과정에서 미국은 노동·환경·디지털 통상 분야에서 까다로운 기준을 제시하면서도, 자국 의회의 비준은 회피해 IPEF를 ‘규범의 일방 수출 체계’로 만들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처럼 미국 중심의 경제협정은 한국 산업의 기술 자립, 전략 산업 육성, 무역 다변화 등을 가로막고 경제주권을 제한하는 구조다. 이에 따라 한국은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AIIB(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EAEU(유라시아경제연합) 등 비미국 중심의 다자경제협력체와의 관계를 적극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RCEP는 아세안 10개국과 중국·일본·호주·뉴질랜드가 참여하는 세계 최대의 자유무역협정으로, 관세 철폐와 역내 공급망 안정에 강점을 갖고 있다. AIIB는 중국 주도의 다자개발은행으로, 인프라 투자와 금융 협력을 통한 아시아-유라시아 경제 네트워크 형성을 지원한다. EAEU는 러시아·벨라루스·카자흐스탄 등 유라시아 국가들의 공동 경제권으로, 북방 경제협력의 핵심 축이 될 수 있다.
이러한 협력체 참여는 단순한 시장 다변화가 아니라, 공급망 재편, 기술 협력, 금융 자율성 확보라는 구조적 목표 달성을 가능케 한다. 특히 대중국 교역 축소 압박, 대러 제재 참여 등으로 인한 외교적 리스크를 완화하고, 제3세계 국가들과의 ‘남남 협력’ 기반을 넓히는 계기로도 작용할 수 있다.
외교·통상 구조의 재편은 단지 선택이 아닌, 기술·자본·시장 자립을 위한 전략적 필연이다. 한미동맹과 미국 중심 질서에 대한 무비판적 추종은 오히려 한국 경제의 취약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동맹의 다극화, 경제협력의 다자화 없이는 자립 경제는 실현될 수 없다.
▶ 시민사회운동 기반 형성을 통한 생활 속 자립경제 실천
경제 자립은 제도적 개혁과 국가 정책만으로 달성될 수 없다. 일상에서의 실천과 시민사회의 조직적 참여가 병행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첫째, 금융자본 감시와 책임 있는 자산운용 운동이 필요하다. 국부펀드, 연기금, 민간 금융기관 등이 투기적 수익 논리에 종속되지 않도록 시민 감시와 대안적 금융운동이 강화되어야 한다.
둘째, 재벌 중심 경제구조에 대한 감시와 개혁 운동이 지속적으로 전개돼야 한다. 단순한 기업 규제 차원을 넘어, 불공정거래 감시, 하청·중소기업 보호, 기업지배구조 개혁 등 전방위적 대응이 요구된다.
셋째, 사회적 경제 조직과 협동조합 활성화를 통해 시장의 자본독점 구조에 대항하는 대안적 생산·유통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지역 기반의 생산-소비 순환, 노동자 협동조합, 협동적 금융기관 등의 확산은 자립경제의 풀뿌리 기반이 될 수 있다.
넷째, 자립경제 담론의 대중화와 생활 실천 운동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학교, 노동조합, 시민단체 등 각계 교육과 문화 운동을 통해 자립적 소비, 지역순환경제, 생태적 전환 등의 가치가 생활 속에서 자리 잡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생활 기반의 실천은 정책과 제도 개혁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토대가 되며, 경제주권 회복을 위한 시민 주체 형성의 핵심 조건이다. 국가 주도의 상향식 전략과 시민 주도의 하향식 실천이 유기적으로 결합될 때, 자립경제로의 전환은 실질적 성과를 낼 수 있다.
▶ 자립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
![관련 사진 [출처: 자주통일평화연대]](https://cdn.tongiltimes.com/news/photo/202508/3073_8044_1540.jpg)
이번 한미 무역협상은 단순한 경제 문제가 아니라, 한국의 산업 주권과 정치적 자율성까지 위협하는 구조적 종속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더 이상 ‘경제성장’이라는 이름 아래 외국 자본과 미국 중심 질서에 모든 것을 내맡기는 체제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이제는 명확히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 외교, 산업, 내수, 시민운동이 함께 가는 자립 전략이 필요하다. 남북경제 공동체, 북방경제 연계, 내수기반 강화, 기술 내재화 등은 단순한 선택지가 아니라, 한국이 주권국가로 살아가기 위한 절박한 조건이다.
[출처 통일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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