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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준40] 유럽은 이제 호시절로 돌아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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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국 작성일24-03-28 09:50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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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준40] 유럽은 이제 호시절로 돌아갈 수 없다 

문경환 기자  

 

유럽은 평화가 영원할 것이라고 믿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2월 28일 유럽의회 연설에서 “유럽은 평화가 영원할 거란 환상 속에서 살아왔다”라고 했습니다. 

그의 말을 따져보면 유럽은 한때 평화가 영원할 것이라고 믿었다는 것입니다.

유럽은 예부터 전쟁이 많은 지역이었습니다. 

제1·2차 세계대전도 유럽에서 발생했습니다.   

두 차례 대전을 겪고 폐허가 된 유럽은 전쟁을 피하고자 그리고 자본주의 공동의 적으로 등장한 사회주의 세력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 밑으로 들어가 하나의 세력으로 뭉쳤고 냉전이라는 새로운 세계 질서가 탄생했습니다.  

그러다 소련과 동유럽 사회주의가 붕괴하면서 미국과 유럽에 대항하는 자가 없어졌습니다. 

미국과 유럽은 ‘역사는 끝났다’라며 체제 경쟁의 승리를 선언했습니다. 

아마 이때 이후 유럽은 태평성대, 무궁 번영을 꿈꾸었고 평화가 영원할 것이라고 믿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지금 러시아가 다시 강대국으로 부활했습니다. 

부활했을 뿐만 아니라 관계가 완전히 뒤집어졌습니다.  

그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여실히 드러납니다. 

미국과 유럽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와 함께 싸우고 있지만 러시아에 계속 밀리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나토가 우크라이나에 파병하면 전면전으로 맞설 것이고 핵공격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그러자 나토는 보복이 두려워 공개적인 파병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힘의 관계가 완전히 역전된 것입니다. 

그래서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런 현실을 보며 영원한 평화는 환상이었고 이제 그런 평화 시대는 끝났다고 말한 것으로 보입니다.

 

유럽의 평화는 지배자의 평화

 

그런데 생각해 보면 그가 말하는 유럽의 평화란 지배자로서의 평화, 지배자만의 평화입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체제에서 미국이 만든, 미국을 따르는 국가들만의 가짜 평화입니다. 

그들의 상대편에도 평화가 있었을까요?  

아니었습니다.

미국과 유럽의 말을 듣지 않는 나라들에 평화는 없었습니다. 

아프가니스탄은 2001년부터 2021년까지 무려 20년 동안 미국과 유럽의 공격을 받았습니다. 

미국이 세운 친미 정권의 아프간 보안군과 이에 맞선 탈레반군의 사망자는 도합 12만 명에 달하며 민간인 사망자도 4만 6천 명이 넘습니다. 

미군은 테러분자를 제거한다는 명분으로 무인기를 동원해 남녀노소 가림 없이 민간인을 학살했습니다. 

 


▲ 2009년 12월 최소 10명의 아프간 민간인을 학살한 나랑 야간 공습의 희생자.  © RAWA 

 

2010년 ‘재미로 민간인을 죽여보자’며 모인 미군 장병들이 세 차례나 아프간인을 학살한 ‘킬 팀’ 사건, 2012년 미군 병사 한 명이 중무장하고 민간인 마을에 가서 16명이나 학살하고 시신을 태운 칸다하르 학살 사건 등 학살 사건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20년에 걸친 전쟁으로 아프간 전 국토는 폐허가 되었고 경제는 붕괴했습니다.  

이런 일은 중동지역에서도 계속되었습니다. 

이라크는 원래 중동 국가 중에서 상당히 개방적이고 발전한 나라였습니다. 

그러나 1991년, 2003년 두 번의 전쟁을 치르고 이후 내전에 빠지면서 엄청나게 많은 사람이 죽었고 막대한 석유 자원도 미국과 유럽에 빼앗기면서 극빈국으로 전락했습니다. 

리비아, 시리아는 미국과 유럽이 키운 반군이 내전을 일으켜 수많은 사람이 죽고 나라는 황폐해졌습니다. 

러시아도 나토의 동진으로 인해 조지아 전쟁, 1·2차 체첸 전쟁, 압하지야 전쟁, 남오세티야 전쟁 등이 끊이지 않았고 지금도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입니다. 

북한은 소련과 동유럽 사회주의 해체 후 미국의 일상적인 핵공격 위협을 받게 되었습니다. 

북한은 핵공격에 대비해 국력을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서 미국의 대북 제재까지 더해져 극심한 경제 위기인 이른바 ‘고난의 행군’을 겪어야 했습니다. 

중국의 경우 지금 대만과의 전쟁 가능성이 점점 커집니다. 

언론들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려고 한다고 보도하지만 사실 미국이 대만의 독립을 부추겨 전쟁 위기를 조장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19일에도 대만 국방부장관은 중국 본토에서 불과 1.8킬로미터밖에 안 떨어진 대만 진먼섬에 미군이 주둔 중이라고 밝혀 논란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유럽은 영원한 평화를 누리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 시각에도 세계 곳곳에서는 미국과 유럽이 일으키거나 조장한 전쟁 그리고 전쟁 위협으로 참화와 불안을 겪고 있었습니다. 

 

미국을 믿을 수 없는 유럽

 

또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미국의 지원이 있든 없든, 러시아가 전쟁에 이기도록 내버려둘 수 없다”, “전쟁의 위협은 임박하지 않은 것일지라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며 유럽연합이 전쟁 채비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굳이 “미국의 지원이 있든 없든”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으로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시사한 것입니다. 

