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 [기고] 외교부, 한국 소속인가 미국 소속인가 1 - 경제협력팀으로 포장한 전쟁비용 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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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국 작성일26-06-22 20:11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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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한국 소속인가 미국 소속인가 1 - 경제협력팀으로 포장한 전쟁비용 분담
윤현일 (자유기고가)
조현 외교부 장관이 6월 22일 기자간담회를 했다.
그 자리에서 조 장관은 세 가지 중요한 외교 현안을 언급했다. 첫째,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을 위한 60일 외교 본협상 개시와 관련해 ‘한-중동 포괄적 경제협력팀’을 언급했다. 둘째, 오는 30일 우크라이나 외교장관과 회담하며 우크라이나에 억류된 조선군 포로의 한국행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셋째, 미한 핵잠수함과 원자력 협력 문제에 대해 연내 타결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세 사안은 각각 다른 문제처럼 보인다. 그러나 서로 연결되어 있다. 한국 외교가 미국이 만든 전쟁질서 안으로 더 깊이 들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중동에서는 미국과 이란의 전쟁 이후 비용처리 구조에 접근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문제에서는 조선군 포로 송환 문제로 조한 대결의 새 불씨를 만들고 있다. 핵잠수함 문제에서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군사전략에 더 깊이 결합하려 한다.
이번 글에서는 그 첫 번째 문제를 살펴보려 한다. 곧 ‘한-중동 포괄적 경제협력팀’ 문제다. 조선군 포로 송환 문제와 미한 핵잠·원자력 협력 문제는 별도의 글에서 다루고자 한다. 이번 글에서는 중동경제협력팀이라는 이름 뒤에 숨어 있는 한국 외교부의 정체성과 경제협력팀의 문제점을 먼저 따져보려 한다.
1. 중동도 만들지 않은 팀을 왜 한국이 먼저 만들었는가
조 장관은 미국과 이란 간 합의가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을 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외교부는 종전 이후를 선제적으로 대비해 왔다고 설명했다. 전후 우리 기업의 대중동 피해복구 참여와 중동 각국과의 맞춤형 협력 수요를 발굴하기 위해 ‘한-중동 포괄적 경제협력팀’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대목이 이상하다. 외교부는 이미 6월 5일 이 팀을 부내 전담 조직으로 설치했다. 조 장관은 6월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이 팀을 미국과 이란의 종전 이후 대비와 연결해 다시 설명했다. 미국과 이란의 최종합의가 나온 것도 아니다. 60일 협상이 이제 막 시작된 단계다. 협상이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런데 외교부는 이미 종전 이후를 대비해 왔다고 한다.
경제협력팀이라는 이름만 보면 중동과의 협의 끝에 나온 공동기구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 팀은 중동 국가들과 함께 만든 공동기구가 아니다. 공개적으로 확인되는 범위에서 이 팀은 한국 외교부 내부 조직이다. 중동 국가들이 같은 이름의 공동기구를 만들었다는 보도는 보이지 않는다. 중동 국가들이 한국에 전후 협력 수요를 먼저 요청하거나, 한국과 함께 공식 경제협력팀을 만들자고 제안했다는 보도도 확인되지 않았다.
전후복구와 비용분담을 어떻게 정리할지 국제적으로 합의된 틀도 아직 확인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한국은 누구를 위해 선참으로 나서는가. 외교부의 움직임은 미국 전후구상에 유독 빠르게 반응하고 있다는 의심을 낳는다.
이 대목은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이란 재건 투자 펀드 구상과 함께 봐야 한다. 4월 초 이란은 3,000억 달러에서 최대 1조 달러 규모의 전쟁 배상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미국은 5월 하순 3,000억 달러 규모의 민간 투자·재건 기금이라는 대안적 구상을 이란 측에 제안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6월 16일 전후 보도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3,000억 달러 규모의 이란 재건 투자 펀드 조성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측 인사들은 이를 전쟁 피해에 대한 배상 성격으로 해석했다.
