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5촛불집회, 무대 앞쪽 광화문 방향으로 운집한 촛불집회 참석자들, 무대 앞과 뒤, 그리고 옆인 시청광장까지 시민들로 꽉 들어차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사람들이 하도 많아 움직이기조차 힘들었다. >

6.10 백만 촛불시위 이후 또다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 재협상을 요구하는 백만개의 촛불이 켜졌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에서는 시청 일대에서 진행한 59회 촛불문화제에서 8시 15분 경, 시청 촛불문화제 현장에서 서울에서만 50만 여명의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운집했다고 공식 발표하였다. 애초 목표가 달성된 것이다.

국민대책회의도 집회 마지막 순서였던 국민선언문 낭독에서 “국민은 이미 승리했다”고 선포했다.

따라서 향후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한 전면재협상을 요구하는 전 국민적인 저항운동에 더욱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정치권과 언론에서도 오늘행사가 향후 촛불 시위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해왔었다.

오후에 비가 내릴 때만 해도 오늘 촛불문화제가 불투명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 않았지만 6시를 지나고 7시를 넘어서자 시청광장으로 시민들이 몰려들기 시작했고 서울 시청앞 무대를 중심으로 정반대 방향인 광화문 방향과 서울역 방향의 그 큰 도로가 모두 사람들로 가득 찼다.
이 두 곳이 몸통이라면 시청광장은 손바닥크기에 불과했고 일찌감치 사람들로 꽉 들어차 이동을 하려면 거의 떠밀리다시피 해서 천천히 움직일 수밖에 없을 정도였다.

여러 발언과 노래가 이어지고 난 후 약 7시를 넘겨 사위가 어둑어둑해지자 배우 권혜효 씨와 함께 사회를 보던 최광기 사회자가 “이제 촛불을 켭시다.”라고 말하자 그 많은 사람들이 일제히 촛불을 켰다. 순간 영롱한 수십만개의 촛불이 타오르자 참석자들은 하나같이 감격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초에 불을 붙이는 그 단순하고 짧은 동작이 이렇게 수십만명에 의해, 또 국민의 주인 된 권리를 담아 이루어지자, 그것은 가장 짧으면서고 가장 아름다운 한 편의 행위예술로 되었다.  

연단에 나온 발언자들의 발언은 짧았으며 한결같았다. 따따부따 긴 설명도 없었다. 한목소리로 오직 “전면재협상”만을 강조하였다.

발언 내용의 또 하나의 특징은 촛불문화제는 단순히 미국산 쇠고기 수입개방 때문만이 아니라 민영화, 공교육 훼손, 대운하와 같은 이명박 대통령의 반국민적 정책에 대해서도 반대하기 위한 목적도 분명히 가지고 있다고 밝혀, 이후에도 꾸준히 광우병 문제뿐만 아니라 이명박 정권이 국민의 의견을 무시하고 여러 정책을 계속 밀어붙이기만 할 경우 이를 반대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모아 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집회 중간에 문화공연도 결합되어 더욱 분위기를 뜨겁게 만들었다.
노래패 ‘우리나라’에서 전면재협상을 주제로 새로 만든 노래를 불러 참가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노래가 단순해서인지 후렴구는 사람들도 금방 따라 불렀다.

그간 58회에 이른 촛불문화제를 총정리하는 영상도 상영되었는데 특히 물대포 직사와 가녀린 여성들을 군화발로 짓밟고 곤봉도리깨질을 하는 야수같은 폭력경찰들의 만행 장면이 나올 때에는 분위기가 일시에 조용해졌고 영상을 보는 입을 앙다문 시민들의 눈에서는 다들 불꽃이 뛰었다.

집회 말미에 수배를 받는 국민대책회의 관계자들이 여러 명이 연단에 나와 경찰의 폭압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싸우겠다는 의지를 밝히자 참석한 시민들은 뜨거운 박수와 환호로 답하였다.

특급 수배자가 된 박원석 상황실장이 마지막으로 나와 마이크 잡자 또 다시 시민들의 분위기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잡히자 말라”는 격려의 목소리리가 시민들 속에서 터져 나왔고 이곳저곳 여성들이 여러 명이서 손나팔을 하고서 목소리를 모아 “건강하세요!”를 애타게 외치기도 했다. 

참석자라면 누구나 이명박 대통령의 수배와 구속정책이 국민의  저항의지와 분노만 더 키울 뿐이라는 사실을 단번에 느꼈을 것이다. 
 
