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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핵신고제출과 미국의 《테로지원국》명단삭제 그리고 녕변핵시설 랭각탑의 폭파는 서로 잇닿은 련속과정으로 이루어졌다. 동시행동원칙이 관철된 셈이다.
적대시정책의 전환
조미가 자기 공약리행의 기준점으로 삼았던 《행동 대 행동》은 처음부터 현실에 적용된것은 아니였다. 원래는 조선측이 주장한 원칙인데 미국은 조선이 핵시험을 실시하기 전까지 이러한 접근법을 진지하게 검토하지 않았다.
당연한 일이지만 조선은 외교협상을 하면서도 교전관계에 있는 미국에 대하여 환상을 품어본적이 없다. 2007년 2월, 제3단계 5차 6자회담에서 9.19공동성명리행의 초기단계조치가 명시된 2.13합의가 채택되였을 때에도 조선대표단의 태도는 랭정했다. 어느 관계자는 《미국의 행동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차분한 대응에는 그럴한만 리유가 있다. 부쉬정권은 과거에 조선의 《선핵포기》를 주장했고 대화의 막뒤에서 압력소동을 일삼았다. 6자회담은 2003년에 시작됐지만 현실적인 결과는 조미사이의 불신이 극도에 달한것뿐이였고 미국의 횡포는 조선을 끝내 핵시험으로 떠밀고말았다.
조선의 립장에서 보면 미국의 정책전환의지는 반드시 구체적인 행동에 의하여 검증돼야 한다. 조선반도의 핵문제는 미국의 적대시정책에 기인한다. 역설적으로 말하면 미국이 결단을 내리고 움직이기만 하면 조선반도비핵화는 언제든 실현될수 있는것이다. 6자회담이란 결국 핵포기에 대한 조선의 결단에 의하여 미국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불가역적인 정책전환을 이끌어내는 다국간외교의 틀이다.
물론 미국은 6자회담에 대하여 나름대로 또 다른 론리를 세울것이지만 현상타개의 필요성에서 견해일치를 본다면 《행동 대 행동》은 쌍방에 있어서 문제해결의 유효한 방법이다. 실제로 미국도 조선과의 《action for action》을 외교적술어로서 쓰게 되였다.
조선과 미국은 사회제도가 서로 다르며 그것은 외교정책의 결정과정에도 그대로 반영된다. 특히 6자합의리행에서는 국제공약을 행동에 옮기는 준비정도에서 현저한 차이가 있었다. 조미동시행동에서 항상 우위를 차지한것은 조선측이였다. 1년반전, 핵시험 직후에 재개된 6자회담에서 《현존 핵계획포기문제에 대한 론의》를 할수 있다고 선언한 시점에서 조선측은 결단을 내리고있었을것이다. 핵시설의 무력화는 충분히 상정했을것이고 랭각탑폭파와 같은 조치도 예상범위내에 있었을지도 모른다.
실천에 대한 호상검증
조선은 자기측의 행동은 모두 준비한 조건에서 미국이 움직일것을 촉구하였다.
부쉬정권이 어디까지 발걸음을 내디딜수 있는지를 엄격히 살펴보기로 한듯 했다. 조선측은 상대방이 도달해야 할 목표치도 제시했다. 현존핵계획포기에 관한 행동을 조선이 일으키는 시점에서 미국이 착수해야 할 적대시정책전환의 징표는 《테로지원국》 명단삭제와 같은 정치적조치로 설정되였다.
6자회담의 재개이래 미국은 협상자리에서 했던 말을 뒤집거나 약속한 행동을 주저했던 일이 있었다. 국무성을 비롯한 회담추진파가 노력해도 반대파의 역공세가 일어나군 하였다. 6자회담과정이 교착될 때마다 미국은 조선측이 행동을 미루고있다는 변술로 국제여론을 오도하려 하였지만 근본원인은 미국이 움직이지 않았던데 있었다.
순탄한 과정은 아니였지만 10.3합의리행완결을 위한 공동의 노력을 통해 조미사이에 일정한 신뢰가 조성된것만은 사실이다. 대결관계의 청산방식인 《행동 대 행동》의 실효성이 현실로 증명되게 된 셈이다.
10.3합의리행이 마무리되고 9.19공동성명리행의 《다음 단계》에로 이행하여도 조미관계의 진전에는 똑 같은 방식이 적용되여나갈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은 조선의 핵신고에 대한 검증을 강조하고있지만 조선측도 미국의 정책전환의지를 구체적인 행동조치를 통해 끝까지 확인해나가려 할것이다. 미국에서 대통령선거가 진행되고 새로운 정권이 시작되여도 조선측의 기준점에는 변화가 없다.
미국에 있어서도 자기의 행동이 반드시 조선측의 호응을 받고 그 결과를 가지고 국제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할수 있다는 일이 별로 나쁘지 않다. 조선과 미국의 《행동 대 행동》은 핵신고-《테로지원국》명단삭제와 같은 극적인 동시행동도 실현시킬수 있다. 결과적으로 조미공동보조의 양상을 띠게 될 이러한 외교적행보가 동북아사이의 국제관계에 작용하고 변화의 흐름을 일으키고있다. 과거에는 없었던 일이다.
6자회담에 참가하는 각측의 관계가 불변이라고 할수 없다. 지난 세기 전쟁을 치렀던 조선과 미국이 발걸음을 맞추어 국제적인 현안문제를 풀어나간다. 그 자체가 벌써 동북아시아의 새로운 국제질서의 한부분을 앞질러 보여주고있는지도 모른다. 조선반도의 비핵화과정은 일찌기 없었던 커다란 전환의 국면을 열어놓았다.
[출처: 조선신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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