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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익환 목사님, 너무나 그립습니다.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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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4-01-20 00:21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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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익환 목사님, 너무나 그립습니다.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문익환 목사 20주기 묘소참배, 북측 추모사 전달
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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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1.18  22: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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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늦봄 문익환 목사 20주기를 맞아 18일 경기도 마석 모란공원에서 묘소참배가 있었으며, 북측에서는 6.15북측위원회, 민화협, 범민련 북측본부 공동 명의로 추모사를 보내왔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늦봄 문익환 목사 20주기를 맞아 '통일의 선구자 늦봄 문익환 20주기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통일맞이,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전태일학교 학생 등 각계각층 250여명의 추모객이 참가한 가운데 18일 경기도 마석 모란공원 열사묘역의 문익환 목사 묘소참배가 있었다.

이날 북측은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와 민족화해협의회,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북측본부 공동명의로 '늦봄 문익환목사를 추모합니다'라는 추모사를 보내왔다.

북측은 추모사에서 "지금도 겨레의 가슴 속에는 '백두에서 한라까지 조국은 하나'라는 뜨거운 조국애를 안고 온 심장으로 '통일은 완료형'이라고 외치며 자주통일의 새 봄을 마중해 가던 흰 두루마기 모습의 문익환 목사가 소중히 자리잡고 있습니다"라며 "우리는 문익환 목사의 유가족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뜻을 전하면서 늦봄 문익환 목사를 경건한 마음으로 추모합니다"라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0년이 지났다"며 문익환 목사에 대한 그리움을 표시하고 문 목사가 앞장서 가꿔 온 민주주의와 통일의 성취가 훼손되고 있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담아 고인 앞에서 '다시 시작하겠다(Restart!)'며 각자의 마음을 다지는 추모행사를 진행했다.

   
▲ 왼쪽부터 이창복 6.15남측위원회 상임대표, 오종렬 6.15남측위원회 상임대표, 유원규 한빛교회 담임목사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창복 6.15남측위원회 상임대표(통일맞이 이사장)는 추모사에서 "돌아가신 지 20년이 됐지만 아직도 우리는 목사님의 그 포효를 듣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세월이 갈수록 잊혀지지 않는 것은 그만큼 목사님의 활동이 깊고 컸기 때문"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창복 상임대표는 문익환 목사를 대학과 거리에서 누구보다 먼저 투쟁해 온 '영원한 청년운동가'이자 불의한 폭력에 굴하지 않는 '당당한 도전자'였으며, '열렬한 통일운동가'라고 설명하고 "'북으로 가는 문을 우리들, 민중의 힘으로 확 열어젖혀야 한다'는 문 목사의 말씀이 지금의 현실에서 더욱 간절해진다"고 말했다.

이 상임대표는 "목사님은 우리에게 '통일은 다 됐어'라고 말씀하셨는데, 아직도 상황은 캄캄하기 짝이 없다"며, "이것은 살아 있는 우리들, 여기 모여 있는 사람들을 포함해서 모든 뜻있는 사람들의 노력이 부족했고 힘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이제 문 목사님 20주년을 맞이하면서 북으로 가는 문을 확 열기 위해서 우리 모두가 단결해서 총 진군하자고 마음을 다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원규 한빛교회 담임목사(통일맞이 부이사장)는 문익환 목사가 30년 전 당시 35살이었던 자신을 한빛교회 담임목사로 데려다 놓고 때로 격려하고 때로는 방향을 잡아주었다는 일화를 전하고 문 목사가 평소 즐겼던 구약성서의 내용을 참가자들에게 소개했다.

"멸망한 이스라엘 백성이 바빌론에 끌려가서 긴 세월 포로생활을 할 때 백성들이 역사에서 희망을 찾지 못하고 이제는 틀렸다고 좌절할 때 에스겔이 나타나서 '여러분의 마음속에 있는 돌과 같은 마음을 도려내고 살과 같은 마음을 간직하면 민족에 희망이 있다'며 국민계몽운동에 앞장섰다."(에스겔서)

유원규 목사는 "바로 그 에스겔 선지자가 말했던 '살과 같은 마음'을 문 목사는 자주 말씀하셨다"며 "문 목사는 바늘로 찔러도 피 한방울 나오지 않는 돌과 같은 마음이 아니라 우는 사람과 함께 울고 아파하는 사람과 함께 아파하는 그 '살과 같은 마음'으로 민족의 분단을 보니까 분단이 이 역사에서 일어나는 모든 불행의 원죄라고 하는 것을 보셨다. 그래서 분단조국을 끌어안고 그렇게 몸부림치셨던 것 같다"고 말했다.

유 목사는 또 '땅의 양심'이라는 제목으로 문 목사가 남긴 시를 인용해 '가슴에 손을 얹어 따뜻해져 오는 손바닥을 통해 알 수 있는 따뜻한 가슴이 양심'이라며 "우리가 너무나도 험난한 세상을 지내면서 따뜻한 마음이 다 식어버린 것 같다"고 지적하고 "이제 살과 같은 마음, 따뜻한 마음을 다시 간직하고 리스타트(Restart!) 다시 목사님 가신 길을 뒤따라가겠다"고 밝혔다.

