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에게 병주고 약주는 미국과 사우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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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흥노 작성일15-12-09 12:52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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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에게 병주고 약주는 미국과 사우디
러시아 전투기 격추: 미국의 손자욱이 아른거린다
이흥노(재미동포전국연합회 논설위원)
2015년이 저물어 가는 때에 세계 도처에서 피를 보는 끔찍한 대형 사건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나고 있다. 10월 31일에 224명이 탄 러시아 여객기 폭발, 11월 13일에 132명이 희생된 파리 테러, 11월 24일에 러시아 전투기 격추 등으로 지구촌은 충격과 공포의 도가니에서 몸둘 바를 모르고 있다. 더구나 피격된 러시아 전투기에서 낙하산 탈출을 시도하던 조종사가 지상에서 사살됨으로써 국제법을 무시한 잔인한 범죄행위가 벌어졌다. 그런데 터키의 러시아 전투기 격추와 탈출 조종사 사살에 대해 미국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터키를 감싸는 모양세를 취하고 있어 세계의 빈축을 사고 있다. 러시아 전투기 격추라는 대형 사고를 터키 혼자서 결정했다고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리고 터키가 국가적 차원에서 벌리는 흉칙하고 추잡한 뒷거래가 공공연하게 제재도 없이 진행될 수 있느냐는 의혹이 새삼 제기되고 있다.
1) 열강의 이해가 엇갈린 시리아 내전
시리아 내전을 두고 "미국과 러시아의 대리전" 또는 종파가 다른 "선니파와 시아파의 전쟁"이라고도 한다. 복잡하게 얽히고 설킨 시리아의 내전을 간단하게 표현하면, 적과 우방이 없는 오합지졸의 "복마전"이다. 주변국들과 강대국들의 종교, 정치, 경제, 군사적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지구상 보기드문 열전지역이다. 전통적으로 시리아는 친쏘, 친러 국가로 사회주의 색체를 띠면서 팔레스타인에 매우 동정적이다. 투니시아에서 시작된 "아랍의 봄"이 중동을 휩쓸면서 시리아에도 독재를 규탄하며 자유를 달라는 시위가 벌어졌다. 이것이 2011년에는 반정부 시위로 번졌다. 사우디와 미국은 종파가 다르고 친미가 아니라는 이유로 시리아 반정부 세력에게 무기, 훈련을 포함 각종 지원을 하자 급기야 무장투쟁으로 번졌다. 시리아에서 러시아, 이란의 영향력 확대를 차단하는 일이 시급한 미국은 반아사드 세력 지원 선봉대장이 됐다. 주로 미국, 사우디, 터키의 지원을 받고 있는 반정부군과 <IS>라는 두 개의 적과 싸워야 하는 시리아 정부군은 이중고에 시달리며 존패의 기로에 섰다. 결국 러시아는 아사드의 구원 요청에 화답했다. 러시아의 개입으로 시리아의 정치, 군사적 지형의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우선 정치적 해결을 위한 관련국 국제회의가 모색되고 있다. 아사드 정권 타도가 미국의 우선 순위였으나 파리 테러 이후 <IS>가 우선 순위에 올랐다.
시리아 내전은 정부군, 반정부군, <IS>의 3파전이다. 정부군 지원세력은 이란, 러시아, 헤즈불라, PLO (팔레스타인 해방기구)가 있다. 반정부군 지원세력은 미국, 사우디, 터키, 카나다, 쿠외이트, 카다르가 있다. 미국이 지원하고 있는 중도적 반정부군이란 일원화 된 조직체가 아니고 잡다한 파벌들이 모인 느슨한 조직이다. <IS>는 시리아를 거점으로 이라크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 국가 규모의 형태를 갖춘 지상 최대 테러조직이다. 세계 도처로 부터 몰려온 지원군도 수 천 명이 넘는다. 서울의 한 고등학생도 이 조직에 가입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라크 전쟁과 시리아 내전의 가장 큰 수혜자는 <IS>이고 다음이 터키다. <IS>와 온갖 불법 거래로 큰 재미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터키를 가리켜 국가가 개입된 대규모 범법행위를 저질러 범죄소굴이라는 소리도 나오고 있다. <IS>에게 무기, 자금, 훈련, 심지어 안전한 대피, 테러 지망생의 터키 무사통과 등이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지는 오래다. 이것은 <IS>를 시리아 정권 타도로 유도하기 위한 공작의 일환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배경이 아닌가 싶다.
