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녘 | [이정훈의 사상과 정책론] 윤석열 정권 파산과 한국-조선 체제 전환 시기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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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국 작성일24-04-29 07:27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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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의 사상과 정책론] 윤석열 정권 파산과 한국-조선 체제 전환 시기의 과제
기자명 이정훈 연구위원
2024.04.29
총선 후 이재명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을 보면, 사법처리의 궁지에서 벗어날 가능성에 우선 안도하는 분위기다.
다가오는 대한민국의 중첩된 위기 앞에 고작 ‘25만 원’과 ‘협치’를 이야기하고 있다. 영수회담을 서로 애걸하고 있다.
민심을 배반한 불통 대통령이 먼저 만나자고 애걸해야 정상이 아닌가. 윤 정권에 반대하는 모든 세력이 중요하다.
그러나 민주당이나 조국에 크게 기대어 나라의 자주화와 민주화, 한반도 평화체제를 기대하는 것은 나무에 올라가 물고기를 구하는 연목구어(緣木求魚)와 같다.
이미 파산 선고된 윤석열 정권을 실질적으로, 종국적으로 파산시키는 주체도 결국 다시 민중들이다. 민생 파탄과 전쟁 위기에 선 한국 민중들의 어깨가 너무 무겁다.
앞으로 전개될 상황을 생각하면 민초, 민중들이 겪어야 할 고난도 너무 버거워 보인다. 그러나 다시 일어서지 않을 수 없다. 오로지 믿을 것은 민중 자신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국민을 배반한 대통령과 그 정치집단의 비참한 최후가 무엇인지 다시 보게 될 것이다.
저자: 이정훈. 통일시대연구원 연구위원.
목차
1. 윤 정권이 파산되어도 후속 체제는 살아남는다
2. ‘거부권 거부 정국’으로 윤 정권 먼저 결산해야
3. 한국-조선 체제 전환시기에 들어서다
4. 진보적 정권교체보다 먼저 다가오는 전쟁과 한반도 체제 전환의 시기
2023년 5월 21일 일본 히로시마 G7 정상회담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사진출처: 대통령실]
1. 윤 정권이 파산되어도 후속 체제는 살아남는다
총선이 끝났다. 선거는 예상대로 민주당의 승리, 크게 보면 개혁세력과 진보의 승리로 끝났다. 윤석열 검찰독재 정권이라는 금이 간 바위에 큰 파열구가 났으며 커다란 틈이 생겼다. 거대한 민심이 여기에 한 번 더 커다란 쐐기를 박고 내리치면, 그것이 탄핵이든, 퇴진이든 더는 윤 정권 존립이 불가능한 상태로 갈 수준에 이르렀다. 이는 역대 가장 빠른 정권 몰락의 위기이며. 이 위기는 시간이 갈수록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위기는 윤석열을 한동훈으로 대치할 수 있는 수준을 넘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그가 정치를 알든 모르든 미국과 일본이 보기에는 매우 쓸 만한 사람이었다. 강경 대북 적대정책과 미국의 신냉전 정책을 추진하는 돌격대를 그가 자임하고, 한국을 미국의 반중, 반러 기지로 만들고, 미국의 숙원사업인 한-일 관계를 군사동맹 수준으로 높이며 그 임무를 완수했기 때문이다. 그가 지난봄, 워싱턴 백악관에서 ‘아메리칸 파이’를 바이든 앞에서 열창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불과 일 년 만에, 아메리카도 그가 과연 함께 할 가치가 있는 인물인지를 다시 생각하는 시간이 온 것 같다. 한국 수구보수 언론 조중동도 여차하면 그를 버리고 새로운 길을 찾는 것이 낫다고 보는 것 같다. 그에게 사면초가(四面楚歌)와 토사구팽(兎死狗烹)'의 시기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이번 총선거는 반 윤석열 개혁 세력이 크게 이겼지만, 투표율을 보면 이 진보개혁의 투표 추세도 그리 공고하지 못함을 알 수 있다. 지역구 후보 득표율은 더불어민주당이 50.5%, 국민의힘이 45.1%이고, 그 외 정당이 4.4%이다. 전통적 의미의 진보득표가 3% 미만이며, 민주당과 국힘 등 보수정당이 50:45의 구도이다. 이는 차후 국민의힘이 윤석열을 버리고 전열을 정비하고, 민주당의 안일함과 자만으로 진보정당과 민주당의 연합전략이 실패한다면, 국민의힘 정권이 다시 연장될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또 대한민국의 보수양당 체제는 안전하며 진보의 집권은 아직 요원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단적으로 미국과 국민의힘과 같은 수구 보수세력은 이 위기가 윤 정권이 자초한 위기이지 저들의 위기로 보지 않는다. 따라서 윤 정권이 이 위기에서 벗어나려는 몸부림과 미국과 한국 기득권 극우보수 집단이 이 위기를 대처하는 방식이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 미국의 현재 가장 큰 우려는 윤 정권의 몰락과 한국내부가 아니다. 북(조선)이다. 조선의 전략이 2024년 조선로동당 중앙위 전원회의(8기9차) 결정 이후 전격적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현재 한반도 정세와 ‘정전체제’는 한마디로 ‘2024년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국민들이 이 바뀐 현실을 인정하지 못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한국 국회와 주류언론의 수준이 ‘우물 안의 개구리’이기 때문이다. 한겨레, 경향도 더하면 더했지, 별 차이가 없다.
