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조선, “새로운 수준의 억제력” 적용 선언 - 두 차례 미사일 발사 뒤 침묵의 의미 > 새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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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 [기고] 조선, “새로운 수준의 억제력” 적용 선언 - 두 차례 미사일 발사 뒤 침묵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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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국 작성일26-08-14 19:49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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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새로운 수준의 억제력” 적용 선언 - 두 차례 미사일 발사 뒤 침묵의 의미


윤현일 (자유기고가)


1. “새로운 위협에는 새로운 억제력”


조선 외무성 대변인이 8월 13일 미한합동군사연습 ‘을지 프리덤 쉴드’를 규탄하는 담화를 발표했다. 외무성은 이번 연습을 단순한 연례훈련으로 보지 않았다. 미국이 전쟁수행 방식을 현대전에 맞게 바꾸고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확대하는 한편 미일한 군사공조까지 강화하면서 코리아반도의 군사적 위협이 이전과 다른 단계로 올라섰다고 평가했다.

담화에서 가장 주목할 문장은 이것이다.

“새로운 수준의 위협에 새로운 수준의 억제력을 적용하는것은 우리의 일관한 안전보장원칙이다.”

미한이 군사적 위협의 수준과 전쟁방식을 바꾸면 조선 역시 기존과 같은 방식으로 대응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조선이 말하는 ‘새로운 수준의 위협’은 무엇이며, 이에 적용하겠다는 ‘새로운 수준의 억제력’은 무엇을 뜻하는가.


2. 2026 을지 프리덤 쉴드, 무엇이 달라졌나


8월 17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되는 올해 을지 프리덤 쉴드에는 약 1만8천 명의 한국군이 참가한다. 병력 규모는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달라진 것은 규모보다 전쟁을 상정하고 수행하는 방식이다.

올해 훈련에는 무인기전·전자전·사이버전 등 현대전에서 중요성이 커진 요소들이 반영된다. 미한연합사와 주한미군 측도 조선군이 실제 전쟁에서 얻은 경험이 군사능력을 변화시켰으며 이번 훈련이 그 변화를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과거에 예상했던 조선군이 아니라 실제 전쟁경험까지 축적한 조선군을 새로운 상대로 놓고 훈련하는 것이다.

미8군이 공개한 훈련내용은 더욱 구체적이다. 제병협동 실사격과 도하훈련뿐 아니라 정보·통신·방공·군수·의무·예비역 동원과 억류자 처리까지 포함한다. 실제 전쟁에서 필요한 지휘와 전투, 증원, 군수체계를 함께 검증하는 것이다.

특히 미군은 미국 본토와 역내에서 들어오는 병력과 장비를 받아 전방으로 이동시키고 기존 전력과 통합하는 증원 절차를 훈련한다. 인도·태평양 지역에 비축한 사전배치물자를 활용해 일본 열도에서 오키나와·대만·필리핀으로 이어지는 제1도련선 안에서 전투력을 신속하게 투사하는 능력도 검증한다고 밝혔다.

이 대목은 중요하다. UFS를 단순히 코리아반도 방어훈련으로만 설명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코리아반도에 배치된 미군과 군수체계가 서태평양의 더 넓은 작전공간과 연결되고 있다. 외무성이 담화에서 “주한미군의 전략적유연성확대”와 “조선반도와 그 너머의 지역”을 함께 언급한 것도 이런 변화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조선의 입장에서는 미한연합군이 코리아반도를 넘어 서태평양으로 전개하는 과정에 더 큰 위험과 불확실성이 따른다고 인식하게 만들려 할 가능성도 있다. 전력전개 자체의 군사적·정치적 비용을 높여 그 확장을 억제하려는 계산이다.

미일한 군사공조도 제도화되고 있다. 세 나라는 조선 미사일에 대한 실시간 경보정보를 공유하고 다영역 연합훈련 ‘프리덤 에지’를 실시하며 정보공유와 연합훈련을 정례화해왔다. 조선은 이를 “핵동맹으로 변이되고 있는 미일한 3각 군사공조체제”로 규정했다.

