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심 식사 후 오후 회담을 위해 만남 자리, 오전 회담을 하고 나니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서스럼없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팔도 잡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친근한 한층 친근한 사이가 되어 있었다.>

<두 정상의 오전 회담 장면>
두 번째 만남이라 본격적으로 통일에 대한 논의를 해야하는 2차 남북정상회담이어서 그런지 1차 정상회담에 비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머가 많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남과 북의 화합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뜻 깊은 김 위원장의 유머는 이번에도 여전히 계속 울려나왔다.
다음은 둘째 날 오전 정상회담 모두 발언의 한 대목이다.
김 위원장: 이번에 평양 올라오실 때, 도로 사정이 좋지 않아서 불편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노 대통령: 그렇지 않습니다. 주변 경관이 참 좋았죠. 어제 평양에 도착했을 때 평양 시민들이 나와서 우리 일행을 아주 따뜻하게 아주 성대히 맞아 주셔서 정말 고맙고 감사합니다. 또 위원장께서 직접 나와주시고...
김 위원장: 대통령께서 오셨는데 제가 뭐 환자도 아닌데... 집에서 뻗치고만 있을 필요는 없지요.(가벼운 웃음).
“환자도 아닌데 집에서 뻗치고만 있을 필요가 없지요”라는 이 통속적이고 유머스러운 말 속에는 남측 수구세력들 중심으로 끊임없이 제기되어온 건강이상설을 에둘러 비판하면서도 화기애애한 화합과 단합의 메시지를 전하고, 직접 환영식에 나와주셔서 감사하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깊은 감사의 인사에 겸손한 답을 주면서 긴장된 첫 정상회담의 분위기를 편안하게 해주려는 배려까지 들어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1차 남북정상회담에서도 “나는 인도네시아에도 가고, 중국에도 가고, 여러 비동맹 회의에도 갔댔는데, 구라파 사람들은 나를 보고 은둔자래, 그런데 김 대통령이 오셔서 은둔에서 해방됐다.”라며 만면에 환한 미소와 함께 유머스러운 말을 해서 좌중이 폭소를 터트리지 않을 수 없게 했었다.
물론 사람들은 그렇게 한 바탕 웃고 나서는, 남녘과 서구에서 가한 비판마저 유머로 승화시켜내면서 화합과 단합의 메시지를 전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아량에 탄복을 금치 못하기도 했었다.
사실, 근거없는 비난을 받게 되면 화부터 나고 강하게 반발하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인데 그것을 아량있는 유머로 승화시켜낸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그런 도량이 여전하다는 것을 이번 2차 정상회담에서 그대로 확인시켜주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