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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잃은 증거들] 5. 사라진 영상기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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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4-07-23 09:36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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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잃은 증거들] 5. 사라진 영상기록들

글쓴이 : 우리사회연구소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에 중요한 단서로 활용될 수 있는 동영상들도 온전한 상태가 아니다. 사고 직후 이준석 선장이 투숙한 해경 수사관의 아파트 CCTV 기록이 2시간가량 삭제되었으며, 해경의 구조활동을 찍은 영상의 원본도 삭제되었다.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 내부의 CCTV는 근무하는 해경에 의해 아예 다른 방향으로 돌려져있기도 했다.

 

두 시간 분량 삭제된 해경 아파트 CCTV

 

이준석 선장은 세월호 침몰사고 다음날인 4월 17일 밤 10시 조금 넘은 시각 목포해경 박 모 경사의 아파트에서무려 14시간을 보냈다.

 

피의자 신분인 이준석 선장이 해경 수사관의 집에서 머문 것도 심각한 문제지만 더 황당한 것은 이 선장이 집을 나선 18일, 해당 아파트 현관의 CCTV 영상기록이 2시간 정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아파트 현관 CCTV가 특정 시간에만 고장 났다가 다시 정상 작동한 셈이다.

 

<MBC>뉴스 5월 3일 보도에 의하면, 해경 수사관의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은 이에 대해 “손을 댔다든지, 누가 카메라 앞에 뭘 막아놨다든지”라면서 “저렇게 계속 녹화되는 것도 희한한 일”이라 인터뷰하였다.

 

민변은 “아파트 출입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현관 CCTV가 2시간 정도 외부적 조작에 의해 지워진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준석 선장이 박 경사의 아파트에서 제3의 인물과 접촉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라며 CCTV 기록의 전체 공개와 삭제 경위를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제3의 인물”이라면 당연히 국정원 관계자 등이 연상되는 대목이다.

 

그런데 정작 이준석 선장을 자신의 집에서 머물게 한 해경 박 모씨는 7월 2일 국정조사에서 CCTV 삭제와 관련해 황당한 변명을 늘어놓았다. 박씨는 “CCTV에 대해서는 세월호선장이 들어갔다 나올때까지는 문제가 없다”며 “없어진 부분은 선장이 나오고 한시간 뒤 부분이 없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CCTV 기록이 삭제된 지점이 이준석 선장이 나가기 전이냐 후냐 하는 점은 쟁점이 아니다. 설사 이준석 선장이 아파트를 나선 후 2시간가량 기록이 삭제되었다 해도, 그 시간동안 민변이 제기한 “제3의 인물”이 얼마든지 왔다갈 수 있는 상황이다. 오히려 박씨의 주장은 CCTV 기록이 확실히 사라졌다는 것을 증명할 뿐이다.

 

한편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논란이 확산되자 7월 10일 국정감사에서 “당시 CCTV영상이 삭제되지 않았다”는 새로운 주장을 내놓았다. 황 장관은 법무부 기관보고에서 “CCTV가 삭제됐다는 의혹은 확인되지 않았고, 두 시간동안 녹화되지 않은 것이 아니라 흐릿하지만 작동은 되고 있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답변한 것이다.

 

그러나 황 장관의 답변은 말장난에 불과하다. 황 장관의 주장대로 CCTV 기록이 살아있다 해도 정상적인 내용 확인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장관은 해당 기록의 열람을 요청하는 국회의원들에게 “이 내용이 중요한 수사자료인 만큼 상의를 통해 공개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구태의연한 모습만 보이고 있다.

 

이처럼 해경 박 모씨의 아파트 현관 CCTV 삭제를 둘러싼 의혹은 반드시 해명되어야 할 과제 중 하나이다.

 

원본 삭제된 구조활동 영상

 

해경의 구조활동을 기록한 동영상 중 일부는 원본이 아예 삭제되어버렸다.

 

구조활동 영상의 일부 원본이 삭제된 사실은 세월호 유가족 대책위원회와 대한변호사협회 세월호 특별위원회 진상조사단(오영종 단장)의 ‘세월호 구조 동영상 원본 증거보전신청’에 따른 법원의 행정재판이 진행되면서 드러났다.