따라서 ‘새로운 수준의 위협’은 무인기·전자전·사이버전 같은 기술 변화만을 뜻하지 않는다. 코리아반도 방어와 서태평양 작전공간이 점차 연결되는 군사구조 자체를 조선은 새로운 위협으로 보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3. “전쟁각본의 부단한 갱신” — 5027에서 5015까지


외무성 담화에는 또 하나 주목할 표현이 있다.

“전쟁각본의 부단한 갱신과 예행”

미한연합군에는 실제 전쟁이 벌어질 경우 병력을 어디에 투입하고 어떻게 방어와 반격을 수행할지를 정해놓은 작전계획이 있다. 쉽게 말하면 전쟁이 시작됐을 때 적용할 기본적인 전쟁설계도다.

대표적인 것이 오랫동안 사용된 작전계획 5027이다. 초기에는 조선군의 대규모 남하를 저지하고 미국 증원전력이 들어온 뒤 반격하는 재래식 전면전을 중심으로 했다. 이후 조선의 핵·미사일과 생화학무기, 비대칭전력이 새로운 변수로 등장하면서 같은 5027도 여러 차례 수정됐다.

2015년에는 이를 대신하는 작전계획 5015가 마련됐다. 구체적인 내용은 기밀이지만 기존의 대규모 재래식 전쟁뿐 아니라 조선의 핵·미사일과 대량살상무기에 보다 신속하게 대응하는 방향으로 바뀐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에도 변화한 군사환경과 조선의 새로운 능력을 반영한 작전계획의 갱신은 계속됐다.

외무성이 말한 ‘전쟁각본의 부단한 갱신과 예행’은 이런 과정과 연결해 볼 수 있다. 조선의 군사능력이 변하면 미한은 작계를 바꾸고, 바뀐 작계를 연합훈련에서 반복 검증한다. 새로운 무기와 전쟁경험이 나타나면 다시 수정하고 다시 훈련한다.

그렇다면 조선 역시 과거의 억제방식을 그대로 유지할 이유가 없다는 논리가 성립한다. 바로 그 뒤에 나온 것이 “새로운 수준의 위협에 새로운 수준의 억제력을 적용한다”는 선언이다.


4. 두 번 쏘고 두 번 침묵했다


이 지점에서 8월 6일과 12일 원산 일대에서 있었던 두 차례 미사일 발사가 다시 보인다.

12일 발사체는 700㎞ 이상 비행했다. 그러나 미일한 당국은 아직 정확한 기종과 시험목적을 공식적으로 확정하지 않았다. 일부 한국 전문가들은 6일 시험이 목표를 충분히 달성하지 못해 12일 다시 시험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러나 조선이 무엇을 시험했고 어떤 기준으로 시험결과를 평가했는지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두 발사를 단순히 실패와 성공으로 나누는 것부터 무리가 있다. 무기시험은 한 번의 발사로 성공과 실패만 판정하는 과정이 아니다. 비행거리와 궤도, 추진·유도체계와 여러 운용조건을 달리하며 필요한 자료를 축적하고 다음 단계의 개량에 반영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6일과 12일의 서로 다른 비행결과 역시 실패와 재시험이 아니라 서로 다른 조건에서 필요한 자료를 얻기 위한 연속시험이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성공과 실패를 판단하려면 먼저 시험목적을 알아야 하는데 바로 그 정보가 공개되지 않았다.

여기에는 또 하나 생각해볼 가능성이 있다. 일반적으로 단거리·중거리·장거리 미사일은 크기와 외형, 비행특성에서 어느 정도 차이가 나타난다. 그런데 만약 외형상 같은 계열로 보이는 무기가 서로 다른 사거리와 임무로 운용될 수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발사 초기에는 같은 무기로 보이는데 실제로 어디까지 날아갈지 알 수 없다면, 탐지에는 성공해도 그 순간 어떤 위협이 시작됐는지 판단하기가 훨씬 어려워진다.

