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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 ≪8.24 공동합의서≫에 위험 신호가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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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5-09-12 18:59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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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24 공동합의서≫에 위험 신호가 켜졌다

 

          합의 이행을 저해하는 언행이 난무한다. 판을 깨자는 건가?

 

 

 

이흥노(재미동포전국연합회 논설위원)

 

 

 무력 충돌은 결국 민족 전체에 재앙을 안기고 민족의 공멸을 초래하게 된다는 사실을 공감한 남북 당국이 <남북 8.24공동합의서>라는 옥동자를 탄생케 했다. 정말 슬기롭고 현명한 판단을 했다는 찬사를 이구동성으로 한다. 민족의 무한한 저력과 잠재력을 세계만방에 과시했다. 그리고 의지만 있으면 해낼 수 있다는 가능성이 다시 한 번 입증됐다. 일단 시꺼먼 전쟁의 먹구름이 걷히게 됐다. 그리고 찬란한 코리아의 미래를 건설하게 될 다각적인 대책도 마련됐다. 모든 해 내외 동포들은 기쁨을 가누지 못하고 있다. 누구나 꿈과 희망에 부풀어 어쩔줄 모른다. 이제는 <8.24공동합의문>을 행동으로 옮기는 일만 남았다. 누가 감히 이걸 거덜 낸단 말인가. 민족의 준엄한 심판이 두렵지 않은가.

 

 "유감"이라는 절묘한 표현으로 남북의 차이를 극복한 것은 남북의 통 큰 결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서 보인 양보와 아량의 정신은 앞으로 거처야 할 화해, 협력, 평화, 번영, 통일이라는 민족 최대 과제에도 적용 발휘돼야 한다. 이를 위해 남북이 웃으며 손을 굳게 맞잡고 다짐한 것이다.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인가! 그런데 <8.24합의서>를 비웃고 폄훼하는일이 벌어지고 있다. 지지와 격려의 소리는 점점 희미해지고, 부정적이고 저해하는 언행이 버젓이 난무하고 있다. 난산을 겪고 어렵사리 얻은 옥동자의 운명에 불운이 닥칠까 봐 심히 우려된다. 이제 겨우 걸음마를 시작한 아기를 감싸주고 보살펴야 하건만, 오히려 냉대하고 악담을 해서야 안 되지.

 

 <8.24 공동합의서>에 위험 신호가 나타났다. 적은 일이 아니다. 마치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다. 위험 신호가 정부와 언론으로부터 나오니 <8.24>의 운명이 더 위태롭고 우려스럽다. 오래전 폐기됐어야 할 북침 각본 <작계 5027, 5029>가 존재하고 있는데도 몰래 지난 6월 서명된 새로운 <작계 5015>를 전격 국방부가 공개하고 나섰다. 남북이 어렵사리 합의한 합의문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북의 최고 지도자 "참수작전"에 초점을 맞춘 <작계 5015>가 발표된 것이다. 부처 간 소통 부재 때문이라는 변명으로 덮어버리려고도 했다. 그러나 이것은 청와대의 재가 없이는 불가능한 것으로 정부 정책의 일환이라고 봐야 한다.

 

 베이징 전승절 행사에 참가한 박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과 회담에서 "북의 비무장지대 도발사태"와 "북의 도발 가능성"을 언급하고 <공동합의서> 도출에 중국이 건설적 역할을 했다며 감사를 드렸다고 한다. 시 주석은 "코리아 반도 정세에 긴장을 초래하는 모든 행동에 반대한다"라는 말로 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의 "긴장 초래"라는 발언을 놓고 북의 도발에 경고한 것이라고 해석을 하면서 외교적 성과를 거뒀다고 청와대는 자랑하느라 정신이 없다. <합의문> 도출에 기여한 중국의 역할에 고마움을 표시했으면, 당연히 <8.24>를 성실히 이행해 끝내 자주적 평화통일을 성취하고야 말겠다는 비장한 각오를 보였어야 빛이 나고 존경을 받을 수 있었을 게 아닌가.

