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 [기고] 나토 다음 몽골, 이재명 대통령은 무엇을 찾았나 - 광물, 조선 접촉경로, 그리고 편입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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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국 작성일26-07-09 19:48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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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나토 다음 몽골, 이재명 대통령은 무엇을 찾았나 - 광물, 조선 접촉경로, 그리고 편입외교
윤현일 (자유기고가)
이재명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참석 직후 몽골로 날아갔다. 그리고 몽골방문의 의미는 외교안보를 책임지는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설명했다. 이 점을 가볍게 볼 수 없다. 이재명 대통령은 왜 몽골에 갔는가. 그 이유는 유럽과 미국의 전략과 연결되어 있지 않은가.
몽골방문을 단순한 경제협력 일정으로만 보기에는 여러 의문이 남는다. 한국 외교안보는 점점 서방의 국제정치와 한 몸처럼 움직이고 있다. 방산협력, 공급망, 광물, 조선 접촉경로가 하나의 일정 안에 겹쳐 있다.
지금 국제사회는 다극사회로 바뀌고 있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의 대외정책은 다극사회에 대비하기보다, 흔들리는 일극패권사회를 떠받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특히 미국의 국제전략 기조에 맞추어 움직이는 모습이 뚜렷하다. 이재명 대통령과 위성락 실장이 함께 이끄는 외교안보 기조가 한국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1. 나토 다음 몽골, 그 순서의 의미
이재명 대통령은 7월 9일 몽골을 국빈 방문했다. 한국 대통령의 몽골 국빈 방문은 15년 만이었다. 그러나 이번 방문은 단독방문이 아니었다. 나토 정상회의 직후 이어진 방문이었다. 이 순서가 중요하다.
외교 일정은 우연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어느 회의 직후 어느 나라를 찾는가는 그 자체로 하나의 메시지다. 나토 다음 몽골이라는 순서도 마찬가지다.
위성락 실장이 나토 정상회의 참석과 몽골 국빈방문을 하나의 흐름으로 설명했다는 점도 중요하다. 몽골방문이 순수한 경제일정이었다면 산업·통상 라인이 전면에 서도 충분했을 것이다. 그러나 위성락 실장은 몽골을 광물 보유국으로 설명하면서도, 조선과 전통적 우호관계를 유지해 온 나라라고 밝혔다. 또 코리아반도의 긴장 완화와 조선과의 대화 재개 방안도 언급했다.
이것은 몽골방문이 경제협력만의 문제가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나토에서는 방산협력과 방산 공급망 편입이 논의되었다. 몽골에서는 광물 공급망과 조선 접촉경로가 함께 언급되었다. 두 일정은 따로 떨어진 것이 아니었다. 방산, 광물, 조선문제가 하나의 안보 일정 안에 묶여 있었다.
미국과의 연결도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6월 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조선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이끌어 달라고 요청했다. 미국은 오래전부터 조선과 다시 대화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었다. 한국은 그 흐름 속에서 조선으로 이어질 통로를 찾으려 했다.
물론 미국이 몽골방문을 직접 지시했다는 공개 근거는 없다. 그렇게 단정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흐름은 분명하다. 나토에서는 방산협력을 말했다. 몽골에서는 광물과 조선 대화 재개를 말했다. 하나는 전쟁산업의 시장이고, 다른 하나는 전쟁산업의 재료이며, 또 다른 하나는 조선 접촉경로다. 그래서 나토 다음 몽골이라는 순서는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2. 광물의 나라에서 조선을 찾다
몽골은 광물의 나라다. 석탄, 구리, 철광석, 금, 희토류 등 광물자원이 풍부하고, 광물 수출이 국가경제의 중심을 이룬다. 2023년 몽골 총수출에서 광물제품과 비가공 금이 차지한 비중은 91%에 이르렀다. 동시에 몽골은 조선과 관계를 유지해 온 나라다. 광물과 조선 접촉경로, 이 두 가지가 이번 방문에서 겹쳤다.
몽골의 광물자원은 분명 중요하다. 특히 희토류는 전기차, 반도체, 인공지능 산업뿐 아니라 첨단무기 생산에도 필요한 전략자원이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와 공급 불안이 커지는 상황에서, 몽골 광물은 미국과 유럽에도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미국과 유럽이 직접 몽골과 협력하면 되지 않는가. 실제로 미국과 유럽도 몽골의 광물자원에 관심을 두고 있다. 그러나 광물을 확보한다고 곧바로 제품이 생산되는 것은 아니다. 몽골의 광물은 채굴 뒤 운송·정련·가공 등 복잡한 제조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는 낮은 생산비, 숙련된 제조기반, 정밀한 가공기술, 안정된 산업망이 필요하다. 미국과 유럽이 이 모든 과정을 단기간에 떠안기는 어렵다. 바로 이 지점에서 한국은 서방 방산 공급망의 중간 실행자로 등장한다.