2) IS (이슬람 국가)란 뭔가?
<IS> 를 ISIL 또는 ISIS라고 부르기도 하나 시리아, 이라크, 레바논을 아우르는 광대한 영토를 통치하게 된다는 뜻이다. 초기엔 미미한 존재였으나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략을 계기로 세력이 커지면서 시리아 내전에 뛰어들었다. 아사드 정권 타도라는 공동 목표를 의식해서인지, 미국은 <IS>의 시리아 영토와 세력 확장에 속수무책이었다. 내심 박수를 쳤을지도 모른다. <IS>는 2013년 초, 전략적 거점인 '라까'라 불리는 큰 도시를 점령했다. 그리고 금년 6월에는 이라크를 공격해 아무 저항도 없이 일사천리로 수도 바그다드 외곽까지 방대한 지역을 점령했다. 이제 < IS>는 시리아와 이라크로 연결되는 큰 영토(영국 보다 더 큰)를 차지하게 됐다. 모슬 중앙은행에서 탈취한 5억 달러의 현금과 석유 밀매 등 기타 재원을 가진 전례 없는 갑부 테러조직이다. 60만 이라크 정부군과 겨우 1만5천 정도 밖에 안되는 테러군과의 비율은 40:1로 게임이 안된다. 그러나 무기력한 이라크 정부군이 총 한방 쏘지 않고 줄행랑 쳤으니 아마 역사에 웃음꺼리로 기록될 것이 뻔하다. 정부군이 버리고 간 각종 무기들이 고스란히 <IS> 수중으로 넘어갔다. 무명의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 (이라크인, 45세)가 금년 6월에 수장의 모습으로 불쑥나타나 <IS>를 선포하는 동시에 알카에다와의 차별화를 선언했다.
<IS> 세력이 커지는 이유는 우선 재원이 튼튼하고 세계 각국으로 부터 지원병이 쇄도하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심지어 사우디는 정부 차원이 아니라, 민간 차원의 지원이 지금 이 시간에도 계속되고 있다는 것은 이제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 그런 가운데, 미국에 의해 훈련되고 무장된 반 아사드군 중 상당한 인원이 전의를 상실하고 무기를 든체 투항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래서 당시 미 의회 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던 일도 있다. 그러자 미 특수부대원들이 파견되고 <IS>에 대한 폭격도 강화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러나 폭격도 미미해서 별다른 효과도 없고, 그저 상징에 불과하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실정이었다. 아사드 대통령의 요청으로 러시아는 지난 5월부터 개입하기 시작했다. 민간항공기 폭파에 이어 전투기 격추로 <IS>와 반군에 대해 대대적이고 적극적으로 폭격을 벌리고 있다. 푸틴이 얼마나 전의에 가득차 있나를 가늠할 수 있는 실례가 여기 있다. 오사마 빈 라덴에 걸었던 현상금의 두배, 역대 최고 5천만 달러 (586억원)의 현상금이 폭발 제보자의 목에 걸었다. 푸틴 대통령은 "지구상 어디에 숨어있든지 반드시 찾아내 엄벌할 것"이라 다짐하고 있다.
3) 터키 대통령의 추잡한 두 개의 얼굴
11월 24일, 러시아 전투기가 터키군의 대공포에 맞아 격추됐다. 두 조종사가 낙하산 탈출을 시도했으나 한 명은 지상에서 사살됐다. 규탄의 목소리가 도처에서 들려온다. 전투기를 격추한 터키는 러시아보다 먼저 나토에 보고를 했다. 영공 침범과 경고조치 무반응이란 이유로 불가피한 격추라고 변명을 한다. 이에 대해 러시아 정부와 군은 상반된 주장을 한다. 추락 전투기로부터 낙하산 탈출에 성공한 <무라트킨> 대위는 "여러번 그 지역을 비행했기 때문에 기계 없이도 충분히 식별할 수 있었고, 단 1초도 터키의 영공을 침범한 일이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또한, "어떤 터키의 경고도 일체 없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영공 침범이나 경고가 시비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적대 관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IS>라는 공동의 적을 앞에 둔 마당에 우방국 전투기를 격추했다는 데에 문제기 있는 것이다. 설령 영공 침범이라 해도 우방의 전투기를 격추한다는 것은 전략적 관접에서 뿐 아니라 의리와 도덕적 견지에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무엇인가 불순한 음모가 전투기 격추 뒤에 도사리고 있다는 의혹이 가시질 않는다. 상식 이하의 야만적 작태라고만 볼 수 없는 이유다.
