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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녘 | 무인기 사건, 제2의 천안함 사건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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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4-04-07 14:01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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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기 사건, 제2의 천안함 사건 되나

불철주야 동북아의 붉은_달


철저한 진상규명 없이 남북관계 가로막아선 안돼
청와대 상공이 뚫렸다. 

국방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파주에서 발견된 무인기에 청와대 1.5km 상공을 비행하면서 촬영한 사진이 있다고 한다. 다행히 무인기에 장착된 카메라가 시중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보급형 '캐논 550D'여서 '구글어스'를 통해 볼 수 있는 사진보다도 해상도가 떨어진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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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주에서 발견된 무인기
ⓒ 국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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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는 ▲북쪽에서 날아와 사진을 찍고 다시 북쪽으로 돌아가는 비행경로 ▲배터리에 표기된 '날자'라는 북한식 표기 ▲민간에서 사용하지 않는 십자형 낙하산을 이용한 회수방법 ▲레이더 탐지가 어려운 재질 사용 ▲하늘색 위장 도색 ▲대량생산이 가능한 금형방식 사용(금형방식은 민간 동호인의 경우 제작, 국내 반입 제한) ▲미등록 지문 발견 등의 근거를 들며 북한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국방부의 해명에도 무인기가 과연 북한이 보낸 것인지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배터리 표기 공개가 논란 키워

우선 배터리 표기법에 여러 의문이 제기된다.

국방부는 '날짜'를 '날자'라고 표기했고 이는 북한식 맞춤법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날짜'와 '날자'는 한국에서도 흔히 헷갈리는 표현 가운데 하나다. 포털 '다음'의 국어사전에서 '날짜'를 찾아보면 유의어로 '날자'가 나오며, 포털 '네이버'의 국어사전에서 '날자'를 찾아보면 '날짜'의 잘못으로 나온다.

2013년 7월 19일자 <중앙일보> '우리말 바루기'에는 "'이날자'인가 '이날짜'인가"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리기도 했다. 그만큼 '날짜'를 잘못 쓰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한 누리꾼은 새누리당 대변인 논평, 청와대 블로그, 박근혜 지지모임 공식사이트, 육군본부 홈페이지, 해군본부 홈페이지, 국군기무사령부 등에서 '날짜'를 '날자'로 잘못 표기한 수많은 사례를 찾아내어 공개하기도 했다.

이처럼 한국에서도 '날짜'를 '날자'로 흔히 잘못 표기하기 때문에 '날자'라는 표기만 가지고 북한 소행으로 규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배터리에 적힌 글씨체가 북한에서 사용하는 글씨체가 아닌 한국에서 사용하는 글씨체, 정확히는 '아래아한글'에 내장된 '한컴바탕체'와 매우 흡사하다는 점도 의문이다. 이 부분은 아래 사진을 보고 독자 여러분이 직접 판단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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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방부가 공개한 리튬이온 배터리 표기
ⓒ 국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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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컴바탕체로 쓴 글씨
ⓒ 문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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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일련번호에 영문자가 들어간 점도 의문이다. 물론 북한도 영어를 사용한다. 그런데 일련번호를 매길 때, 특히 군사무기에 일련번호를 매길 때 영어를 사용하는지는 의문이다. 아래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북한 미사일의 일련번호는 한글 자음과 수자로만 이루어진다. 북한 화폐 일렬번호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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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붉은 원 안을 보면 일련번호가 모두 한글 자음과 수자임을 알 수 있다.
ⓒ 문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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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독자적으로 사용하는 주체연호를 사용하지 않은 점도 의문이다. 북한은 1997년부터 김일성 주석이 태어난 1912년을 원년으로 하는 주체연호를 사용하고 있다. 즉, 올해는 '주체103년'인 셈이다. 북한은 보통 년도를 표기할 때 '주체103(2014)년' 같은 식으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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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은 년도표기시 주체연호를 쓴다.
ⓒ 문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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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무인기에 사용된 리튬이온 배터리의 경우 충전시 수명을 단축시키는 메모리 효과가 없고 사용하지 않을 때에도 자연방전이 상대적으로 적게 일어나는 특성이 있는데 사용기간이 고작 1년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도 의문으로 꼽힌다. 

배터리 3개가 12V 2.6A라고 되어 있는데 이는 일반적인 리튬이온 배터리 1개가 3.7V 2.5A이므로 직렬로 연결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일반 리튬이온 배터리는 충전 회수가 3600회로 매일 충전해 비행한다 해도 10년 가까이 쓸 수 있다.

이처럼 국방부가 공개한 배터리 사진이 오히려 의혹을 증폭시키는 효과를 낳고 말았다.

엔진과 동체 상태도 논란 대상

엔진과 동체 상태에 대한 논란도 있다. 국방부가 공개한 사진에는 무인기의 엔진이 노출되어 있는데 인터넷 쇼핑몰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글로우 엔진으로 보인다. 글로우 엔진은 점화플러그를 쓰지 않고 글로우 플러그라고 해서 가열된 코일에 연료가 압축되면 점화되는 방식을 사용한다. 

