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녘 | 고 이남종 씨 영결식 1천여명 참석...“당신의 희생, 헛되지 않게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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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4-01-04 01:50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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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남종 씨 영결식 1천여명 참석...“당신의 희생, 헛되지 않게 하겠다”
운구차 남대문에 항의방문 하기도 “고인의 뜻 왜곡하지 마라”... 광주서 노제·하관식 이어져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동자동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고 이남종 열사 민주시민장 영결식'에서 시민들이 열사의 영정에 헌화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영결식에는 유가족과 시민 등 1천여명(경찰 추산 400명)이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애도하기 위해 모였고, ‘열사는 절규한다 민주주의 수호하자’, ‘이남종의 외침이다 민생공약 이행하라’, ‘이남종은 절규한다 공안탄압 중단하라’, ‘이남종은 부활하고 평화통일은 어서오라’고 적힌 검은색 만장이 추모객들을 둘러쌓다. 또 한 추모객은 영결식 도중 고인이 사망한 지점인 서울역 고가도로에 ‘박근혜 사퇴, 특검실시’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기습적으로 내걸고,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동자동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고 이남종 열사 민주시민장 영결식'에서 노동법 준수를 요구하며 분신했던 전태일 열사의 동생 전태삼 씨가 헌화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양지웅 기자
유가족, “형의 고귀한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
이 씨의 동생인 상영 씨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대국민 감사글’을 낭독했다. 그는 “형님 가는 길에 함께 눈물을 흘려준 국민들께 감사하다”며 “형의 고귀한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정원 댓글 사건이 개인의 일탈이라면, 우리 형의 죽음도 개인의 일탈이냐”며 “박근혜 대통령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의 공포와 결핍을 알긴 하느냐”고 물으며 절규했다.
‘이명박 구속과 박근혜 사퇴를 촉구하는 개신교평신도시국대책위원회’의 위원장인 김동한 장로는 영결기도에서 열사가 유서로 남긴 뜻이 현실에서 이루어지길 기원했다. 김 장로는 “하나님! 열사가 갈망했던 대로 살아남은 자들이 일대 결단을 내리고, 열사의 참뜻을 왜곡하는 거짓무리들을 심판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공동장례위원장인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는 고인이 남긴 유서를 낭독한 뒤 조사를 시작했다. 박 대표는 “동지의 희생이 밑거름돼 더는 민주주의를 위해 시민들이 희생되지 않도록 가호해 주소서, 엄동설한이 닥쳐온다 할지라도 국민의 깨어있는 주권의식이 활성화되는 원동력이 돼 주소서”라고 고인을 향해 호소했다.
< 이남종 열사가 남긴 유서의 전문>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안부도 묻기 힘든 상황입니다.
박근혜 정부는 총칼없이 이룬 자유 민주주의를 말하며 자유 민주주의를 전복한 쿠데타 정부입니다.
원칙을 지킨다는 박근혜 대통령은 그 원칙의 잣대를 왜 자신에게는 들이대지 않는 것입니다.
많은 국민의 지지에도 불구하고 이루어진 공권력의 대선개입은 고의든 미필적 고의든 개인적 일탈이든 책임져야 할 분은 박근혜 대통령입니다.
이상득, 최시중처럼 눈물 찔끔 흘리며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러움이 없다던 그 양심이 박근혜 대통령의 원칙이 아니길 바랍니다.
여러분
보이지 않으나 체감하는 공포와 결핍을 제가 가져가도록 허락해주십시오.
모든 두려움을 불태우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두려움은 제가 가져가겠습니다.
일어나십시오.
또 공동장례위원장인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은 조사에서 “유신의 그 시대로 돌아가 미쳐버린 2013년의 마지막 날, 열사는 세상을 밝히기 위해 자신의 몸을 던졌다”며 “평범했지만 위대한 당신을 보내며 우리는 촛불이 아닌 횃불이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동자동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고 이남종 열사 민주시민장 영결식'에서 열사의 동생이 헌화를 마친 뒤 영정 앞에서 오열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추모객들, 운구차 따라 남대문 경찰서 항의방문 “고인의 뜻, 왜곡하지 마라”
영결식 마지막에는 1천여명의 추모객들이 이씨의 영정 앞에 국화꽃을 헌화했다. 영결식 내내 꿋꿋하던 추모객들도 고인의 영정 가까이에서는 참아온 눈물을 터뜨렸다.
1시간여 동안 영결식이 된 후, 운구차는 고인의 사망 사건을 수사한 남대문 경찰서로 이동했다. 운구차를 따라 남대문 경찰서까지 간 추모객들과 공동장례위원회 관계자들은 “고인의 사망 동기에 대해 경찰이 왜곡된 수사결과를 발표했다”고 주장하며 연정훈 남대문 경찰서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추모객들의 대치가 30여분간 이어졌고,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던 추모객 중 2명이 경찰로 연행됐다 풀려났다. 결국 연 서장의 고인과 유가족 등에 대한 사과는 없었으나, 광주에서 이어지는 추모 일정 문제로 추모객들은 항의를 멈췄다.
고인을 태운 운구차와 유가족과 장례위원회 관계자, 일반 추모객들이 탄 관광버스 3대는 현재 고인의 고향인 광주로 향하고 있다. 오후 4시 30분 광주 금남로에서 노제, 오후 5시 망월동 민족민주열사 묘역(구묘역)에서 하관식이 이어질 예정이다.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동자동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고 이남종 열사 민주시민장 영결식'에서 열사의 동생이 눈물을 흘리며 오열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동자동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고 이남종 열사 민주시민장 영결식'에서 한 시민이 오열하며 열사의 죽음을 슬퍼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동자동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고 이남종 열사 민주시민장 영결식'에서 열사의 동생이 유족인사를 하는 가운데 시민들이 열사의 유서와 태극기를 들고 있다.ⓒ양지웅 기자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동자동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고 이남종 열사 민주시민장 영결식'에서 유족과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며 박근혜 대통령을 규탄하고 국정원 특검 등을 촉구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동자동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고 이남종 열사 민주시민장 영결식'에서 시민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열사를 추모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동자동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고 이남종 열사 민주시민장 영결식'에서 열사의 운구차가 광주 망월동 묘역으로 향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동자동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고 이남종 열사 민주시민장 영결식'을 마치고 열사의 운구행렬이 남대문경찰서를 찾아 항의 시위를 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동자동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고 이남종 열사 민주시민장 영결식'에서 시민들이 광주로 향하는 열사의 운구차를 뒤따르려 하자 경찰들이 방패로 막아서고 있다.ⓒ양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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