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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판 을사늑약, 군사주권의 완전 포기<칼럼> 김종대 <디펜스21+>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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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4-11-04 05:09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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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판 을사늑약, 군사주권의 완전 포기<칼럼> 김종대 <디펜스21+> 편집장
김종대  |  tongil@tongilnews.com
 
승인 2014.11.04  10:28:39
 

김종대 (<디펜스21+> 편집장)


단지 몇 년 정도를 더 연기하는 게 아니라 당분간 아예 이야기가 나오지 않도록 전시작전통제권 문제가 처리되었다. 이로써 역사는 “작전권을 환수하겠다”고 최초로 공언한 노태우 대통령 이전으로 회귀하였다. 용산 국가공원 조성계획도 공염불이 되었으며, 경기도의 경기북부 개발계획도 물 건너 갔다.

 

돌이켜보면 130년 전의 을사늑약 이후로 우리는 단 한 번도 군사주권을 올곧게 행사한 적이 없이 강대국 정치에 휘둘려 왔고 항상 국제정치의 제물로 바쳐져 왔다. 청일전쟁 직후 조선 왕실의 시위대와 훈련대를 각각 청나라와 일본이 장악하고 나서 곧바로 국권의 유린되고 나라가 망했다. 군사적 정체성이 흔들리면 주권이 위협이 받는다. 그런 역사를 극복하고 국가의 위상을 제대로 세우자고 했던 우리의 오래 된 꿈은 10월초 한미연례안보협의회에서 좌절되었다.

지난 백년의 역사를 청산하고 “한반도 정세를 우리가 한 번 주도해보자”던 역대 대통령들의 고뇌와 결단을 이어받아 결실을 맺어도 시원치 않을 판이다. 이제 우리가 한반도 안보의 당사자로 나서지 않으면 앞으로의 또 백년이 굴절되고 왜곡된다. 그런데 주변국이 다 “한국이 주도하라”며 인정해주는 가장 좋은 여건에 처한 박근혜 대통령이 거꾸로 말아먹었다. 이럴 바에는 아예 송두리째 대한민국을 미국에 가져다바치시던가.

앞으로 작전통제권은 미국이, 군사정보는 일본이 쥐고 각기 한반도 안보를 쥐락펴락하는 국면이 전개될 것이다. 우리의 안보 자율성이 제한되면서 한반도 정세는 강대국 간의 패권 경쟁의 압력에 시달리게 되고, 그럴수록 우리의 군사적 정체성은 모호해질 것이다. 현대에 와서 강대국은 무력으로 상대방의 영토를 점령하지 않는다. 우월한 지식과 정보력으로 상대방의 시스템을 장악하는 세련된 방식으로 그들의 국익을 관철시키려 할 것이다. 그러면서 한반도 안보에 대한 자신들의 기여도를 내세워 언제든 한국에 대한 애정을 철회할 수 있다는 협박의 수단을 거머쥐게 된다. 이번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의 공동성명은 그런 길을 활짝 열어주었다. 현대판 을사늑약이라고 할 것이다.

 

이제껏 한반도에서 작전을 주도한 미국은 북한과 전쟁을 결심하면서 한국 정부와 상의는커녕 제대로 통보해주지도 않았다. 1994년에 클린턴 대통령이 북한의 영변을 폭격하려고 한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내용을 김영삼 대통령의 한국 정부는 까맣게 모르고 있다가, 막상 전쟁 국면으로 진입할 국면에서야 이를 알고 가까스로 제지했다. 2003년 초에 조지 부시 대통령이 또 영변을 폭격하고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을 계획할 때도 노무현 대통령의 한국 정부는 영문을 모르고 쩔쩔 매다가 얼마 후 5월에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야 우려사항을 전달하여 가까스로 사태가 진정된 바 있다.

 

한미연합사령관이 한미 양국의 국군통수기구로부터 지휘를 받는다고 하지만 그는 주한미군사령관을 겸임하면서 미 태평양사령부의 예하부대장으로서 작전지침을 받는다. 또한 미 의회에 출석하여 자신의 군사정책을 상세히 보고하고 회계감사를 받는다. 반면 한국 합참으로부터는 어떠한 작전지침도 받지 않고 국회에 출석하지도 않으며 한국이 제공해준 방위비분담금 집행에 대해 감사를 받지 않는다. 그 뿐인가. 연합사령부 정보, 작전, 기획과 같은 알짜 부서는 미군 장성이 부서장을 맡아 어떨 때는 “한국군 장교들은 나가라”고 하며 자기들끼리 회의를 하고 군사기밀을 공유한다. 우리는 연합사령부가 뭐 하는 곳인지 솔직히 모른다. 한국 정부와 국민들에게는 성역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런 사태의 엄중함을 알아야 한다. 끊임없이 남과 북을 이간질하여 분쟁을 조장하는 주변 세력의 기도에 맞서 스스로 생존을 도모하는 자율성의 확보가 긴요한 시기이다. 그렇지 않고 35조원을 쓰는 한국군이 핵심능력이 없다, 연합방위를 주도할 수 없다, 지휘통제할 능력이 없다며 비관적 전망을 퍼뜨리고, 앞으로도 미군에 “쏠까요, 말까요” 물어보겠다는 초라한 처지로 전락하는 게 마치 우리 생존의 길인 것처럼 호도되고 있다.

 

이건 국가의 안보에 책임이 있는 군인의 자세도 아닐뿐더러 사실과도 다르다. 그런 정신으로 무슨 안보를 하겠다는 것인가? 군인연금과 직책 수당 몽땅 몰수하던지 뭔 조치라도 취해야 할 판이다. 세계 6위권을 군사력을 보유한 한국군이 이처럼 치졸하다면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대박이나 신뢰 프로세스는 시행도 해보기 전에 내부로부터 붕괴될 것이다. 자기나라 군대도 못 믿는 대통령이 어떻게 신뢰 프로세스를 하겠는가?

 

김종대 (<디펜스21+> 편집장) 

 
   
 
14~16대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 보좌관

16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국방전문위원

전 청와대 국방보좌관실 행정관

전 국무총리실 산하 비상기획위원회 혁신기획관

<디펜스21+>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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