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 [민플러스 분석] 제1도련선에 어떤 그림이 그려지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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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국 작성일26-08-11 20:56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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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제1도련선에 어떤 그림이 그려지고 있나
박재산 기자
미 NDS 전략 현실화…일본·대만·필리핀 잇는 ‘킬웹’, 한반도까지 연결
제1도련선이 심상치 않다. 일본에서 대만을 거쳐 필리핀으로 이어지는 제1도련선에 장거리 미사일과 대함·방공체계가 속속 들어서고 있다. 미군이 사용할 기지는 늘어나고 대규모 전쟁연습이 이어진다. 정보·지휘·군수망도 국경을 넘어 연결되고 있다.

엘브리지 콜비 미국 국방부 정책차관
콜비 미국 국방부 정책차관은 10일 필리핀 방문에서 “제1도련선을 따라 거부 기반 억지태세를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 국가방위전략(NDS)을 통해 추진해 온 대중국 포위전략을 강조한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 구상이 문서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본의 장거리 타격체계, 대만의 정보·정밀타격망, 필리핀의 미군 전진기지를 지도 위에 놓으면 하나의 그림이 드러난다. 미국이 추진해 온 제1도련선의 ‘킬웹(Kill Web)’이 물리적 실체를 갖춰가고 있다.
일본, 토마호크에서 장기전 군수체계까지
제1도련선 북부에서 가장 빠른 변화가 나타나는 곳은 일본이다.
일본 방위성은 지난 7월 30일, 해상자위대 이지스 구축함 초카이호가 사흘 전인 27일 태평양 해상에서 사거리 1천600∼2천500㎞에 달하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처음으로 실사격했다고 전격 발표했다. 일본이 공격형 미사일을 실제 발사해 검증한 첫 사례다. 일본은 2027년까지 토마호크 400발을 도입해 이지스함 8척에 순차적으로 탑재한다.

토마호크 발사 시험을 하는 초카이호
대만 방향으로 이어지는 난세이제도 역시 군사력 증강이 진행되고 있다. 이미 아마미오시마, 미야코지마, 이시가키지마에 지대함·지대공 미사일 전력이 배치를 마쳤고, 대만과 불과 110㎞ 떨어진 요나구니에서도 방공전력 증강이 추진된다. 올해 3월에는 사거리 1,000km급 '12식 지대함 유도탄 개량형'의 실전배치도 본격 착수됐다.
지휘·군수 체계도 일원화되고 있다. 지난해 창설된 자위대 통합작전사령부는 주일미군과 24시간 대응체제를 구축했다. 주일미군 사령부 역시 지휘·통제 인원을 대폭 증원하며 전투기능 전반을 강화했다.
일본의 2026년 방위백서는 탄약 비축과 전시 생산, 동맹국 군수지원을 ‘장기 지속전’의 핵심 요소로 명시했다. 단순한 방위력 증강을 넘어 장기간 전쟁을 치를 수 있는 국가 총동원 체제를 갖추는 셈이다.
대만, 제1도련선 중앙의 정보·타격거점으로
대만은 내년 국방예산을 사상 최대인 1조1천억 대만달러(약 48조3천억원)로 늘린다. 올해보다 1천500억 대만달러 늘어난 규모다. 구리슝 대만 국방부장은 미국과의 군사협력이 “상상보다 훨씬 긴밀하다”며 미군의 실전 경험을 전수받고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대만에는 반경 3천㎞를 감시하는 장거리 조기경보레이더와 전자정보 수집망이 작동 중이다. 올해 초부터는 미군 인력이 대만군 정보기관에 최초로 상주하기 시작했다.

