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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 [손정목의 세상읽기] 다극화와 자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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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국 작성일24-05-18 07:46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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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목의 세상읽기] 다극화와 자주화


미 패권 몰락의 위기는 내부의 격렬한 정치세력간 대결로도 나타나고 있다. 이번 미 대선은 그 어느 때 와 달리 미국의 운명을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이다.


지난 4월 헐리우드에서는 ‘씨빌 워(Civil War, 내전)’란 영화가 개봉되어 흥행 1위를 달리고 있다.


미 CBS 여론조사는 미국민의 49%가 대선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폭력이 있을 수 있다’는 응답을 보도하였다.


이렇듯 미 패권이 무너지는 가운데 부상하는 다극화 세계질서는 인류사의 거대한 진보다.


오랜 기간 미국과 서방의 지배와 간섭을 받던 신흥국들이 제약받던 주권을 회복하여 예속적 관계를 청산하고 동시에 새로운 평등의 세계질서의 주인이 되는 오랜 피압박 민족과 국가들의 숙원이 실현되고 있다.


그야말로 2차 대전의 유제, 파시즘과 식민질서가 완전히 청산되는 자주와 평등, 호혜와 균형의 새로운 세계질서가 마침내 세워지고 있는 것이다.


저자: 손정목. 통일시대연구원 부원장.


다극화와 자주화


 

[사진출처:BBC]



 

1. 세계질서 대전환을 규정하는 하나의 단어.- 자주

세계가 인류사적 대전환의 시기에 본격적으로 들어섰다, 지난 3년여간 세계는 놀라운 속도로 추락하는 미 패권과 다극화 세계질서의 부상을 보았다. 500년만의 대전환이란 주장처럼 세계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집단서방의 오랜 지배와 간섭의 체제가 빠른 속도로 허물어지고 동시에 브릭스 등 다수 신흥국들(Global South)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세계질서의 수립이 이뤄지고 있다, 확실히 지금의 대전환은 미·중 패권 경쟁의 결과가 아니다. 현재의 거대한 변화는 미국의 지배와 간섭을 거부하는 세계 신흥국들의 자주와 주권 회복을 위한 투쟁의 결과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격렬히 전개되는 세계질서 전환의 기본 프레임은 미중간의 민주주의대 권위주의의 대결이 아니라 미국 등 집단 서방대 다수 신흥국들간의 예속대 자주의 대결이다. 

지금의 대전환을 미중간의 패권(전략)대결로 규정하는 것은 이 전환의 역사적 의의와 성격을 왜곡하고, 미국의 주장을 그대로 따르는 시각이다. 이런 시각은 패권이 과거 영국에서 미국으로 이전되었듯이 이번에도 미-중간의 대결에 의해 결정날 것이라는 낡은 사고와 민주주의적인 미국이 권위주의적인 중국보다 낫다는 식의 미국의 이해를 반영한다. 그 결과 한국을 포함한 서방에는 때아닌 반중 캠페인(짱깨주의)이 벌어졌고, 러시아 혐오증(Russophobia)은 극에 달했다. 그리고 이런 인식은 중러에 대한 무역규제, 경제제제 그리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등이 정당하다는 이데올로기적 토대가 되었다. 

그러나 지금의 대전환은 미중간의 패권대결의 결과가 아니라 패권이 없어지는 인류사 최초의 대전환이다. 다극화 세계질서는 각 지역의 극이 되는 국가들을 중심으로 다수 신흥국들 (Global South, Global Majority)이 주인이 되는 평등과 호혜의 새로운 세계질서다. 평등과 호혜의 세계질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참가하는 모든 나라들의 자주화를 전제로 한다. 즉 명실상부 자주권을 확립한 주권 국가만이 이 다극화 세계질서에 참가할 수 있다.

외세에 의해 지배되는 예속국가들은 상전의 눈치를 봐야 하기에 자국의 주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없고, 다른 나라와 평등. 호혜의 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 한국이 어제는 중국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며 경제 관계도 상호 발전해 왔으나, 오늘은 미국의 요구로 중국과 대립하여 심각한 무역 적자와 경제 위기 상황을 자초하는 것은 전형적 사례다. 한마디로 예속국가들은 제대로 주권을 행사하지 못하기 때문에 다극화 세계질서에 참가할 수 없다.  

