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녘 | 체육강국을 향한 북한의 도전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4-09-15 23:08 댓글0건관련링크
본문
인천아시안게임 참가를 위해 북한 선수단이 속속 입국하고 있다. 체육강국 건설을 목표로 삼고 있는 북한이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어떤 성적을 낼지 벌써부터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에 최근 북한의 체육정책을 살펴보고자 한다.
2013년 3월 4일자 노컷뉴스 보도 <北, 체육강국 강조…“온 나라에 체육열풍 일으키자”>에 따르면 북한은 “온 나라에 체육 열풍을 세차게 일으키는 것은 사회주의 문명국 건설을 다그치기 위한 중요한 사업”이라며 <체육강국>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2012년 11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국가의 체육 정책과 체육사업을 총괄하는 국가체육지도위원회 발족을 결정해 체육강국 건설을 제도적으로 추진하였다. 이 위원회는 ▲체육의 대중화·생활화 ▲체육과학기술 향상 ▲선수양성 ▲국제경기를 위한 종합훈련 강화 ▲국내체육경기 활성화 등을 위한 통일적인 지도를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최근 국제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북한
북한이 국가체육지도위원회를 새로 설치한 배경에는 국제 대회에서 북한 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내는 현실이 자리 잡고 있다.
2012년 8월 영국에서 열린 제30차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 4개, 동메달 2개를 획득해 세계를 놀라게 한 북한은 2012년 한 해 동안 각종 국제 대회에서 금메달 90여 개를 포함해 모두 190여 개의 메달을 땄다고 한다. 중국 국제여자축구초청경기 대회, 아시아축구연맹(AFC) 챌린지컵 대회, 2012 U-20 여자월드컵, 2012 국제축구연맹 U-17 여자월드컵, 제5회 아시아체조선수권대회 등 여러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2013년에도 북한은 여러 국제 대회에서 선전했다. 제14차 아시아마라톤 대회, 제6차 국제체조연맹 기계체조 챌린지컵 대회, 세계청소년역도선수권대회, 국제빙상연맹 세계발전컵(ISU World Development Trophy)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경기대회 2단계 대회, 아시아레슬링선수권대회 등 70여 차례 국제경기에서 164개의 금메달을 포함해 390개의 메달을 획득해 전년 대비 4.3배의 성적을 냈다.
올해 들어서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여자월드컵에서 4위를 차지했으며, 세계탁구단체선수권 도쿄대회(4월 28일~5월 5일)에서 여자팀 5위, 남자팀 15위를 차지했고, 제7차 아시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컵 5개, 금메달 25개, 은메달 4개로 종합 1위를 차지했다. 또 국제체조연맹(FIG) 기계체조 챌린지컵 여자체조 경기 이단 평행봉 우승, 국제빙상연맹(ISU) 월드디벨로프먼트컵 빙상피겨 경기 금메달 3개, 아시아레슬링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 획득, 세계양궁연맹(WA) 1차 월드컵 리커브 여자단체경기에서 4위를 차지하는 등 여러 성과를 냈다.
이처럼 북한 선수들이 국제 대회에서 선전하는 것은 체육에 대한 국가적 관심과 투자가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첫째, 북한 전역에 체육시설을 확충하고 있다.
급증하는 체육시설
2012년만 해도 평양에서는 인민야외빙상장과 통일거리운동센터, 양각도체육촌을 새로 건설해 운영을 시작했고 월미도체육단에 인조잔디를 깐 축구경기장을 새로 만들었다. 또 평양 시내 곳곳에 롤러스케이트장(북한은 인라인스케이트도 롤러스케이트라 부른다), 배구장, 농구장, 배드민턴장 등을 갖춘 체육공원을 세우고 있다. 2013년 4월에는 평양 릉라도지구에 국제축구학교도 설립했다.
웹진 민족화해 2013년 5월 6일(통권 제62호)에 실린 글 <北전역 들썩들썩... 체육강국 건설 목표>에 따르면 평안남도에서는 평성경기장을 리모델링했고, 남흥청년화학연합기업소에 10여 개의 체육시설을 새로 꾸렸다고 한다. 평안북도에서는 차광수 신의주 제1사범대학 축구경기장을 신축했다. 황해북도 사리원시를 비롯한 지방에서도 체육 시설을 신설, 개건하는 사업이 본격 진행되고 있다.