   
▲ 왼쪽부터 문익환 목사의 3남 문성근 씨, 조성우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상임의장, 손미희 6.15남측위원회 여성본부 상임대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어서 고인의 3남인 문성근 씨가 유족을 대표해서 "돌아가실 때도 날이 굉장히 추웠는데, 오늘도 날이 몹시 춥다"며 "추운 날씨에 이곳까지 찾아온 추모객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문성근 씨는 "문익환 목사는 선민주 선통일 논쟁이 벌어졌을 때 민주와 통일은 같은 일이라고 얘기했으며 민중의 힘을 믿었다"고 말하고 "지난 1989년 김 주석을 만나자마자 (고려연방제에 앞서) 이산가족들이 먼저 만나고 문화와 경제교류를 해나가면 남쪽의 민중과 북의 인민 속에서 통일의 열망이 끓어 오를 것이고 그러면 그 힘으로 우리는 더 높은 단계의 합의를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합의했고, 그 합의는 11년 지나서 6.15선언에 '남측의 국가연합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에 유사점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 방향으로 함께 노력하자'는 문구로 부활됐다"고 강조했다.

문 씨는 "그 뜻을 요즘 절감하고 있다"며 "이명박 정부 들어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아예 유신으로 회귀하고 있으며, 서민의 삶은 무너지고 남북관계는 단절되고 말았다"고 진단하고 "시민들이 촛불을 꺼뜨리지 않고 일 년째 계속 이어가고 있는 일을 넘어서 박근혜 이후를 준비하는 그 힘도 시민들로부터 나오는 것이라고 간절하게 믿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오종렬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상임대표는 "올해는 갑오농민전쟁 120주년이고 또 분단 장벽을 확 밀어버린 문익환 목사 방북 25주년이 되는 해"라며 '남북이 가슴을 열고 활개를 펼쳐 서로 껴안는 데서 통일은 시작된다', '민주는 민중의 부활이요, 통일은 민족의 부활'이라는 문 목사의 말을 빌어 최근 '통일대박론'을 주창하며 북한 국방위원회의 중대제안을 거부한 박근혜 정부의 태도를 '흡수통일론'을 넘어선 '정복통일론'이라고 비난했다.

조성우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상임의장은 세월이 갈수록 목사님이 그립다며 애절한 추도사를 남겼다.

조성우 상임의장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0년이 지났다"며 목사님이 일궈놓은 민주주의와 통일에 대한 많은 진전이 있었지만 어이없게도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지내면서 목사님이 가꿔 온 가치들이 무참히 파괴되고 있어 면목없다"고 말했다.

조 상임의장은 "그러나 목사님이 이뤄 놓은 토대가 있기에 우리는 다시 일어설 것"이라며 짧은 추도사를 마쳤다.

   
▲ 왼쪽부터 김한길 민주당 대표, 문재인 의원, 오병윤 통합진보당 원내대표, 천호선 정의당 대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정당대표로 묘소참배에 참석한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문익환 목사가 초안을 잡고 김대중 대통령을 비롯한 재야인사들이 모여서 발표한 '3.1민주구국선언'에 담긴 민주, 민생, 평화는 바로 민주당의 정신이자 영혼이 됐다"고 표현하고 "2014년 대한민국의 상황에서 민주당이 요구하고 있는 바와 정확히 일치한다"고 말했다.

김한길 대표는 "문익환 목사님의 생애를 본받아 민주당은 흔들림 없는 전진으로 위기의 민주주의를 구하고 벼랑 끝에 내몰린 서민과 중산층의 민생을 살피고 대결의 남북관계에서 평화의 남북관계로 전환해서 통일로 성큼성큼 걸음을 내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서 문재인 민주당 의원은 "문익환 목사는 민주주의와 통일 이외에는 아무런 욕심 없이 온몸을 던졌으며, 그로 인해 닥친 어떤 고난과 희생도 피하지 않았고, 그 많은 엄혹한 희생을 겪으면서도 항상 천진한 미소를 잃지 않았다"고 기억하고 "오늘 우리가 누리고 있는 민주주의도 문 목사에 빚진 바 크고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큰 전기를 마련해 주었다"고 회고했다. 

늦봄 문익환목사를 추모합니다 (전문)

늦봄 문익환목사가 우리 곁을 떠난지도 어언 20년이 됩니다.
지금도 겨레의 가슴속에는 <백두에서 한나까지 조국은 하나>라는 뜨거운 조국애를 안고 온 심장으로 <통일은 완료형>이라고 웨치며 자주통일의 새 봄을 마중해가던 흰 두루마기 모습의 문익환 목사가 소중히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는 결코 통일의 봄을 기다린것이 아니라 시대의 선구자가 되어 통일의 봄맞이를 앞당기기 위해 혼신을 다 바쳐온 민족의 자랑스러운 아들이며 오늘도 겨레의 앞장에서 우리와 함께 어깨겯고 나가고있습니다.
하나된 조국을 향해 노도쳐가는 우리 겨레의 거세찬 통일대하에는 문익환목사도 함께 있으며 늦봄의 통일념원은 겨레의 열렬한 통일 지향과 더불어 반드시 실현될것입니다. 
우리는 문익환 목사의 유가족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뜻을 전하면서 늦봄 문익환목사를 경건한 마음으로 추모합니다. 
문익환목사의 명복을 기원합니다.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
민 족 화 해 협 의 회
조국통일범민족련합 북측본부

2014년 1월 18일

<사단법인 통일맞이 제공>

   
▲ '영원한 스승, 늦봄이 열어 놓은 길, 우리 하나되어 길을 만들어 갑니다.' 문익환 목사 묘소 가는 길에 걸려 있는 현수막.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마석모란공원열사묘역 초입에 있는 민주열사 추모비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박이랑 경희대 총학생회장이 문익환 목사 약력을 낭독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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