문제는 192석이라는 야당의 규모가 아니라 질이다. 윤석열 정권 몰락의 시작인 총선 승리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주도하는 거대 야당이 급변하는 국제정세와 다가오는 대한민국의 위기를 막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단적으로 이재명과 민주당의 제시하는 국제정세의 안목과 수준은 과거의 정책 관성으로 남북관계를 복원하려는 정도이며, 급변하는 한국-조선 관계의 의미조차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탈미(脫美) 경향의 현실적 국제정세를 도무지 따라갈 수 없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한국 군소 진보정당들의 대국민 정치적 영향력은 여전히 미미하다.
현재 대한민국은 건국 이후 전례 없는 안팎의 위기를 맞고 있다. 예상되는 윤석열 정권의 파국과 몰락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의 위기는 왜 심화할 수밖에 없는지, 그것을 구제할 힘은 오로지 민중밖에 없는지 차례로 살펴보자.
22대 총선결과 [자료출처: 위키백과]
2. ‘거부권 거부 정국’으로 윤 정권 먼저 결산해야
윤석열 정권은 총선을 통해 국민으로부터 파산선고를 받았으나, 예상대로 그의 총선평가는 국정 기조는 옳았으나 국민이 체감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국민들도 별 반응이 없다. 국민들은 200석 불발을 아쉬워 할 뿐, 윤 정권 변화에 대한 기대를 이미 접었기 때문이다.
윤 정권의 태생적 한계는 검찰의 ‘캐비넷 정치’밖에 모르는 폐쇄적, 관료적 무능과 ‘처와 장모’가 연루된 세칭 ‘패밀리 범죄단’이라는 원죄이다. 이러한 집단의 특징은 유연성이 원래 없으며, 작은 자극에도 민감하며 내가 무조건 옳아야 하며 ‘물러서면 죽는다.’ 는 속성이 매우 강하다. 국민들도 그의 변신이 일시적으로 물러서는 제스처일뿐, 그가 변화하지 못하며 변화할 능력도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러한 정황에서 21대 국회에서 마지막으로 상정되는 채상병 수사외압 의혹사건과 대통령이 거부한 9개 법안이 다시 22대 국회에서 모두 상정될 예정이다. 윤 정권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은 이태원 참사 특별법안, 양곡관리법 개정안, 간호법안, 노동조합법 개정안(이른바 ‘노란 봉투 법’), 한국교육방송공사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 개정안(이른바 ‘방송 3법’),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특검법안(이른바 ‘쌍특검 법안’) 등 9개이다.
이 10개의 법률안은, 보수와 진보를 떠나 국민들이 최소한의 기본권과 윤 정권이 입만 열면 떠드는 공정과 상식에 속하는 대한민국을 위한 법률안들이다. 이 법률안 중에 대통령이 직접 연루된 사건만도 3개 이다. 이 법률에 대한 공정한 특검이 대통령의 명줄을 쥐고 있는 셈이다. 총선 승리의 의미가 크게 다가오는 것은 윤 정권이 이를 다시 거부할 힘을 상당히 상실했다는 점이다. 윤 정권은 외나무다리에서 10개 법안을 다시 만나야 한다. 결국 이 법안을 어떻게 처리하는가의 문제가 윤 정권의 운명과 직결되어 있다. 따라서 이 법안을 대하는 정치권과 입장과 태도가 차후 개혁과 반개혁을 나누는 기준이다.
