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북기] 인간의 최고 가치를 실천하며 사는 북쪽 동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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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명지 작성일14-12-28 10:30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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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북기] 인간의 최고 가치를 실천하며 사는 북쪽 동포들
조명지(재미동포전국연합회 중남부 회장)
북쪽을 한번 다녀오면 그곳에 늘 다시 가게 되는 이상한 끌림이 있다. 나에게 있어서 이 끌림은 우리가 사는 자본주의에서 잃어버리고 있는 인간의 귀한 가치들을 사람들이 그대로 지니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나는 늘 북쪽 동포들이 인간 본래의 아름다운 감성과 정서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것에 감동한다. 그리고 그들이 높은 이상과 인간의 지고한 가치를 실천하며 사는 것이 참으로 마음에 와 닿는다. 그곳에서 그들의 빛나는 정신으로 나는 나의 의식을 깨우치고 내가 새로 거듭나는 경험을 한다. 편하게 살고자 하는 나의 안일한 생각이 조국분단과 미국의 고립압살정책으로 고생하는 동포들의 사는 모습으로 깨어지기 때문이다. 조국 분단으로 고통받는 동포들의 문제를 외면할 수 없다는 생각이 나를 이곳으로 다시 오고 또 다시 오게한다.
나는 나의 이러한 체험을 가지고 네차례에 걸쳐서 나의 생각을 나누어보자한다.
I 마식령속도라는 또 다른 신화창출: 북쪽에서 말하는 '속도'는 무엇을 말하는가?
2. 조선속도로 이루어낸 마식령스키장
3. 꿈에도 그리던 금강산에 오르다.
4. 비무장지대 안에 숨어있는 해금강: 그 비경과 분단의 아픔
나의 생각이 독자들의 마음에 전해져서 우리의 또 하나의 조국인 북쪽에 대해서 좀 더 친근하게 느껴지고 더욱 관심을 갖게 되기를 바란다.
I. 마식령속도라는 또 다른 신화창출: 북쪽에서 말하는 '속도'는 무엇을 말하는가?
북쪽에서는 정부가 계획한 건설을 마쳤을 때 꼭 덧붙이는 설명이 있다. “우리는 이것을 조선속도로 이루어내었습니다”, “이 공사를 마친 후 마식령속도라는 말이 전국적으로 회자되었습니다.” 나는 북에서 ‘속도’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이것이 단순히 얼마나 빠르게 공사를 마쳤는가 하는 속도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이 공사에 온 나라가 얼마나 집약적으로 힘을 모았고 또 얼마나 많은 피와 땀을 흘리면서 희생적으로 매달렸는가를 말하고자 하는 것을 안다. 그래서 이 말을 가벼운 마음으로 들을 수 없고 마음이 시린 아픔을 느끼며 듣게 된다. 마식령속도는 미국의 경제봉쇄 때문에 마음대로 기계를 도입할 수 없는 열악한 환경 속 에서 거의 모든 것을 손으로 이루어내면서, 빠른 시일 안에 집중적으로 이루어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김일성주석 시대엔 남포에서 평양까지 있는 거리를 청년들이 호미와 삽 그리고 손으로 거리공사를 이루어서 청년거리라 호칭하고 그때 평양속도라는 새로운 단어를 탄생시켰다. 이어서 김정일 시대에는 희천수력발전소 공사를 이루어내면서 희천속도라는 단어를 만들어내었다. 이러한 공사는 거의 다 군대가 동원되어 일을 하고, 인민전체가 지원하고, 누구나 시간이 나면 현장에 나가서 일꾼들을 도와 일하고, 또 정부가 그들을 격려하여 이루어 내는 것이다. 그래서 ‘속도’ 를 말할 때는 언제나 “마침내 이루어내었습니다”는 감격과 환희의 뜻을 내포하고 있다.
마식령속도라는 단어를 만들어낸 마식령스키장건설은 젊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국가안보에 대한 자신감을 가진 후 민생경제에 눈을 돌리고 나서 우선으로 이루어낸 국가사업이다. 이 건설은 2012년 원산관광개발사업의 하나로 마식령스키장을 국가사업으로 정하고 2012년부터 2014년 년 1월까지 2년만에 완성하였다. 2년만에 이루어낸 마식령속도라는 새로운 또 하나의 조선의 힘을 보여주었다. 이 속도로 말하는 조선의 힘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온나라가 집단적으로 정말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 말할수없는 어려움과 수고, 희생적인 노력을 감수했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므로 이 말 속에는 그 모든 어려움을 포함하면서 동시에 자부심과 긍지 , 나라에 대한 충성심, 지도자에 대한 신심이 품어져 있다. 그래서인지 이 ‘속도’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그 뜻이 포함하고 있는 비장함을 느낀다. 힘이 들 때마다 새롭게 마음을 다졌던 비장한 결심과 결의, 천번이고 만번이고 다지고 또 다졌을 그들의 마음을 생각하면서, 날마다 새로이 거듭나는 혁명정신과 각오없이는 도저히 불가능한 일을 이루어냈다는 것으로 들린다. 군인과 인민이 빈약한 기계와 손과 발, 온몸을 움직여서 우리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어려움을 이겨내고 죽음까지도 불사하는 희생정신으로 이루어냈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속도전, 조선속도 이러한 말이 비장하게 들렸다.
