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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녘 | 사진없는 영웅의 묘비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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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국 작성일23-05-20 13:10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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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없는 영웅의 묘비 앞에서

 

편집국 

 

수백 명의 전쟁영웅들이 안치되어 있는 북의 조국해방전쟁참전렬사묘에는 최정웅 영웅의 묘비도 있다. 그는 50여 개의 지뢰를 해제하여 부대의 통로를 개척하기도 하고 적들이 도사린 고지를 단숨에 점령하며 고지정점에 공화국기를 휘날리는 등 조국수호를 위하여 용감무쌍하게 싸웠지만 사진 한장 남기지 못하고 최후를 맞았다. 

 

[조선의 오늘]이 20일 사진없는 영웅의 묘비 앞을 쉽게 떠나지 못하고 사색의 나래를 펴면서 영웅과 심장속 대화를 나누었던 방문자의 수필을 소개하였다. 전문은 다음과 같다.

 

사진없는 영웅의 묘비앞에서

 

금시라도 영웅들의 모습이 보일듯, 거센 숨결이 들려올듯 발걸음도 숭엄해지는 조국해방전쟁참전렬사묘이다.

그중에서도 나의 눈길을 끄는것은 오래동안 한곳에서 자리를 뜨지 못하고있는 인민군군인들의 모습이였다. 나의 발걸음은 저절로 그곳으로 옮겨졌다.

그곳은 사진없는 묘비앞이였다.

《…여기 석박산기슭의 수백명렬사들중에는 사진 한장 남기지 못하고 전사한 영웅이 있습니다. 그가 바로 공병중대 병사였던 최정웅영웅입니다. …》

50여개의 지뢰를 해제하여 부대의 통로를 개척하였으며 적화점에 남먼저 뛰여든 영웅, 적종심깊이에 들어가 적들의 군수창고를 폭파하고 십여개의 지뢰를 매설하여 적들에게 무리죽음을 안기였으며 적들이 도사리고있던 고지를 단숨에 점령하고 고지정점에 람홍색공화국기를 펄펄 휘날린 영웅…

조용히 강의내용을 듣고있는 군인들의 얼굴마다에도 근엄한 빛이 떠돌고있었다.

강사동지, 영웅동지의 용감무쌍한 전투위훈은 우리 병사들의 심장속에 뿌리깊이 남아있을것입니다. 좀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주십시오.》

영웅동지의 사진은 왜 남아있지 않습니까?》

영웅동지의 고향은 어디입니까?》

여기저기서 쏟아져나오는 질문이였다. 그것은 아마도 상상의 문조차 열어주지 않는 영웅앞에 쏟아지는 안타까움이였을것이다.

《영웅의 고향은 평양입니다. 사진은 모두가 노력했지만…》

미처 잇지 못하는 강사의 목소리는 젖어있었다.

나는 묘비를 다시 쳐다보았다.

그에게도 있었으리라, 망국의 설음만이 휩쓸던 이 땅에 민주의 새봄맞아 꿈처럼 펼쳐진 학교길에서 새로 사귄 동무들과 찍은 사진이, 노예살이 그 서러운 피눈물에 절어있던 토스레옷을 훌 벗어던지고 새 생활의 상징인양 새옷을 떨쳐입은 가족들과 나란히 찍은 사진도…

아버지가 미술가여서 그런지 미술에 어느 정도 조예가 깊은 나는 마음속으로 영웅의 모습을 끝없이 상상하였다.

문득 숭엄하고 존엄높은 조국의 모습에 한줄기 빛이라도 더해드리고싶어 불붙는 석탄이 되여 발전소 화실에 날아들고싶다던, 우리 푸른 이랑들을 더 푸르게 할수 있다면 한줌 거름이 되여 어린 모 한포기를 살찌우고싶다던 한 시인의 절절함이 최정웅영웅의 목소리로 나의 가슴속에 스며들었다.

한몸바쳐 지켜낸 사랑하는 이 땅에 마지막모습마저 어린 나무 한그루가 되여 이 석박산기슭에 조용히 자리잡은것은 아닌지…

순간 나에게는 무심히 볼수 없는 산기슭의 아름드리나무들이 영웅의 모습으로 안겨왔다.

철옹성같이 지켜선 조국의 전구들과 우후죽순처럼 일떠서는 자랑찬 창조물들마다에 영웅의 장한 모습이 비껴있는것 같았다.

《동무들! 우리모두 영웅동지와 함께 사진을 찍읍시다.》

군인들의 목소리가 나의 생각을 깨웠다.

최정웅영웅과 심장속대화를 나누는듯 군인들은 영웅의 묘비로 가까이, 더 가까이 다가갔다.

행복한 땅에 태여난 저 군인들도 언제인가는 사랑하는 고향땅, 진정한 삶을 안겨준 조국을 위해 자기의 목숨까지도 서슴없이 바칠것이며 우리 조국은 또한 그들의 모습을 언제나 지켜주고 빛내줄것이다.

아름다운 모습으로 길이길이 남을 우리의 삶을 축복하며 사진없는 영웅은 속삭이였다.

당과 수령, 조국과 인민을 위해 한목숨 기꺼이 바친다면 설사 사진 한장, 이름 석자마저 전해지지 못한다 해도 조국은 그대들의 삶을 값높이 내세워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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