한국 수구보수 정치권 내부도 이 법안을 대하는 입장과 태도는 21대 국회와 같을 수 없다. 윤석열 대통령을 버리는 카드가 한국 보수를 살리는 길이라고 판단하는 보수여론과 여권 내 그룹이 시간이 갈수록 늘어 날 것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이들 수구보수 세력 간에 공통점도 있다. 대중의 정치의식 성장으로 앞으로 진행되는 대선과 총선에 자신이 없는 한국 수구보수 세력이 그들의 생존과 안정을 위한 근본대안을 찾을 때가 지금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다가올 ‘거부권 거부 정국’ 과 예상되는 ‘거부권 거부 국민 항쟁’ 으로부터 윤 정권과 한국보수가 함께 궁지에서 벗어나는 길 중의 하나가 이른바 ‘7공화국 개헌논의’이다. 이미 이러한 주장과 논의가 여야로부터 서서히 나오고 있다. 거부권 거부 정국이 개헌 정국으로 전환되면, 윤 정권 퇴진을 위한 국민적 ‘거부권 거부정국’은 당연히 희석된다. ‘윤 정권 퇴진이 개혁이다’ 는 목표와 방향이 사라진다.
국민적 윤 퇴진 열기는 길을 잃고 추상화되며, 개혁의 주도권은 양당이 주도하는 보수 정치권으로 넘어간다. 이른바 민주당과 국민의 힘이 공생하는 ‘협치의 시대’가 열린다. 이미 식물정권인 윤 정권이 개헌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조기에 퇴진하며 주도권을 국민의힘에게 넘길 가능성이 있다. 한국 보수가 보기에는 윤석열 정권의 질서 있는 퇴각이다.
현행 1987년 헌법이 오래되어 헌법을 손봐야 할 부분이 많다. 개헌을 거부하는 국민도 많지 않다. 그러나 문제는 개헌의 목적과 시기이다. 국민기본권, 국가자주권, 민주주의 확장을 위한 개헌이 아니라, 이것의 본질이 거대 보수정당의 공생을 도모하는 오래된 정략적 타산의 개헌이라면, 이러한 시도에 대해 한국 진보의 입장은 무엇이어야 할까?
이른바 ‘진보적 7공화국 헌법’은 그것이 내각제든, 국민기본권 강화든, 대통령 중임제든 결국 그것은 국면 교란 전술이거나 주도권을 잃게 되는 하수의 전술임을 면할 수 없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민심의 요구대로, ‘거부권 거부 정국’으로 윤 정권을 직선코스로 끌어내리는 것이다. 개헌은 필요하다. 그러나 윤 정권을 조기에 몰아낸 국민적 열기로 그 이후에 해도 늦지 않다.
[사진출처: iStock]
3. 한국-조선 체제 전환 시기에 들어서다
2024년 이후, 남북 관계를 규정하던 모든 공식이 바뀌었다. 근 80년 만의 남북 관계 변화이자 동북아 지각변동의 시작이다. 반복해서 얘기하자면 한반도 분단 전시체제는 ‘2024년 이전과 이후’로 완전히 달라졌다. 거대한 변화가 이미 시작되었는데도 이에 대해 무감각한 것은 국민들 탓이 아니다. 서방 언론의 앵무새가 된 주류언론과 줏대라고는 없는 한국 지식인들 탓이다.
이 변화를 추진하는 것은 더 이상 핵전략 국가임을 부정할 수 없는 조선(북한) 이다. 아직도 철 지난 북 비핵화를 떠드는 한국 주류언론이, 전략국가 조선의 의미와 그 국제 외교적 파장이 무엇인지 국민들에게 전달할 리가 없다. 혹자는 조선로동당 전원회의 결정이 앞으로 남북이 따로 살자는 ‘현상 유지 전략’으로 이해하지만, 이것이 오류임을 지난 칼럼에서 여러 번 지적했다. 북의 정책변화의 본질은 매우 능동적이고 현실적인 ‘현상 타개 전략’이다. 이 정책변화의 본질은 쉼 없이 반복되는 한반도 전쟁 위기의 근원적 종결과 한반도를 억누르던 ‘정전체제의 종결’이다. 즉 조선은 남북통일 정책을 폐기한 채, 정전체제 종결을 시도하고 있다.
정전체제 종결은 2가지 방도가 있다. 하나는 비평화적인 ‘전쟁의 방도’이고, 또 하나는 남,북,미 평화협정에 의한 평화적 이행의 방도이다. 조선의 변화된 정책의 특징은, 한국 언론의 편의적 해석과는 다르게 전쟁도 평화도 아닌 기존의 어중간한 중간 입장이나 태도가 차후 설 자리가 없다는 점이다. 중간은 결국 모두 그 이전과 다를 바 없는 정전체제 유지와 현상유지 전략이기 때문이다.
