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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탈북자 9180명 정보 통째 미국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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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향 작성일13-07-12 12:18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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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탈북자 9180명 정보 통째 미국 줬다
10년치 심문조서 등 그대로 제공

경향신문|이지선 기자

입력 13.07.12 22:21 (수정 13.07.12 23:55)


국가정보원이 정부합동심문센터에서 만든 9180명의 탈북자 정보가 담긴 보고서를 미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에 넘겼다고 '뉴스타파'가 12일 보도했다. '뉴스타파'는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 외교전문을 인용했다.

주한 미 대사관이 국무부에 보낸 2007년 7월9일자 외교전문에 따르면 국방정보국 한국지부는 국정원과 한국 정부의 정보기관 등으로부터 탈북자 관련 보고서를 넘겨받았다.

국정원이 넘겼다는 보고서는 1997년부터 2007년 전문을 보낸 시점까지 탈북자 9180명에 대한 기록이다. 이 기간에 탈북해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가 9000명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탈북자 자료 전체가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

미 대사관은 전문에서 국정원을 통해 입수한 보고서가 "탈북자의 증언을 담은 방대한 양의 원자료를 한꺼번에 수집함으로써 북한 정권의 안정성을 평가하거나 정권의 붕괴 또는 다른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계획을 세우는 일과 연관돼 있다"며 "(북한의) 인권 침해에 대한 믿을 만한 기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 대사관은 이 자료를 번역해 알카에다의 '하모니 데이터베이스'와 유사한 참고 자료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뜻도 밝혔다. '하모니 데이터베이스'는 이라크·아프가니스탄 등에서 수집된 알카에다 관련 자료를 영어로 번역하고 축적해 대테러전 수행 시 미국 정부 기관들이 활용할 수 있게 한 프로젝트다.

국정원이 원자료를 통째로 미 정보기관에 넘겼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 정보협력 요청에 따라 재가공된 2차 자료가 아닌 심문조서 원본 등을 그대로 제공한 것은 과도한 정보 제공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 정보 제공 당시가 2007년 대선을 수개월 앞둔 시점이어서 청와대와 조율된 결정이었는지, 국정원의 독자 행동이었는지 여부에 따라 정치적 파장이 일 수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국가안보 차원에서 정보를 공유할 수는 있다"며 "하지만 자료 전체를 통째로 건네주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라고 말했다.

국정원은 이를 전면 부인했다. 국정원 관계자는 "미국 정보기관에 탈북자 정보를 넘긴 사실이 없다"며 "정부합동심문센터는 2008년 10월에 생겼기 때문에 2007년에 자료를 넘긴다는 것은 시점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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