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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헌문란 목적 없다…설사 있다 하더라도 방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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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4-07-14 09:47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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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헌문란 목적 없다…설사 있다 하더라도 방법이 없다”

[내란음모 법리공방] 변호인단 여러 겹의 예비적 주장 펼치며 검찰 압박

 
 
 
 
최지현 기자  
 
 
14일 오후 재개된 이석기의원 내란음모 사건 항소심 공판에서는 검찰과 변호인 양측이 내란음모의 구성요건을 둘러싼 치열한 법리공방을 벌였다. 
 
내란음모의 구성요건이란 △내란의 목적에 해당하는 ‘국헌문란’ △내란의 수단이 되는 ‘폭동’, 그리고 △음모죄가 성립되기 위한 다수의 ‘합의’ 및 ‘실질적 위험성’ 등을 의미한다. 변호인측은 이번 사건에서 이런 구성요건이 모두 충족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14일 오후 공판에서는 검찰이 먼저 위 구성요소에 대한 의견서를 요약 진술했고, 뒤이어 변호인단이 이를 반박하는 의견서를 제출하고 프리젠테이션을 벌였다.
 
이날 검찰은 1심에서의 그것과 거의 다르지 않은 논리를 전개한 반면, 변호인은 여러 겹의 예비적 주장을 펼치며 검찰의 논리를 공박했다. 내란음모의 목적이라고 할 국헌문란의 의사가 없으며, 설사 이런 목적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직접적인 수단이 없었으며, 나아가 내란의 목적과 수단이 합치한다고 하더라도 음모죄가 성립할 만한 합의나 실질적 위험성은 없었다는 논리였다. 또 독일, 일본, 미국의 판례와 대법원 및 하급심의 판례를 폭넓게 인용했다.
 
 
◇ 쟁점1:국헌문란의 목적 있었나?
 
 
형법에서는 내란의 목적으로서 ‘국헌문란’에 대해 “헌법 또는 법률에 정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헌법 또는 법률의 기능을 소멸시키는 것”과 “헌법에 의하여 설치된 국가기관을 강압에 의하여 전복 또는 그 권능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1979년의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에 의한 박정희 시해 사건(80도 306)의 경우 대법원은 당시 김재규 등이 대통령을 시해하고 혁명위원회를 구상하는 등 구체적으로 국헌문란의 목적을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전두환 노태우 내란사건의 경우에도 비슷했다. 한편 내란음모 혐의에 대해 무죄를 받은 한일회담 반대시위 사건(66도 1056)의 경우 대법원은 대규모 시위가 벌어질 경우 국회가 해산할 수도 있으나 피고인들의 행위가 직접적으로 국회를 강압적으로 해산하려 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국헌문란의 목적을 인정하지 않았다.
 
변호인단은 이를 ‘구체성’과 ‘직접성’으로 표현했다. 적어도 혁명위원회를 꾸려서 권력을 장악한다거나,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서 중요한 시책을 시행하는 정도의 계획은 있어야 하고, 또 폭동에 있어서 ‘직접적으로’ 국가의 기본조직을 강압으로 해산 또는 그 권능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는 것이어야 하는 것이지 일정한 조건이 전제가 되거나 우연한 행위가 추가되어야 하는 등 간접적 경로를 통해서야만 그 목적이 달성되는 경우에는 국헌문란의 목적을 인정하여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이런 판례에 기초해서 이번 사건을 볼 경우 국헌문란이라는 목적 자체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뚜렷한 증거라고는 녹취파일에 나온 강연내용밖에 없는데, 1심 판결이나 검찰측의 주장이 모두 강연의 어떤 부분이 국헌문란에 해당하는지 특정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1심 재판부는 “각종 기간시설 파괴를 통하여 대한민국 정부의 전쟁에 대한 대응 기능을 무력화함으로써 전시 북한에 유리한 국면을 조성하려 하였다”면서 “이는 곧 정부의 기능 마비를 초래하여 현행의 헌법 또는 법률이 정한 정치적 기본조직을 불법으로 파괴하려는 목적에 해당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앞서 김재규 사건이나 전두환 노태우의 내란 사건과 비교할 때 매우 추상적인 수준임이 분명하다.
 
물론 검찰의 반박 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검찰은 처음부터 ‘RO’의 존재를 대전제로 삼아왔다. 즉 이석기 의원을 비롯해 이번 사건 피고인들이 주체사상과 북한의 대남혁명론을 추종하는 혁명조직(RO)을 결성해서 활동해 왔으며, 따라서 국헌문란의 목적이 자명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북한의 대남혁명론이란 결국 한국에서 북한식 사회주의 체제를 성립하는 것이 목표이니 따로 국헌문란의 목적을 따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변호인측은 이런 검찰과 1심 재판부의 견해가 ‘추단(미루어 짐작함)’일 뿐이며, 이번 사건이 ‘사상의 재판’이 되는 이유라고 꼬집었다.
 
 
이석기 의원등 '내란음모' 사건 피고와 변호인들이 재판에 참석하고 있다.
이석기 의원등 '내란음모' 사건 피고와 변호인들이 재판에 참석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 쟁점2:내란음모가 아니라 내란 ‘방조’ 음모(?)
 
