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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회는 동포들의 북에 대한 이해와 판단을 돕고자 북녘 매체들의 글을 "있는 그대로" 소개합니다. 이 글들이 본회의 입장을 대신하는 것은 아님을 공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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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홍주 형제 차관보 지명, 가족관계 좀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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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09-04-13 00:00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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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가 출신이라 더욱 그러하겠지만, 외국에서 성공한 법률가들에 대해 더한 관심을 갖게 됩니다. 그래서 고홍주 예일대 로스쿨 학장에 대해 늘 응원하곤 했습니다. 특히 클린턴 행정부 때 일하는 모습에 자랑스러워 하기도 했습니다.

부시 행정부 때도 중요한 일을 한 한국계 변호사가 있습니다. 바로 존 유(John Choon Yoo)입니다. 이분은 부시 행정부 대 태러정책의 핵심 논리인 선제공격론의 이론적 틀을 제시한 교수입니다. 버클리에 계시다 지금은 다른 곳에 방문교수로 가 계십니다.

물론 이분도 훌륭한 법률이론가임에는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정치적 가치라는 관점에서는 좀 더

고홍주 학장을 존경할 수밖에 없었지요. 고홍주 학장의 어머니되시는 전혜성 여사께서 쓰신 자녀교육에 대한 책도 사서 읽어보았습니다. 5‧16 쿠데타에 반대해서 정치적 망명하신 아버님 이야기도 참으로 존경스러운 일입니다. 이민 2세대 중 가장 성공한 가계이고, 코리안드림의 상징이라는 점에서도 동의합니다.

문제는 우리 언론의 보도 태도입니다. 툭 하면 가계도를 제시합니다. 형은 뭐하고 있고, 동생은 뭐하고 있으며, 학교는 어디 나왔고. 모두가 이런 식입니다. 물론 형제가 차관보에 지명된 것, 놀라운 사실입니다. 이렇게 되다보니 모든 언론이 고홍주 형제의 가계도로 도배를 합니다. 또 어머니가 어떻게 교육시켰느냐가 갑자기 화제로 다시 떠오릅니다. 오늘자 연합뉴스는 어머님과 전화인터뷰를 해서 기사를 싣기도 했더군요.

물론 가족관계 중요합니다. 가정교육 중요합니다.                                             ▲ 고홍주 국무부 법률고문

하지만 과잉이어서는 안 됩니다. 문제는 그 자리에 가서 무엇을 하느냐입니다. 학력이 어떠했고, 어떤 집안에서 태어났고, 형제 간들도 다 잘됐고, 이런 식으로 가문을 따지고, 특별한 가계를 만들어내는 건 신분사회의 후유증에 불과합니다. 개인의 노력과 의지를 가계의 틀에 가둬버리는 위험성이 농후합니다. 이런 가계를 갖지 못한 사람은 대단히 기우뚱한 성공이 되고 맙니다. 불안정한 사람이 되고 맙니다. 불안정한 자수성가형으로 평가해버리는 버릇이 있습니다.

다시 강조합니다만, 문제는 그 자리에서 무슨 일을 하느냐가 중요합니다. 대통령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떻게 해서 대통령이 되었느냐가 중요하진 않습니다. 물론 쿠데타를 통하지 않았다는 절차적 정의는 근본이 되겠지요. 하지만 어떻게 대통령이 되었느냐 보다 대통령이 되어서 무슨 일을 하느냐가 보다 본질적인 요소 아니겠습니까.

대한민국은 동화 속 공주의 결혼 이야기와 똑같은 이야기를 만들어냅니다. 왕자님을 어떻게 만났는지가 중요합니다. 그리고 모든 결말은 결혼에 골인하는 것으로 끝이 납니다. 백마 탄 왕자를 만나 결혼에 이르고 나면 모든 동화는 끝이 납니다. 그때부터는 ‘오래 오래 행복하게 살았다’입니다.

문제는 결혼한 다음 왕자와 공주가 어떤 일을 했고, 어떻게 나라를 다스렸냐가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어떤 가문의 어떤 가정교육을 받았던 사람이, 어떤 자리에 올랐다 수준에 머무르고 만다는 것이지요.

물론 가정교육, 중요합니다. 그리고 가정교육의 성공이 사회적 성공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도 90% 이상 동의합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 오른 것만으로도 인생 자체가 성공일 수 있다는 것도 일정 부분 동의합니다. 하지만 코리안드림의 상징처럼 그 자리에 오른 것만으로도 평가하는 그런 방식의 인물평이나 관전평은 이제 고쳤으면 좋겠습니다.

           ▲ 고경주 보건부 보건담당 차관보 지명자

재미교포 사회에 제법 비아냥 섞인 농담이 하나 있습니다. 한국 사회를 향한 농담입니다.