 

 그런데 박 대통령은 겨우 지뢰폭발과 북의 도발을 화재에 올리고 중국의 협력을 요청했다니 시 주석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아마도 내심 "그게 바로 내가 원하는 가장 이상적 코리아의 현상"이라며 만면에 미소를 지었을지도 모른다. 시진핑은 퇴임한 김대중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코리아 반도의 평화 안정에 훼방꾼"이라 혹평했던 인물이다. 그렇게 말했던 그가 권좌에 올라선 다음에는 딴소리를 한다. 물론 시대와 환경이 급속도로 변화한 탓일 수도 있지만, 코리아 반도의 모든 불행과 고통이 <분단>에서 출발했다는 사실을 시 주석이 모를 리가 없다. <분단>으로 재미를 보는 외세는 평화가 아니라 긴장을 조성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능청을 떨고 있다.

 

 시 주석의 "긴장 초래" 발언이 굳이 북에만 적용된다고 해석하려는 처사는 외교의 무뢰한임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남의 나라에 외국군이 주둔하고, 미군과 시도때도 없이 합동군사훈련을 벌이고, 사아드 (THAAD) 배치 소동을 벌이는 것, 등이 긴장 조성의 일환이라는 게 시 주석의 판단일 것이다. 돈만 벌면 띵호아라는 천재적 장사꾼 기질 때문이겠지만, 그래도 명색이 초강대국 지도자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라면 지역 평화 안정에 대한 책임과 의무가 있는 것이다. 상대방 코앞에서 핵을 동원한 대규모 합동군사훈련을 벌이고 심리전을 벌이는 것은 긴장 조성의 대표적 예라고 솔직하게 박 대통령에게 말했어야 옳다. 등치값을 해야지, 구렁이 담 넘어 가듯, 참 아쉽다.

 

 베이징에서 귀국하는 비행기 내의 기자회견을 통해 박 대통령은 "평화통일과 도발 방지를 위해 중국과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했다. 아니, 통일을 동족인 북과 하자는 게 아니라 중국과 하자는 것인가? 도발 방지도 지척에 있는 북과 해야지 중국과 무엇을 하자는 것일까? 틈만 나면 독일 통일이 외세의 지원으로 가능했다는 주장을 하는 박 대통령은 중국을 비롯한 외세에 의지해 '흡수통일'을 하겠다는 망상에 사로잡혀 있지  않나 하는 느낌이 든다. 중국, 미국을 포함해 어떤 주변 강대국들도 우리의 통일을 반길 나라는 아예 없다. 도리어 그들이 통일에 훼방이나 놀지 말았으면 좋겠다. 독일 통일이 우리의 '모델'이 될 수 없다. <6.15>가 유일한 대안이고 그 길로 재진입만 하면 된다. 

 

 베이징에서 돌아온 박 대통령은 국군수도병에 입원하고 있는 목함지뢰 부상자를 방문 (9/6/15)했다. "유감" 표현으론 성이 차질 않아선지 부상병 위문에 나섰다. 이것은 북이 사죄해야 하고, 책임도 있다는 신호를 북에 보내는 동시에 국내에는 북의 잔악성을 한 번 더 상기시킨다는 계산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해 내외에서 최근 행한 대통령의 무절제한 언행은 <8.24> 정신에도 어긋날 뿐 아니라 앞으로 남북 관계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울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거기에다 보수언론과 보수우익단체들 마저도 합세해 집요하게 <8.24>를 물어뜯고 북을 악마화 하는데 여념이 없다. 판을 뒤집어 엎자는 게 아닌지 심히 염려가 된다.

