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 《모른다》라는 말을 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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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리혁철 작성일13-02-19 01:03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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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이였다.
지하전동차를 타고 출근길에 오른 나는 차안의 방송에서 울려나오는 방송원의 목소리에 귀를 강구었다.
방송에서는 남조선에서 학생들과 부모들이 반값등록금을 요구하여 투쟁하고있는 소식이 전해지고있었다.
이때 이 소식을 듣고있던 소학교 학생이 자기 어머니의 손을 꼭 잡은채 두눈을 깜박이며 물어보는것이였다.
《어머니 반값등록금이란건 무엇이나요?》
야무지게 챙챙한 목소리로 물어보는 바람에 나를 비롯한 주변사람들의 시선은 그들모자에게로 돌려졌다.
《글쎄, 학교에 바치는 돈을 절반으로 낮추어달라는 소리같은데 정확히는 잘 모르겠구나.》
《쳇, 어머닌 그것두 모르나요?》
나어린 학생의 퉁명스런 핀잔에 주변사람들모두가 웃음을 지었다.
순간 나는 깊어지는 생각을 어쩔수 없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모른다》라는 말을 부끄러움의 대명사로, 수치로 간주하는것이 보편적현상이다. 그런데 학생의 어머니도 그렇고 주변사람들도, 아니 나자신도 반값등록금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것에 대해 부끄러움은커녕 응당한 일로 여기고있으니 어찌 그렇지 않으랴.
고마운 사회주의제도하에서 돈 한푼 내지 않고 무료교육의 혜택만을 받아안으며 살아온 우리 인민들이기에 그 물음에 자신있게 대답해줄수 없는것은 너무나도 응당한 일이다.
과연 우리에게 모르는것이 이뿐이겠는가.
불현듯 나는 둘째딸이 충수염수술을 받던 며칠전의 일이 떠올랐다. 어느날 저녁 퇴근한 둘째딸이 《아버지, 아무래도 충수염수술을 받아야 할것 같애요.》 하고 말하는것이였다. 자초지종을 묻고난 나는 병이 더 도지기 전에 빨리 수술을 하라고 말해주었다. 이틀후 딸은 구역병원에 가서 검진을 받았다고 하면서 옷과 세면도구, 화장도구를 준비한다 하면서 입원준비를 서두루는것이였다. 그 모습이 꼭 들놀이준비를 하는 천진란만한 모습이였다. 그후 입원하여 수술을 받고 퇴원한 딸은 의사선생님들의 친절성에 대하여, 면회온 동무들과 이웃들, 직장사람들의 성의에 대하여 감동적으로 이야기를 하면서 또 입원하고싶다는것이였다.
비록 치료중의 아픔은 있었으나 아무런 부담도 없이 고마움으로 엮어진 딸의 병원생활, 과연 이처럼 병원생활을 즐거운 추억의 하나로 간직하는 그런 사회가 또 어디에 있겠는가.
딸은 친혈육, 친형제처럼 돌봐준 의사들과 간호원들, 직장사람들의 고마움에 대해서는 이야기하면서도 자기가 받은 의료혜택이 얼마나 되는지에 대해서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이것이 바로 치료비란 말조차 모르고 누구나 무상으로 마음껏 치료받는 우리 사회주의보건제도의 참다운 우월성이 아니겠는가.
우리 인민이 모르는것은 비단 이뿐이 아니다.
공화국의 그 어디를 가서 물어봐도, 그 누구를 만나 물어봐도 집값이 얼마인지, 치료비와 약값이 얼마인지, 그 누구도 모른다. 세금이 무엇인지, 등록금과 월사금이라는것이 무엇인지는 지난날 착취사회에서 살아본 로인들의 옛말이야기와 출판물들을 통해 상식으로나 알고있는 정도이다.
이런 생각을 하느라니 얼마전에 어느 한 잡지에서 남조선의 교육실태와 보건실태에 대한 자료를 본 일이 기억났다.
그 자료에 의하면 현재 남조선에서는 대학생등록금이 년간 천만원정도라고 한다. 이 액수가 직장생활을 하는 한가정의 년수입의 절반이나 된다고 한다. 이것을 감당할수가 없어 학생들은 등록금을 마련하느라 과외시간에는 일감을 찾아 거리를 헤매고 녀학생들은 유흥업소에까지 발을 들이밀고있다. 오죽하면 녀학생들이 피눈물을 흘리며 반값등록금을 요구하여 그처럼 소담하고 탐스러운 머리칼을 잘라 항거하는 삭발의식까지 벌리고 앞날을 비관한 나머지 꽃나이의 학생들이 자살의 길을 택하고있겠는가.
