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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 서북청년단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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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4-09-30 11:54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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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 서북청년단이라니

 

 

민중의소리

 

지난 28일 오후 서울광장에 몇몇 극우단체 회원들이 상자와 가위를 들고 나타났다. 스스로를 서북청년단 재건 준비위원회 회원이라고 밝힌 이들의 목적은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노란 리본을 제거하려는 것이었다. 두 가지 점에서 놀랍다. 시민들이 통한의 심정으로 매듭지은 노란 리본을 제거의 대상으로 보는 그들의 인식이 놀랍고, ‘서북청년단’이라는 극우 범죄 집단을 재건하겠다는 발상이 너무나 놀랍다.

 

서북청년단은 해방 후 혼란시기에 결성된 극우반공단체로 극단적인 폭력으로 반대자를 공격했던 범죄조직이다. 과거 서북청년단의 폭력, 갈취, 약탈, 살인 행위는 너무나 광범위해서 공공연한 것이었지만 이들을 비호했던 역대 정권에 의해 제대로 단죄되지 않았을 뿐이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서도 영천사건 등 과거 민간인 희생사건이 서북청년단에 의해 자행됐음을 밝힌 바 있다. 제주도를 피로 물들였던 4·3항쟁에서 미군정은 적대자에게 광적인 폭력을 서슴지 않는 이들의 성향을 이용해서 양민학살의 용병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이승만 독재의 돌격대 역할을 하던 철지난 서북청년단의 망령이 되살아났다. 이들의 등장 퍼포먼스가 추모 리본 철거라는 점은 이들이 60년 전 원조 서북청년단의 정신과 이념을 그대로 계승했다는 것을 드러내 준다. 세월호 희생자들을 생각하는 국민적 슬픔마저도 독재정권에게 걸림돌이 된다면 스스로 총대를 메고 단호히 짓밟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권력을 등에 업고 약자에게 폭력을 휘두르던 전통은 확실하게 계승되었다. 아직까지 이들 손에 들린 것이 상자와 가위 정도라는 것이 위안이라면 위안이다.

 

21세기 한국 땅에 서북청년단이 재등장 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당장 이들이 문제시한 세월호 사건만 놓고 봐도 한국 사회가 얼마나 심각하게 퇴행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우리 국민은 오랫동안 아픈 희생을 치렀지만 이를 바탕으로 더는 돌이킬 수 없는 민주화를 이뤘다고 자부했다. 적어도 세월호 진상규명과 같은 압도적인 국민적 지지를 받는 사안은 민의가 존중받는 정치를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세월호 진상규명은 청와대의 고집에 의해 한 걸음도 못 나아가고 있다. 정권이 앞장서서 시계를 거꾸로 돌리고 있는데 60년 전 극우단체의 망령이 되살아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극우 단체의 행동을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사회에서 벌어질 수 있는 몇몇의 일탈로 보아 넘길 수 없다. 단식하고 있는 세월호 유가족 앞에서 일베 회원들이 폭식 행사를 자행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서북청년단 재건 준비위원회라는 자들의 리본 철거 시도도 심히 우려스럽다. 사실 박근혜 정부 들어와 ‘일탈’은 이미 사전적 의미의 ‘일탈’이 아닌 게 되었다. 국정원 직원의 대선개입 댓글 활동도 ‘개인적 일탈’로 변명했고, 군사이버사령부의 대선개입 역시 ‘개인적 일탈’로 귀결시켰으며,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도 ‘개인적 일탈’로 마무리 됐다. 채동욱 전 검찰총장 찍어내기 과정에서 청와대 총무비서관실 행정관의 개인정보 유출 연루 또한 ‘개인적 일탈’로 꼬리를 잘랐다. 일탈이 이정도 반복되면 이미 노선이다. 박근혜 정권은 자신들의 권력은 성역화하고, 사회적 약자와 비판세력은 짓누르기로 방향을 잡았다. 극우의 발호 또한 이런 맥락에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퇴행을 바로잡으려면 권력에 대한 저항은 보호하고 약자에 대한 폭력은 엄단하는 민주사회의 기본원칙으로 돌아가야 한다. 대통령 자신의 입으로 대통령에 대한 모독이 도를 넘었다며 국민 입에 재갈을 물리는 것도 모자라 슬픔에 빠진 약자를 공격대상으로 삼는 극우 단체까지 발호하다니, 우리 사회가 어디로 가려는지 걱정스럽다.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4-09-30 11:56:43 새 소식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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