 
변호인측이 내놓은 또 하나의 중요 쟁점은 목적과 수단 사이의 ‘직접성’ 문제다. 5.12 강연 내용에서는 어디에서도 국가기관에 대한 파괴 행위를 암시하지 않고 있다. 변호인측은 일부의 과격한 발언을 설사 시설파괴로 이해한다고 하더라도 이것은 ‘소요죄’의 적용을 검토할 문제이지, ‘내란죄’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국가기관에 대한 직접적인 강압이나 전복 시도가 아니어서 수단인 폭동과 목적인 국헌문란 사이의 직접적 연결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입장은 대법원의 한일회담 반대시위 사건(66도 1056)에서 확인된 것이기도 하다. 대법원은 이 사건 판결에서 “민중이 시위에 호응함으로써 폭동화하면 국회가 스스로 해산하게 되리라는 사태의 현출을 예상”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으로 국헌문란의 목적을 인정할 수는 없다고 판결한 바 있다.
 
검찰의 탈출구는 이번에도 북한이다. 검찰과 1심 재판부는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북한 공산집단의 군사력에 적극 협조하여, 전시 또는 이에 임박한 시기의 후방교란 활동을 통해 무력에 의한 대한민국의 체제 전복을 꾀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변호인측은 이런 논리는 북한을 내란의 주체로, 이번 사건 피고인들을 내란 ‘방조’자로 만드는 논리라고 꼬집었다. 변호인측은 “만약 기간시설 파괴가 목적이라면 그 자체로 국헌문란의 목적과는 직접성이 없기 때문에 내란이 될 수 없으며, 북한에 유리한 국면을 조성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피고인들은 북한이 범한 내란죄의 방조범이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검찰측은 이른바 NLPDR론에 기초한 ‘혁명내란’과 북한의 남침을 전제로 한 ‘전시내란’을 구분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1심 당시 검찰은 이석기 의원 등이 2013년 5월을 ‘혁명의 결정적 시기’로 보는 바람에 비밀조직을 공개하면서까지 5.12회합을 소집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1심 과정에서 국정원 프락치 A씨를 포함해 검찰측 공안 전문가들은 이런 인식이 NLPDR론과는 차이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고, 슬그머니 중심을 옮겨간 논리가 ‘전시내란’론이었다. 하지만 이날 공판에서도 검찰은 ‘혁명내란'과 ‘전시내란'을 구분없이 사용했다. 두 가지는 사실상 같다는 주장으로 보인다.
 
 
◇ 쟁점3:‘음모’를 처벌하려면 어떤 요건이 필요한가
 
 
이번 사건에 적용된 죄목은 ‘내란죄’가 아니라 내란 ‘음모’죄다. 음모죄가 성립하기 위한 법적 구성요건이 무엇인지도 이날 검찰과 변호인측 사이의 첨예한 논쟁 지점이었다. 음모는 기본적으로 실행되거나 실행을 위해 준비(예비)에 들어가지 않은 범죄인만큼 자칫하면 의사(意思-내심의 의사)에 대한 처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검찰은 음모는 “범죄의 심리적, 인적 준비 행위”라는 입장에서 “공범을 규합하여 진지하게 실현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공동체를 이루는 것은 준비행위로 보아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또 3대 지침 하달, 세포 결의대회, 경호팀 훈련, 김정은의 연설문 학습, 마리스타 회합 당시의 발언 등으로 볼 때 내란을 사전 준비한 정황도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변호인측은 음모를 처벌하기 위해서는 △범죄 실행에 대한 합의의 존재, △누가보아도 분명한 합의의 명백성, △합의의 실질적 위험성이 모두 충족되어야 한다고 전제했다.
 
변호인측이 우선 문제삼은 것은 ‘합의’ 자체가 없었다는 점이다. 의사가 합치되려면 일방의 ‘제안’과 타방의 ‘승낙’이 있어야 하는데, 검찰과 1심 재판부는 이를 아예 특정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합의의 명백성과 관련하여 변호인측은 다양한 법원 판결을 분석한 후 범죄실행의 장소·대상, 수단·방법, 역할분담, 준비행위 중 최소한 세 가지 사항 이상이 구체적으로 특정될 때에야 음모죄의 처벌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이런 요건을 검토할 때 마리스타 수도원에 모인 130여명의 합의에 기초한 ‘음모’는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변호인측은 한국가스공사, 주식회사 KT, 한국철도공사 등의 사실조회 결과도 근거로 들었다. 이들 기관이 작년 5월 마리스타 강연 이후 국정원으로부터 어떤 경고도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변호인측은 이를 국정원조차도 내란음모로 인식하지 못하였다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도법스님, 김영주 NCCK총무 등 종교계 인사들 법정 찾아
 
 
이석기의원 내란음모 사건의 항소심이 끝을 향해감에 따라 사회 각계의 관심도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이날 법정에서 조계종 화쟁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도법 스님과 김영주 NCCK(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최재철 천주교 수원교구 정의평화위원장, 불광사의 주지로 있는 지홍스님, NCCK 인권센터의 정진우 소장 등 종교계 인사들이 방청했다. 또 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양측의 논쟁을 흥미롭게 지켜봤다.
 
구속자들의 가족과 통합진보당 당원 등도 이날 법정을 찾아 재판이 열린 중법정은 좌석은 물론 복도까지 방청객들로 가득 찼다.
 
한편 재판부는 다음 주 월요일로 예정되었던 피고인 신문을 화요일로 옮겨 대법정에서 열겠다고 밝혔다.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좀 더 넓은 곳에서 공판을 열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재판부는 또 28일에는 결심을, 8월 중순에는 선고를 하겠다는 애초 계획을 재확인했다.
 
[출처: 민중의 소리]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4-07-14 09:52:56 새 소식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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