“Successful and Pretty" 성공하고 예쁘고 잘생기면 한국인 대접을 해준다는 겁니다.
"Unsuccessful and Ugly" 못생기고 성공하지 못하면 한국인 대접을 안 해준답니다.

그러니까 미국 사회에서 성공하고 잘생기면 한국사람들이 와서 혹은 한국 언론에서 재미교포 내지는 ‘우리 한국인이다’고 대접해주고, 그렇지 않으면 나 몰라라 한다는 것이지요. Non-Korean이라 부른다고 따지듯 항변하는 경우를 직접 경험한 적 있습니다.

한가지 사례를 더 들겠습니다.
2007년 4월 24일 한국일보의 보도를 인용한 강준만 교수의 글 중 일부입니다.

"뉴욕타임스가 조승희 가족이 살던 버지니아 주 센터빌의 한인사회에 대해 보도하면서 ´이 지역의 한인 교포신문들은 아이비리그 합격자들의 명단을 게재한다´고 소개한 뒤 ´조씨의 누나는 프린스턴대에 합격했을 때 이 명단에 들었지만 조씨는 이 명단에 들지 못했다´며 한인사회의 분위기상 조승희가 스스로 실패자로 여겼을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각개약진 공화국 243면)

물론 성공한 한국인, 중요합니다. 자랑스러운 한국인입니다. 그리고 성공모델도 필요합니다. 백인 중심의 미국사회에서 성공했다는 것 자체가 한국인의 저력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상징에도 동의합니다. 하지만 버지니아 총기사건의 조승희 부모님에 대해서도 우리가 똑같은 감정과 핏줄로 우리와 똑같은 한국인이라고 생각하나요. 물론 같이 아파하고, 같이 슬퍼했고, 같은 한국인이라 생각했을 거라 믿고 싶습니다만, 미세한 차이는 있지 않나요.

언젠가 미식축구 스타 하인스 워드 어머님께서 항변하신 적 있죠. 같은 교포사회 내에서도 성공하지 못하면 무시하고 따돌림 당해서 자기는 아예 한국사람들과 어울리지 않았노라고 이런 비슷한 류의 말씀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그때 참으로 아팠고, 한편으론 공감했습니다. 나중에 한국사회에 와서 극한 대접을 받으면서도 못내 감정의 끈을 놓지 않았던 그런 인터뷰와 표정들을 지금도 아프게 기억합니다.


                                            ▲ 하인스 워드 모자 (오마이뉴스)


8‧15가 되면 해외동포 특집을 마련하곤 합니다. 신문이나 방송들이 늘 그렇지요. 이때 특집의 대상은 오로지 잘 살고, 성공하고, 돈 많이 번 한국인만이 대상이 됩니다. 가서 실패한 케이스는 전혀 대상이 되지 못합니다. 사실 잊고 싶은 한국인이 되고 맙니다. 아예 조명조차 해보려 하지 않습니다. 성공한 해외입양아들은 스타가 됩니다. 실패한 해외입양아들은 끝내 버림받고 맙니다. 부모에게 버림받아 입양된 것이 첫 번째 버림이고, 나중에도 전혀 관심이 없고 이들을 돌보지 않고 모국과의 연대고리조차 만들어지지 못한 것자체가 두 번째 버림입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 한국계가 고위직에 진출하는 건 한국을 위해서나 재미동포를 위해서나 그분들을 위해서나, 참으로 자랑스럽고 기분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이제 재미교포사회도 충분히 성숙해진 만큼 지나치게 한국과의 연고를 강조한다거나, 불필요하게 성공신화만을 나열한다거나 하는 보도 태도에서 좀 벗어났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무엇이 되느냐 보다 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하다는 말을 수없이 듣곤 합니다. 기사가 좀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 전혜성, ´엘리트보다는 사람이 되어라´ 책표지

그런 점에서 저와 교육관은 많이 다릅니다만, 한국계 미셸 리 워싱턴 D.C 교육감의 교육정책에 대한 보도는 차라리 훌륭합니다. 경쟁력을 강조하는 이 정부의 교육정책과 맥이 통하기 때문에 지나치게 과잉 보도되는 그런 약점도 있습니다만, 그럼에도 성장기 보다는 되고난 다음의 정책에 대한 보도라는 관점에서만큼은 동의합니다.

고경주, 고홍주 형제의 보도 태도가 이런 단편을 벗어나서, 과연 이분들이 미 행정부 내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을 펼치는지를 지속적으로 보도해주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잘 살고 성공한 재미동포말고 어렵고 힘들게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재미한국인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이 있었으면 합니다. 

 

[출처: 최재천의 시사큐비즘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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