한국은 이미 나토 무기 공급망에 더 깊이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나토에서 방산협력, 공동연구, 공동생산을 말한 것은 한국이 나토의 무기 생산과 공급 체계 안에서 더 큰 역할을 맡겠다는 뜻이었다. 그렇다면 광물 확보도 한국의 과제가 된다. 무기 생산에 필요한 재료 확보까지 함께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몽골방문은 단순한 경제외교가 아니었다. 겉으로는 유럽과 나토의 무기 공급망을 뒷받침할 광물 확보가 있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과제는 미국이 오래 모색해 온 조선 접촉경로 찾기였다. 한국은 중국, 베트남, 바티칸에 이어 이번에는 몽골에서 조선으로 이어질 통로를 찾으려 했다.
그래서 위성락 실장이 몽골방문을 설명한 것이다. 광물 공급망은 유럽·나토의 무기 공급망과 연결되었고, 몽골의 조선 관계는 미국의 조선 접촉 모색과 연결되었다. 경제 일정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안보 의제가 더 크게 깔린 방문이었다.
3. 조선은 말보다 행동을 본다
문제는 조선의 인식이다. 한국은 국내에서 관계개선과 대화를 말한다. 적대행위 불추진도 말한다. 그러나 조선이 보는 것은 말이 아니라 행동이다. 행동은 나토 방산협력이고, 미일한 군사협력이고, 조선비핵화 반복이다. 조선이 이것을 평화의 신호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이 점은 김여정부장의 담화에서 이미 드러났다. 김여정부장은 이재명 정부의 유화 조치를 평가절하했다. 한국과 마주 앉을 일도, 논의할 문제도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재명 정부가 미한동맹에 대한 맹신과 대결기도에서 전임 정부와 다르지 않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2026년 6월 외무성 10국 대변인 담화도 같은 흐름을 보여준다. 한국·유럽연합 공동성명에서 조선의 핵보유국 지위와 조러 군사협력을 비판하자, 조선 외무성 10국은 한국을 “적대와 대결을 체질화한 불변의 적국”이라고 규정했다. 또한 한국의 집권자가 “평화의 가면”을 벗어던졌다고 비난했다.
이 담화는 중요하다. 한국이 아무리 체제존중과 적대행위 불추진을 말해도, 해외에서 조선의 핵문제와 조러 협력을 공격하면 조선은 그것을 적대행위로 받아들인다. 조선의 눈에는 국내 발언보다 해외 행동이 더 중요하다.
특히 조선비핵화라는 말은 관계개선의 출발점이 아니라 적대정책의 반복으로 들릴 수 있다. 한국이 대화를 말해도, 그 앞에 비핵화를 조건처럼 세우면 조선은 그것을 대화가 아니라 압박으로 볼 것이다. 결국 한국이 조선과 대화하고 싶다면 먼저 적대행위를 줄여야 한다. 그러나 지금의 흐름은 반대다. 나토와 방산협력을 확대하고, 미일한 군사구조를 유지하며, 조선비핵화를 반복한다. 그러면서 몽골을 통해 접촉경로를 찾는다. 조선의 눈에는 평화외교가 아니라 압박과 접촉을 함께 쓰는 관리전략으로 보일 가능성이 크다.
4. 서방 중심 외교에 매달리다
이재명 정부의 해외방문 동선을 보면 더 큰 흐름이 보인다. 2025년은 동맹강화의 해였다. 캐나다, 일본, 미국, 말레이시아, 아랍에미리트, 이집트 방문은 한국을 미국 중심 질서 안에 다시 세우는 과정이었다. 일본과 미국은 미일한 구조의 핵심이었고, 중동 방문도 에너지, 방산, 기반시설, 안보협력과 연결되었다.
2026년 방문국은 크게 두 갈래로 나눌 수 있다. 한쪽에는 일본, 인도, 싱가포르, 필리핀, 벨기에, 이탈리아처럼 조선과 적대적이거나 조선과 거리를 둔 나라들이 있었다. 이 흐름은 미국 중심의 안보·경제질서, 나토와 유럽, 인도태평양 전략과 연결되어 있었다.
다른 한쪽에는 중국, 베트남, 바티칸, 몽골처럼 조선과 접촉할 수 있는 통로를 가진 나라들이 있었다. 그러나 그 역시 한국의 독자외교가 아니었다. 미국이 원하는 조선과의 대화 재개를 위해, 한국이 먼저 움직이며 통로를 확인한 것이다.
여기서 이재명 외교의 모순이 드러난다. 국내에서는 조선과 대화를 말한다. 해외에서는 조선이 적대행위로 볼 수밖에 없는 방산협력을 확대한다. 중국, 베트남, 바티칸, 몽골을 통해 조선 접촉경로를 찾지만, 동시에 나토와 무기체계를 함께 만들겠다고 한다.
이재명 정부는 이것을 실용외교라고 말할 수 있다. 동맹은 동맹대로 강화하고, 대화는 대화대로 추진한다는 논리다. 그러나 조선의 눈에는 다르게 보일 것이다. 압박과 접촉을 동시에 쓰는 관리전략으로 보일 것이다.
이재명 정부가 정말 다극사회를 준비하려 했다면,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는 중요한 외교 공간이 될 수 있었다. 그곳은 미국, 중국, 러시아, 유럽이 각축하는 공간이다. 동시에 한국이 독자외교를 펼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그러나 작년과 올해의 해외방문 동선에서 그런 흐름은 크게 보이지 않는다. 대신 동선은 서방세계와 그 주변으로 집중되었다. 말은 실용외교였지만, 실제 동선은 서방 중심 편입외교에 가까웠다.
