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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교진단]1.형편없는 외교역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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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4-11-24 11:50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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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교진단]1.형편없는 외교역량

 

 

김성훈 상임연구원

 

 

박근혜 정부의 외교력이 도마에 올랐다. 한국은 한반도 분단의 당사자이면서도 6자회담 참가국 중 유일하게 북한과의 대화에서 소외되어 있다. 외교력이 국민들의 비판을 받자 박근혜 정부는 부랴부랴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허울뿐인 ‘막간’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느라 진땀을 빼는 모습이다. 게다가 한중FTA 협상과정과 중국이 주도하는 FTAAP지지 선언에서 보듯 통상외교는 졸속적이면서도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 외교수준이 이토록 형편없는 원인이 무엇인지 세 편으로 나누어 살펴본다.

 

1. 형편없는 외교역량

2. “외교엘리트”, 북미국의 실체

3. 비정상적인 ‘정상외교’

 


 

1, 형편없는 외교 역량

 

한국 외교가 중요한 이유

 

세계 모든 나라 중 외교가 중요하지 않은 나라가 어디 있겠냐만, 한국은 국가 특성 상 외교가 더욱 중요하게 제기된다.

 

첫째로 한국은 민족분단국가다.

1945년 일본제국주의가 물러갔지만, 우리 민족은 첨예한 미-소 대결 속에 참된 해방을 맞이하지 못하고 외세에 의해 분단되고 말았다. 한반도는 1945년 이래 세계 최악의 군사 열점지대 중 하나로 변하고 말았으며, 좁게는 동북아, 넓게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안보를 위협하는 대결의 장이 되었다. 이 때문에 한반도는 주변국의 첨예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지역이다. 이 때문에 한국은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나라들 사이에 외교력을 발휘하는 것이 정치 군사적 문제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중요하게 제기될 수밖에 없다.

 

둘째로, 한국은 경제구조가 매우 대외 의존적이다.

무엇보다 에너지, 자원, 식량을 수입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에너지 의존도는 95%를 훌쩍 넘은지 오래며 주요 광물자원 역시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식량작물의 대외 의존도 심각한데, 사료용 곡물까지 포함한 곡물자급률은 2012년 22.8%에 불과했다.2012년 기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수출비중도 56.5%로 매우 높다. GDP 대비 수출비중(2011년 기준)의 경우 OECD 평균은 27.6%로 한국의 절반수준이고 미국(14.0%), 일본(15.1%), 중국(31.4%) 등도 한국보다 크게 낮다.

 

한국 경제의 대외 의존이 미국이나 일본 등 어느 한 나라나 지역에 집중되는 것을 막고 끊임없이 다각화해나가기 위해서라도, 현지 외교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매우 절실한 요구지점으로 제기될 수밖에 없다.

 

셋쩨로, 사회적으로 보았을 때 한국 국민들의 해외 진출 규모가 매우 크다.

외교부에 의하면 2013년 기준으로 재외동포 규모는 701만 명에 달해 세계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고, 해외여행객 수는 해마다 크게 늘어 2013년 현재 1484만 명을 헤아린다.여기에 유학생 규모도 2011년 26만명을 정점으로 감소 추세에 있지만 여전히 22만 명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국민들의 해외 교류가 늘어나는 만큼, 현지에서 요구되는 외교관들의 역할은 날로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취약한 외교역량

 

그런데 한국의 외교역량은 양으로 보나 질로 보나 매우 취약한 것이 현실이다.

 

외교부가 발표한 2010년 기준 세계 주요 국가의 외교인력 관련 통계를 보면, 먼저 한국의 외교 인력은 주재관을 모두 포함하여 2189명이다. 반면 국내총생산(GDP)은 한국의 9862억 달러에 비해 좀 적은 7703억 달러지만 인구가 1665만 명으로 한국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네덜란드의 경우는 외교 인력 수가 3100명으로 한국보다 50% 이상 많다. 네덜란드는 대외의존도가 130%로 가장 높은 나라다.

 

1991년부터 20여 년을 외교 현장에서 기자로 살아온 이승철은 2011년 그의 책 <한국외교 24시>에서 네덜란드와 한국의 외교역량을 비교하면서 “평면적으로 우리와 비교하기 어렵지만 인구 비례로 볼 때 네덜란드의 외교관 수가 우리보다 50%가 많다는 것은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라고 하였다.

 

네덜란드 이외에도 한국보다 인구가 1200만 명 정도 많은 이탈리아는 외교 인력이 5166명에 달해 한국의 두 배 이상이다. 또 일본의 외교 인력은 5740명에 달하고, 미국은 자그마치 21505명에 이른다. 여기에 더해 미국은 2030년까지 외교 인력을 증원하여 23500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하였다.이들과 비교하여 무역 규모로 세계 9위를 선전하는 한국의 외교 인력이 겨우 2189명이라는 사실은 가히 충격적이다.