박원석 상황실장은 미국산 광우병 소고기의 위험성을 재차 언급하면서 국민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서는 반드시 재협상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그는 그러면서 “국민을 이기는 대통령은 없다. 우리 국민들을 반드시 승리할 것이며 이미 승리했다”고 선언하는 등 시종 진지하고 열정적인 발언을 하였다.    

참석자들은 하나같이 박원석 상황실장 발언을 들으니 ‘가슴이 다 뻥 뚫리는 것 같다’, ‘정말 말 잘한다.’고 감동을 금치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촛불문화제가 끝나자 집회참석자들은 거리행진에 들어갔다. 비폭력 평화집회를 위해 여러 종교단체 참가자들이 앞장에 섰다.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 전면 개방 반대와 전면 재협상을 요구하는 촛불은 결코 꺼질 것 같지가 않다.
종교단체들이 결합하기 시작하면서 오히려 촛불집회에 참석하는 계층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어쩌면 본격적인 촛불집회는 이제부터 시작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분명한 사실은 이명박 정권이 만약 또 다시 물리적 폭력으로 이 집회를 막아보려고 한다면 그것은 정말 치명적인 실수로 될 것이라는 점이다.

사실, 5.31 경찰 폭력이 6.10 100만 촛불집회를 만들어냈고 6.29 경찰 폭압이 이번 7.5 100만 촛불집회를 다시 만들었다.

이것은 이제 우리 국민들의 주인의식과 저항정신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우리민족은 양심을 높이 체현하고 있으며 의리가 강하다. 탄압받는 시민들을 보면 편하고 안전하게 집에만 있는 자신이 부끄러워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국민이 바로 우리 국민이다.
탄압은 바로 우리 국민들의 고양된 자주성과 양심을 결합시켜 막을 수 없는 분노와 저항의  해일을 만들고야 마는 것이다.

일부 넋이 나간 지식인들이 우리나라도 이제 개인주의문화가 유포되어 이제는 큰이야기는 의미를 잃었느니 어쩌느니 했지만 우리 국민들의 자주성은 끊임없이 고양되어 왔던 것이다.

이것은 역사발전의 필연이며 예외 없는 법칙이다. 그 법칙을 거스르려는 자들은 역사의 격랑에 결국 무참히 침몰하여 휩쓸려가고야 말 것이다.

결국 이명박 대통령의 선택은 재협상 외에는 없다고 봐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국민은 이미 승리했으며, 재협상은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제목의 광우병국민대책회의의 ‘7.5국민승리선언문’이 더욱 국민들의 가슴에 와 닿고 있는 것이다.

다음은 관련 선언문 전문이다.●

 

<7.5 국민승리 선언문>

국민은 이미 승리했으며, 재협상은 반드시 이루어진다

열다섯 소녀가 떨리는 손으로 지펴올린 작은 불꽃이 아침마다 더욱 우람해지고 저녁마다 더욱 찬란해져 이제 그 누구도 막을 수없는 수천만의 촛불바다를 이루었으니, 우리는 이미 승리했습니다. 이웃의 아픔을 눈 감아야 내 가정이 살고, 옆집 아이를 짓밟아야 내 아이가 이기는 무한경쟁에 찢겨, 지역과 계층으로 모래알처럼 갈라졌던 우리가 경찰의 방패에 찍히고도, 물대포에 쓰러지고도, 다시 일어나 함께 달려오는 동안 피를 나눈 혈육처럼 하나가 되었으니, 이제 아무도 우리를 갈라놓을 수 없으니, 우리는 이미 승리했습니다. 치열한 저항정신을 온 몸에 담아 비폭력 평화가 만발한 희망의 축제로 승화시켰으니, 우리는 이미 승리했습니다.

먹으면 안되는 위험한 고기를 국민이 결코 피할 수 없도록, 무차별 개방하고도 ‘성공한 협상’이라고 우기다가, 촛불이 타오르자 배후가 있다고 몰다가, 그것도 안되니까 ‘추가협상’이라는 거짓말을 추가로 꾸미고, 백약이 무효한 상황에 이러르서도 원천봉쇄, 전원연행, 압수수색, 배후색출, 지도부 검거 등 추악한 경찰독재로 질주하는 정부는, 온 국민을 적으로 돌림으로써 스스로 고립되었기에 완전하게 패배했습니다.

그러나 국민 여러분. 광우병 위험 때문에 통관이 중단되었던 미국산 쇠고기가 팔리고 있습니다. 30개월 이상인지, 이하인지, 구별조차 불가능한 고기가, 우리가 즐겨먹는 내장과 사골뼈, 꼬리뼈와 함께 이제 곧 마구 쏟아져 들어옵니다. 어떤 단체가 배후로 지목당하고, 평화시민이 죄인처럼 쫒겨다니는 그 순간에도 광우병 위험 쇠고기는 군대처럼 밀려온 것입니다.

