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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정권은 이산가족 상봉을 즉시 재개하라 - 김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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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08-11-12 00:00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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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공동선언에서 밝힌 <우리 민족끼리>의 정신은 민족에 대한 주체적 정의에 입각하여 나온 위대한 사상이다. 제도와 사상, 이념, 종교, 계급, 계층을 초월하여 우리 남북 민중이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것은 바로 우리가 같은 핏줄과 같은 언어를 쓰고 반만 년 동안 같은 강토 안에서 살아온 동족이기 때문이다. 두 제국주의가 그렇게 우리 민족의 혼을 빼앗으려고 외래 종교를 퍼뜨리었고 조선어를 빼앗으려고 별별 수단들을 다 동원했어도(최근에는 “오뢴지”까지 동원) 성공하지 못한 것은 우리 속에 5천년 동안 흐르는 코리아민족의 끈끈한 혈육의 정 때문이다.

이 끈끈한 민족의 유대의 끈을 감히 이명박 정권이 외세와 동조하여 끊어 놓겠다는 것은 가소로운 일이다. 이산가족들이 60여 년 동안 간절히 상봉을 기다려 온 결과로 지난 10년 동안 그래도 가족상봉을 해왔고 계속적인 상봉을 위하여 금강산에 면회소를 짓고 있었는데 이것마저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자 중단되고 말았다. 이산가족들 중 상당수는 이제 몇 년 지나면 다 돌아가시고 만다. 그러면 그 후세들이 가족을 찾을지는 미지수이다. 시간이 급박하다. 이명박 정권은 그 무엇보다도 이산가족 상봉을 속히 재개해야 한다. 그러기 위하여서는[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인정하고 북과 대화에 나서야 한다.

핏줄은 기적을 낳는다.

나는 오래 동안 미국에 거주하는 이산가족들을 안내하고 이북을 방문하였다. 캐나다 동포사회에서는 1980년부터 이산가족사업을 시작하였고 미국동포사회에서는 1986년부터 이산가족사업을 시작하였다. 조국통일운동에 관심 있는 분들로 1986년 <조국통일북미주협회>를 결성하고 사무국산하에 <이산가족위원회>를 두고 북에 있는 이산가족들의 주소를 확인해 주는 일과 이산가족들의 상봉사업을 추진해 왔다.

나는 1989년부터 이북을 자주 방문하기 시작하면서 그 후 이북을 방문할 때마다 이산가족들을 안내하곤 하였다. 주로 연세가 많으신 분들이 대부분이었다. 그 당시는 고려민항에서 짐 무게에 상관없이 짐들을 부칠 수가 있었다. 70세나 80세 된 노인들이 이북에 있는 가족들에게 가져다주기 위하여 이민 가방 3개 내지 4개를 가지고 들어가는 경우도 많았다. 여기 엘에이 공항에서는 내가 노인들의 짐을 들어 올려주곤 했고 북경공항에서도 짐을 들어 올려 주곤 하였다. 그러나 때로는 복잡한 북경공항에서 짐을 검사하기 위하여 검색대에 집어넣으라고 하면 내가 앞에서 여러 사람들을 안내하기 때문에 그들을 하나하나 다 도와줄 수가 없을 때가 많았다.

그럴 경우 놀라운 것은 보통 때 두 장정이 들어도 무거운 이민 가방을 70세나 80세의 노인들이 혼자 번쩍 번쩍 드는 것이었다. 나는 이러한 장면을 여러 번 목격하였다. 오래 동안 헤어졌던 자기 자식들이나 가족들에게 가져다주겠다는 핏줄에 대한 간절한 마음이 이 노인들로 하여금 그 무거운 짐을 번쩍 들게 만들었던 것이다.

나는 이 사실들을 보면서 <핏줄이 기적을 낳는다>는 생각을 했다.

어떤 노인은 뇌졸증으로 두 번이나 쓰러졌다가 일어나 겨우 옆으로 조금씩 걷던 분인데 아들을 만나러 조국방문길을 떠났는데 이 분도 무거운 짐을 번쩍 드는 것을 보았다. 콧물, 눈물을 흘리면서도 끝까지 여행을 마치고 엘에이로 돌아 왔다. 지금은 이러한 노인들이 다 돌아가시고 더 이상 소식이 없다.

그래 핏줄이라는 것이 참으로 무서운 힘을 가지고 있구나! 핏줄이 기적을 낳는구나!

나는 늘 그런 생각을 해왔다. 나는 이러한 이산가족들과 오래 동안 친구사이로 지냈다. 한 달에 한 번 이러한 이산가족 노인들과 점심식사를 하는 모임도 가졌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들이 다 돌아가셨다. 늘 가족을 찾아 달라고 전화하시던 노인들이 갑자기 전화가 오지 않으면 돌아가신 것이다. 참으로 슬픈 일이다.

핏줄과 민족과의 관계

나는 이러한 이산가족 노인들과 애환을 같이 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무엇보다도 핏줄에 대하여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핏줄]과 [민족]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김정일 위원장이 김일성종합대학을 다닐 때의 에피소드가 핏줄과 민족과의 관계문제를 나에게 분명하게 해주었다. 그가 김일성대학에 입학한 1960년 어느 날 <조선역사> 강의시간에 [민족의 정의]에 대한 토론이 활발하게 벌어졌다. 그때 한 학생이 일어나 스탈린이 쓴 [맑스주의와 민족문제]라는 논문을 인용하면서 <민족>을 특징짓는 징표들을 스탈린이 지적했듯이 “언어, 지역, 경제생활의 공통성과 문화생활의 공통성에서 나타나는 심리적 성격의 공통성”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러자 김정일 학생은 그 학생에게 “그러면 재일동포들을 비롯한 해외동포들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하고 질문을 하였다. 그 학생은 말문이 막혔다. 김정일 학생은 “해외동포들이 벌써 몇 대를 내려오면서 사회제도가 다른 이국땅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지역과 경제생활에서도 차이가 많지만…해외동포들이 조선민족이라는 것은 같은 핏줄을 타고 났다는 것인데 고전에는 그러한 것이 언급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하였다.