먼저 전쟁 가능성부터 보자. 2024년 이후, 미국과 한국의 기존의 대북적대정책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그것은 바로 전쟁을 의미한다. 북이 ‘전쟁을 피할 생각이 전혀 없다’ 는 선언은 외교적 수사가 아니다. 북의 전쟁 정책은 이미 잘 알려진 ‘국토완정’과 대한민국 ‘평정, 수복, 편입’ 전략이다. 북이 남북협상과 민족 대단결에 기초한 통일정책을 폐기하고, 북도 미국, 한국이 추진해온 전쟁에 의한 ‘국가병합 전략’을 선포했다.
최근 북의 전쟁 준비는 대미 전략핵 대응 실제 훈련과 국토완정 실전을 위한 전술핵 훈련, 세부 군 종간 종합 실제 군사훈련으로 바뀌었다. 조-미간 전쟁은 세계 핵 대전이며, 한반도에서 미국의 핵우산 개념이 무용지물이며, 조선에 대해 미국이 군사 기술적 우위를 차지하는 시대가 이미 끝났다는 것도 여러 번 이야기 했다. 현재 북의 다종의 전술 핵무기에 대해서 한국의 ‘3축 킬체인 체계’가 공언과 다르게 무방비 상태임도 여러 번 이야기해서 생략한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미국이 대한민국을 지킨다는 말이 어불성설인 상황이라는 뜻이다.
다음으로 평화적 이행의 방도는 이렇게 변화된 상황과 조건에 맞게 조선-미국 간 평화협정을 맺고 미군이 한국에서 철수하고 여기에 한국도 참여하는 길이다. 이 길은 미국이 가능하지도 않은 완전히 실패한 대북 비핵화 정책을 포기하고, 조선을 인정하며 대조선 적대정책을 폐기하는 길이다. 미국이 조-미관계를 정상화하며, 동시에 한국도 조선-한국 관계를 완전히 새롭게 정립하는 것이다.
이 길은 기존 정전체제에 의한 남북 적대관계를 완전히 청산하고, 호혜 선린 우호에 기초한 정상적 나라와 나라의 관계로 남북 관계를 재정립하는 경로이다. 이 경로에는 당연히 헌법상 한국, 조선의 각 국토조항을 새로 설정하며 남북 적대관계를 규정하는 한국의 국가보안법 폐기가 포함된다. 만약에 이러한 관계가 수립된다면 이후 조선과 한국의 관계는 과거 6.15 시대나 김대중 시절보다 나으면 나았지, 후퇴하진 않을 것이라 본다. 아니 미국의 영향력이 축소된 새로운 한국-조선 관계가 본격적으로 더 발전되면 연합-연방 관계로 발전하는 현실적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그럼에도, 온 국민이 바라는 이러한 평화적 길의 실현 가능성을 낮게 보는 이유는, 이 길이 미국과 한국 정부가 있는 그대로의 핵전략 국가 북을 인정하며 분단 이후 유지하던 80년 대북 적대 정책을 폐기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사실상 미국의 대북 적대 정책 패배 선언이기 때문이다. 또 이러한 결단에 이를 수 있는 미국의 준비와 한국 정치권의 상태가 너무 부실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두 가지 길이 열려있으나 전쟁은 가깝고 평화협정의 길이 멀어 보이는 이유이다.
2024년 이후, 재래식 남북 관계가 더 이상 통하지 않음은 물론이다. 철없이 호전적인 윤석열 정부와 다르게, 2024년 이후 미국의 대북 정책은 겉으로는 요란하나 내부적으로 매우 조심스럽다. 미국의 대북 정책도 이미 내부로부터 갈라졌다. 미국이 표면적으로 하나의 목소리를 내려 하지만 이 역시 가능한 수준을 넘었다. 올해 워싱턴에 누가 집권하든, 그들은 전쟁이냐 평화협정이냐를 결론지어야 할 처지에 몰렸다. 만약 트럼프가 재임에 성공하면 과연 그가 주한미군 철수와 평화협정의 길을 선택 할 수 있을까? 이 역시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미국에게 풀기 싫었던, 못 풀었던 오랜 숙제를 풀어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4월 25일 만찬회동에서 악수하는 모습.