현재 6일과 12일 발사체가 그런 새로운 무기였다고 말할 근거는 없다. 중요한 것은 조선이 두 발사 모두 무기의 명칭과 사진, 시험목적을 공개하지 않으면서 이런 가능성까지 외부의 분석 대상으로 남겨놓았다는 점이다.

더 흥미로운 것은 조선이 두 번 쏘고 두 번 모두 침묵했다는 사실이다.

미일한의 감시능력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 위성, 지상·해상 레이더, 각종 유·무인 정찰기와 한국·일본의 정보자산까지 연결돼 조선의 군사활동을 과거보다 훨씬 촘촘하게 감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장시간 반복감시도 두드러진다. 7월 14일 미 해군의 고고도 장기체공 무인정찰기 MQ-4C ‘트라이튼’은 한국 중부지역을 약 5시간 동안 5~6차례 왕복했고, 사흘 뒤 다시 비슷한 지역을 수시간 반복 비행했다. 같은 시기 미 육군 ARES 정찰기도 밤새 서해와 동해를 오가며 장시간 항적을 남겼다.

8월 12일 미사일 발사 전후에는 일본 서쪽 해역에서 MQ-9B ‘씨가디언’도 포착됐다. 씨가디언은 장시간 바다 위에 머물며 넓은 해역을 지속적으로 감시하는 데 특화된 무인정찰기다. 공개 항적만으로 개별 기체의 구체적인 임무를 단정할 수는 없지만, 장기체공 정찰자산이 코리아반도와 주변을 오랫동안 감시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런데 이처럼 장시간 감시하고도 조선이 입을 닫자 무엇을 시험했는지에 대한 정확한 판단 대신 여러 추측만 나오고 있다. 조선의 무기 제원과 시험목적조차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채 그 대응을 훈련한다면, 미한연합훈련의 전제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상대가 어떤 무기를 어떻게 사용할지 알지 못하면 아무리 정교한 훈련도 실제 상황과 어긋날 가능성이 커진다. 더 나아가 잘못된 가정을 전제로 한 훈련은 반복될수록 그 가정에 더 깊이 익숙해질 위험도 있다.

발사체의 위치와 궤적을 포착하는 것과 무엇을 시험했는지, 어떤 기술을 검증했는지, 목표했던 성능을 달성했는지, 다음에는 무엇을 할 것인지 알아내는 것은 다른 문제다.

상대를 많이 본다고 해서 상대를 많이 아는 것은 아니다.


5. 많이 본다고 많이 아는 것은 아니다


미국은 조선 정보수집의 어려움을 오래전부터 인정해왔다. 2018년 당시 미 국방정보국장은 조선을 미국이 상대하는 “가장 어려운 정보수집 대상”이라고 표현했다. 위성과 정찰기로 군사시설이나 무기의 움직임을 볼 수 있어도 지도부가 무엇을 판단하고 무엇을 준비하는지 알아내는 것은 훨씬 어렵기 때문이다.

그 어려움을 보여주는 보도도 있었다. 뉴욕타임스는 2025년 9월 미 해군 특수부대가 2019년 조선 해안에 침투해 김정은위원장의 통신을 감청할 장치를 설치하려 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가 작전 자체를 공식 확인하지는 않았지만 이후 미 법무부가 이 보도의 취재원과 기밀유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그런 미국을 향해 김정은위원장은 지난 2월 조선로동당 제9차대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금 우리의 적수들은 우리가 무엇을 구상하고 무엇을 계산하고있는지 모르고있다. 그들은 알수가 없으며 또 몰라야 한다. 그것이 적들에게는 털어버릴수 없는 불안과 공포로 된다.”

이 발언이 미사일 시험의 비공개를 직접 지시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적수들이 우리의 구상과 계산을 몰라야 한다”는 원칙이 군사적 억제에도 적용되고 있다고 볼 여지는 충분하다.