더 중요한 것은 그 돈을 누가 부담하느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일본, 유럽, 중동국가들의 참여 가능성을 언급했다. 물론 이것만으로 미국이 한국 외교부에 직접 지시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외교부의 행보를 한국 정부의 독자성과 자발성만으로 설명하기도 어렵다.
한국 외교부는 한국의 국익을 위해 움직이고 있는가. 아니면 미국의 전후구상에 맞춰 비용분담 구조를 준비하고 있는가. 이 물음을 피하기 어렵다.
2. 전쟁은 총으로 끝나지 않는다, 계산서로 끝난다
전쟁은 총으로 끝나지 않는다. 전쟁은 계산서로 끝난다. 문제는 그 계산서를 누가 받느냐이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에서 휴전 문구만 볼 일이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돈 관련 조항이다. 배상금, 재건기금, 동결자산, 제재완화, 선지급, 보증, 기금 참여 조항을 봐야 한다. 이란이 돈을 내는 구조인지, 이란이 돈을 받는 구조인지 구분해야 한다. 걸프 국가만 돈을 내는지, 유럽·한국·일본까지 비용분담 구조가 확대되는지도 봐야 한다. 특히 미국이 돈을 얼마나 내는지 살펴야 한다.
3,000억 달러 규모의 이란 재건 투자 펀드가 거론되었다면, 그것은 단순한 경제사업이 아니다. 전쟁 이후 계산서의 문제다. 누가 이 돈을 조성하는가. 누가 보증하는가. 누가 투자위험을 떠안는가. 누가 정치적 책임을 지는가. 이것을 봐야 한다.
미국은 이 문제를 “전쟁배상금”이라고 부르지 않을 것이다. 그 용어는 미국의 책임과 패배를 공식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자신이 만든 전쟁의 비용을 정면으로 인정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 대신 재건투자펀드, 안정화기금, 에너지안보 협력, 호르무즈 항행안전, 인도주의 금융지원, 공급망 복원, 중동 경제협력, 기업 참여라는 말이 붙을 수 있다.
그러나 이름이 달라진다고 본질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란이 전쟁 피해에 대한 보상 성격으로 돈을 받는 구조라면, 그것은 배상금 성격의 전후비용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비용을 한국, 일본, 유럽, 중동국가들이 나누어 부담하는 구조로 이어진다면, 미국 전쟁비용의 국제분담으로 작동할 수 있다.
한국 외교부가 바로 이 지점에서 멈춰 섰어야 했다. 전쟁이 끝났다는 말보다 중요한 것은 계산서가 어디로 향하는가이다. 미국이 직접 내지 않는다면 누가 내는가. 걸프 국가인가, 유럽인가, 일본인가, 한국인가. 이 물음 앞에서 한국 외교부는 신중해야 했다.
그런데 외교부는 멈추지 않았다. 통합된 전후복구 구조도 아직 확인되지 않는 상황에서 한국 외교부가 먼저 뛰어들었다. 수상쩍은 것은 경제협력팀이라는 이름만이 아니다. 더 수상쩍은 것은 외교부의 속도다.
‘누구를 위해 종은 울리나’라는 유명한 소설 제목이 있다. 지금 외교부의 움직임을 보며 묻게 된다. 외교부는 누구를 위해 그렇게 소리나도록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가. 한국 국민의 부담을 덜어주는 기관인가, 미국 전후구상을 실행하는 기관인가.
3. 외교부 해명은 무엇을 가리고 있는가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한-중동 포괄적 경제협력팀이 미·이란 종전 협상에서 논의되는 재건기금 참여와는 무관하다고 했다. 또 이란이 중심이 아니라 걸프 국가들을 중심으로 한 협력 검토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것은 충분한 해명이 아니다. 문제는 재건기금이라는 명칭이 아니다. 문제는 미국이 구상한 전후 비용분담 구조에 한국이 들어가는가이다. 설령 재건기금이라는 이름을 쓰지 않더라도, 전후 피해복구, 공급망 안정, 호르무즈 항행 안전, 기업 참여라는 경로는 열려 있다.