 

법원이 해경에게 제출받은 자료는 지난 4월16일 사고 당시 해경 경비정 123정과 헬기 511~3호가 촬영한 영상파일의 복사본으로 13개 파일, 7기가(GB), 1시간25분 분량이다. 이 중 헬기 511호와 513호는 촬영장비 저장장치(SD카드)에 담긴 동영상을 노트북으로 옮겼지만 513호에서 촬영한 동영상 원본은 지워졌다.

 

해경은 이에 대해 “다른 상황에 사용키 위해 출동에서 복귀한 뒤 동영상 파일을 옮겨 담으면 원본을 삭제해왔다”며 “공식적인 업무 절차는 아니었다”고 변명했다. 구조 상황에 대한 기록물은 당연히 원본을 일정기간 이상 보관하는 것이 상식에 부합한다. 해경의 이 같은 변명은 일반적인 구조작업의 중요성, 특히 세월호 참사의 심각성을 망각한 무사안일의 전형이다.

 

해경의 구조영상은 사고 당시 배의 침몰 상황과 구조 상황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유일한 영상자료다. 따라서 이는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 특히 “왜 구조를 안했나”, “왜 선원들은 특별대우를 받았는가”, 등의 의혹을 해명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증거자료다. 하지만 영상의 원본이 삭제된 경우 복사본의 증거능력이 반드시 인정된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복사본이 위조, 변조되었을 가능성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만약 재판정에서 구조영상의 복사본에 대한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에는 커다란 난관이 조성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진상조사단(오영종 단장)이 법원에 사고 당시 구조 동영상의 원본 확보와 남은 사본의 우선적인 증거 채택을 요구했다. 진상조사단 오영종 단장은 “(원본 삭제 사실에) 유가족과 조사단은 적잖이 당황하고 있다”며 “사본이라도 증거로 확보하는 절차를 거치고 증거 부실 보관에 대한 해경의 답변을 받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3개월 분량이 사라진 진도 관제센터 CCTV 기록

 

 

사고 해역에 대한 해상교통 관제를 책임진 진도 관제센터의 CCTV 기록은 사고 당시 관제 업무 담당자들이 업무를 제대로 하고 있었는지 여부를 밝혀낼 수 있는 중요한 영상기록이다. 그런데 이 기록이 3개월 분량이나 삭제되었다.

 

진도 관제센터는 그 동안 “사고 당일, 관제업무에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세간의 의혹에 대해 “도메인와치 기능을 설정”했다고 주장하는 등 적극적으로 변명해왔다. <연합뉴스>에 의하면, 해경은 4월 16일 7시 8분 경 “세월호가 해경 진도연안VTS 관제구역에 진입해 정상적으로 운항적인 것을 VTS당직자가 레이다와 선박자동식별시스템(AIS)를 통해 확인”했으며, 7시 10분경 “VTS당직자가 세월호가 인천과 제주도를 정기적으로 운항하는 여객선임을 알고 있어 충돌방지 안전관리를 위해 세월호 주변 500미터 장애물 접근시 경보음이 울리도록 하는 VTS 도메인와치 기능을 설정”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검찰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진도 관제센터 소속 해경들의 행태는 위와 같은 주장이 얼마나 허울뿐인 것인지 확인시켜 주었다. 광주지검 해경 수사 전담팀에 따르면, 관제 업무 담당자 2명은 세월호가 침몰한 지난 4월 16일 오전 관할 해역을 절반씩 나눠 관찰하도록 한 규정을 어기고 1명만 모니터링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이들은 근무 태만 사실이 적발될 것을 우려해 2명 모두 정상 근무한 것처럼 선박과의 교신 일지를 조작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진도 관제센터 소속 해경은 관제실 내부를 녹화하는 CCTV를 바깥쪽을 향하도록 고정했으며 CCTV 관리자는 3개월가량 촬영분을 아예 삭제해버린 것이다. 근무 태만을 은폐하는데 연루된 진도 관제센터 소속 해양경찰관 3명은 결국 검찰에 의해 고발, 구속당한 상태다.

 

이처럼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밝히고 의혹을 규명할 중요한 증거자료인 영상기록들은 관계 당국의 은폐 조작, 그리고 무사안일에 의해 훼손당하고 말았다.

 

[출처: 우리사회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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