나는 일본을 방문하여 일본 각처에 있는 총련 본부와 지부들, 그리고 각 처에 있는 초, 중, 고등학교들과 조선대학을 방문할 때마다 민족에 대하여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하였다. 총련 동포들이 낯선 이국 땅에서 그것도 민족차별이 가장 심한 일본에서 군대만 없는 나라를 세워놓고 사회주의 이북을 조국으로 받들고 나가는 것을 보면서 민족에 대하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더구나 자본주의가 가장 발달된 나라들 중 하나인 일본에서 사회주의조국 이북의 정책을 받들어 이북의 공민이 되어 일본 땅에서 살아가는 총련 동포들을 보면서 <경제생활의 공통성>이라는 징표를 특별히 강조하여 민족을 정의한 스탈린의 유물사관적 정의에 문제가 있음을 쉽게 간파할 수 있었다. 참으로 총련 동포들을 보면 민족을 정의 내리는 데서 핏줄을 중요한 징표로 삼아야 된다는 김정일 학생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이 역사시간에 김정일 학생은 학생들과 교수들이 맑스-레닌주의 고전을 우상화하는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제정신을 가지고 김 주석의 주체사상에 기초하여 모든 조선의 문제를 실정에 맞게 주체적으로 풀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그는 이번 기회를 계기로 “맑스-레닌주의 고전만 끼고 다니면서 거기에 쓰인 명제나 몇 개 외워가지고 유식을 뽐내보려는 그릇된 태도를 없애고 수령님의 노작학습을 강화하여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그러면서 그는 민족을 이루는 기본 징표는 <핏줄, 언어, 지역의 공통성이며 이 가운데서도 핏줄과 언어의 공통성은 민족을 특징짓는 가장 중요한 징표로 된다.>고 지적하고 민족의 정의를 다음과 같이 내렸다.

“민족이란 핏줄과 언어, 지역의 공통성으로 하여 결합된 사람들의 공고한 집단이며 사회생활 단위이다.”

조선민족은 반만 년의 유구한 기간 동안 한 강토 안에서 한 핏줄을 타고 같은 말을 하면서 공고하게 다져진 집단으로 살아왔다.

재미동포들처럼 미국이라는 한 강토 안에서 자본주의라는 똑같은 경제생활 권에서 살아도 핏줄과 언어가 다르기 때문에 다른 종족들과 한 민족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남북 우리 민족은 분단 60여 년간 거주지역의 동일성이 차단되고 문화적 연계가 단절되고 경제생활 단위가 달라진 상황 속에서 살아왔지만 오직 변하지 않고 있는 것은 핏줄과 언어의 공통성이다. 핏줄과 언어의 공통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우리 민족은 분단의 비극을 넘어서 의연히 하나의 민족으로 존재하는 것이며 민족통일을 지상의 과제로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핏줄과 언어가 같기 때문에 우리 민족은 이북에 살건, 이남에 살건, 해외에 살건 하나의 민족, [코리아민족]인 것이다.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 고고성을 울리며 첫 축복을 받는 것도 부모, 형제, 친척과 이웃들인 민족의 뜨거운 품이고 고통과 기쁨으로 엮어지는 생활을 함께 하는 것도 민족의 품이다. 이처럼 개인은 민족의 한 구성원으로 태어났으며 민족의 유대 속에서 발전하는 [민족적 존재]이다. 민족의 품 안에서 민족과 함께 살면서 개인의 외모와 육체적 특성이 굳어지며 말과 글을 배우고 사고와 행동양식, 사상과 감정, 윤리와 풍습을 익혀 사회인, [민족인]으로 되는 것이다. 그러기에 매 개인에게 풍기는 체취, 멋, 얼과 슬기, 정서, 요구와 지향, 사고방식 등이 다 민족적인 것으로 된다. 바로 여기에 매 개인과 민족의 동질성이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낯선 외국에서 우리말을 쓰는 코리안을 만나면 옆에만 가도 편안하고 반가운 것은 그들이 한 핏줄을 가진 동족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5천년 동안 한 강토에서 한 혈육으로 살아 온 단일민족, 순결한 코리아민족이 분단되어 장장 60여 년 간 서로 헤어져 살아왔다. 천만 이산가족들의 한과 분노, 그리움은 하늘에 사무쳤다. 지난 10여 년간 겨우 이산가족상봉이 정례화 되려는 때에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백지화하고 이산가족상봉을 차단시켜 버렸다. 이산가족들 1세들은 이제 노령화 되어 죽어가고 있다. 이들의 가족상봉은 참으로 급하다. 이명박 정권은 하루 속히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인정하고 남북대화를 재개해야 하며 급박한 이산가족상봉을 속히 다시 시작해야 한다.

민족이 있고서야 경제성장도 있고 사상과 이념 제도도 존재하는 것이다. 경제를 살리기 위하여 외세와 합작하여 민족을 적대시하고 민족을 분열시켜서야 되겠는가? 피맺힌 이산가족들의 가족상봉마저 끊어 놓아야 하겠는가? 이명박 정권은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속히 인정하고 남북대화를 다시 재개해야 한다.

[작성: 김현환 재미자주사상연구소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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