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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호열 교수의 <통미봉남> 제하의 글을 염려하며- 이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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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08-12-13 00:00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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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미봉남>은 <통미봉북>의 자업자득

중앙일보 중앙시론 (11/27/08)에 고려대 북한학과 유호열 교수의 “북한은 통미봉남 환상 버려라”는 제목의 글이 실렸다. 북한을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대학생들에게 북한의 실체를 가르치는 학자의 글이라 무척 흥미로울 것이라 기대가 컸다. 그러나 나의 독후감은 정말 북한 전문가의 글이 맞는가 하고 의심을 하게 했고 슬프게까지 만들었다. 유 교수의 글이 독자들에게 혼돈을 가져다줄까 염려가 돼 <통미봉남>에 대한 나의 관점을 중앙일보에 기고하기로 했다. 그래야만 독자들이 다양한 각도에서 그것을 판단하고 이해할 기회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유 교수는 <통미봉남>의 실체가 “한미 간 이간 책동을 통해 한반도에서의 주도권 확보와 한국 사람의 자존심과 이익을 짓밟는 데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는 ∆ <6.15와 10.4선언> 이행 촉구는 무리한 요구며 일방적 강요다. ∆ 시료체취 거부는 통미봉남의 재료로 쓰기 위함이다. ∆ 오바마의 등장을 보고 통미봉남 카드를 빼들었다. ∆ 통미봉남의 포기가 북의 발전, 남북 관계개선, 한반도 안전에 기여한다, 등의 주장을 한다.

유 교수에 의하면 북은 김영삼 정부 때에 통미봉남 정책이 실시되어 남남갈등도 촉발 시켰다고 주장한다. 그러면 여기서 누가 통미봉남과 남남갈등을 만들었는지 먼저 따져볼 필요가 있다. 북미 간에 서명된 ‘제네바북미기본합의서’에 의해 북핵문제해결과 북미 관계 정상화가 착실히 진행되고 있었다. 동시에 거기에는 남북 간에 화해를 위한 대화를 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다. 당시 남북 간의 대화를 거부한 김영삼 정부는 클링턴 행정부의 큰 골칫거리였다. 그래서 김 정부는 북미회담에 얼굴도 못 내밀고 왕따가 되어 끝내 경수로 비용만 물고 말았다. 물론 김 정부의 대북 강경책은 남북 화해를 열망하는 국민의 완강한 저항에 부딪쳐 사회적 혼란이 야기됐던 것이다. 이것을 유 교수는 북에서 만든 남남갈등이라 표현하는 모양이다. 쉽게 말해서 통미봉남이나 남남갈등은 김 정부가 만들어 놓은 자업자득이라 표현해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6.15와 10.4선언’은 우리 민족 전체의 절대적인 지지로 민족의 정상들이 서명한 역사적인 약속이다. 이것은 우리 민족의 진로를 밝혀주는 등불이자 이정표이다. 물론 두 번이나 UN에서 만장일치로 지지 채택된 민족의 평화번영을 담보하는 강령이다. 그런데 북쪽에서 이를 이행 하자고 하는 것이 무리한 요구이고 일방적 강요라는 유 교수의 주장은 북에서 이를 집어치워야 한다는 논리로 보인다. 사실, 국가 간에 맺은 조약이나 선언을 일방적으로 폐기한다는 것도 상상하기 어려운데, 하물며 동족의 수뇌부들이 서명한 선언을 일방적으로 고사한다는 것은 민족의 비극이자 불행이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북미 간 평양회담 합의에서 ‘과학적 검증’이라는 표현으로 검증문제는 일단락됐던 것이다. 그러나 북미 관계개선에 제동을 걸겠다는 사전 포석의 일환으로 서울과 동경 정부가 ‘시료체취’ 문제를 들고 나온 것이라 알려지고 있다. 그래서 서울 정부가 일본 다음으로 새로운 훼방꾼으로 등장한 것이라고 빈축을 사는 것이다. 성김 미국 측 차석대표가 최근 서울에서 가진 기자회견 내용에도 북미 간엔 문제가 없고 헷갈리는 것도 없다는 발언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오바마의 집권을 보고 북한이 통미봉남 카드를 빼들었다는 유 교수의 주장에는 핵문제 해결과 북미 관계 개선을 적극적이고 단호하게 해결하겠다는 오바마의 대북정책을 달가워하지 않는 유 교수의 심정을 반영한 것인 듯하다.

통미봉남의 환상을 포기하면 북이 잘살고, 남북 관계가 개선된다는 유 교수의 주장은 마치 북한이 통미봉남의 환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취급하는 데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고 보인다. 북한은 시종일관 “우리민족끼리”라는 정신을 전면에 내걸고 ‘6.15와 10.4선언’을 이행하자고 한다. 실로, 북한을 못살게 만든 것은 북한을 포위하고 있는 각종 제재와 외부의 압살정책이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일 것이다. 그리고 지금 남북관계의 최대 위기는 이 정부의 대북강경책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들 한다. “선제타격”에 이어 “주적”이라고 까지 나오고, 북침작전인 한미”작계5029” 마저 미국에서 공동 서명됐다. 최근 워싱턴을 방문한 이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체제로 통일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라는 발언을 함으로서 두 정상선언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흡수통일을 천명했다. 이래서 반북, 반민족, 반통일의 실체를 만방에 선포한 것이라는 지탄을 피할 길 없게 됐다.

최근에는 “김정일 정권 타도”라던가 지도부의 엽색행각 내용을 담은 삐라가 북쪽으로 계속 날아가면서 북쪽을 극도로 자극시키고 있다. 여러 경로를 통해 북으로 부터 경고가 날아왔다. 휴전선에서 화약 냄새가 풍기기 직전이다. 사태가 심각하다. 조용기, 김종환 목사들을 중심으로 기독교 원로들이 일어났다. 백낙청 교수와 황석영 작가를 중심으로 재야인사들도 합세하고 나섰다. 국회와 여성대표들도 정부의 대북정책 전환을 요구하고 삐라살포의 중지를 즉시 중지할 것을 호소한다. 각계각층의 시민들이 한목소리로 정부의 대북강경책의 전환을 울부짖는다. 오죽하면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지난 11월 27일, “이 정부가 의도적으로 남북관계를 파탄 내려 하고 있으나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말을 했겠는가. 지금 국민은 경제적 고통을 안고 못살겠다 아우성이고 남북의 긴장은 위험수위인데, 이런 긴박한 위기를 앞에 놓고 <통미봉남> 소리 보다는 경제도 살리고 안보도 담보가 되는 남북 화해와 평화를 더 큰 목소리로 외쳐야 한다는 것을 유 교수가 이해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본다. 통미봉남의 실체를 밝힌다면, 북미 그리고 남북 간의 관계개선을 못마땅하게 여기거나 이에 대해 피해의식을 느끼는 외세 의존적 보수논객이 남북 간의 긴장조성에 대한 비난을 희석시키고자 꾸며낸 단어로 미국에겐 모욕적인 말이라고 보일 수도 있다.

[작성: 이흥노 재미동포전국연합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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