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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북한 경제 연구방법을 새롭게 정립하자 2 - 곽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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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08-02-21 00:00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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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북한경제에 대한 한국사회의 일반적 인식에 대해 필자가 도발적인 문제제기를 하였다. 앞으로 ‘90년대 북한’ 이야기가 아니라 ‘21세기 북한’의 경제 실상을 연구, 발표하는데 집중할 것을 약속하면서 지금까지 필자가 나름대로 보는 북한경제의 특징과 북한경제의 현실을 제시하고자 한다.

한은 특수한 사회 - 국가소유 중심의 사회주의

북한사회의 독특함을 나타내는 지표는 사회주의 제도이다. 북한은 모든 국가적 재부가 ‘전인민적’으로 소유되는 전형적인 사회주의 사회이다. 미국과 보수세력들은 북한체제를 사회주의도 아니며 맑스-레닌주의에 유교적 봉건사상을 접목시킨 체제에 불과하다고 폄하하지만 이는 맑스-레닌주의를 기계적으로 대입하는 심각한 편향이다. 자본주의에 대한 개혁과 개방을 전면화하여 사회주의를 무너뜨린 고르바쵸프에 대해서는 정작 어떠한 비판도 못하는 자칭 ‘사회주의자’들이 북한식 사회주의에 대해서는 ‘저건 사회주의도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것은 매우 부자연스럽다.

사회주의 체제로서의 북한경제의 주요한 특징은 국가적 차원의 철저한 계획경제에 기초한다는 점이다. 물론 북한도 사회주의 사회를 식민지 착취가 남아있던 이전 사회와 이상적인 공산주의 사회 사이의 과도기적 상태이므로 사회주의 사회에서도 물질적 자극, 즉 월급과 급여, 텃밭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북한경제에서 중심이 되고 기본이 되는 것은 개개인에 대한 물질적 자극보다도 국가적 차원의 분배구조이다.

이 분배는 비단 식량과 의복에 대한 분배 뿐 아니라 교육, 보건, 문화 등등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모든 것에 대한 분배구조이다. 이를테면 모든 주민들에게 기본적으로 주택이 분배되어야 하며 농민에게는 토지가, 노동자와 지식인들에게는 교육이 제공되어야 한다. 북한에서는 이 모든 것이 국가적 차원에서 진행된다. 이는 어찌보면 신자유주의에서 주장하는 ‘작은 정부’의 개념과 정반대라 할 수 있다. 물론 여기에서도 사람의 생존에 필수적으로 필요한 식량 공급과 전기 등 에너지 공급은 매우 중요하다.

북한은 특수한 사회 - 집단주의

북한의 특수함 가운데 다른 사회와 구별되는 가장 규정적인 차이점은 바로 영도자를 중심으로 한 조직사상적 단결, 그들 표현대로 한다면 ‘일심단결’일 것이다. 북한이 주장하는 ‘일심단결’은 사회주의 혁명이론적 차원에서 본다면 ‘혁명투쟁에 나선 인민대중이 자신의 요구를 실현하기 위해 영도자의 사상과 노선을 중심으로 조직사상적으로 단결’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러한 ‘일심단결’은 다원주의자들이 주장하는 민주주의적 관점으로는 이해하기 힘들다. 사람의 의견은 원래 다양해서 이를 조율하기 위해 다수결의 원칙과 같은 운영방식이 존재한다는 것이 서방식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이다. 그리하여 권력은 분립과 견제가 있어야 하고 소수의견에 대한 존중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근원적 인식은 다원주의적, 나아가 자유주의적 사고로써 인간의 의견은 원래 자유롭고 이를 인간의 고유한 권한으로 인식하는 경향이다. 이들이 보기에 북한사회는 ‘인간의 자유로운 사고를 획일화하는 사회’로 인식할 수 있고 나아가 ‘인간의 사상의 자유를 구속하는 억압된 체제’라는 인식으로까지 나아가고 있다.

다원주의적, 자유주의적 사고를 갖는 진영과 북한의 일심단결, 집단주의와의 핵심 문제는 ‘사람의 다양한 의견은 과연 조율이 가능한가’로 귀결된다. 북한이 주장하는 집단주의는 어찌보면 ‘사람의 다양한 의견은 조율할 수 있다’는 입장과 같다. 북한이 강조하는 당일꾼의 정치사업은 따지고 보면 ‘다양한 대중의 의견과 요구를 수렴하고 조율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북한은 당일꾼의 민중중심의 사업태도를 생명선처럼 절대시한다. 당일꾼들이 민중의 의견을 하나로 묶어내지 못하면 사회주의 체제는 비약할 수 없다는 것이 북한식 집단주의이다. 이에 대해 자유주의적 사고를 갖는 이들의 입장은 ‘사람의 다양한 의견은 조율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왜냐하면 이들에게는 사람이 감히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조율할 권리를 가질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북한사회를 인식하기 위해서는 그 근간이 되는 ‘집단주의’에 대해 ‘내재적 접근’에 기초한 인식을 가져야 한다. 북한의 ‘집단주의’를 ‘의견수렴과 조율의 결과’로 보느냐 ‘유일당의 독재의 결과’로 보느냐에 따라 결과는 천지차이로 벌어지기 때문이다. 북한의 ‘집단주의’를 ‘의견수렴과 조율의 결과’로 본다면 북한의 경제개건이 인민들의 피어린 투쟁의 결실로 되지만 ‘유일당의 독재의 결과’로 본다면 인권유린의 현장으로까지 비화될 수 있다.