또 2012년 11월 15일 데일리NK 보도에 따르면 학교마다 운동장에 새롭게 체육 기자재들을 설치하느라 분주하고, 낡은 장비들은 교체되고 있다고 한다.
2013년 3월 9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평양 청춘거리 체육촌을 찾아 둘러본 후 리모델링을 지시했다. 체육촌은 올해 3월에 개보수를 끝내고 준공식을 열었다. 체육촌은 한국의 태릉선수촌처럼 북한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경기와 훈련을 하는 곳이다.
군대 시설을 체육 시설로 바꾸는 사례도 있다. 2012년 11월 25일자 연합뉴스 보도 <北의 스포츠 열풍…“체육강국 앞으로”>에 따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의 지시로 기마중대 훈련장을 노동자, 청소년의 체력단련을 위한 승마장으로 바꿨다고 한다. 군을 중시하는 북한의 특성에 비춰볼 때 군대 훈련장을 민간 체육시설로 바꾼 것은 그만큼 북한이 체육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 동양 최대 규모의 마식령 스키장 건설, 문수물놀이장 건설 등도 눈에 띈다.
체육 과학화에 집중
둘째, 체육 과학화에 투자하고 있다.
북한에서 체육 과학화를 총괄하는 곳은 체육과학원이다. 또한 체육과학연구소, 체육영양학연구소, 체육기자재연구소 등이 부문별 연구를 진행한다. 여기에 2013년 평양체육단이 체육과학연구기지를 완공했다.
2013년 7월 14일자 한국일보 보도 <‘체육강국’ 꿈꾸는 北, 스포츠 과학화에 속속 성과>에 따르면 체육과학연구기지의 과학정보연구실에는 인터넷으로 체육 자료를 검색하고 볼 수 있는 전자열람실, 운동선수의 신체검사와 피로해소를 돕는 기능검사실, 스포츠 영상자료를 보며 토론할 수 있는 시사실 등이 있다고 한다. 전자열람실에서 사용하는 체육정보자료검색체계는 체육과학연구소가 2012년에 개발한 것이다.
2013년 4월 평양에서 열린 중앙과학기술축전에는 마라톤 선수의 운동능력을 높이는 음료수도 전시됐다. 함흥품질관리전문학교가 개발한 이 음료수는 마라톤 선수의 신진대사를 촉진해 운동능력을 강화한다고 한다.
2014년 9월에는 체육과학원 체육기자재연구소에서 새로 제작한 마라톤화가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한 켤레 무게가 139g으로 가볍고, 탄성 있고 유연하며 통풍도 잘 되는 특수재질을 사용했으며, 디자인도 좋아 선수들의 반응이 좋고 기록에도 긍정적 변화가 있다고 한다. 참고로 일반적인 유명 마라톤화의 무게는 보통 한 족 당 150g이 넘어간다.
북한은 과학자와 기술자들을 내각 체육성에 파견해 체육 과학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3년 7월 10일 노동신문은 체육성에 파견된 <2월17일 과학자·기술자 돌격대>가 첫 작품으로 국가과학원 미소전자연구중심의 연구진과 함께 레슬링경기용 전자심판체계를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레슬링 경기 판정의 객관성을 높일 뿐 아니라 북한 선수들이 전자판정 시스템에 익숙해져 국제경기에서 자신감을 갖도록 하기 위해 이 기기를 만들었다.
대중적 체육 열기
셋째, 체육 관련 행사가 늘고 주민들 사이에서 체육 열기가 일고 있다.