그러면 러시아 전투기 격추의 결정자와 격추의 진짜 의도는 무엇일까라는 의문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영공 침범과 경고 무시라는 주장은 대외용 선전술에 불과한 것이다. 전혀 설득력이 없다. 터키-시리아 국경선은 <IS>는 물론 터키와 반 아사드세력의 생명줄인 셈이다. '루바이' 전 이라크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 8개월간 터키는 8억 달러 이상 원유를 국제가 보다 50% 이상 싸게 <IS>로부터 사들였다고 최근 밝혔다. 미 재무부 보고에 의하면 <IS>는 원유 밀매로 하루 130만 달러 (연 5억 달러)의 수입을 올린다고 한다. 지난 5월 <줌 후리엣> (Cumhuriyet) 터키 일간지가 2014년 1월에 터키 정보부 (MIT)가 시리아 국경을 넘어 무기 밀반출을 하려다가 지방경찰에 발각됐다는 보도를 내보냈다. 이에 대해 터키 정부는 시리아 투르크족에게 전달할 구호물자라며 극구 발뺌을 했다. 돌연11월 26일, 전투기 격추 뒤 터키 정부는 간첩죄를 적용해 무기밀반출 의혹을 보도한 언론인 간부들을 전격 구속했다. 추잡한 밀거래가 러시아 전투기 격추를 계기로 다시 문제로 떠오른 데에 대한 사전 차단의 일환일 것이다.
4) 러시아 전투기 격추에 대한 서방의 반응
러시아는 여객기 폭발로 얼룩진 상처가 아직 아물지도 않았는데, 이번에는 또 러시아 전투기가 격추됐다. 푸틴은 "터키가 테러의 공법자"라고 표현을 하는 가 하면 "비수를 등뒤에 꽂았다" (Stab in the back)며 격노했다. 전투기 격추 직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CNN인터뷰에서 "사과할 필요가 있는 측은 우리가 아니다. 우리 영공을 침범한 측이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며칠 후 불란서 TV와 인터뷰에서는 "러시아 전투기인 줄 알았더라면 우리 영공 침범에 대해 다르게 대응했을 지도 모른다"고 한발 물러섰다. 이에 대해 러시아는 즉각 "만일 미국 전투기였다면 격추했겠는가?"고 했다. 전투기 식별도 않고 격추했음을 자인한 꼴이 된다. 정말, 눈감고 아웅하는 격이다. 11월 30일, 미국은 영공 침범과 사전 경고를 했다는 터키의 주장을 지지하고 나섰다. 결국 "가재는 게 편"이라는 우리 속담을 연상케 한다. 러시아의 제재 발표를 의식한 것인지, 드디어 에르도간 대통령은 화해의 손을 내밀며 움추리고 있다.
미국의 대중동정책 수행에서 터키가 교두보라는 지정학적, 군사적 조건 때문에 항상 미국은 터키를 친미로 만들고 기지 사용에 공을 들여왔다. 미군에 기지 제공과 <IS> 격퇴에 동참한 대가를 터키는 불순한 곳에서 찾아냈다. "미운 털이 박힌" 푸틴에게 서방도 못한 일격을 가함으로써 "친서방" 외피를 쒸우면 서방의 보호막이 드리워질 것이라는 얄팍한 계산을 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전투기 격추에 대한 서방의 동정을 얻어내는 것 뿐 아니라 지금까지 해오고 있는 추잡한 뒷거래도 문제가 되질 않으리라는 계산도 했을 법하다. 동시에 터키의 EU가입에 더 유리한 분위기 조성으로 작용할 것이라 판단했을 수 있다. <IS> 소탕에 관심이 있을 리가 없는 터키는 테러지원자들의 터키 국경통과, <IS>산 원유 및 무기 밀거래, 등에 대해 모종의 밀실야합이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던 것도 사실이다. 우리 속담에 "염불에는 맘이 없고 잿밥에만 맘이 있다"는 것에 비유가 된다. 석유 뒷거래는 주로 엘도간 대통령의 친동생이 도맡아 하고, 무기 밀거래는 터키 정보부가 담당하고 있다는 소문이 나돈지 오래다. 레건 대통령 시절, <이란-콘트라> 무기 밀거래에 백악관 안보 보좌관이 총책이었음을 상기케 한다.