 

그간 조용하던 미국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국제원자력기구가 북의 핵시설 확장 징후를 포착했다고 미국의 소리가 최근 보도했다. CNN기자는 이름과 얼굴을 가린 한 탈북자의 인터뷰를 통해 철권통치로 북의 간부들이 동요하고, 10년 이내에 북이 붕괴될 것이라고 했다는 것을 보도 (9/7/15) 했다. 미국 영화를 봤다고 두 사람이 공개재판을 받고 엄벌에 처해졌다고 하는가 하면, 불법 전화기를 사용했다고 3명이 처형됐다는 보도가 있었다. 갖가지의 형태로 북의 잔혹성을 부각시키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반북단체는 북의 최고지도자의 화형식을 하는가 하면, 탈북자단체는 대북삐라살포를 예고하고 있다. 노골적으로 판을 깨려는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

 

이에 놀란 시민사회단체들은 <8.24 합의>를 파탄시킬 수 있는 언행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8월 31일, 전국여성연대를 비롯한 51개 단체는 특히 <작계5015>와 참수작전을 규탄하고 <남북합의> 정신을 위반하는 일체의 언행을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9월 8일, 민권연대도 청와대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남북합의 실천 반대세력들의 준동을 짓부수고 당국자회담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 나가자고 호소했다. 특히 "참수작전" 공개와 확성기 방송을 위한 예산 요청은 정부가 <남북공동합의> 이행에 제동을 걸겠다는 징조의 하나라며, 이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2015서울안보대화> (9/9/15)에서 박 대통령은 "실현 불가능한 핵과 경제 병진노선" 포기와 "개방과 개혁"에 나서라"고 했다. 여기서는 적어도 <8.24>에 대한 언급이 있어야 하고 실천 의지도 밝혔어야 한다. 실망이 너무 크다. 무조건 핵을 포기하란다. <행동 대 행동>으로 북의 안보 우려를 해소하는 것도 아니라면 항복하라는 게 아닌가. 개방과 개혁을 하란다. 그것을 못하게 봉쇄와 제재를 하는 게 누군데. 누가 개방 개혁을 할 줄 몰라서 못하는 줄 아는 모양이다. 최근 청와대는 "지금부터 시작이므로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면서 "속도 조절"을 주문했다고 알려졌다. 불길한 예감이 든다. 과거 부시가 <10.4>로 남북 교류 협력에 활력이 붙자 "속도 조절"을 요구한 것을 상기케 한다.

 

 여기서 <8.24>에 대한 북측의 태도와 의지는 어떤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합의문> 발표 사흘 만에 김정은 국방위원장은 "첨예한 군사적 긴장상태를 해소하고 파국에 처한 북남관계를 화해와 신뢰의 길로 돌려세운 중대한 전환적 계기"라고 평가했다. 이어서 "우리는 운명적인 시각에 화를 복으로 전환시킨 이번 합의를 소중히 여기고 풍성한 결실로 가꾸어가야 한다"고 했다. 합의를 성실히 이행해 통일을 향한 평화 번영의 시대를 활짝 열어젖히자는 엄숙한 결의가 엿보인다. 박봉주 내각총리도 지난 9월 8일, 한 보고대회에서 "온 겨레가 북남합의 정신을 귀중히 여겨야 한다"고 했다. 이어서 그는 자주통일을 열어나가는 게 북의 시종일관된 입장이라고 했다.

 

 한 나라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군사작전지휘권을 미국에 영원히 상납해서 군사 주권조차도 없는 나라로 전락시킨 게 바로 서울 정권이다. 그러니 어떤 무력 이동이나 무력행사도 주둔 미군사령관의 동의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번 비무장지대 극한 대치상태에 미국이 깊숙이 관여했을 것임은 불문가지다. 미국의 <아시아재균형정책>의 일환이라는 입장에서 이번 사태를 바라볼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 목함지뢰 사건을 새로 들춰내 시비를 하거나, "유감"이라는 표현의 해석을 가지고 왈가왈부하는 태도는 생산적이지 못할 뿐 아니라 <8.24> 정신에도 어긋난다. 과거에 집착하지 말고 오직 민족을 살리는 화해, 협력, 평화에 매달려야 한다. 우선 곤두박질치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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