북한은 특수한 사회 - 선군정치

또한 북한은 선군정치를 전면화하는 독특한 정치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선군정치는 반제자주노선을 가장 중시하는 북한당국이 미국과의 대결에서 사회 모든 분야에서 군대의 선도적이고 모범적인 활동을 앞세워 미국의 대북강경 정책에 정면으로 맞선다는 정치방식이다.

한국사회에서 북한 선군정치에 대한 인식은 매우 낮다. 아직도 여러 지식인들은 미국의 대북정책 전환을 중국, 러시아 등에서 원인을 찾으려 하며 북한의 선군정치는 ‘붕괴직전의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고육지책’ 정도로 인식하는 형편이다. 하지만 북한의 선군정치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북한경제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없다.

북한은 체제의 수호를 위해 선군정치의 길을 택하였으며 국방공업 강화에 전력을 기울였다. 북한의 사회주의 경제체제는 국가의 주요재원을 국방공업으로 집중하였다. 그 집중도는 ‘작은 정부’를 지향하며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의존하는 자본주의 경제와는 비교할 수 없다. 북한이 이렇게 국방공업에 전력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들은 미국을 비롯한 제국주의 세력의 대북적대정책이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북한경제의 과제 - 식량과 에너지, 원자재난

많은 이들은 북한이 식량과 에너지 자원 수입이 제한되어 있다는 점을 주목하지 않는다. 한국은 식량자급률이 20% 대에 불과하며 에너지 자원의 90% 이상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지만 현재 북한사회는 식량과 에너지 자원의 수급이 자유롭지 못하다. 그런 상황에서 한국농촌진흥청은 2006년 북한 식량 생산량을 448만톤으로 추산했다. 세계식량계획(WFP)은 430만톤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2007년 한국의 쌀생산량이 470만톤인 것을 감안한다면 북한은 한국의 쌀과 거의 대등한 규모의 식량을 생산한다는 말이 된다. 북한의 식량생산량이 북한보다 인구가 2배 가량인 한국의 주식 생산량과 거의 대등한데 북한의 농업만 절망적이라고 판단할 근거는 없다.

다만 한국은 기록적인 양의 밀가루를 수입할 수 있다는 것이 북한과의 차이이다. 우리 국민이 먹는 모든 빵, 면, 과자 등에 들어가는 밀가루는 99%가 해외에서 수입된다. 게다가 국내 가축사료도 거의 대부분 수입에 의존한다. 하지만 북한은 이러한 식량자원의 수입이 봉쇄되어 있다. 그나마 독자적으로 진행하는 중국과의 무역을 놓고도 북한이 중국에 잠식된다는 우려가 터져나오는 상황이다. 남북경제협력의 일환으로 북한이 한국의 쌀을 차관으로 빌려가는 것마저도 보수진영에서는 ‘퍼주기’라고 공격한다.

이러한 현상은 석유로 가면 더욱 심각하다. 북한이 그나마 들여오던 중국의 석유도 최근 중국이 석유수입국으로 되면서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한국은 중동의 미국석유독점자본들이 무진장한 석유를 수출하여 세계 4위의 석유수입대국이지만 북한으로의 석유수출은 금지되어 있는 상황이다. 한국 전력량의 40%는 원자력 발전으로 충당하지만 북한은 아직까지 평화적 핵이용권을 완전히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각종 경공업 원자재의 경우 역시 심각한 편차가 있다. 플라스틱, 합성섬유 등 석유화학제품의 대다수 원자재는 석유인데 북한은 그 원활한 수급을 위해서는 미국의 벽을 넘어야 한다.

관건은 효율성

막대한 식량과 석유, 우라늄을 들여오는 한국과 식량과 에너지 자원의 수급이 막혀있는 북한의 경제를 동급에 놓고 비교하는 것은 과학적이지 못하다. 더구나 주한미군의 존재에 대비한 국방태세를 유지해야하는 북한과 그 반대 경우인 한국은 국방지출의 부담도 큰 격차가 나기 마련이다. 남북한의 경제를 비교할 때는 투입량에 대비한 이익의 효율성의 문제로 보아야한다.

요점은 북한 경제분석에서 외부적 요인의 변수가 많다는 점이다. 많은 이들이 ‘북한은 각종 경제생산물이 부족하므로 경제가 어렵다’라고 인식하는데 그 하나의 관건이 되는 대외적 경제봉쇄에는 그만한 주목을 돌리지 않는다. 물론 북한의 경제는 자립적 민족경제로써 ‘자력갱생’이 경제발전의 주요한 원칙이다. 그러나 이는 제발로 걸어가는 경제를 의미하는 것이지 외부와 문을 닫는 ‘쇄국정책’이 아니다. 효율성의 측면에서 북한은 자기원료에 근거한 기술혁신과 더불어 상호평등한 무역, 제3세계 국가들간의 협력을 강조한다.

하지만 열 번 듣는 것보다 한번 보는 것이 낫다는 속담이 있듯이 이런저런 설명보다 더욱 확실한 제시는 북한경제의 정확한 실측지표가 될 수밖에 없다. 이 글에서 제시한 북한경제의 특징점에 근거하여 앞으로 북한경제의 실질지표를 활발히 연구분석, 기고하고자 한다.

 

 

[작성:곽동기(한국민권연구소 상임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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