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라! 이겨라", "우리는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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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흥노 작성일14-09-18 12:40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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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기> 수난 속의 공동응원/
"힘내라! 이겨라", "우리는 하나다"
4천여 공동응원의 함성이 지축을 흔들다
이흥노(재미동포연합회 논설위원)
인천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 앞 도로에 조선인민공화국기를 비롯한 45개 참가국의 국기가 대회규정에 따라 내걸렸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모든 깃발이 사라지고 말았다. 인공기 게양에 대해 보수 매체와 일부 보수 단체들의 항의 때문이라는 구차한 변명으로 발뺌하고 있다. 국제대회 규정을 위반하면서까지 보수와 보수언론의 입맛을 맞추려는 작태야말로 규탄받아 마땅하다 하겠다. 실제로는 새누리 정권의 밴댕이 소갈딱지보다도 더 속 좁은 반북 의식이 결정적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어떤 이유와 변명을 들이대도, 이번 인천 아시아게임 조직위원회와 박 정권은 국제경기 규정을 스스로 위반함으로써 세계의 빈축을 사는 추태를 부리고 말았다. 무엇보다 우리 국민이 갖게 될 수치심 때문에 입맛이 쓰다. 이번 인천 아시아대회의 지향은 <평화의 숨결>, <아시아의 미래>다. 아시아 40억 인구의 축제가 던지는 평화의 메시지다. 평화에 역행하면서 평화를 노래하고 있으니 얼마나 가소로운 위선인가를 노골적으로 들어낸 것이라 하겠다.
북측 선수단 1진이 평양에서 서해 직항로를 따라 지난 9월 16일 고려항공편으로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남북 공동응원단은 3시간 전부터 한반도기 (통일기)를 앞세우고 환영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공항 관계자가 한반도기를 가지고 시비를 걸었다. 이런 살벌한 분위기 속에서 북측 선수단이 공항에 들어섰다. 환영인파 중에는 남북 공동응원단 외에도 다른 지역에서 자발적으로 나온 많은 사람이 있었다. 이들은 "조국통일", "통일 이룹시다", "환영합니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열렬히 환영했다.
경찰은 철저하게 환영인파와 북측 선수단과의 접촉을 막았다. 북측 선수들과 말이라도 해보고 손이라도 잡아보려는 것도 가차 없이 차단됐다.
북쪽이 고향인 고령의 할아버지(수원)는 "우리 민족은 하나다. 우리 민족인 북측 선수단을 맞이하기 위해 나온 사람들을 수많은 경찰력이 이렇게 몰지각하게 막아 나선 것에 대해 분노를 느낀다."라고 성토했다. 환영나온 사람들은 북측 선수들과의 접촉을 원천 봉쇄한 경찰의 비인도적 처사에 대해 한결같이 분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같이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기막힌 사연을 안고 치러지는 경기에서 남과 북의 선수들은 연속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 참으로 자랑스럽고 대견하다. 지난 9월 16일, 북 중 남자축구 경기가 벌어졌다. 북한팀이 중국팀을 3:0으로 가볍게 이겼다. 다음날 벌어진 북한 대 월남 여자축구 경기에서는 북한이 5:0으로 크게 이겼다. 여기서 나는 승패나 성적을 논하려는 것이 아니라 민족 화합이라는 과제를 앞에 놓고 경기장의 참모습 (관중과 선수들)을 살펴보려는 것이다.
북 중 남자축구 경기장에는 시민사회로 구성된 '남북공동응원단'과 인천 주안장로교회 (담임목사 주승중) 신도, 인천 시민서포터즈 등 4천여 명이 끝까지 열띤 응원을 북한팀에게 보냈다. 남북공동응원단과 관중들은 "북측 선수단을 환영합니다"라는 대형 현수막을 걸어 놓고 통일을 상징하는 한반도기를 열심히 흔들어 댔다. '우리는 하나'라고 적힌 막대풍선이 가을 하늘에 넘실댈 때마다 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들은 북과 꽹과리를 치면서 "우리는 하나다", "힘내라", "통일조국" 등의 구호를 열창하면서 북측 선수들을 응원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북측 선수들을 응원하는 시민들 가운데는 어린이와 학생들도 눈에 뛰었다. 얼마나 보기에도 좋은 광경인가!
