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 [손정목의 세상읽기] 트럼프2.0과 한반도(3) - 한반도 평화체제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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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국 작성일24-11-30 08:22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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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목의 세상읽기] 트럼프2.0과 한반도(3) - 한반도 평화체제 가능한가
손정목 부원장
한반도가 80년 역사상 가장 중대한 전환적 국면에 들어섰다.
이제 한미 호전 세력들의 한반도 전쟁 위험과 한국의 우크라이나 무기지원이나 병력 파견을 막아내는 것은 온전히 국민의 몫이다.
이 마지막 고비를 온 국민이 합심해 잘 이겨낸다면 한반도는 광복 80년 만에 진정 새로운 역사적 전기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손정목. 통일시대연구원 부원장.
통일타임즈는 트럼프 2기를 맞아 예상되는 정책 관련 분석과 전망 기사를 특집으로 게재합니다.
순서
1. 트럼프 2.0 미국 예외주의의 종식
2. 맨해튼 프로젝트
3. 전쟁의 종식
4. 한반도 평화협정 가능한가
5. 보호주의와 대중국 전략
2018년 6월 12일(현지시각) 오후 공동합의문에 서명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좌)과
트럼프 대통령(우) [사진출처: BBC NEWS 코리아]
1. 비핵화 요구의 폐기
트럼프 2.0 정책에서 가장 관심 가는 정책 가운데 하나는 한반도 정책이다. 세계 최장 80년을 이어온 적대정책이 이제 트럼프 2기에서 끝낼 수 있는가 여부다.
이미 많은 언론과 전문가들이 제기하고 있듯이 트럼프 2기에는 비핵화 중심의 대북 정책이 변곡점을 맞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1)
사실 이러한 변화는 이미 바이든 정부에서도 보여지고 있다.
한미는 지난달 30일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9년 만에 처음으로 “북 비핵화”표현을 삭제하고, “북의 핵개발을 단념시키고 지연시키는 노력을 추진”이란 표현으로 대체됐다. 이는 조선의 더 높은 핵 고도화를 지연시켜 보겠다는 것으로 비핵화(핵 폐기)가 아닌 군축 내지 정치적 타결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31일 열린 한미외교국방장관(2+2)회의 기자회견과 공동성명에도 미국의 장관들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과거 “북 비핵화” 주장과 다른 발언을 했고, 공동 성명에도 이 표현을 넣었다.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표현이다. 그리고 대선을 앞두고 4년 만에 바뀐 미국 민주당, 공화당 정강정책도 모두 “북 비핵화” 목표를 삭제했다. 양당이 모두 바뀐 것이다. 중대한 변화다. 2)
그러나 바이든 정부는 여전히 한미공중훈련을 비롯해 2차 한미일 연합훈련인 프리덤 에지 등 연합훈련을 실시하고, 연합훈련에 영국, 프랑스, 독일, 호주 등 나토와 인태국가들도 참가시켜 다자연합훈련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3) 프랑스 핵항모 샤를 드골호가 연말 일본과 필리핀을 방문하고, 인태지역에 배치된다고 한다. 이는 란일과 나토의 연계를 강화하고, 한반도 긴장고조에 대비한 조치로 보여진다,.
또 윤석열 정권은 조선에 무인기 사태로 강한 경고를 받았음에도 전단 살포를 계속하는 등 적대정책을 계속 하고 있다. 그리고 조선의 러시아 파병을 구실로 한국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병력 지원들을 통한 한국과 나토의 군사 협력도 강화하려 하고 있다.
