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 [통일시대 기고] 분단 고착인가, 통일의 길인가 - 남북 수교론을 넘어 자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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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국 작성일25-04-17 07:15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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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분단 고착인가, 통일의 길인가 - 남북 수교론을 넘어 자주로
임상민 민주노동자 전국회의 전 의장
남북관계의 질적 전환은 ‘외교 형식’이나 ‘현실 수용’이라는 이름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그 밑바탕에는 자주라는 내적 토대가 있어야 하며, 이를 뒷받침할 외적 환경이 조성되어야만 가능합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남북 수교’가 아니라, 씨앗이 다시 생명력을 회복하고 발화할 수 있도록 조건을 정비하는 일입니다.
즉, 남측의 자주적 태도 회복과 외적 긴장 완화를 위한 실질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민중진영의 실천적 과제로는, 올해 여름 예정된 중앙·지역 통일선봉대 활동을 강화하고, 다음 주로 예견된 반북단체의 대북 삐라 살포 저지 투쟁 등 구체적 실천을 통해 자주통일의 대중적 주체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민족의 화해, 평화, 통일의 씨앗이 다시 움트기 위해서는 우리가 먼저 통일의 주체로서의 자리를 회복하고, 자주의 원칙을 다시금 바로 세워야 하겠습니다.
자주 없이 평화도 통일도 없습니다.
임상민 민주노동자 전국회의 전 의장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0일 평양의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 청사에서 당중앙위 제8기 제9차 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3.12.31. [사진 출처: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
23년 초, 북측은 남측을 더 이상 ‘하나의 민족’으로 간주하지 않겠다고 공식 선언하였습니다. ‘민족’, ‘겨레’라는 표현을 폐기하며,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한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부에서는 “이제는 현실을 인정하고 남북이 국가 대 국가로 수교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주장은 겉보기에 시대 변화에 부응하는 현실적 방안처럼 보일 수 있으나, 깊이 따져보면 오히려 한반도 분단을 제도적으로 고착화하는 선택이며, 통일이라는 역사적 책무를 포기하는 길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남북 수교론은 현재 남북관계 악화의 근본 원인과 이를 질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과학적인 분석에 기초하지 않은, 비과학적인 주장입니다.

평양 개선문 앞에서 3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최고사령관 추대 12주년 경출 청년학생 무도회가 열리고 있다.
2023.12.31. [사진 출처: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
▶ 북측의 단절 선언의 이유
북측이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한 것은, 남측의 자주적 태도 부족과 대미 종속에 대한 정치적 항의의 표현이자 조치이지, 외교적 수교를 전제로 한 ‘국가 승인’ 요구가 아닙니다. 이 상황을 근거로 남북 수교를 주장하는 것은, 오히려 북의 선언을 오독하거나 왜곡한 해석입니다. 북의 행동은 수교 요구가 아니라, 한반도 분단 심화를 향한 비극적인 경고에 가깝습니다.
▶ 남측의 자주성 결여가 문제라면, 수교가 아니라 ‘자주노선의 복원’이 먼저
북측이 남측을 향해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을 추종하고 있다”고 비판한 핵심은, 대한민국의 통일·외교정책이 워싱턴에 예속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문제의 핵심은 ‘남북이 국가인지 아닌지’가 아니라, 남측이 미국으로부터 외교·안보 주권을 회복할 수 있는가의 문제입니다.
이 조건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남북 수교를 주장하는 것은, 남측이 미국을 대리해 북측과 외교하겠다는 모순된 메시지를 줄 수 있으며, 북의 경계심만 더 자극할 뿐입니다.
그리고 북측의 입장에서 보면, 미국에 예속된 남측과는 대화든 협상이든 할 이유가 없습니다. 우리가 노동조합 활동을 하면서 원청사에 예속된 하청업체와의 협상을 중심에 두지 않고 ‘실질적 주인’과 교섭하고 투쟁하려는 이치와 같습니다.
▶ 질적 전환: 내적 조건과 외적 조건의 변증법
자연의 이치와 사회 역사 발전의 원리를 살펴보면, 모든 물질적 현상에서 질적 전환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내적 요인’과 ‘외적 요인’이 함께 작용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씨앗이 싹을 틔우려면, 씨앗 내부에 생명을 일으킬 수 있는 잠재력이 존재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적절한 온도와 습도라는 외적 조건이 함께 갖추어져야만 싹이 틉니다.
계란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정란은 아무리 따뜻한 환경에 둔다 해도 병아리로 태어날 수 없습니다. 반대로 유정란이라 하더라도 적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지 않으면 부화되지 않습니다.
▶ 남북관계의 질적 전환을 위한 조건
이 원리는 남북관계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남북의 평화와 통일, 즉 <분단체제의 질적 전환>을 이루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첫째, 내적 조건입니다. 남측 스스로가 민족 자주와 평화통일이라는 뚜렷한 방향성과 의지를 갖고 있어야 합니다. 통일의 주체로서 자주, 평화, 민족대단결의 원칙을 지켜야 합니다. 그러나 현재 남측은 대북 적대정책과 한미 군사동맹에 종속된 채 자주적인 입장을 상실하고 있습니다.
둘째, 외적 조건입니다. 한반도 주변의 긴장을 완화하고 남북 간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외적 환경, 즉 한미 핵전쟁 연습 중단, 대북 군사적 도발 중단, 주변국의 간섭 축소와 같은 조건이 조성되어야 합니다.
지금은 이 두 조건이 모두 무너져 있는 상황입니다. 씨앗이 메말라 있고, 온도와 습도는 생장을 방해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처럼 분단체제의 질적 전환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수교>라는 형식적 조치를 앞세우는 것은, 무정란을 인큐베이터에 넣고 병아리를 기대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 남북 수교가 아니라 남측의 ‘내적 자주성의 회복’이 핵심
북측이 ‘적대적 두 국가’를 선포했다고 해서, 우리가 통일을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지금이야말로 남측이 ‘자주’라는 내적 조건을 회복하고, 통일의 주체로서 분명한 태도를 견지해야 할 시기입니다. 미국에 의한, 미국을 위한 맹목적인 ‘대북 적대정책’이 남측 대북정책의 중심을 이루는 한, ‘수교’든 ‘통일’이든 그 어떤 질적 전환도 가능하지 않습니다.
▶ 평화와 통일이라는 씨앗이 싹틀 수 있는 조건을 다시 만들 때
남북관계의 질적 전환은 ‘외교 형식’이나 ‘현실 수용’이라는 이름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그 밑바탕에는 자주라는 내적 토대가 있어야 하며, 이를 뒷받침할 외적 환경이 조성되어야만 가능합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남북 수교’가 아니라, 씨앗이 다시 생명력을 회복하고 발화할 수 있도록 조건을 정비하는 일입니다. 즉, 남측의 자주적 태도 회복과 외적 긴장 완화를 위한 실질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민중진영의 실천적 과제로는, 올해 여름 예정된 중앙·지역 통일선봉대 활동을 강화하고, 다음 주로 예견된 반북단체의 대북 삐라 살포 저지 투쟁 등 구체적 실천을 통해 자주통일의 대중적 주체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민족의 화해, 평화, 통일의 씨앗이 다시 움트기 위해서는 우리가 먼저 통일의 주체로서의 자리를 회복하고, 자주의 원칙을 다시금 바로 세워야 하겠습니다.
자주 없이 평화도 통일도 없습니다.
[출처 통일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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