또 이 말에는 더 이상 미국을 믿을 수 없다는 마음도 담겨 있습니다.

미국의 차기 대통령으로 유력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월 10일 선거 유세에서 나토 회원국들이 방위비를 충분히 늘리지 않으면 러시아가 그 나라를 공격하도록 장려하겠다는 충격적인 발언을 했습니다. 

트럼프 집권 시기 함께했던 참모들도 트럼프가 재집권하면 나토를 탈퇴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3월 20일 트럼프는 영국의 한 방송에 출연해 유럽의 나토 회원국들이 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을 국방비로 지출하면 미국은 나토에 잔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나토 회원국의 GDP 대비 방위비 비율. [출처: 트럼프 전 대통령의 트루스소셜 게시물] 

 

이 말을 뒤집어보면 유럽 나라들이 국방비를 올리지 않으면 나토를 탈퇴하겠다는 말과 같습니다.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안도 공화당 강경파의 반대로 하원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이제 끝나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의 근본 원인은 미국의 힘이 예전 같지 않은 데 있습니다. 

미국 자신조차 힘드니 더 이상 유럽을 지원할 여력이 없어 보입니다.

어쩌면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미국이 파리를 위해 뉴욕을 희생할 수 있나”라는 샤를 드골 프랑스 전 대통령의 말이 떠올랐을지도 모릅니다.  

언제까지 미국이 유럽을 지켜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입니다.

그는 미국을 믿을 수 없는 상황에서 러시아에 더는 밀릴 수 없으니 독자적으로 유럽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전쟁 채비를 갖춰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유럽 재무장은 가능한가

 

그런데 이게 가능할까요?

자본주의 체제에서 국방력 강화를 위해서는 돈이 필요합니다.  

군수업체에 애국심으로 무기를 만들어 납품하라고 할 수 있나요?  

돈을 줘야 무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병사를 늘리려고 해도 돈이 있어야 합니다.  

돈이 있어야만 국방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유럽은 러시아를 제재하면서 원자재와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엄청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2월 15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유럽 경제전망 동계 보고서를 발표해 올해 유럽연합 경제성장률이 0.9%,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은 0.8%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인 2.9%의 3분의 1도 안 되는 낮은 수치입니다. 

유럽 경제의 기관차인 독일은 2월 21일 자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0.2%로 추산했습니다. 

이렇게 경제가 어려운데 정부 예산을 국방비에 투입한다?

그럴 돈도 없고 국민들도 동의하지 못할 것입니다. 

국방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과학기술도 필요합니다. 

현대전은 최첨단 전쟁입니다. 

재래식 무기뿐 아니라 핵무기, 대륙간 탄도미사일, 극초음속 미사일 등 전략무기, 첨단 무기가 전쟁의 승패를 결정합니다.

이런 과학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인재가 필요합니다. 

기초과학인 수학, 물리학, 화학 등과 무기 관련 공학에 훌륭한 인재가 몰려야 합니다.

그런데 미국과 유럽의 많은 인재들은 돈벌이가 잘 되는 월가 금융업계로 몰립니다. 

한국에서는 해마다 가장 공부 잘하는 상위 3천 명의 학생이 의대로 몰려갑니다. 

반면 북한의 경우 가장 우수한 인재, 즉 전국 최고의 두뇌들이 해마다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는 곳으로 간다고 합니다.  

월간조선 2016년 1월호는 기사에서 “우리나라의 수재들이 성형외과에서 돈 벌기 위해 수술을 할 때, 북한은 당 차원에서 최고 수재들을 모아 놓고 전략적으로 한 가지(‘핵’을 뜻함-글쓴이 주)만” 연구하게 하는데 “전국에서 최고 머리 좋다는 사람들”을 모으면 “저렇게 무서운 힘을 낼 수 있다”라고 소개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유럽이 과학기술을 발전시켜 국방력을 키우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입니다. 

또 국방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지지가 필요합니다. 

국방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많은 국가 예산과 자원, 인재를 투입해야 하므로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가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때로는 허리띠를 졸라매는 국민의 희생이 뒤따를 수도 있습니다. 

국민은 자신이 위협받을 때 자신을 지키기 위해, 자기 것을 빼앗겼을 때 그것을 되찾기 위해서 기꺼이 희생을 감수할 수 있습니다.

우리도 일제에 나라를 빼앗겼을 때 목숨을 바쳐 독립을 위해 싸우고 또 직접 싸우지 못하면 목숨 걸고 독립운동을 지원한 역사가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유럽은 자기 것을 빼앗겨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 아니라 미국을 따라다니며 남을 위협하고 못살게 하고 약탈하다가 문제가 발생한 것입니다.

 

우크라이나 문제만 봐도 더 이상 나토가 동진하지 않는다는 러시아와의 약속을 지켰으면 전쟁이 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괜히 러시아 코앞에 있는 우크라이나를 나토에 가입시키려다 이 지경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우크라이나는 유럽만 믿고 러시아 출신 국민에게 러시아어 사용을 금지하는 등 반러시아 정책을 강화하였다고 합니다.  

이런 경우 국민을 설득할 명분이 없습니다.  

국민의 지지가 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의 바람은 그다지 실현 가능성이 있어 보이지 않습니다. 

 

유럽은 너무 노쇠해져 버렸습니다.

 

(출처: 자주시보)

 

[이 게시물은 편집국님에 의해 2024-03-28 09:57:39 새 소식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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