 

한국의 외교인력 확충 속도 역시 대외 교류가 늘어나는 것에 비해 매우 느리다. 1994년부터 2013년에 이르는 20년 동안 한국의 무역액은 6배 이상 늘고 외국 여행객은 7.5배 이상 늘었다. 그런데 같은 기간 외교부 인력은 겨우 15.6% 증가하는 데 그쳤다. 남미, 중동, 아프리카 등 소위 비인기 국가의 전문 인력은 거의 없고 재외공관도 부족한 실정이다.물론 한국의 대외교류가 늘어나는 것과 같은 만큼 인력이 늘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외교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현황에서 이마저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은 분명 문제다.

 

외교부 예산을 보면 한국 외교가 처한 현실은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해방 이래 한국 외교부 예산은 정부예산의 1%를 넘은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한국 외교부 예산은 1978년 전체 예산의 0.99%를 차지해 정점에 이른 후 하락하여 2013년 기준 0.84%에 이르고 말았다.

 

현지어 모르는 자격미달 외교관

 

한국 외교 역량은 외교관의 자질을 놓고 보면 그 심각성이 더 하다. 외교관으로서 가장 기본이면서도 중요한 언어능력조차 갖추지 못한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감사원이 2010년 8월 5일자로 내놓은 “현지어를 못하는 외교관”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0년 3월 현재 전 세계 한국 공관 중에서 현지어 가능자가 단 1명도 없는 해외 공관이 무려 26개, 한 명 뿐인 해외 공관이 20개에 달했다. 현지어를 구사하지 못하는 사실상 자격미달 해외 공관이 전체 156개 해외 공관 중 약 30%에 이르는 규모다. 여기에 포함되는 해외공관에는 스위스, 터키, 그리스, 포르투갈, 덴마크 등 유럽 국가들과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 그리고 한국의 주요 석유 공급 상대인 사우디아라비아 등 널리 알려진 국가의 해외 공관에 이어 심지어 G7 중 한 나라인 이탈리아 공관까지 망라되어 있어 충격적이다.

 

현지어를 구사할 수 없는 외교관이 해당국에서 정무, 경제, 영사 등 미묘하고도 섬세한 외교업무를 보는 데는 당연히 한계가 따른다. 특히 비영어권 국가에서 현지어를 모른다면, 그 외교관은 눈을 감고 업무를 보는 것과 마찬가지다. 따라서 외교관의 현지어 능력은 끊임없이 확충되어야 마땅하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2014년에 이르러 외교관들의 현지어 구사능력은 더 심각한 수준으로 추락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심재권 의원이 외교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재외공관 총 108개 공관 중 68개에 이르는 공관에 현지어 가능 외교관이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영어도 못해

 

외교관들에게 현지어 구사능력을 바라는 것이 사치일까. 그렇다면 국제공용 언어인 영어라도 잘 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황당한 사실은, 외교업무를 보는 상당 수 직원의 영어능력조차 매우 부실하다는 것이다.

 

외교업무에 사용되는 영어는 일반적인 생활 영어와 차이가 크다. 분명한 의미전달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중요한 국제회의에서는 적지 않은 문제로 비화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교부에서는 별도로 자체의 영어검정시험을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엄밀한 평가를 통해 일정수준 이상을 유지하도록 관리하고 있다.

 

그런데 2011년 11월 외교부 발표에 의하면, 5~7급 직원 81명의 직원을 대상, 영어능력평가(텝스) 성적을 자체 기준에 따라 1~5등급으로 분류했더니, 최하등급인 5등급을 받거나 아예 시험을 치지 않은 직원의 비율이 54.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교부의 영어능력등급을 텝스 점수로 환산하면, 4등급은 텝스 800~900점 정도에 해당하고, 5등급은 800점 미만인 2+등급에 해당한다. 외교부가 정한 영어능력 5등급은 ‘문장구조와 어휘상의 잘못으로 영어 대화가 힘들거나, 단어·철자의 오류가 빈번한 수준 정도의 어학 실력자’에 해당한다. 일반인·학생의 2011년 10월 16일자 텝스 성적 2+등급 이상이 26.57%였다. 외교부 주장대로라면 일반인들의 4분의 1 이상이 외교관 수준의 영어 실력을 가진 셈이다. 실제로 정부는 한미FTA 협정문 정본을 영어에서 한국어로 번역하면서 300여곳의 오류를 범한 바 있다.(계속)

 

[출처: 우리사회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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