5) 러시아와 서방: <IS> 격퇴엔 일치, 시리아 문제는 불일치
<IS> 척결을 위한 공동대응을 모색코저 올랑도는 오바마를 찾았다. 오바마는 여전히 아사드는 제거의 대상이라 했다. 러시아는 공습의 초점을 <IS> 파괴에 맞춤으로써 건설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러시아 전투기 격추 직후, 터너 미 국무부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통해 "지상에서 Su-24 전투기 조종사에게 총격을 가한 투르크멘 무장세력이 자신의 안전을 지킬 권리가 있다"는 발언을 해서 물의를 일으켰다. 오바마는 물론이고 국무성도 전투기 격추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심지어 낙하산 탈출 조종사에 대한 사살도 정당화하는 태도를 취해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오바마를 만나고 올랑도는 러시아로 달려가 푸틴 대통령을 만났다. <IS> 공격엔 상호 긴밀한 협조를 약속했으나 아사드 대통령의 거취문제에선 판이한 이견을 보였다. 올랑도는 "아사드 정권은 시리아의 미래에 아무런 역할도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리고 난민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과도정부가 필요하다고 했다. 푸찐은 "<IS> 상대로 지상전을 감행할 수 있는 세력은 시리아 정부군 외에는 아무도 없다."고 했다. 또한, 시리아의 미래는 시리아 국민들이 결정해야 한다고도 했다.
파리 기후총회에 참석한 푸찐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 "원유가 적재되는 항구로 통하는 길목을 지키기 위해 우리 전투기를 격추했다"는 발언을 했다. 즉각 이에 대해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그 말이 사실로 입증되면 우리나라의 존엄을 위해 내가 물러나겠다. 증거를 대라"고 응수하고 나섰다. <IS>산 원유가 대부분 터키로 들어가 재분배되고 있다는 것은 거의 정설처럼 돼있다. 미국 의회도 알고, 오바마도 안다. 그리고 세상이 다 알고 있다. 그런데 에르도간 대통령만 모른다. 이것을 아니라고 펄펄뛰는 터키 대통령의 뻔뻔스런 모습 뒤에는 미국의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있는 것 같다. 터키에서는 지난 11월 28일, 저명한 쿠르드족계 인권변호사가 백주 기자회견 도중 피살당하는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 터키의 검은 뒷거래를 폭로한 사람과 기자들이 줄줄이 철창으로 가고 있다. 이번 러시아 전투기 격추 사건을 계기로 밀거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자 졸지에 간첩누명을 쒸워 모조리 체포 수감하고 있다. 서울 정권의 공안몰이 수법이 적용되는 모양이다. 인권사각지대라는 것을 다시금 확인케 한다.
6) <나토>의 얼굴은 "양두구육" (羊頭狗肉)
미국과 사우디의 지원으로 만들어진 <자유시리아군> (FSA)이란 잡다한 이해집단을 망라한 느슨한 연합체다. 이들은 <IS> 보다 시리아 정권 타도를 우선순위에 뒀었다. 미국이 "중도" (Mild)라고 부르는 반아사드 세력을 망라한 것이 <자유시리아군> (FSA)이다. 이들 연합체 (연합군)는 독재를 반대하고 자유와 독립을 대의명분으로 내세우지만, 실은 당장 떨어지는 이익 때문에 반 아사드쪽에 서있다고 볼 수 있다. 대표적 반 아사드 연합군 성원으로는: Δ터키계로 터키의 각종 지원을 받고 있는 <투르크멘족>, Δ터키와 오랜 앙숙인 <쿠르드족 민병대> 혹은 <인미수비대> (YPG), 그리고 Δ미국의 총애를 가장 많이 받고 있는 <시리아민주군> (SDF), 등이다. 터키는 <쿠르드족 민병대> (YPG)를 터키 국내 쿠르드노동자당 (PKK)의 시리아 지부라고 여긴다. 그래서 터키는 <IS> 격퇴라는 간판을 걸어놓고 오로지<쿠르드족 민병대> 공격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시리아민주군> (SDF)은 쿠르드족 주축의 반 아사드 세력으로 수자도 많고 일사불란한 명령 체계로 움직인다. 미국특수부대 50명과 함께 <IS> 격퇴에 가장 실적을 싾는 유일한 부대다.