외교부가 “재건기금과 무관하다”고만 말하고, 정작 “한국에 부담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말하지 못한다면 해명은 부족하다. 국민이 알고 싶은 것은 명칭이 아니다. 돈의 흐름이다. 한국 돈이 들어가는가. 안 들어가는가. 이것이 핵심이다.
“걸프 국가 중심”이라는 설명도 한국 배제를 의미하지 않는다. 중심이 걸프 국가들이라고 해서 한국에 비용이 오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걸프 국가가 중심이 되고, 한국·일본·유럽이 보조 참여하는 구조도 가능하다. 민간기업 참여라는 이름으로 정부 보증과 공공금융이 붙을 수도 있다.
결국 외교부의 해명은 문제를 해소한 것이 아니라 궁금증을 더 키운다. 재건기금과 무관하다는 말은 전후비용과 무관하다는 뜻이 아니다. 걸프 국가 중심이라는 말도 한국 부담이 없다는 뜻이 아니다.
그래서 다시 물을 수밖에 없다. 한-중동 포괄적 경제협력팀은 도대체 무엇을 준비하는 조직인가. 한국 국민에게 부담이 생기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는가. 외교부는 이 팀을 만든 이유와 근거를 국민 앞에 설명해야 한다.
4. 과거 중동붐은 돈이 들어왔고, 지금은 돈이 나갈 수 있다
일부 언론은 이란 재건사업을 제2의 중동붐으로 포장하고 있다. 과거처럼 한국 기업이 이란에 진출하고, 플랜트와 건설 수주가 늘어난다고 말한다. 국민도 처음에는 좋은 일로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돈의 방향이다.
과거 중동붐은 중동의 돈이 한국으로 들어온 사건이었다. 중동 산유국이 돈을 냈고, 한국 기업은 공사를 했다. 한국 노동자와 기업은 중동으로 나가 외화를 벌어들였다. 돈의 흐름은 분명했다.
그러나 지금 말하는 이란 재건붐은 구조가 다를 수 있다. 한국 정부가 돈을 내고, 그 일부가 한국 기업 매출로 돌아오는 구조가 될 수 있다. 겉으로는 수주지만 속으로는 전쟁비용 분담일 수 있다. 한국정부가 많은 돈을 부담할 수 있다.
그러면 국민이 체감하는 경제는 달라진다. 정부는 해외수주 성과를 말하지만 한국 안에는 돈이 충분히 돌지 않을 수 있다. 수주액은 커졌다고 하지만 민생예산은 압박받을 수 있다. 복지, 의료, 돌봄, 지역예산이 줄어들고 국민 생활은 더 팍팍해질 수 있다. 기업은 해외에서 공사를 하지만, 국민은 국내에서 허리띠를 졸라매는 구조가 될 수 있다.
비용 측면에서 따져도 이것은 제2의 중동붐이 아니다. 중동붐의 이름을 빌린 전쟁비용 전가일 수 있다. 전쟁은 미국이 벌이고, 보상은 이란이 요구한다. 그 비용이 한국을 비롯한 걸프 국가와 동맹국으로 나누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 구조를 보지 못하면 한국은 수주액에 취해 전쟁비용 청구서를 제대로 보지 못할 수 있다.
이라크 재건 사례와 비교해도 이번 흐름은 이상하다. 이라크 전쟁 뒤 미국은 이라크 재건을 위해 184억 달러를 직접 배정했고, 한국은 2억 달러 지원을 약속했다. 당시에도 미국이 전쟁을 일으키고 동맹국들이 재건비용을 나눠 부담하는 구조였다. 그때도 비판받아야 마땅한 구조였다. 그러나 최소한 그때 미국은 자기 이름으로 막대한 재건비를 지불했다.
