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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녘 | [이범주의 생활에세이] 이 나라는 식민지? 신식민지? 아니면 자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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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국 작성일24-05-15 07:29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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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주의 생활에세이] 이 나라는 식민지? 신식민지? 아니면 자주국? 

 

이범주 연구위원   

 

자주적 주권의 기본 중의 기본은 나라 지도자가 제 나라 군대를 지휘할 수 있는 권리다.


이 나라에 그런 권리가 있는가. 없다.


그리고 나는 지금까지의 정치사에서 단 한 번이라도 이 나라의 지도자가(아니 여야 막론한 단 한 사람의 정치인이라도) 미국에 대해 할 말 하면서 오로지 제 나라 인민들을 위한 정치를 줏대있게 펼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이런 연유로 나는 이 나라가 미국에 대해 극히 심한 예속상태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 상태를 뭐라 부를 것인가. 식민지 혹은 신식민지라는 명칭 외에 다른 용어를 나는 알지 못한다.


내가 왜 이런 말을 하는가. 현실이 이런데도 이 나라가 식민지 혹은 신식민지적 처지에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극히 적기 때문이다.


저자: 이범주. 통일시대연구원 연구위원.

 

 

이 나라는 식민지? 신식민지? 아니면 자주국? 

 

 

  

[사진출처:iStock]

 

이 나라는 미국의 식민지일까...식민지가 아니라면 적어도 간접지배 당하는 신식민지는 아닌가. 내 오랜 친구가 한때 자신이 이 나라가 신식민지라고 생각했던 건 심각한 오류였다 말하는 걸 보고 새삼스레 갖게 된 근본적 의문이다. 

 

이에 대해 내가 아는 소수인들은 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이 나라가 (신)식민지라 단정한다. 반면 이 나라 대다수 사람들은 이 나라가 (신)식민지라 생각하는 이들을 보며 제 정신이 아니라 힐난할 것이다. 이미 독립한 지 8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고, 국가 건설하고 주기적으로 투표하여 권력을 갱신해 왔는데 이 나라가 (신)식민지라니 말이 되냐는 것이다. 

 

이 나라의 정부가 미국(혹은 다른 강대국들)과의 관계에서 주권을 행사하면 이 나라는 자주적 주권국가고 그렇지 못하면 겉으로는 아무리 멀쩡해 보여도 실제로는 식민지 혹은 신식민지 국가라 말할 수 있다. 주권(主權)이 핵심이다. 

 

세상을 물질관계를 중심으로 보면 한 나라 주권의 중요성이 시야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모두 돈벌이를 위해 돌아가는 세상에서 한 나라 주권이라는 게 뭐가 중요하겠는가” 이리 생각하는 것이다. 

 

물질을 중심으로 보면 삼성, 현대가 막대한 돈을 투자해 미국에 공장을 짓는 것도 미국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유리한 조건을 취하고 미국 정부가 제공하는 적잖은 지원금을 확보하기 위한 것, 즉 돈을 좀 더 잘 벌기 위한 합리적 조치가 된다. 외국자본(주로 미국자본)이 이 나라 경제의 근간을 지배해 이 나라 노동자들이 피땀 흘려 생산한 막대한 잉여가치를 가져가는 것도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자본의 논리’로 당연히 인정하게 될 것이다.   

 

세상을 돈의 논리, 자본의 논리가 아니라 ‘자주’ ‘주권’이라는 잣대를 들이대어 보면 돈과 자본의 논리로는 그럭저럭 용인되었던 사안들에 대해 중대한 의문이 제기되기 시작한다. 말하자면 이런 것들이다. 

 

 

 

[사진출처: 민플러스]

  

- 독립되었다는 나라에 외국군이 왜 75년 이상 주둔하고 있으며 그들에게 왜 군 작전지휘권을 넘겨 줘 이 나라 군인들이 그들의 통제를 받아야 하는가. 

 

- 자기네들이 필요해서 온 군대에게 왜 1조 수천억 원의 돈을 매년 현금으로 지급해야 하는가.

 

- 한미동맹은 너무도 굴욕적이지 않은가. 그런데 왜 이 한미동맹이 불가침의 것으로 신성시 되는가.  