국민의 건강 문제는 지쳤다고 중단할 사안이 아닙니다. 정부가 안 듣는다고 멈출 일이 아닙니다. 폭력이 난무한다고 주저앉을 문제가 아닙니다. 나와 내 아이의 건강을 포기할 수 없는 것처럼 재협상을 향한 촛불저항은 절대 끝낼 수 없습니다. 두 달동안, 수백만 촛불이 타오르고, 수천만 민심이 들끓어도 정부는 아예 꿈쩍도 하지 않는데, 재협상이 현실적으로 가능한가요? 무조건 가능합니다. 국민의 요구보다 생생한 현실은 없습니다. 국민은 추가협상에 속지 않았고, 70% 이상이 여전히 재협상을 강력하게 요구합니다. 이제 거의 다 왔습니다. 수백만 평화의 촛불로 조금만 더 나아가면, 정부는 현실적으로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국민은 이미 승리했으며, 재협상은 반드시 이루어집니다. 고개를 들어 옆을 보십시오. 그 사랑스런 사람이 바로 촛불저항의 영웅들입니다. 국민주권 시대의 영웅들입니다. 이 나라의 진정한 주권자입니다. 함께 나아가, 곧 쟁취할 승리의 주역입니다. 조금만 더 힘을 내고, 조금만 더 힘을 모아 앞으로, 앞으로 평화의 바다로 나아갑시다.

2008년 7월 5일

국민승리선언을 위한 촛불대행진 참가자 일동

 

<사진 이모저모>

<7.5촛불집회 무대 뒷편 남대문 방향에 운집한 촛불집회 참석자들 >

 

< 서울광장 쪽 촛불문화제 참가자들 >

 

<어떤 시민이 재치있게 고쳐쓴 시청광장 이명박출입금지>

 

< 불교계에서 만든 촛불시위 상징물 >

 

<  연인인듯 보이는 참가자들이 선전물을 보며 서로 진지하게 토론하고 있다 >

 

< 토마토을 나누어먹는 촛불문화제 참가자들, 가장 가치있는 휴일 휴가 즐기는 일은 역시 촛불문화제 참석이다. >

 

< 아빠와 손을 잡고 화장실 찾아 삼만리, 사람들이 하도 많아서 화장실까지 제대로 갈 수 있으려나 걱정이 들지 않을 수 없어 한 컷 찍었다. 어린이들도 불편을 감내하며 이렇게 촛불집회에 나섰다. 사실 지금까지 세계에서 인간광우병에 걸린 사람들은 대부분 초`중학교 시절에 걸렸다. 미국소고기 반대운동은 우리 아이들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운동이다. 재협상 응하지 않는 이명박 대통령은 정말 애들 보기 부끄럽지 않은가.>

 

<7.5촛불 집회,  갑자기 등 뒤로 길이 만들어져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숱하게 밟히고 머리가 부딪쳐도 자리를 뜨지 않고 끝까지 촛불집회를 함께한 어머니들, 자녀들의 건강을 걱정하는 그 마음에 가슴이 저려났다. 왜 이 어머니의 마음을 위정자들은 이해하지 못한단 말인가. >

 

< 처음처럼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신명난 대학생들 >

 

<일제히 촛불을 켜자 감동이 물밀듯이 밀려왔다. 가장 짧은 시간에 만든 감동적인 행위예술은 ´일제히 촛불켜기´>

 

< 7.5촛불집회 현장에서 노래패 우리나라의 공연 >

 

< 선두에 선 종교계 참석자들, 갈수록 촛불문화제에 참석하는 계층이 늘어만 가고 있다. >

 

< 수배를 받고 있는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관계자들이 연단에 나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그들은 수배에 전혀 굴하지 않고 끝까지 국민들과 함께하겠다고 당당한 의지를 밝혔다. 대책회의 관계자들에게 수배와 구속이 자행되자 국민들의 분노도 더욱 뜨거워져만 가고 있다. 치면 칠수록 시퍼렇게 날이 서는 민족이 바로 우리 민족이다.>

 

< 수배를 받고 있는 광우병국민대책회의 박원석 상황실장이 7.5촛불물화제 연단에 선 장면을 보여주고 있는 집회 현장의 대형 스크린 화면, 박 상황실장의 발언이 오늘 가장 뜨거운 반응을 불러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