이뿐이 아니다.
가족중 중환자 1명만 있어도 온 집안이 빚더미우에 올라앉게 되는 남조선사회의 보건실태도 다를바없다.
지금 남조선의 병원들에서는 암환자들이 암수술을 받는데 수술비만 1 200만원씩이나 지불한다고 한다.
어느 한 환자는 입원생활 20일에 1 200만원이 들었고 석달만에는 2 000만원이 들었다고 하면서 돈을 내지 못하면 당장 목숨이 위급한 환자도 병원밖으로 쫓겨나야 하는것이 남조선의 현실이라고 개탄하였다.
현실이 이럼에도 불구하고 남조선당국은 1% 특권층의 리익을 위해 99%의 인민들의 삶을 외면하고있다.
《모른다》는 말을 통해 본 북과 남의 현실은 얼마나 판이한가.
정녕 우리 인민들은 자기들이 얼마나 고마운 사회주의제도에서 살고있는지, 국가에서 받는 혜택이 얼마인지 다는 모른다.
허나 우리 인민은 한가지만은 알고있다.
인민을 제일로 여기는 우리 사회주의제도가 없으면 자기들의 운명도 미래도 없고 식민지노예의 운명을 면치 못한다는것을, 그래서 이 고마운 사회주의제도를 지키기 위해 목숨도 서슴없이 바치고있는것이 아니랴.
고마움과 행복의 대명사로 된 공화국인민들의 《모른다》와 반인민적인 남조선정치판과 자기 하나밖에 모르는 극단한 개인주의의 대명사로 된 남조선사회에서의 《모른다》, 비록 하나의 단어에 불과하지만 거기에는 얼마나 많은 의미가 담겨져있는것인가.
나는 그 학생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조용히 말해주었다.
반값등록금이 무엇인지 모르는것이 결코 부끄러운것이 아니라고, 이것이 바로 학비라는 말조차 모르고 사는 너희들의 행복이라고.
리 혁 철
주체102(2013)년 2월 19일 《우리 민족끼리》
지하전동차를 타고 출근길에 오른 나는 차안의 방송에서 울려나오는 방송원의 목소리에 귀를 강구었다.
방송에서는 남조선에서 학생들과 부모들이 반값등록금을 요구하여 투쟁하고있는 소식이 전해지고있었다.
이때 이 소식을 듣고있던 소학교 학생이 자기 어머니의 손을 꼭 잡은채 두눈을 깜박이며 물어보는것이였다.
《어머니 반값등록금이란건 무엇이나요?》
야무지게 챙챙한 목소리로 물어보는 바람에 나를 비롯한 주변사람들의 시선은 그들모자에게로 돌려졌다.
《글쎄, 학교에 바치는 돈을 절반으로 낮추어달라는 소리같은데 정확히는 잘 모르겠구나.》
《쳇, 어머닌 그것두 모르나요?》
나어린 학생의 퉁명스런 핀잔에 주변사람들모두가 웃음을 지었다.
순간 나는 깊어지는 생각을 어쩔수 없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모른다》라는 말을 부끄러움의 대명사로, 수치로 간주하는것이 보편적현상이다. 그런데 학생의 어머니도 그렇고 주변사람들도, 아니 나자신도 반값등록금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것에 대해 부끄러움은커녕 응당한 일로 여기고있으니 어찌 그렇지 않으랴.
고마운 사회주의제도하에서 돈 한푼 내지 않고 무료교육의 혜택만을 받아안으며 살아온 우리 인민들이기에 그 물음에 자신있게 대답해줄수 없는것은 너무나도 응당한 일이다.
과연 우리에게 모르는것이 이뿐이겠는가.
불현듯 나는 둘째딸이 충수염수술을 받던 며칠전의 일이 떠올랐다. 어느날 저녁 퇴근한 둘째딸이 《아버지, 아무래도 충수염수술을 받아야 할것 같애요.》 하고 말하는것이였다. 자초지종을 묻고난 나는 병이 더 도지기 전에 빨리 수술을 하라고 말해주었다. 이틀후 딸은 구역병원에 가서 검진을 받았다고 하면서 옷과 세면도구, 화장도구를 준비한다 하면서 입원준비를 서두루는것이였다. 그 모습이 꼭 들놀이준비를 하는 천진란만한 모습이였다. 그후 입원하여 수술을 받고 퇴원한 딸은 의사선생님들의 친절성에 대하여, 면회온 동무들과 이웃들, 직장사람들의 성의에 대하여 감동적으로 이야기를 하면서 또 입원하고싶다는것이였다.