매개 나라의 내정 불간섭, 주권 존중은 파시즘과 그에 기반한 식민질서를 무너뜨린 2차 대전의 가장 소중한 성과로 국제법과 유엔 헌장의 기본 토대가 되었다. 그러나 미국은 자신들만은 예외(Exceptionalism)라는 패권적 태도로 이 국제적 합의를 난폭하게 무시하고, 자국의 군사력과 경제력 우위를 무기화하여 타국에 대한 지배와 간섭 그리고 침략을 일삼았다. 타국에 대한 내정간섭과 군사침략, 친미쿠테타(색깔혁명)와 경제제재 그리고 미국만이 선이고 정의라는 이데올로기 확산은 미 패권을 유지하는 5가지 기둥으로 신식민주의의 특징으로 자리 잡았다. 

세계는 평등하지 않았고, 주권은 존중되지 않았다. 주권 존중은 말로만 내세우는 명분일 뿐이었고, 실제는 미국의 압박과 위협 앞에 굴복을 강요당했다. 2차 대전의 성과는 미국의 패권 유지를 위한 장식으로만 남았고, 미국은 온갖 전쟁 범죄와 학살을 저질러도 단 한 번도 처벌받지 않았다. 


▲사하라 이남 사헬 지역 자주화를 추동하는 지도자들(왼쪽부터) 기니, 말리, 니제르, 부르키나파소.[사진출처: 민플러스]

2. 자주와 평등의 다극화 세계질서 

현재 세계는 3대 전선에서 자주권 수호, 자주권 회복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선, 가자를 비롯한 중동 전선 그리고 자주 정권 등장과 미군, 프랑스군 철수를 강력히 추동하고 있는 서아프리카 전선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미국 등 집단 서방의 러시아 침공 위협에 맞선 러시아의 자주권 수호 전쟁이고, 중동 전쟁은 팔레스타인 독립과 이라크, 시리아 등 미군 철수를 통한 자주권 회복 전쟁이다. 그리고 서아프리카 기니, 말리, 부르키나파소, 니제르, 챠드 등의 자주 정권의 수립과 미군, 프랑스군 철수 요구 등은 오랜 서방에 의한 아프리카의 식민질서를 끝내려는 자주권 회복 투쟁이다. 이제 세계 신흥국들은 힘으로 미국 등 집단 서방의 침략과 간섭을 허용하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중남미 거의 전역이 반외세 자주정권으로 교체된 것, 사우디아라비아가 달러가 아닌 자국 통화 원유거래를 수용하고, 이란, 시리아와 화해한 것, 시리아가 아랍연맹으로 복귀한 것, 튀르키예가 이란과 협력하고 이스라엘과 무역을 단절한 것, 친미 파키스탄이 이란과 화해한 것, 브릭스(BRICS)에 오랜 친미 국가였던 사우디, UAE, 이집트, 이디오피아 등이 가입하여 브릭스 10으로 확대된 것, 브릭스가 달러 사용을 폐기한 것 등 이 거대한 역사적 전환은 모두 미국의 지배와 간섭을 끝내려는 다수 신흥국들의 주권 회복 과정이자 새로운 평등의 다극화 세계질서를 수립하는 과정이다.

이미 다극화 세계질서의 중추가 될 브릭스는 지난해 10개국으로 확장되었고, 60여개국이 참가하는 브릭스 플러스를 발족해 가히 세계 최대의 국제적 협력체계로 자리 잡았다. 올해 들어서는 이미 48개국이 브릭스에 가입신청을 하였다. 지난 1월 우간다에서 개최된 제19차 세계 비동맹 정상회의는 120개국이 참가하여 공식적으로 세계 다극화로의 전환을 지지했다. 올 10월 러시아 카잔에서 개최되는 브릭스 정상회의는 더욱 확대된 브릭스 가맹국을 발표할 것이다. 다극화 세계질서는 더 이상 외세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절대다수 주권 국가들의 적극적 참가로 대세가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브릭스는 중국을 패권으로 하는 세계질서를 세우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나아가 미 동맹진영과 브릭스 진영 간의 양극 질서가 오래 갈 것이라고 전망한다. 심지어 중국, 러시아 역시 미국과 비슷한 제국주의, 팽창주의 국가로 그들이 주장하는 주권 존중, 평등의 세계질서를 믿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양비론이다.