2012년 11월 20일 평양체육관에서 체육강국 건설을 다짐하는 체육인들과 노동자들의 궐기 모임을 열었고, 11월 21~24일에는 평양에서 제16차 전국체육기자재창안품 전시회가 열렸다. 11월 22일자 평양방송은 평안남도 개천탄광기계공장에서 청년들이 대중율동체조, 건강태권도, 축구, 배구, 농구 등의 경기를 진행하며 체육의 대중화·생활화를 실현하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2013년 한 해 동안 230여 차례의 대중체육경기가 진행되었다고 한다. 올해 들어서만 제40차 정일봉상 전국청소년학생체육경기대회(1월), 제19차 백두산상 체육경기대회(2월), 조선소년단 전국연합단체대회(2월), 만경대상체육경기대회(4월), 선군봉화상체육경기대회(6월), 선군절 맞이 전국노동자체육경기대회(8월) 등이 열렸다.
또 북한은 1992년 3월부터 매월 둘째주 일요일을 <체육의 날>로 지정해 아침체조와 집단달리기를 의무화하는 등 대중적 체육활동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체육의 날>에는 전국 정부기관과 기업소 등이 다양한 체육 경기를 진행한다.
장애인 체육, 국제 교류도 활성화
넷째, 장애인 체육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2012년 8월 북한은 영국 런던에서 열린 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에 사상 최초로 선수단을 파견하여 각국의 환영을 받은 데 이어 그 해 11월에는 장애인 탁구대회를 평양과 강원도 원산을 비롯한 지방 곳곳에서 개최하기도 했다.
또 2013년 8월 31일 일본 <조선신보>는 평양시 동대원구역에서 내년 3월 완공을 목표로 장애인 운동선수를 위한 동대원장애자운동관을 건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선장애자보호연맹 중앙위원회와 조선장애자체육협회가 건설하고 있는 동대원장애자운동관은 북한 최초의 장애물 없는 시설로 문턱과 계단이 없다. 지상 3층, 지하 1층인 이 건물은 체육훈련장과 이발관, 미용실, 목욕탕, 식당, 상점을 갖추고 있으며 편의시설 수익은 장애인 체육사업에 쓰인다고 한다. 조선신보는 장애인 전용 체육시설이 더 들어설 것이라고 보도했다.
올해도 인천아시안게임에 대규모 선수단을 파견하는 것과 함께 인천 장애인아시안게임에도 참가한다. 장애인아시안게임에는 처음 참가하는 것이다.
다섯째, 국제 교류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2012년에는 11월 12~16일 일본체육대학 대표단 46명이 북한을 방문해 북한 대학생들과 레슬링, 유도, 축구 등 경기를 벌였다. 또 11월 14일 평양에서 북한 체육성과 중국 국가체육총국간 2013년 체육교류의정서를 조인했다. 20일에는 평양에서 러시아대사관 관계자들과 북한 주재 국가 외교관 및 국제기구 관계자들의 친선축구경기가 열리기도 했다.
2013년에는 3월, 9월, 12월 세 차례에 걸쳐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출신 데니스 로드먼 일행이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제1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시범경기를 가졌다. 로드먼은 2014년 1월에도 북한을 방문, 농구 시범경기를 개최했다. 또 2016년 올림픽 때까지 북한 농구대표팀 훈련을 맡기로 했다고도 밝혔다.
2014년 2월에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또 8월에 평양 국제프로레슬링경기대회를 열어 세계 유명 프로레슬링 선수를 초청하기도 했다.
또한 국제육상연맹 만경대상마라톤대회, 백두산상국제피겨축전 등 여러 국제대회도 유치해왔다.
이처럼 국가적 관심 속에 북한은 <체육강국>을 건설하여 주민들의 체력증진과 건강개선은 물론 국위선양이라는 1석2조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북한이 체육에 집중 투자할 수 있는 것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앞장서서 체육강국 건설을 독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 언론에 공개된 대외활동을 기준으로 볼 때 김정은 제1위원장은 2013년 한 해 동안 전체 200여 건 가운데 스포츠 관련 시찰을 26건이나 하면서 체육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이끌었다.
올해에도 4월에 인민군 축구경기 관람, 5월에 만경봉팀과 소백수팀의 축구경기 관람, 8월에 민용항공총국과 육해운성의 남자배구경기 관람, 인천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남녀 축구팀 연습경기 관람 등 체육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한때 아시안게임 종합 4위를 3차례나 했던 북한. 체육강국 건설을 선언하고 투자를 아끼지 않으면서 과거 전성기의 성적을 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출처: NK투데이]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