따라서 일반 휘발유를 쓸 수 없고 메탄올에 윤활유와 니트로메탄을 섞은 연료를 사용한다. 그런데 국방부는 휘발유가 남아 있어 북한으로 돌아갈 수 있었는데 엔진 고장으로 추락했다고 발표했다.

또 비행하고 나면 윤활유 찌꺼기 때문에 배기구 뒤쪽은 시꺼메진다. 그런데 사진을 보면 배기구 뒤쪽이 방금 닦은 것처럼 깨끗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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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붉은 원이 배기구. 배기구 뒷부분이 깨끗하다. 아래 사진은 일반적인 무선조종 비행기 모습.
ⓒ 문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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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머플러의 배기가스 압력을 연료탱크로 보내주는 호스가 반드시 장착되어야 하는데 사진에는 호스 연결구인 니플만 보이고 호스가 보이지 않는다. 다른 부분은 멀쩡한데 호스만 튕겨나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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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붉은 원이 호스를 연결하는 니플.
ⓒ 문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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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글로우 엔진은 연료 소비가 심하다. 원래 무선조종(RC) 비행기는 장시간 운행하지 않고 보통 5~10분 정도 운행하기 때문에 연비가 나쁜 편이다. 이런 엔진으로 북한에서 서울까지 왕복하려면 연료를 충분히 실어야 하는데 그러자면 무게도 늘어나기 때문에 발견된 무인기 크기로는 어림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이런 이유로 원래 북한이 아닌 파주에서 출발한 것 아니냐는 주장도 있다. 무인기에 찍힌 사진이 파주부터 시작되며 파주로 돌아와 낙하산을 펴고 착륙했기 때문이다.

한편 추락한 무인기의 동체가 멀쩡하고 깨끗하다는 점도 의문이다. 물론 파주에서 발견된 무인기의 경우 낙하산을 펼치고 천천히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손상이 전혀 없을 수는 없다고 한다. 백령도에서 발견된 무인기는 더 심하다. 이 무인기는 연료 부족으로 추락했기 때문에 당연히 완파됐을 것인데 사진을 보면 날개만 떨어져 나갔을 뿐 바퀴 연결 부분의 가느다란 지지대나 프로펠러가 멀쩡하다. 흙조차 묻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무선조종 비행기가 추락할 경우 동체 파손은 기본이며 특히 프로펠러는 거의 대부분 부러진다고 한다.

그 밖에도 국방부 발표에는 무인기의 출처를 북한으로 특정하기에는 의문점이 많다. 벌써부터 인터넷 상에는 저고도 레이더 같은 무기 구입을 둘러싼 음모론이 돌고 있다.

제2의 천안함 사건이 안 되려면

이런 의문들을 깨끗이 해결하지 않으면 이번 무인기 사건은 제2의 천안함 사건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사건은 정부에서 처음에는 북한 연계 가능성에 대해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부인했다가 말을 바꾼 점, 정부는 북한 소행이라 주장하지만 국민들 속에서 여러 의문들이 제기되는 점, 북한이 자신들의 소행으로 인정하지 않는 점, 한미연합군사연습을 진행하는 중에 발생했다는 점, 지방선거를 앞두고 발생했다는 점, 남북관계를 급격히 얼어붙게 만들 수 있다는 점 등 여러모로 천안함 사건과 유사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독일에서 남북관계와 관련한 중요한 제안을 할 시점에 사건이 발생했다는 점도 석연치 않다. 물론 여러 한계를 지적받고는 있지만 어쨌든 박근혜 대통령은 연초부터 '통일 대박'을 강조하며 통일준비위원회를 설치하고 직접 위원장을 맡는 등 남북관계 변화를 의욕적으로 추진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남북 사이에 새로운 심각한 갈등 요소가 발생하고 말았다.

국방부는 "북한의 소행으로 명확하게 드러나면 정부 차원에서 또는 국제적 차원에서 국제기구 등을 통해 다양한 방안으로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철저한 진상조사 없이 북한 소행으로 규정할 경우 천안함 사건 때처럼 남북관계만 파괴될 뿐 아무런 실익도 얻지 못할 수가 있다.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진상조사나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를 통해 진상부터 정확히 밝혀 국민들 속에서 제기되고 있는 여러 의혹들을 푸는 것이 우선이다. 그렇지 않고 북한 소행으로 단정하고 의혹 제기를 '이적행위'로 몰아붙인다면 남북관계는 남북관계대로 파괴되고, 정부는 정부대로 신뢰를 잃고, 사회적으로는 다시 매카시즘 선풍이 불게 될 것이다.

* 이 글은 오마이뉴스에 기고한 글입니다. [출처: 동북아의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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