비록 치료중의 아픔은 있었으나 아무런 부담도 없이 고마움으로 엮어진 딸의 병원생활, 과연 이처럼 병원생활을 즐거운 추억의 하나로 간직하는 그런 사회가 또 어디에 있겠는가.
딸은 친혈육, 친형제처럼 돌봐준 의사들과 간호원들, 직장사람들의 고마움에 대해서는 이야기하면서도 자기가 받은 의료혜택이 얼마나 되는지에 대해서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이것이 바로 치료비란 말조차 모르고 누구나 무상으로 마음껏 치료받는 우리 사회주의보건제도의 참다운 우월성이 아니겠는가.
우리 인민이 모르는것은 비단 이뿐이 아니다.
공화국의 그 어디를 가서 물어봐도, 그 누구를 만나 물어봐도 집값이 얼마인지, 치료비와 약값이 얼마인지, 그 누구도 모른다. 세금이 무엇인지, 등록금과 월사금이라는것이 무엇인지는 지난날 착취사회에서 살아본 로인들의 옛말이야기와 출판물들을 통해 상식으로나 알고있는 정도이다.
이런 생각을 하느라니 얼마전에 어느 한 잡지에서 남조선의 교육실태와 보건실태에 대한 자료를 본 일이 기억났다.
그 자료에 의하면 현재 남조선에서는 대학생등록금이 년간 천만원정도라고 한다. 이 액수가 직장생활을 하는 한가정의 년수입의 절반이나 된다고 한다. 이것을 감당할수가 없어 학생들은 등록금을 마련하느라 과외시간에는 일감을 찾아 거리를 헤매고 녀학생들은 유흥업소에까지 발을 들이밀고있다. 오죽하면 녀학생들이 피눈물을 흘리며 반값등록금을 요구하여 그처럼 소담하고 탐스러운 머리칼을 잘라 항거하는 삭발의식까지 벌리고 앞날을 비관한 나머지 꽃나이의 학생들이 자살의 길을 택하고있겠는가.
이뿐이 아니다.
가족중 중환자 1명만 있어도 온 집안이 빚더미우에 올라앉게 되는 남조선사회의 보건실태도 다를바없다.
지금 남조선의 병원들에서는 암환자들이 암수술을 받는데 수술비만 1 200만원씩이나 지불한다고 한다.
어느 한 환자는 입원생활 20일에 1 200만원이 들었고 석달만에는 2 000만원이 들었다고 하면서 돈을 내지 못하면 당장 목숨이 위급한 환자도 병원밖으로 쫓겨나야 하는것이 남조선의 현실이라고 개탄하였다.
현실이 이럼에도 불구하고 남조선당국은 1% 특권층의 리익을 위해 99%의 인민들의 삶을 외면하고있다.
《모른다》는 말을 통해 본 북과 남의 현실은 얼마나 판이한가.
정녕 우리 인민들은 자기들이 얼마나 고마운 사회주의제도에서 살고있는지, 국가에서 받는 혜택이 얼마인지 다는 모른다.
허나 우리 인민은 한가지만은 알고있다.
인민을 제일로 여기는 우리 사회주의제도가 없으면 자기들의 운명도 미래도 없고 식민지노예의 운명을 면치 못한다는것을, 그래서 이 고마운 사회주의제도를 지키기 위해 목숨도 서슴없이 바치고있는것이 아니랴.
고마움과 행복의 대명사로 된 공화국인민들의 《모른다》와 반인민적인 남조선정치판과 자기 하나밖에 모르는 극단한 개인주의의 대명사로 된 남조선사회에서의 《모른다》, 비록 하나의 단어에 불과하지만 거기에는 얼마나 많은 의미가 담겨져있는것인가.
나는 그 학생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조용히 말해주었다.
반값등록금이 무엇인지 모르는것이 결코 부끄러운것이 아니라고, 이것이 바로 학비라는 말조차 모르고 사는 너희들의 행복이라고.
리 혁 철
주체102(2013)년 2월 19일 《우리 민족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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