파리 테러 이후 <IS>에 대한 연합군의 맹폭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이들은 원유 수입원 상실과 세력 저하를 만회코저 모병과 수입원을 찾아 아프리카로 이동하는 추세다. 지난 11월 말, 리비아 북부 지중해 연안 도시 '시르테' (70만 인구)가 막 함락됐다고 한다. 무기력한 리비아 정부군은 이라크 정부군 처럼 줄행랑을 쳤다. 서방이 들쑤신 곳은 어디나 다를 바가 없다는 결론이 날올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자비 가득한 구세주로 분장한 서방은 예나 다를 바 없이 <인권> 카드를 빼들고 반 아사드 세력에 돈과 무기를 제공한 게 시리아 내전의 본질이다. 그리고 전쟁을 부체질한다. 친미가 아니고 친러시아, 친이란이라는 게 죄다. "우리편이 아니면 적"이라는 부시의 철학에 <나토>는 미련을 가져선 안된다. 우선 외부의 간섭이 있어선 안된다. 시리아의 운명은 시리아 국민이 결정해야 한다. 터키의 대형 범죄와 전투기 격추에 대해 정의의 편에 서야 할 <나토>가 편파적 태도를 보이는 것은 존재 가치를 의심케 할 뿐 아니라 세계 평화에 장애가 된다. 이번 사건에 "미국의 그림자가 아른거린다"거나 "미국의 손자욱이 묻어 있다"는 의혹을 덮으려는 움직임이 보이다. 시원하게 밝혀내야 나토의 존재 가치를 발휘하는 것이다.
7) <월남전>과 <9.11>의 교훈을 되새겨야
지난시기 시리아는 피난민 최대 안식처였다. 그런데 지금은 피난민의 대명사가 됐다. 구라파를 향해 노아의 홍수처럼 도처의 피난민이 밀려간다. 세계는 테러에 몸살을 앓고 있다. 비록 늦기는 했지만,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모색해야 할 절박한 순간이다. <월남전>과 <9.11>에서 교훈을 찾자는 목소리가 도처에서 들렸고, 호응도 컸었다. 그런데 <9.11> 이후 전쟁은 더 잦아지고, 테러는 꼬리를 물고 더 터진다. 파리 테러에 대한 론 폴 (Ron Paul) 전 공화당 국회의원의 말이 참으로 의미심장하게 들린다. "파리 테러로 더 개입하고, 더 참여해야 한다고 떠들지만,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치고 테러집단의 목적과 동기에 대해 아무도 이해하려 들지 않는다"고 개탄했다. <21세기 자본론>의 저자 토마 파켄티 교수 (파리경제대학)는 "최근 IS파리 테러를 포함해 불평등은 중동테러의 주요한 원인이며, 서방 자신도 그 불평등에 큰 책임이 있다"고 발표했다. 거들먹거리는 서양의 제국주의적 발상에 일침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 멀쩡한 나라를 쑤셔서 서로 싸우게 만든다음 해결사가 되어 들어가는 게 서양의 전통적 패권, 바로 이게 문제라는 지적이 아닐까 생각된다.
공화당 대선후보 젭 부시가 유세에서 "IS에 대한 책임이 오바마에게 있다"는 발언을 했다. 청중 중에서 한 여학생이 "당신 형님에게 진짜 책임이 있다"고 충고를 했다. 그 여학생이 정확하게 지적한 것이다. 아사드 정권 전복에 <IS>가 큰 역할을 할 것을 기대한 서방의 우둔한 판단이 끝내 <IS>를 하나의 국가로 키운 게 아닌가 싶다. 이제 서양은 피난민 세례와 테러 세례라는 비싸고 혹독한 대가를 치루고 있다는 말이 그래서 나온 것 같다. 혹자는 이를 두고 "자업자득"이라고도 한다. 터키와 <IS>의 검은 뒷거래에 침묵으로 일관했던 미국과 서방이 여전히 터키를 감싸고 돈다. 전투기 격추로 터키의 밀거래가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자 이를 보도한 양심적 터키 언론인들이 졸지에 "간첩" 누명을 쓰고 체포 투옥됐다. 파리 테러 직후 서울의 국회정보위원회에서 국방부 관리는 "북과 <IS> 연계 가능성은 상존한다"고 보고했다. 이미 북을 <IS>와 얽어맬 조짐을 내비친 것이다. 이런 비극이 비일비재한 것은 서방이 눈을 감아주기 때문에 가능한 짓이다. 지구가 직면한 가장 큰 재앙인 전쟁, 테러, 피난민 문제의 발상지는 서방이다. 과거에 경험한 쓰라린 역사에서 교훈을 다시 그리고 빨리 찾아야 한다. 더 늦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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