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부조국소식 | 나의 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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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09-05-04 00:00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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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갔다
사랑하는 남편 윤이상을 잃고 방황하는 마음의 안정을 평양에서 찾았다. 그곳에서 그가 무엇을 보고 느꼈는지. 저주로운 남조선사회를 결별하고 반생을 서방세계에서 살아온 그녀가 생의 말년에 자기 삶의 보금자리로 정한 북부조국이 어떤곳이였는지 그의 마음속 독백을 통해 들여다 본다.
나의 독백
건설현장의 인민군
1992년 평양 번화가에 윤이상연구소가 15층짜리 현대적인 건물을 건설하는 현장에서 한 겨울인데도 군력이 투입되여 건설에 박차를 가하는것을 봤다.
북에서는 2~4만세대가 들어선 큰 고층건물들도, 산을 깎아 만드는 도로도, 남포의 서해갑문도, 산과 산사이의 계곡을 메워 만드는 저수지도 모두 군인이 건설한다. 이러한 대대적인 건설에는 모두 군력이 투입된다.
그들은《조국보위도, 사회주의건설도 우리가 다 맡자!》라는 구호를 들고 령하 25도의 혹한도, 섭씨 35도의 무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우리앞에 불가능은 없다는듯이 일을 해낸다.
이런 건설장에는 기동대라 부르는 예술인들이 와서 스피카에 대고 사기를 돋구기 위해서 노래를 불러주고 재담을 하여 웃겨준다. 또 근처 시민들은 먹을것과 마실것을 가지고와서 자진 봉사한다.
일제식민지시대에도 별다른 건물이 있지는 않았지만 그나마 6.25전쟁때 깡그리 파괴된 북을 오늘과 같은 현대도시로 일으켜 세울수 있었던것도 군이 건설에 앞장섰기때문이다.
평양시내에서 25km정도 떨어진 산속에 있는 나의 집주변에는 민가가 없다. 그대신 군인을 자주 본다. 사람없는 길에서 서로 엇갈려 지나갈때는《안녕하십니까.》하고 서로 인사한다. 나는 옆에서 같이 걷고 있는 옥이를 돌아보고 물었다.
《옥이야, 군대에는 몇살에 입대하고 몇 년을 복무하니? 학교학제는 어떻게 돼있니?》
《유치원, 인민학교 예비 1년하고 인민학교 4년, 중, 고등학교 6년입니다. 종합 11년입니다. 그것이 끝나면 열일곱살에 군에 입대합니다.》
《내가 보기에는 군대가 인민들과 참 가깝게 지내는것 같구나.》
《네, 군민일치의 생활지침이 우리 당의 방침입니다.》
《너도 당원이니?》
《저는 대학을 졸업하고 모교에 남았고, 남편이 3년동안 아파 나라를 위해서 내세울만한 일을 못했습니다. 남편이 세상을 떠나고나서 32살에 자진하여 건설장 돌격대에 들어가서 1년동안 열심히 로동했습니다. 성심껏 한것이 인정되여 추천받아 당원이 됐습니다.》
《당원이 되는게 그렇게도 어렵니?》
《네, 매사에 모범적이여야 합니다.》
《군대 복무하다 제대하면 당원이 되니? 온갖 건설에 참여하면 못하는것이 없겠구나.》
《네, 웬만한것은 다 해냅니다.》
《이건 조그마한 일이지만, 내가 장에 채운 열쇠를 잃어버려 열지를 못하고있는데 영식이가 열수있는 열쇠를 만들어주더구나, 참 용하다고 생각했지.》
《17살에 군에 입대하면 복무하는 동안 우리 인간생활이나 사회생활에 꼭 필요한 도덕과 례의범절, 규률, 국토보호정신, 근로정신, 주체사상으로 단련되여 그 긴 세월동안 철통같은 인간성이 형성됩니다. 그러다보니 20세안으로 영웅이 되는 사람도 있는데, 그런 사람은 례외없이 당원이 됩니다.》
《당원이라는 긍지가 대단하겠구나.》
《그렇습니다. 그리고 인민군이야말로 김정일국방위원장의 아들딸들입니다. 물론 우리도 다 그렇습니다만……. 배우자를 고를때에도 당원이냐, 군대에 갔다온 청년이냐를 먼저 따집니다.》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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