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의원을 비롯한 내란음모 구속자들의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가족들이 “내 남편은 내란범이 아니다”라며 무죄석방을 호소했다. 아울러 교황의 강복기도와 4대 종단의 석방 탄원과 관련한 보수언론의 왜곡보도도 비판했다. 종교인과 시민사회 원로들도 구속자 가족들과 함께 구속자들의 무죄석방을 촉구했다.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구속자 가족대책위’는 8일 오후2시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회관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엔 함세웅 신부, 이해동 목사, 정진우 목사 등 종교인들과 통일광장의 권낙기 대표, 진보정책연구소의 조영건 이사장 등 원로들이 함께 했다. 회견에 앞서 가족대책위는 “내란음모 조작사건 구속자 가족들을 위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강복기도를 하고, 4대종단 지도자들이 구속자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무죄 석방을 촉구하는 종교계의 움직임에 대해 보수언론의 악의보도가 이뤄지고 있어 사실을 알리기 위이 자리에 섰다”며 기자회견 취지를 설명했다.
구속자 가족을 대표해 조양원씨의 부인인 엄경희 씨는 “로마 교황청에 가서 정의평화위원회에 호소와 건의를 했다. 그리고 교황 비서가 일반 알현을 추진해 준 것이다. 보수단체는 교황마저 속였다고 보도했지만 국내 기사를 사전에 보시고 모두 알고 계셨다”고 교황의 강복기도와 관련한 보수 언론의 왜곡보도를 비판했다. 가족대책위에 따르면 교황청 정의평화위원회의 마리오 토소 차관이 지난 5월24일 교황의 강복기도 이후 한국을 방문해서 ‘저는 정의를 바라는 모든 이들과 이석기 바오로에게 정의를 표하며 분명한 지지와 기도로 여러분들과 함께 합니다’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가족들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아울러 가족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분단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기 위해 강연을 했다는 이유로 이석기 의원을 비롯한 아이들의 아빠들이 잡혀간 지 일년이 다 되어간다”며 “왜곡된 녹취록과 국저원 프락치의 조작된 증언으로 만들어진 괴물들을 한 가정의 남편으로 아이들의 아빠인 인간으로 되돌려주실 것을 간절히 요청한다”고 호소했다.
기자회견에 함께 한 종교인과 시민사회 원로들은 구속자 가족들을 위로하며 구속자 무죄석방을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 정의구현사제단 고문인 함세웅 신부는 “40년 전인 1974년 인혁당과 민청학련 관계자들이 구속되어 재판을 받았을 때 인혁당 관련자들을 선고 17시간 만에 8명의 목숨을 빼앗았다. 이석기 의원과 여섯 분의 가족을 뵈면 인혁당 사건 피해자들의 가족들이 떠오른다”며 이러한 현실이 지금도 바뀌지 않은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함 신부는 이어 “40년 전 젊은 사제로서 투신했던 마음으로 지금은 민주주의와 통일을 바라는 사람들을 위해 여생을 바칠 것”이라며 “가족들과 함께 하겠다”고 덧붙였다.
1980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내란음모죄로 몰려 옥고를 치렀던 이해동 목사도 “요즘 역사가 거꾸로 가고 있다. 8.15 해방 이후 6.25를 전후해 관제공산당이 유행이었다. 정권이 정적을 공산당으로 몰아 제거했다. 그런데 지금은 관제공산당이 종북으로 바뀌어 여전히 국민의 입을 봉하고 발을 묶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목사는 “과거 중앙정보부는 인혁당 사건 구속자들을 자생적 공산주의자라고 몰았다. 그리고 결국 그들은 사형을 당했다. 이들이 죽임을 당한 다음날 ‘살인정권 물러가라’며 목요기도회를 열었다.내란음모 사건도 당시와 마찬가지다. 조작이고 억지”라며 “진실을 잠재울 수는 없다. 희망을 가지고 어려움을 극복하자”고 가족들을 격려했다.
이창복 공안탄압규탄대책위 상임대표는 “세월호 참사는 관과 업자들이 시민들을 희생시킨 총체적 부정 비리를 보여준 사건”이라며 “안보를 말하지만 군을 다스리지 않고 죄 없는 민간인만 구속을 시키고 법정에 세웠다”며 “통탄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상임대표는 이어 “옳지 못한 일은 파헤쳐질 것”이라며 “정의가 살아있음을 보여줄 때까지 뚜벅뚜벅 걸어가 승리하자”고 다짐했다.
글= 진보정치 정재호 기자
사진= 진보정치 백운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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