미국이 일극 패권을 세울 수 있었던 것은 2차대전으로 유럽을 비롯 세계 각 곳의 산업 시설과 군사력이 거의 파괴된 반면 미국만이 세계 GDP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인 경제력과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전후 미국의 지원 없이 서방은 재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고 미국은 이 힘을 바탕으로 유럽은 물론 중남미, 아프리카, 아시아에 친미 세력 양성을 비롯한 강력한 미국 중심의 지배 질서를 세울 수 있었던 것이다. 미국은 패권 질서 유지 수단으로 800여개의 해외 군사기지를 설치하여 힘으로 내정에 간섭하였고, 전후 153개 지역, 248개 전쟁에서 201개를 주도하여 미국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제든 무력으로 강제하는 전쟁 국가, 패권 국가로 자리매김 하였던 것이다. 특히 사회주의권이 무너진 이후 미국은 일극 패권 질서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끝없는 전쟁 전략’(Endless War Strategy)으로 군산언복합체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난폭한 패권 국가가 되었다.

그러나 브릭스는 중국 패권의 기반이 될 수 없다. 이는 비단 중국의 반패권적 입장 만이 아니라 군사 경제적으로도 전후의 미국만큼 압도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객관적으로 러시아의 군사력은 중국을 앞서고, 밀 생산은 세계 1위다. 여기에 자원, 산업 생산 능력도 고도화 되어 중국 밑으로 들어갈 하등의 이유가 없다. 이점은 인도, 이란 등도 마찬가지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세계질서는 일극 패권이 실현되지 못한다. 세계 각 지역의 중심적 국가들을 축으로 신흥국들(Global South)이 주인이 되는 견제와 균형, 호혜와 평등의 새로운 질서가 다극화 세계질서다, 브릭스는 이 질서 구축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다. 

또 중국, 러시아가 미국 같은 제국주의, 팽창주의란 주장도 일대일로가 경제 침략이라는 미국의 주장과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미국 입장을 반영한 왜곡된 주장이다. 이런 주장은 논박할 가치조차 없는데, 아프리카 각국이 바보라서 러시아 깃발을 흔들고, 세계 비동맹 운동이 뭘 몰라서 브릭스를 지지하는 것이 아니다.


[사진출처: BBC NEWS 코리아]

3. 무너지는 미 패권

최근의 전쟁 양상은 미국의 군사 패권이 사실상 끝났음을 보여준다. 미국 등 서방무기로 무장한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의 첨단 무력에 속절없이 파괴되었다. 병력과 무기가 고갈된 우크라이나가 미국으로부터 약간의 자금을 받아 버티려 하고 있으나 언제 항복을 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를 막기 위해 나토가 직접 나서 나토군 파견, 장거리 미사일 공급. F16 배치 등 수선을 떨고 있으나, 러시아의 전술핵 훈련 앞에 주춤 거리고 있다. 이제 서방의 어떤 군사 방안도 전세를 뒤집을 수 없다.

또 이스라엘의 친미 네타냐후 정권조차 미국이 자랑하는 패트리엇 요격 시스템을 쓰지 않겠다고 발표하였다. 비싸기만 하고 요격률이 형편없기 때문이다. 미국 무기의 허상이 드러나고 있다. 또 미군은 최빈국 예멘 후티군에게도 여지없이 당하고 있다. 후티군의 대함 탄도 미사일, 장거리 유도 드론, 극초음속 미사일은 미·영 전함을 꼼짝 못하게 만들었고, 미국은 어쩔 수 없이 후티 정부에 공격을 멈추면 모든 제재를 해제해 주겠다고까지 제안하였다. 사실상 굴욕적인 휴전을 요청한 것이다. 후티가 이를 거절하고 가자 지구 휴전이 안 되면 공격은 계속될 것이라고 선언하자, 미 군함이 홍해 인근에서 철수하기에 이르렀다. 패배한 것이다.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지난 15일 이란과 후티가 미군을 패배시켰다(Iran\and the Houthis have defeated the US military)고 보도 하였다. 미국의 강대성 신화는 무너지고 있다.