북측 선수들의 승리가 확정되자 모든 응원단은 "우리는 이겼다, 이겼다, 이겼다."라고 합창하는 소리가 하늘을 진동했다. 경기가 끝나자 북측 선수들은 일제히 남북공동응원단과 응원한 관중들을 향해 인사를 했다. 이 광경은 눈물겹도록 감격적이었다. 응원석에 있던 한 시민이 경기장으로 뛰어들어가 한 북측 선수를 껴안고 격려하며 기뻐하는 모습이 보였다. 이 얼마나 따뜻한 동포의 정인가! 윤정수 북측 감독도 기자회견을 통해 "열심히 응원해준 데 대해 대단히 감사드린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응원에 참가한 한 나어린 중학생은 "북한 선수들을 보니 너무 신기하다, 이질감이 없었다, 이래서 같은 핏줄이라는 것을 느꼈다."라고 자신의 심경을 피력했다. 부천에 사는 한 시민은 "북 선수들을 보는 순간, 역시 한민족이구나, 마음이 울컥했다."라고 하면서 "남북 단일팀이 구성됐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고 하며 무척 아쉬워 했다. 공동응원에 참가했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외세에 의해 갈라진 우리 민족이 하루 속히 하나가 돼야 한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강요에 의해 정든 고향을 등지고 살아야 하는 비전향 장기수 10여 명도 노구를 이끌고 이날 경기장에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몸과 마음까지 합쳐 있는 힘을 다해 응원했다. 그 중에서도 김영식 선생(81세)은 "아주 좋다. 북측 선수들의 뛰는 모습이 힘이 넘쳐 보기 좋았다."라는 소감을 피력했다고 '통일뉴스'가 보도했다. 그는 "남북이 함께 합치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겠느냐. 오늘 이 경기를 보니 더없이 통일이 빨리 오길 바란다"고 하면서 "남북이 통일되면 세계1등이 될 것이다. 정말 감개무량하다."라고 소감을 털어놨다고 한다. 세상에 유례없이 모진 철창생활을 마치고 나오긴 했으나 몸은 어언 노구가 되고 말았으니 얼마나 고향과 두고 온 자식과 형제 자매가 그리울까! 생각만 해도 가슴 아프다. 이제 육신이야 자유의 몸이 되긴 했으나 인위적 제약에 걸려 지척에 둔 고향땅을 오도 가도 못하니 이들에게 주어진 자유란 '창살 없는 감옥'과 다를 바가 하나도 없다. 수십 년의 형기를 마치고 철창을 나온 장기수들은 지조를 지킨 것이 죄가 되어, 꿈에도 가고픈 자신의 고향땅을 밟지 못하게 만들어 놓았다. 이 기막힌 사연에 누가 관심이나 가지고 있을까? 자신은 이렇게 여지없이 인권을 유린하면서, 인권타령을 꽃노래처럼 부르고 있으니 정말 요지경이라 아니 할 수가 없다.
남북 공동응원에 민주노총이 지난 9월 17일 합세함으로써 더욱 공동응원이 활기를 뛰게 됐다. 민주노총은 1천 명 노동자 통일 응원단 '아리랑'을 조직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민주 노총은 이번 아시안게임이 남북의 화해와 단합의 계기가 되길 간절히 염원하고 있으며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북측 국기 철거와 북측 기자단 송고 차단 등을 지적하고 "국가적 망신이 따로 없다"고 개탄했다. 그러나 적어도 인천 아시안게임 경기장 안에서 만은 민족의 화해와 평화가 넘실데고 있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그러면 경기장 밖은 어떤가? 하필이면 지금 동양 최대 축제가 벌어지고 있는 인천 앞바다에서 9.28수복을 기념한답시고 한미 연합상륙작전이 벌어지고 있다. 반북삐라를 실은 고무풍선이 연일 북쪽으로 날아가 지금 남북 관계는 살얼음판이 되고 있다. 인공기를 흔들고 북의 애국가를 따라 부르기만 해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며 검찰은 공포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밖으로는 총회가 열리고 있는 유엔무대에서 북한의 인권을 성토하기 위한 장관회의를 열고, 하루가 멀다 하고 미국의 언론은 북한을 때리고 흔드는 데 여념이 없다.
새누리 정권의 도를 넘은 '종북소동'과 '빨갱이소동'에 앞장 선 보수 매체들이 나팔을 불어대는 바람에 국민이 정권에 순종하고 잠잠한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인천 경기장에서 보듯이 국민은 민족의 화해와 단합을 뼈에 사무치도록 갈망하고 있음을 본다. 외세에 의해 강요된 분단을 때려 부수고 기어이 우리는 하나, 하나의 민족, 하나의 조국, 하나의 강토를 건설하겠다는 결의로 충만되어 있음을 목격한다.
박 정권은 자신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반통일의 기치를 내걸고 국민이 따르길 강요하며 국민의 뜻과 정 반대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현명한 국민은 민족이 하나되지 않고선 참다운 행복, 평화, 그리고 번영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바꿔 말하면, 정권과 국민은 서로 반대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것이다. 한 쪽은 경제 대국의 반열에 들어섰고, 다른 한 쪽은 핵보유국의 대열에 들어선 우리 겨레가 통일을 못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이미 우리는 지난 10년 절반의 통일을 달성했던 경험도 있다. 이제 다시 다 함께 그 길을 향해 가기만 해도 통일의 서광이 비칠 것이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4-09-18 12:43:41 새 소식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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