이것은 미국이 조선과 중국에 대한 군사적 대결을 위한 연합준비태세를 계속 강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결국 미국은 기존의 강경한 적대정책에서 한 발 물러나는 태도를 보이면서도 적어도 물리적으로는 여전히 적대적인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바이든 정권은 트럼프 정권이 취임해도 어쩌지 못하게 조선의 러시아 파병이 ‘미국 국가안보의 주요 위협’이라고 발표하고, 임기 말임에도 한미일 정상회담을 개최하여 한미일 협력을 제도화하기 위한 사무국 설치를 강행하였다. 4)
그러나 트럼프의 바이든 유산 배제라는 기본 입장에 비추어 볼 때 이러한 조치는 향후 한반도 정책에 영향을 미치기 어려울 것이다. 주목할 점은 그의 유세 중 대북관련 발언이다. 그는 “조선은 거대한 핵 보유국이다,” “그는 핵무기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 나는 그와 잘 지냈다.(중략) 잘 지내는 일은 좋은 일이지 나쁜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하고, "그는 핵무기를 사고 만드는 것만을 원하는데, 나는 그에게 '긴장 풀고 좀 느긋하게 있어라(relax, chill). 당신은 충분히 가졌다. 당신은 너무 많은 핵을 가지고 있다, 너무 많이'라고 말했다"는 등 조선이 핵보유국임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였다. 이런 발언은 그가 ‘북 비핵화’ 요구를 철회할 것임을 시사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미북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명한 공동성명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출처: VOA 한국어]
2. 한반도 평화체제 가능성
트럼프 2기 조미회담의 시작은 싱가포르 공동성명이다. 바이든 정권이 조선과 대화조차 못한 것은 그들이 소위 “조건 없는 대화”를 제기 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트럼프1기에서의 조미간 합의 성과를 무시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는 요구를 한 것이다. 조선이 받아들일리 없다.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합의 사항은 1) 조미간 새로운 관계의 수립, 2)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3) 한반도 항구적 평화체제 수립이다. 새로운 관계 수립은 관계 정상화 곧 수교이고, 항구적 평화체제란 평화협정을 통한 전쟁의 완전한 종식이다. 그리고 쟁점이 되는 비핵화 관련, 트럼프2기 정부가 “북만의 비핵화” 요구를 철회하고 핵 군축을 통한 신뢰구축과 핵 위협 감소로 나아간다면 싱가포르 공동성명은 이행될 수 있다.
조선에 대한 비핵화 요구를 철회한다는 것은 이를 위해 미국이 가했던 제재와 군사훈련 등 적대정책을 폐기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트럼프가 조선과 대화하려면 최소한 선제적으로 조선에 대한 비핵화 요구 철회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핵 군축을 위한 평화협정과 수교 협상이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 한반도 평화협정은 한반도 전쟁상태의 완전한 종식을 합의하는 것으로, 정전협정에서 제기되었던 외국군(미군) 철수를 핵심으로 한다. 이와 관련 트럼프1기 조미정상회담에 관여했던 전 국방부 아태 안보담당 차관보 슈라이더는 차기 조미정상회담은 “대사관 등 상호 공관 개설을 통한 북미 간의 정치적 관계 강화(수교), 경제 협력 및 개발 지원, 한국전쟁의 공식적 종결 등” “모든 범위의 이슈가 테이블 위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발표했다. 5)
그리고 트럼프 정권 인수팀에서 새로운 외교 노력을 통해 북한과 무력 충돌 위험을 줄일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명시하면서 조미 정상회담을 추진한다는 보도 6) 가 나오는 것은 취임 후 빠른 시간 내에 조미 협상을 추진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이를 위해 트럼프는 백악관 수석 국가안보 부보좌관에 1기 때 대북특별부대표로서 조미협상을 실무적으로 총괄해온 알렉스 웡을 임명했다. 트럼프가 첫 부보좌관으로 조미협상 경험자를 기용한 것은 한반도 문제 해결이 2기 행정부의 선차적 과제임을 시사한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2024년10월1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출처: VOA 한국어]
3. 일본의 태도 변화
또한 주목할 점은 일본의 변화 움직임이다. 일본의 신임 이시바 정권은 취임하자마자 납치 문제 해결을 전제로 하지 않는 북일 연락사무소 개설을 조선과 미국에 제기하였다. 납치 문제는 연락 사무소에서 논의하자는 것이다. 7)
중대한 입장 변화라고 할 수 있다. 마치 과거 중미가 상하이 커뮤니케를 발표하고 관계 정상화 의사를 밝히자 일본이 먼저 중국과 수교한 것을 연상케 한다.