그래서 그들이 말하는 천리마속도로, 희천속도로, 혹은 마식령속도로 무엇을 이루어냈다는 말들을 들을 때마다 그들이 그 어려운 고비를 넘겼던 순간을 회상하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 비장한 무게 때문에 숨이 막힐 때도 있었다. 북쪽에는 영화를 보아도 연극을 보아도 그 비장미가 너무 강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서방세계에서 편리함에 익숙한 나에게는 그 무게 때문에 언제나 마음이 짓눌리는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나는 조금은 피하고 싶고 조금은 벗어나고 싶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른다.
미국의 경제봉쇄와 압살정책으로 인하여 동포들과 나라 전체가 고통을 겪고 있는 북쪽의 현실을 눈으로 보고 몸으로 체험할 때마다 강대국의 횡포와 그 잔인함에 치를 떨게 된다. 자립갱생을 외치며 이를 악물고 너무나 많은 아픔과 희생을 치르는 조국의 현실 앞에서 나약한 지식인인 나는 때로는 눈을 감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러나 아무리 부정하려고 해도 이곳은 나의 또 하나의 조국이며 고통 받는 내민족 이라는 엄연한 이 현실이 나를 깨어나게 하고, 나의 의식이 돌아오게 하고, 또 나의 눈을 새롭게 뜨게 한다. 그러므로 미국의 경제봉쇄 때문에, 분단 때문에 이러한 아픔을 겪고 있는 우리의 다른 한 조국의 현실은 내가 피할 수 없는 나의 세계인 것이다.
그동안 북쪽을 다니면서 나는 건설현장에 세 번 가보았다. 남포갑문공사를 하던 현장에 가본 적이 있다. 고난의 행군 시절에 공사장에 군인부대가 동원되고, 학생들, 정부관리들, 모든 인민이 시간을 내어 공사장에 나가서 일하는 것을 직접 보았다. 그때 그 공사장에는 기계가 거의 보이지 않았고 거의 모든 사람이 손으로 호미로 그리고 삽으로 흙을 퍼올리고 허름한 수레에 흙을 실어나르고 있었다. 정말 이렇게 손으로 이 큰 공사를 어떻게 해낼까 하고 숨이 막혔던 기억이 생생하다.
두 번째 공사장 방문은 희천수력발전소건설 현장에 들렀을 때이다. 미국감리교 여성들이 모여서 만든 털목도리를 전달하기 위하여 희천발전소공사장에 들렀다. 그때도 군인 부대가 동원되고 인민들은 지원품을 실어 나르고 또 건설에 참여하고 있었다. 정부는 이들의 힘의 원천과 동기를 유발하고 있있다. 이들에게서 놀랐던 점은, 우리 대부분에게는 이미 사라져버린 조국애와 혁명정신으로 모두다 무장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에게는 내 나라의 부강을 일으켜 세우는데 내 몸을 바치는 게 영광이요 자랑이었다.
그때 나는 이들이 자립으로 건설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서 말할 수 없이 고생하고 있는 모습에 숙연해지면서도 가슴 아팠던 게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그때 책임자였던 인민지도원 비서가 한 말도 아직 귀에 생생하다. <우리는 장군님이 하라고 하면 무엇이든지 합니다>. 그는 공사장에서 새까맣게 그을린 얼굴로, 자랑과 흐뭇함, 자긍심과 신심으로 가득 찬 목소리로, 지도자에 대한 절대적인 일치감과 신뢰감을 표현했다.
이러한 속도전의 현장을 나는 이번 여행길에서도 경험했다. 평양 순안공항에 내리는 순간 새롭게 건설하는 순안공항활주로공사를 군인들이 넓은 공항바닥에 깔려서 작업하고 있었다. 이곳에서도 기계장비가 거의 보이지 않고 거의 손으로 공사를 하고 있었다.
그때 나는 속으로 물었다. 무엇이 이들을 그렇게 자기의 목숨까지 내어 놓으면서도 나라를 위해 또한 그 가치를 위해서 목숨을 바치게 할까? 죽을 각오와 결의, 철저한 신뢰와 믿음은 과연 어디에서 올까? (계속)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4-12-28 12:58:05 새 소식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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