[사진출처: 더불어민주당, Business Post]
4. 진보 정권교체보다 먼저 다가오는 전쟁과 한반도 체제 전환의 시기
2024년 이후 한반도 전쟁 위기가 심각한 지경인데도, 실제로 전쟁이 일어날 것으로 판단하는 국민들은 그리 많지 않다. 아마도 항시적 전쟁 위기와 그에 익숙한 관성 때문일 것이다. 현실과 국민들 판단 사이에 커다란 괴리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문제는 국민들의 주관적 판단과 상관없이 힘에 의한 국제정세와 새로운 한국-조선 관계가 현실을 움직인다는 점이다.
더 큰 문제는 이 거대한 충격과 변화를 담당할 한국 여야 정치권이 여전히 좁은 당리당략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점이다. 조선과 미국이 한국전쟁 후 근 70년 만에 한반도를 두고 벌이는 심각한 판갈이 상황과 현실을 한국 정치권은 거의 자의적으로 해석하거나 무시하고 있다. 총선 승리에도 불구하고 192석의 의미가 무색하다. 윤석열 정부나 국민의힘은 말할 것도 없고, 민주당도 ‘우물 안의 개구리’ 안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란의 위기 앞에 선 대한민국의 불행이다.
한국 군소 진보정당들이 의회를 어떻게 활용하고 위치 설정할지는 자유이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의회를 배제하거나 무시한 진보 집권은 불가능하다. 의회에 진보의 교두보를 마련하고, 대중과 함께 대중적 진보 정치인을 키우고 진실을 간절히 알리는 것이 정상적 진보 구축의 길이다. 오늘날 진보 일부에서 말하는 ‘전민항쟁’의 개념이 촛불 항쟁을 의미하는지, 정권 타도를 위한 대중투쟁이나 무력항쟁을 의미하는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의회에 단계적으로 진출하고 진보세력을 의회에 확장하는 것은 필요하다. 문제는 의회에 진출할 역량조차 없으면서 이것을 기회주의, 의회주의로만 비판하는 것이다. 이것을 ‘좌익 소아병’도 아니고 ‘원칙주의자’도 아니고 무엇이라 불러야 할지 모르겠다.
엄밀히 말하면 민주당은 진보정당이 아니다. 개혁성을 일부 가진 중도 보수정당이다. 크게 보면 한국 진보의 독자적 진보 집권 가능성은 상당히 멀다. 그러한 상황에서 한반도 체제변환을 위한 한국전쟁 이후 최대의 정책변화와 정세변화는 이미 가동되고 있다. 한국 진보의 진보 집권을 위한 전망 시간표보다, 이 정책변화가 가져올 충격적 파장이 더 빠르고 결정적이다. 한국 진보가 집권 전망을 가지되, 앞으로 전개될 국제질서 변화와 한반도 체제변환을 대비하는 현실적 채비와 이러한 상황에 맞는 진보정당의 국회 진출이 더 필요하며 절박해 보인다. 한국 진보마저 작은 시야를 벗어나지 못하며, 현실을 있는 그대로 대중에게 전달하지 못하면 국민은 더 불행해진다.
현재 한국에서 진행되는 민생 파탄은 잘못된 정부 정책에 기인한 것이며 구조적이다. 최근 미국경제를 살리기 위해 한국경제를 등쳐먹기로 작정한 미국과 미국의 신냉전 정책에 맹종하며, 중국 시장과 러시아와 거대한 남반구 경제를 외면한 결과로 물가는 폭등하며 경제난과 민생은 더욱 악화하였다.
총선 후 이재명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을 보면, 사법처리의 궁지에서 벗어날 가능성에 우선 안도하는 분위기다. 다가오는 대한민국의 중첩된 위기 앞에 고작 ‘25만 원’과 ‘협치’를 이야기하고 있다. 영수회담을 서로 애걸하고 있다. 민심을 배반한 불통 대통령이 먼저 만나자고 애걸해야 정상이 아닌가. 윤 정권에 반대하는 모든 세력이 중요하다. 그러나 민주당이나 조국에 크게 기대어 나라의 자주화와 민주화, 한반도 평화체제를 기대하는 것은 나무에 올라가 물고기를 구하는 연목구어(緣木求魚)와 같다.
이미 파산 선고된 윤석열 정권을 실질적으로, 종국적으로 파산시키는 주체도 결국 다시 민중들이다. 민생 파탄과 전쟁 위기에 선 한국 민중들의 어깨가 너무 무겁다. 앞으로 전개될 상황을 생각하면 민초, 민중들이 겪어야 할 고난도 너무 버거워 보인다. 그러나 다시 일어서지 않을 수 없다. 오로지 믿을 것은 민중 자신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국민을 배반한 대통령과 그 정치집단의 비참한 최후가 무엇인지 다시 보게 될 것이다.
[통일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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