이제 확실히 전쟁 양상이 바뀌고 있다. 미국 힘의 상징이었던 거대 항모와 전단, 전투기 등은 이제 저렴하면서도 성능이 우수한 드론, 요격 미사일, 유도 대함 미사일 등 앞에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지중해에 있는 미 전함이 헤즈블라에 함포사격을 못하는 것은 헤즈블라가 강력한 대함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함포 사격을 못하고, 전투기가 요격 위험에 제대로 날지 못한다면 미국의 군사 패권 신화는 사실상 끝난 것이다.

핵무력 또한 미국은 6~70년대 낡은 핵무력만 갖고 있으나 북·중·러 등은 갖가지 첨단 전략 전술 핵무력을 보유하여 미국보다 5세대를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은 지금도 극초음속 미사일을 만들지 못하고 있으나 북·중·러·이란·에멘은 이미 실전에 배치한 상태다. 미국의 핵 패권 시대는 끝났다. 이렇게 볼 때 미국이 북과 중국을 상대로 (핵)전쟁을 일으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사진출처: BLOCK MEDIA]

또 미국 경제패권의 상징인 달러 체제 역시 심각한 내부 모순과 외부 도전에 붕괴될 위험에 처해있다. 내부적으로 현재 미국의 부채는 34조 달러를 넘어섰고 부채 이자만 국방비($8,220억)를 초과한 8천8백억 달러에 달한다. 미국 스탠포드 대학 후버연구소 선임연구원인 니얼 퍼거슨(Niall Ferguson)은 역대 모든 제국은 부채 이자가 국방비를 초과할 경우 무너졌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미국의 부채 증가 속도는 현재 추세대로 나간다면 이자가 추가 부채를 낳아 2025년에는 40조 달러에 이를 것이란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미 국채는 폭락할 수밖에 없고 기축 통화로서의 지위는 심각히 약화 될 것이다.

외부적으로도 브릭스가 국제 교역에서 달러 사용을 폐기하고 자국 화폐 거래를 증대시키고 있다. 이것은 달러 패권을 무너뜨리는 중대한 조치다. 이미 지난해 68개국 이상이 무역 거래에서 자국 화폐를 사용하여 달러 체제의 심대한 타격을 가했다. 최근 중러는 양국 교역이 거의 완전히 비달러화 되었다고 발표하였다. 나아가 브릭스는 자체 공동화폐(기축통화) 준비를 다그치고 있다. 조만간 이 공동화폐가 나온다면 달러 체제는 결정적으로 타격받을 것이다. 

미 패권 몰락의 위기는 내부의 격렬한 정치세력간 대결로도 나타나고 있다. 이번 미 대선은 그 어느 때 와 달리 미국의 운명을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이다. 지난 4월 헐리우드에서는 ‘씨빌 워(Civil War, 내전)’란 영화가 개봉되어 흥행 1위를 달리고 있다. 미 CBS 여론조사는 미국민의 49%가 대선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폭력이 있을 수 있다’는 응답을 보도하였다.

이렇듯 미 패권이 무너지는 가운데 부상하는 다극화 세계질서는 인류사의 거대한 진보다. 오랜 기간 미국과 서방의 지배와 간섭을 받던 신흥국들이 제약받던 주권을 회복하여 예속적 관계를 청산하고 동시에 새로운 평등의 세계질서의 주인이 되는 오랜 피압박 민족과 국가들의 숙원이 실현되고 있다. 그야말로 2차 대전의 유제, 파시즘과 식민질서가 완전히 청산되는 자주와 평등, 호혜와 균형의 새로운 세계질서가 마침내 세워지고 있는 것이다.

출처 : 통일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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