지금 이란 재건 구상은 문제점이 너무 많다. 미국은 이란과의 전쟁 이후 3,000억 달러 규모의 재건펀드를 말하면서도, 미국 납세자 돈은 들어가지 않는다고 선을 긋고 있다. 호르무즈 위기와 에너지 충격이 세계경제의 문제라면 미국도 책임에서 빠질 수 없다. 미국이 돈을 내지 않겠다면 한국도 부담하지 말아야 한다.
외교부가 경제협력팀을 운영하려면 진실을 밝혀야 한다. 누가 돈을 내는가. 누가 보증하는가. 손실이 나면 누가 책임지는가. 한국 국민의 복지와 민생예산이 줄어들 가능성은 없는가. 이 물음 없이 “제2의 중동붐”만 말하는 보도는 현상을 미화하는 보도에 지나지 않는다.
이란 재건펀드는 이름만 재건펀드일 뿐, 전쟁 피해 보상 성격을 띤 전후비용으로 볼 수 있다. 문제는 그 비용이 어떤 경로로 한국에 연결되는가이다. 정부 예산, 정책금융, 수출보증, 국책은행 위험부담이 붙는다면 그것은 결국 국민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 따라서 한국 정부가 내는 돈이 있는지, 있다면 얼마인지 외교부가 먼저 밝혀야 한다.
5. 한국이 왜 미국과 이란의 협상안을 떠안아야 하는가
이번 문제의 핵심은 결국 비용 구조다. 한국 기업이 중동 재건사업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말은 아니다. 문제는 그 사업이 누구 돈으로 이루어지는가이다.
이란이나 중동 국가가 돈을 내고 한국 기업이 공사를 한다면 그것은 수주다. 그러나 한국의 정책금융과 정부 보증이 앞장서고, 손실 위험을 국민이 떠안는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때 그것은 단순한 수주가 아니라 전쟁비용의 우회 부담이 될 수 있다.
한국은 이란과의 전쟁 당사자가 아니다. 한국이 이란을 공격한 것도 아니다. 한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왜 한국이 그 전쟁비용을 부담해야 하는가.
미국이 이란과 어떤 합의를 하든, 그것은 미국이 책임져야 할 문제다. 이란이 피해보상을 요구한다면 그 요구는 미국이 받아야 한다. 미국이 종전을 위해 재건투자펀드를 제안했다면, 그 재원과 책임도 미국이 져야 한다.
그런데 한국 외교부는 이 물음을 먼저 던지지 않았다. 대신 묻지마 행보를 빠르게 이어가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결렬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한국 외교부가 먼저 내부 전담팀을 만들었다면, 그것은 단순한 선제 대응으로만 보기 어렵다.
한국 정부가 준비하는 재건펀드 때문에 국민의 복지와 민생예산이 줄어들 가능성은 없는가. 이 물음에 답하지 못한다면, 한-중동 포괄적 경제협력팀은 누구를 위해 일하는 조직인지 다시 따져볼 수밖에 없다.
바로 이 지점에서 외교부의 정체성 문제가 다시 제기된다.
6. 결론 — 외교부는 한국 소속인가, 미국 소속인가
외교부의 행보는 의심을 만들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협상은 아직 진행 중이고, 전후복구 틀도 확인되지 않았다. 그런데 외교부는 이미 한-중동 포괄적 경제협력팀을 만들었다.
외교부는 이 팀의 목적과 비용 구조를 공개해야 한다. 한국 정부 돈이 들어가는지, 정책금융과 수출보증이 붙는지, 국책은행이 위험을 떠안는지 밝혀야 한다. 한국 기업이 얻을 실제 이익과 국민이 떠안을 부담도 함께 설명해야 한다.
그래서 다시 묻는다. 더 이상 두루뭉술하게 포장하지 말아야 한다. 외교부는 한국 소속인가, 미국 소속인가.
설명하지 못한다면, 한-중동 포괄적 경제협력팀은 당장 해체해야 한다.
[출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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