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해야할 ‘북 도발설’ 지속해야할 ‘종북몰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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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전망>박근혜정부가 북의 대화공세를 거절할 수 밖에 없는 이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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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 |
기사입력: 2014/01/03 [15:28] 최종편집: ⓒ 자주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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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이 대남대화공세를 구사하고 있지만 우리정부는 이에 대해 부정해버렸다. 북의 대남대화공세와 남의 대북대결공세가 치열하게 맞붙는 정세가 새해벽두부터 조성되고 있는 셈이다.
김의도 통일부 대변인이 3일 오전 정례브리핑장에 나타났을 때 기자들은 김 대변인에게 눈을 떼지 못했을 것이었다. 북의 대화공세에 대한 우리정부의 공식입장이 나올 것이기 때문이었다.
“진정성에 의구심을 갖고 있다” 기자들의 낯빛이 일순 검게 돌변했을 것이었다. 지난해부터 무수하게 들어왔던 진정성이라는 말을 새해벽두에 그것도 중요한 사안과 관련하여 또 다시 들어야한다는 것은 기자이기 전에 국민으로서 고통스러움이었을 것이었다. 북이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를 언급했으나 박근혜정부는 그 진정성에 대해서 의구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고 한 것이었다. 김 대변인은 "우리 정부가 누누이 강조해 왔듯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북한이 신뢰를 쌓기 위한 진정성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많은 사람들이 실망에 빠져들었다. 그 실망은 그러나 그것에서 멎지 않고 곧바로 어디론가로 치달려갔다.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진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절망이었다. 실망이 멎은 곳은 그랬다. 북의 대화공세에 대해 단순히 반박만 하고 만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느닷없다 싶을 정도로 비핵화가 튀어나온 것이었다. 북의 대화공세에 대해 비핵화로 맞선다는 것은 대북대결논리에서 이명박 정부 때부터 지금껏 단 한번도 변해본 적 없는 철의 공식 같은 것이었다.
박근혜정부는 그렇게 북의 대화공세를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공격적인 거절이었다. 박근혜 정부는 작심이라도 했다는 듯이 온갖 것들을 다 짚고 들어갔다. 북이 지난해 추석 무렵 이산가족상봉행사를 연기한 것에 대해서는 인도주의문제로 최근 장성택처형사건에 대해서는 인권문제로 접근하는가하면 박 대통령을 실명 비난하는 것 등에 대해서는 비방중상이라고 했다.
김 대변인의 입에서는 박근혜정부가 말꼬리를 잡는 모습도 읽혔다. "북한은 이번 신년사에서 한편으로는 '비방중상을 끝내자'고 말하면서도 동시에 우리 대통령의 해외순방을 '사대매국 행위'로 매도하고 '남조선 호전광' 등을 언급하는 이율배반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한 말이 대표적이다. 다른 것들도 많다. 김 대변인의 입장발표는 북이 말하는 비방중상, 동족대결의 또 다른 형태라고도 볼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워했다. 김 대변인의 발표는 사람들에게 박근혜정부의 반북대결이 이후로도 계속될 것임을 알려준 것이었다. 이것이 구체적으로 의미해주는 것은 장성택처형사건 이후 우리정부가 주장하고 있는 ‘북 도발설’을 폐기하지 않고 계속 유지시키겠다는 것을 밝힌 것이었다.
사람들은 아울러 박근혜정부가 우리정부가 북의 대남대화공세를 대북대결공세로 맞서서는 공격적으로 거절하는 과정에서 예의 그 종북몰이를 구사하고 있다는 것 또한 금방 알아차렸다.
“각종 매체와 지령을 통해 종북세력을 뒤에서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부추긴 것은 북측 자신이라는 것은 명백한 사실” 사회단체의 많은 인사들이 경악스러워했다. 대단히 교묘해서이다. 언뜻 보면 북에 대한 반발처럼 보인다. 그러나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그것이 종북몰이의 한 유형이라는 것은 쉽게 드러난다.
정권비판세력에 대해서라면 그가 누구이건 종북세력으로 몰아붙이고 북과 연계되어있다는 논리를 구사하는 것이 종북몰이의 기본이다. 대선을 부정선거로 규정하고 박근혜대통령사퇴를 촉구한 양심있는 한 종교인을 종북신부로 몰아붙혔던 그 논리였다. 사회단체의 한 인사는 이에 대해 정부대변인이 음해와 모략의 정수를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김 대변인의 발표는 박근혜정부의 종북몰이가 계속될 것임을 보여주는 것으로 된다. 종북몰이의 시동을 건 것이 김 대변인의 발표인 것이다.
김 대변인의 발표는 결국 박근혜정부가 북 도발설을 계속 유지하고 종북몰이 또한 지속할 것임을 공식화한 것이다.
북의 대남대화공세에 대해 대북대결공세로 맞서는 박근혜정부에 대해 북이 어떻게 나오게 될지 정세분석가들은 새해벽두부터 여전히 촉을 곧추세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