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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을 맞은 미국의 대북정책 북한, 5차 핵시험과 동북아 평화 정세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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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곽동기 작성일16-09-19 10:05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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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을 맞은 미국의 대북정책 북한, 5차 핵시험과 동북아 평화 정세 전망
 
 
 

곽동기 우리사회연구소

 

지난 9월 9일 오전 9시 30분, 북한이 함경도 풍계리 핵시험장에서 제5차 지하핵시험을 단행했다. 한국 기상청은 리히터 지진계로 규모 5.0~5.1수준, 미국지질조사국은 지진 규모를 5.3, 중국 지진센터는 4.8이라고 전했다. 진앙은 풍계리 핵실험장 인근인 북한 청진 남서쪽 78㎞ 부근이었다. 진원 깊이에 대해 유럽지진센터가 2km, 미국지질조사국은 0㎞라고 밝혔다.

 

 

▲ 지난 9일 북한은 5차 핵실험을 단행했다.[사진출처 SBS]

 

북한은 핵무기연구소 성명을 통해 이번 핵실험은 새로 연구제작한 핵탄두의 위력판정을 위한 핵폭발시험이었다고 밝혔다. 실전배치할 목적으로 제작한 핵탄두를 폭발시켰다는 것이다. 북한은 성명에서 "이번 핵시험에서는 조선인민군 전략군 화성포병부대들이 장비한 전략탄도로케트들에 장착할수 있게 표준화, 규격화된 핵탄두의 구조와 동작특성, 성능과 위력을 최종적으로 검토확인하였다"고 주장했다. 언론은 북한 5차 핵시험을 히로시마 원자탄 폭발의 80% 세기라고 평가하면서 북한의 주장을 수긍했다. 북한이 전술핵무기 실전배치 능력을 입증한 셈이다.

 

5차 핵시험 의미

 

북한은 지금껏 4차례의 핵시험을 단행했지만 그들 스스로 “규격화된 핵탄두”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규격화된 핵탄두의 동작 특성, 성능과 위력을 최종 확인했다고 하니 북한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제 북한은 핵탄두의 대량생산으로 진입하게 된 것이다.

특히 북한은 규격화된 핵탄두가 전략탄도로켓에 장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북한이 이미 북극성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화성10호 (이른바 무수단 미사일), 이른바 노동미사일 등을 시험하면서 그 발사 능력을 과시했으니만큼 이들 탄도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음을 경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결국 북한의 5차 핵시험은 곧바로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핵탄두를 규격화했음을 증명한 것이다. 어쩌면 북한은 9월 9일에 시험한 핵탄두를 이미 미사일에 탑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북한은 지금까지의 핵시험을 통해 영변핵발전소의 시험용 원자로에서 추출한 플루토늄과 북한에서 대량으로 채굴된 우라늄을 농축한 고농축 우라늄을 이용한 핵탄두를 제조할 기술을 입증했다. 게다가 북한은 지난 1월 6일, 수소탄을 이용한 4차 핵시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는 북한이 핵탄두에 들어가는 핵물질을 충분히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이제 북한은 핵탄두 대량생산 가능성을 입증했다. 미국의 입장에서 본다면 북한의 핵능력이 더욱 심각한 상황으로 진입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5차 핵시험은 또한 미국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니트맨 Ⅲ를 시험발사한 직후에 이뤄졌다. 미 공군 국제타격사령부(AFGSC)는 9월 5일,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시험용 재돌입체를 장착한 비무장 '미니트맨 Ⅲ' 1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미사일은 약 6760㎞를 비행했다고 한다. 미 공군은 이번 시험 발사가 ICBM 무기계통의 정확도와 신뢰성을 확인했다며 강하고 신뢰성 있는 미국의 핵 억제력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미국의 ICBM에 대해 5차 핵시험으로 응수함으로써 미국의 공세에 순차적으로 대응할 능력을 확보하고 있음을 과시했다.

<MBC>에 따르면, 미국의 ICBM 실험은 북한이 노동미사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3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해 1000km를 비행한 지 6시간 이후에 이뤄졌다고 한다. 이는 결국 북한의 이른바 노동미사일 발사에 대한 경고로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북한은 미국의 ICBM 발사에 대해 4일 만에 5차 핵시험으로 응수했다. 그러자 미국은 9월 13일, 북한의 5차 핵시험에 맞서 초음속 전략폭격기 B-1B를 한반도에 전개했다.