과거 조선은 새로운 무기를 시험한 뒤 사진과 명칭, 시험목적을 공개하는 ‘보여주는 억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그런데 6일과 12일에는 발사 사실만 남기고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았다.

발사했다는 사실은 보여주되 무엇을 시험했는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상대의 눈을 가리는 것이 아니다. 미일한은 발사를 보고 궤적까지 추적했다. 문제는 보고도 그 의미를 확정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어떤 무기인지, 무엇을 검증했는지, 다음에는 어떻게 운용될지 알 수 없다면 하나의 가능성이 아니라 여러 가능성에 동시에 대비해야 한다.

불확실성 자체가 곧 억제력은 아니다. 그러나 그 뒤에 실제로 감당하기 어려운 군사력이 존재한다고 판단할 때 불확실성은 상대의 계산을 복잡하게 만든다. 조선이 이미 핵과 다양한 미사일체계를 갖춘 상태라는 점에서 두 차례 발사 뒤의 침묵은 설명하지 못해서 생긴 침묵이 아니라, 상대가 정확히 설명하지 못하게 만드는 적극적인 침묵으로 기능하고 있다.


6. 결론: “대적입장은 보다 명백히 표현될 것이다”


외무성 담화는 마지막에 이렇게 경고했다.

“책임적이고도 단호한 정당방위권행사로 임의의 위협과 도전도 철저히 불허하려는 우리의 대적립장은 보다 명백히 표현될것이다.”

주목할 것은 미래형이다. 미사일은 이미 8월 6일과 12일 발사됐다. 그런데 13일 담화에서는 대적입장이 ‘표현됐다’가 아니라 “보다 명백히 표현될 것”이라고 했다.

따라서 UFS가 시작된 뒤 조선의 대응을 미사일 추가발사 하나로만 예상할 필요는 없다. 기존 무기의 개량과 새로운 무기의 시험, 미사일뿐 아니라 방사포·무인기 등 여러 전투수단을 통해 다양한 대응능력을 보여줄 가능성이 있다. 중요한 것은 어떤 무기를 보여주느냐보다 미한이 예상한 방식대로 움직이느냐 아니냐일 수 있다.

미한은 조선의 능력과 예상 행동을 분석해 작전계획을 만들고 이를 반복해서 훈련한다. 조선이 그들이 예상하지 못한 무기와 운용방식을 보여준다면 UFS가 전제로 삼은 전쟁각본 자체가 흔들린다. ‘우리는 조선이 어떻게 싸울지 알고 있다’는 확신을 깨고, 실제 전쟁에서는 훈련에 없던 상황을 감당해야 한다는 부담을 만드는 것이다.

여기서 UFS의 역설이 생긴다. 미한은 조선과의 전쟁에 더 잘 대비하기 위해 훈련하지만, 조선은 훈련을 거듭할수록 ‘실제 전쟁에서는 우리가 모르는 것이 많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만들려 할 수 있다. 훈련이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전쟁의 위험과 불확실성을 더욱 크게 느끼게 만든다면 그것 자체가 억제의 효과다.

결국 새로운 억제력의 목적은 더 강한 무기를 하나 더 보여주는 데만 있지 않다. 미일한이 전쟁계획을 세우고 훈련할수록 오히려 전쟁 자체를 선택해서는 안 된다는 계산에 도달하게 만드는 것이다.

전쟁에서 이기는 것보다 더 강한 억제는, 상대가 처음부터 전쟁을 선택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다.



(사진설명 : MQ-9B 씨가디언은 30시간 이상 장기체공이 가능한 해양 감시·정찰 무인기다.

광역 해상레이더와 전자정보 수집장비 등을 이용해 주야간 해상 상황을 감시한다.

그러나 상대를 오래 보고 추적하는 것과 그 무기의 정체와 의도까지 아는 것은 다른 문제다.)

 

[출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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