 

- 국민들의 권익보호 위해 헌신해야 할 이 나라 정치인들은 왜 부단히 미국의 눈치를 보며 중대한 사안 결정에서 미국의 허락을 구하는가. 왜 그들은 제 나라 인민들을 위한 정치를 하지 못하고 미국의 이익을 선차적으로 고려해야 하는가. 

 

- 왜 이 나라 정부는 동족들이 사는 나라를 적대하고 증오하라 요구하는가. 게다가 동족에 대한 적대와 증오를 강요하는 법률, 국가보안법까지 만들어 민주주의의 핵심가치, 사상의 자유를 탄압하는가.  

 

- 왜 이 나라 경제는 식량, 원료, 자재, 자본, 기술, 판매시장...등에서 최소한의 자립성도 갖지 못한 채 거의 모든 영역에서 외국에 심하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자리 잡았는가. 

 

- 왜 이 나라에서는 고유한 우리말들이 점차 사라지고 천박한 영어가 거리 간판, 방송, 정부발표문...등에 범람하는가.

 

- 자본에는 국적이 없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왜 자본에 국적이 없는가. 자본은 한 나라 국민경제의 구성부분이다. 자본에게도 국적은 있다. 

 

이런 류의 문제 제기가 모든 영역에서 무수하게 제기된다. ‘자주’ ‘주권’의 기준으로 세상을 보자 세상이 달리 보이는 것이다. 나는 이 땅에서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갖게 된 경험과 지식을 통해 이런 시각으로 세상을 보게 되었다. 

 

이런 이야기를 하자 한 선배는 나더러 아직도 그리 생각하냐며 시대에 뒤진 ‘루저’라고 했다. 한 친구는 나를 ‘제 정신 아닌 자’로 취급했다. 이 나라의 (신)식민지적 예속성을 비판하자 내 후배는 냉소하듯 한 마디 던졌다. “세상에 식민지, 신식민지가 어딨어 다들 지들 (제 나라) 이익 위해 서로를 필요에 따라 이용하는 관계만 있을 뿐이지” 

 

내가 보기에 그들은 번연히 눈에 보이는 예속 현실을 안 보거나 경시하고 있다. 

 

나라 운영에 있어서 강대국(여기서는 미국)에게 휘둘리게 되면 어떤 일이 생기는가 보자.  

 

개전권(開戰權)을 군 작전권 가진 미국이 갖는다. 한미동맹에 묶여 이 나라 젊은이들이 동족과의 전쟁에 대포밥으로 나가거나 미국의 이익이 걸린 딴 나라와의 전쟁에 이 나라 군대가 끌려 들어갈 수 있다. 이 나라 인민들의 핵심적인 먹거리 수단인 기간산업 공장들이 미국의 요구에 의해 미국으로 이전될 수 있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다. 미국의 지시와 통제에 따라 이 나라의 가장 중요한 무역 상대를 잃을 수 있다. 이 또한 중국과 러시아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일본에 대한 태도가 굴욕으로 일관하는 것도 한국과 일본을 한미일 군사동맹으로 묶어 두려는 미국의 압력 때문이다. 

 

이런 대표적 사례에서 보듯 나라 주권은 나라 인민들 생존 여부를 결정지을 수 있는 핵심사안이다. 한 나라의 자주권, 주권은 인민들이 사활을 걸로 지켜야 할 최고의 가치, 궁극의 가치가 된다. (그러나 이 나라에서는 많은 이들이 나라의 자주성, 나라 주권의 중대성에 대해 심각한 문제의식을 갖지 않는 것 같다.) 

 

이 나라는 식민지, 신식민지인가 아니면 주권국가인가. 

 

자주적 주권의 기본 중의 기본은 나라 지도자가 제 나라 군대를 지휘할 수 있는 권리다. 이 나라에 그런 권리가 있는가. 없다. 그리고 나는 지금까지의 정치사에서 단 한 번이라도 이 나라의 지도자가(아니 여야 막론한 단 한 사람의 정치인이라도) 미국에 대해 할 말 하면서 오로지 제 나라 인민들을 위한 정치를 줏대있게 펼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이런 연유로 나는 이 나라가 미국에 대해 극히 심한 예속상태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 상태를 뭐라 부를 것인가. 식민지 혹은 신식민지라는 명칭 외에 다른 용어를 나는 알지 못한다.

 

내가 왜 이런 말을 하는가. 현실이 이런데도 이 나라가 식민지 혹은 신식민지적 처지에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극히 적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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