 

지금까지의 북미대결을 돌이켜보면, 지난 7월 8일에 미국이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공식화하면서 오바마행정부의 이른바 “전략적 인내”가 파산했고 미국은 이제 대북군사행동에 나서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오히려 미국쪽의 공세에서 틈새가 벌어지고 있다. 미국은 첩보위성으로 북한의 풍계리 핵시험장을 훤히 들여다보고 있다고 자랑했지만, 정작 5차 핵시험을 알아내지 못했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도 "풍계리에서 보수관리와 소규모 채굴이 재개된 것으로 보이지만, 제5차 핵실험준비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는지는 불분명하다"며 오리무중에 빠져 있었다.

5차 핵시험에 대한 미국의 군사대응도 안심이 아니라 우려를 불러왔다. 미 공군의 B-1B 폭격기가 애당초 9월 12일에 한반도에 전개하려 했으나 강풍이 불어서 하루 연기된 것이다. 미국은 북한에 대한 응징능력을 입증하고자 했지만, 도리어 미 전략폭격기는 기상상태가 나쁘면 대북공격에 나설 수 없다는 취약점을 드러내고 말았다.

 

동북아에 미치는 영향

 

 

 

북한의 5차 핵시험으로 미국의 북핵 폐기정책이 완전히 파산했음이 확연히 입증됐다. 미국은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선핵폐기를 20년째 추구하고 있지만 북한은 2005년 핵보유선언에 이어 2006년 플루토늄을 이용한 지하핵시험에 나섰다. 북한은 이제 고농축우라늄을 이용한 핵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된다. 지난 1월에는 수소폭탄 시험 성공을 주장한 데 이어 이번 9월 9일에는 핵탄두 규격화에 성공했다고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미국의 대북대결정책은 지금껏 북한핵을 막지도 못하고 통제하지도 못한 것이다.

 

미국의 북핵폐기정책이 사실상 파산함에 따라 동북아일대는 그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됐다.

 

미국과 더불어 핵보유국 대접을 받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는 핵보유국의 입장에서 본다면 북한의 핵무장을 달가워할 리 없다. 차후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 차원의 대북제재에 동참할 가능성은 높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는 결과적으로 북한의 핵무장을 막지 목한 미국의 대북정책에 대해 갈수록 비판적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북한의 5차 핵시험은 미-중, 미-러간 갈등을 증폭시키는 촉매제가 될 것이다.

 

미국의 핵우산 아래에 있는 한국과 일본도 북한의 5차 핵시험 이후 자구책을 마련하기 위해 발길이 바빠졌다. 이제 북한의 핵무기는 한국과 일본의 수구보수세력 앞에 실존하는 위협으로 다가왔다. 벌써부터 한국 정치권에서는 한미공조를 강조하던 보수진영에서 핵무장론이 대두되고, 성김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반대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일본 역시 북한의 핵능력에 직면해 자체의 핵무장을 더욱 고심하게 될 것이다. 결국 한국과 일본도 북한의 핵능력이 강화될수록 미국의 핵우산에 대한 비판과 동요가 증폭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앞으로다. 북한 리용호 외무상은 9월 15일, 제17차 비동맹정상회의 연설에서 “북한 주민들은 미국의 도발에 맞서 또다른 공격을 개시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5차 핵시험에 대한 대응이라며 B-1B 폭격기를 한국상공에 보낸 데 따른 반응이었다.

 

북핵, 미 대선 의제 되나?

 

 

 

결국 북미대결은 앞으로 더욱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문제는 미국이 11월 8일부터 대통령선거 선거인단 투표를 비롯한 대통령 선거 일정을 앞두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으로서는 유엔 제재를 통해 북한의 5차 핵시험을 응징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그렇다면 북한은 유엔의 결의안에 대한 대응으로 “또 다른 공격”을 개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대통령 선거를 목전에 두고 핵미사일 위협을 받게 된 것은 미국에게 매우 생소한 일이다. 이처럼 한반도 평화, 동북아 핵문제는 한반도를 뛰어넘어 이제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됐다.

 

미국의 선택은 무엇일까? 미국인들의 선택은 어떠할 것인가? 올해 초 버니 샌더스 열풍이 불었듯이 미 대선국면에서 반전반핵 열풍이 분다면, 미국 내 대북강경세력들은 더욱 커다란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다.

 

곽동기 우리사회연구소  sonkang114@gmail.com

 

[출처: 우리사회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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