5. 접촉경로는 적대행위 중단에서 열린다
문제는 접촉경로가 아니라 신뢰의 조건이다. 한국은 말과 행동을 일치시키면 된다.
조선 접촉경로를 찾겠다며 제3국을 찾아다닐 필요는 없다. 한국이 진정으로 조선과의 접촉을 원한다면, 먼저 한국 안에서 적대행위를 줄여야 한다.
국가보안법을 그대로 두고, 미한군사동맹을 강화하고, 연합군사훈련을 계속하며, 전시작전통제권도 회수하지 않고, 나토 방산협력까지 확대하면서 조선과의 접촉을 바라는 것은 모순이다. 조선은 한국의 말을 보지 않는다. 행동을 본다.
한국이 진정으로 자주민주정부의 길을 가겠다면, 최소한 국가보안법 폐지 또는 대폭 개정, 미한동맹 구조에 대한 재검토, 연합군사훈련의 축소·중단, 전시작전통제권 회수, 나토 방산협력의 중단 또는 축소 같은 실질 조치를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 그런 행동이 있어야 조선도 한국의 변화를 판단할 수 있다.
조선 접촉경로는 해외에서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한국이 적대행위를 줄일 때 비로소 조건이 만들어진다. 적대행위를 계속하면서 조선 접촉을 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한국은 조선과의 관계개선을 원하는지, 아니면 미국동맹 안에서 조선을 관리하려는 것인지 분명히 해야 한다.
6. 다극사회 앞에서 한국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지금 세계는 크게 바뀌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이란 충돌은 단순한 지역분쟁이 아니다. 일극체제가 흔들리고 다극사회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진통이다.
미국이 모든 것을 결정하던 시대는 흔들리고 있다. 러시아는 물러서지 않는다. 이란은 굴복하지 않는다. 중국은 독자적 질서를 확대한다. 브릭스도 커지고 있다. 세계는 이미 하나의 중심이 모든 것을 결정하던 시대로 돌아가기 어렵다.
그렇다면 한국도 다극사회에 맞는 외교를 준비해야 한다. 미국만 바라보는 외교가 아니라 중국, 러시아, 아세안, 중동, 아프리카, 남아메리카와 모두 관계를 넓혀야 한다. 어느 한쪽의 전쟁전략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세계 속에서 한국의 생존공간을 넓혀야 한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의 해외방문 동선은 그런 방향과 거리가 멀다. 2025년에는 동맹강화가 두드러졌다. 2026년에는 유럽, 나토, 방산, 공급망, 광물 외교가 전면에 나왔다. 조선 접촉경로를 찾는 움직임도 있었지만, 그것 역시 미국동맹과 비핵화 틀 안에 묶여 있었다.
몽골도 다극외교의 공간이 될 수 있었다. 몽골은 중국과 러시아 사이에 있고, 조선과도 관계를 유지해 온 나라다. 한국이 독자외교를 하려 했다면 몽골은 균형외교의 공간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방문에서 몽골은 그런 공간으로 쓰이지 않았다. 몽골은 유럽과 나토의 광물 공급망, 미국의 조선 접촉 모색을 위한 공간으로 사용되었다.
7. 몽골방문이 드러낸 한국 외교의 실상
몽골방문은 이재명 정부 외교의 실상을 보여준다. 한쪽에서는 나토와 방산협력을 확대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조선 접촉경로를 찾는다. 조선비핵화를 말하면서 관계개선을 말하고, 적대행동을 계속하면서 대화를 말한다. 말과 행동이 다른 전형적인 모습이다.
몽골방문은 단순한 광물 외교가 아니다. 광물 확보 역시 중요한 목표였겠지만, 그것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나토 직후 몽골이라는 순서, 방산협력 직후 광물 공급망이라는 연결, 그리고 조선 접촉경로라는 안보 의제가 함께 놓여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몽골에서 무엇을 찾고 있었는가. 표면에는 광물이 있었다. 그 뒤에는 조선 접촉경로가 있었다. 그러나 더 크게 보면, 미국과 유럽이 요구한 과제가 있었다. 이재명 정부는 그것을 실용외교라고 불렀다.
몽골에서 남긴 흔적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유럽과 나토의 무기 공급망을 뒷받침할 광물 확보였다. 다른 하나는 미국이 오래 모색해 온 조선 접촉경로 찾기였다. 그러나 그 안에 한국은 보이지 않았다. 한국 자신의 전략도, 다극사회를 준비하는 독자외교도 보이지 않았다.
한국은 다극사회를 준비하기 위해 몽골을 만난 것이 아니었다. 미국 중심 일극체제 안에서 자기 역할을 넓히기 위해 몽골을 만났다. 이것이 몽골방문이 남긴 가장 큰 흔적이다. 이 길이 계속된다면 한국은 새 세계의 주체가 아니라 낡은 질서의 소모품으로 전락할 수 있다.
[출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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