아울러 일본의 이시바 총리 고문인 가와카미는 ‘트럼프가 승리하면 일본은 진정한 독립국가가 될 수 있고, 일본의 미군 기지를 축소하고 중러와 새로운 안보체제 수립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8)
놀라운 태도 변화다. 일본은 이미 러시아와의 교역이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였고, 이번 APEC회의에서도 시진핑 주석과 양국 관계 발전을 논의하였다. 이는 일본이 독자적 발전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9)
이것은 바이든 정권에서 추진했던 미국 주도의 한미일 삼각동맹이 미국 의도대로 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 미국 정권 교체와 일본의 태도변화 그리고 브릭스 다극화 질서의 부상은 동북아 안보질서 역시 거대한 전환적 상황을 맞이할 것임을 예고한다.
김여정 제1부부장 [사진출처 : SPN 서울평양뉴스]
4. 광복 80년, 거대한 전환을 추동하자.
경계해야 할 점은 바이든 정권이 트럼프 취임을 방해하거나, 취임 이후 전쟁 종식을 용이하게 추진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지구촌 곳곳에 전쟁 상황을 조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반도에도 러시아 ‘북 파병설’을 구실로 한 ‘국가 안보 위기’가 강조되고 대북 전단 추가 살포 등이 계속되고 있다. 또 11월에도 한미일 프리덤 에지 연합훈련, 핵 잠수함 콜로비아호의 부산 입항 등 끊임없이 조선을 군사적으로 위협하고 있다. 여기에 정권 위기에 놓인 윤석열 정권이 호응할 것임은 분명하다.
이에 김여정 부부장은 반복되는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해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는 법"이라며 "우리 인민의 분노는 하늘 끝에 닿았다. 쓰레기들은 대가를 치르게 될 것"10), 이라고 강력히 경고하였다. 또 국방성 공보실장도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위험을 사전 억제하고 국가의 군사전략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즉시적인 행동에 임할 것”. 11) 이라고 엄중히 경고한 것은 한반도 상황이 살얼음위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조선의 이번 담화에서 주목할 점은 “사전 억제”와 “즉시적 행동”이란 그 어느 때와 다른 표현을 사용한 것이다. ‘선제적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 정권 말기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세계대전으로 확대시키려는 의도를 보이고, 가자에서도 더욱 상황을 악화시키는 조건에서 어쩌면 한반도 역시 극도의 위험한 전쟁 위기 상황을 맞이할지도 모르겠다.
한반도가 80년 역사상 가장 중대한 전환적 국면에 들어섰다. 이제 한미 호전 세력들의 한반도 전쟁 위험과 한국의 우크라이나 무기지원이나 병력 파견을 막아내는 것은 온전히 국민의 몫이다. 이 마지막 고비를 온 국민이 합심해 잘 이겨낸다면 한반도는 광복 80년 만에 진정 새로운 역사적 전기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 자료
1) <<기로에 선 대북정책…'한국 패싱' 김정은, 트럼프와 담판 관측>> (국민일보.2024.11.8)
2) <<우크라이나 무기지원과 파병 그리고 한반도>> (통일시대, 2024.11.4)
3) <<"러시아 편드는 中에 반격"... 나토 항모들, 美 공백 메우러 아·태로>> (조선일보.2024. 11.17)
4) <<미한일 정상 “북한 러시아 파병 강력 규탄…3국 사무국 신설”>>(VOAKorea. 2024.11.16)
5) <<前 북미정상회담 실무자 "트럼프, 언젠가 다시 하길 원할 것">> (연합뉴스, 2024.11.22.)
6) <<"트럼프-김정은 직접 대화 검토"…북미 정상외교 신호탄>> (연합유스, 2024.11.27.)
7) <<"日이시바, 납북자 가족 반대에도 북일 연락사무소 개설 뜻 전달">> (뉴시스. 2024.10.4.)
8) <
9) <
10) <<김여정, 대북 전단에 반발…"인내심에 한계, 대가 치를 것">>(연합뉴스, 2024.11.17)
11) <<“미국과 그 추종 적대 국가들에 강력히 경고”…북 국방성 담화>> (자주시보, 2024.11.23.)
[출처 통일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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