대만 타이중에서 군 합동 실사격 훈련이 열려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가 로켓을 발사하고 있다.
지난 7월 5일부터 열흘간 전개된 ‘한광 42호’ 훈련에는 예비군 2만 명과 M1A2T 전차, HIMARS(고성능다목적로켓시스템) 등이 동원됐다.
앞서 대만군은 지난 6월 HIMARS를 동원해 중국 본토를 마주 보는 대만해협 방향으로 처음 실사격훈련을 실시했다. 미국산 이동식 정밀타격체계를 대만 서해안에서 중국 방향으로 실사격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작지 않다.
이 같은 움직임은 표면상 방어 훈련이지만 실상은 제1도련선 중앙에서 미군과 정보·타격체계를 연계하고 전력을 분산 운용하는 군사거점화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
필리핀, 9개 미군 사용기지와 ‘타이폰’ 배치
대만 남쪽 필리핀의 군사적 역할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미군이 사용할 수 있는 필리핀 군사시설은 방위협력확대협정(EDCA)에 따라 9곳으로 늘었다. 대만을 마주 보는 북부 루손과 남중국해 전면의 팔라완이 핵심이다. 미 육군은 2024년 4월 '살라크닙' 훈련을 계기로 지상 발사형 중거리미사일 '타이폰' 포대를 필리핀 북부 루손에 들여와 배치를 상례화했다. 토마호크와 SM-6를 지상에서 쏘아 올리는 체계다.
올해 4~5월 열린 ‘발리카탄’ 훈련에는 미군 1만 명 등 1만7천여 명이 투입됐고, 일본 자위대도 병력 1천400명과 군함을 보냈다. 필리핀은 일본과 상대국에 병력을 파병하는 상호접근협정(RAA)을 발효한 데 이어, 오는 22일 군수 물자와 용역을 주고받는 상호군수지원협정(ACSA)까지 발효시켜 병력과 물자가 제약 없이 오가는 군사지대를 완성했다.

지난 5월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이 필리핀 국방장관과 함께
필리핀에서 열린 다국적 연합 훈련 '발리카탄' 훈련장을 방문해 일본 자위대 병사들을 격려하고 있다.
일본·대만·필리핀 연결…제1도련선에 구축되는 ‘킬웹’
개별 국가의 군사력 증강처럼 보이는 현상들을 제1도련선이라는 하나의 공간에 놓으면 판이 달라진다.
일본의 장거리 타격과 군수기지, 대만의 감시·정보망, 필리핀의 미군 전진기지와 중거리미사일. 여기에 미·일·필리핀 연합훈련과 정보 공유가 이 거점들을 하나로 엮는다. 미군이 추진해 온 분산형 네트워크 타격망, 즉 ‘킬웹(Kill Web)’의 실물 판이다.
미국은 이를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는 ‘거부 억지력’이라 포장한다. 그러나 실제 배치는 동중국해에서 대만해협, 남중국해로 이어지는 길목을 봉쇄하고 언제든 지역전쟁을 수행할 수 있도록 만든 대중국 포위망이자 전쟁 네트워크다.
한반도는 그 전쟁체계 밖에 있는가
한반도 역시 이 위험한 톱니바퀴에 맞물려 돌아가고 있다.
미 NDS 전략은 한국군이 한반도 방어의 주된 책임을 더 많이 담당하도록 하는 한편,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대폭 확대하여 제1도련선의 대중국 군사적 포위망을 강화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주한미군 기지의 역내 작전기지화 흐름이 뚜렷해지는 이유다.
오산기지는 항공전력을 여러 기지로 신속히 분산하는 ‘민첩한 전투운용(ACE)’의 주요 거점으로 활용되고 있다. 군산에는 MQ-9 리퍼 무인기 전력이 들어왔고 항공기의 신속한 재무장·재급유를 위한 시설도 확충되고 있다. 광주는 해외 미 공군 전력의 증원 거점으로, 캠프 캐럴은 미 본토 병력이 사전배치 장비를 인수하는 군수거점으로 기능을 확대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한반도 역시 제1도련선 북쪽에서 미군의 역내 작전을 지원하고 지속시키는 핵심 전초기지로 편입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26 UFS연습 한미 공동브리핑'
전쟁수행의 조건은 이미 갖춰지고 있다
미국은 제1도련선 전략을 ‘전쟁 억지’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지금 제1도련선에서 벌어지는 현실은 억지를 위한 선언을 넘어선다. 미국이 NSS와 NDS에 적어놓은 제1도련선 전략이 하나씩 물리적 실체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이란 전쟁까지 벌어진 상황에서 국제 지정학·군사 전문가들이 다음 대규모 군사충돌의 위험지역으로 동북아를 지목해 온 것을 더 이상 위기론으로만 치부하기 어려운 이유다.
전쟁이 예정돼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전쟁의 위험은 선언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실제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조건이 얼마나 갖춰지고 있는지 봐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제1도련선에서 벌어지는 급격한 움직임은 심상치 않다.
[출처 민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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