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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만에 다시 찾은 북부조국 방문기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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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5-03-24 16:16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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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에 거주하는 강산 씨가 9월 3일부터 11일까지 25년 만에 북녘땅을 밟은 후 여행기를 써서 발표하였다. 북 바로 알기를 원하는 독자들을 위하여 필자와의 협의 아래 그의 방북기를 연재하고자 한다. 편집국 
 

 

25년만에 다시 찾은 북부조국 방문기 50

 

세포등판으로 가는 길

 

 

아침산책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와 바로 식당으로 향하였다.  김미향 안내원과 리영호 운전기사, 김 처장, 그리고 노길남 박사 모두 한 자리에서 아침식사를 하게 되었다. 오늘 하루의 일정으로 우리 다섯 사람이 모두 함께 움직이는 것이다.  평양호텔의 조반과는 달리 조선식으로 나오는데 밥과 국에다 생선조림 등 아주 잘 차려진 식탁이었다.

 

 

   조선식으로 차려진 원산 호텔에서의 아침 식사

 

 

식탁에 마주한 우리 일행

 

제법 넓은 호텔식당엔 중국과 동구유럽 등 여러 나라들로부터 강원도로 관광을 온 사람들로 붐빈다.  김 처장이 아침 산책에서 예전에 원산으로 김 주석이 오셨다가 강원도에는 관광보장을 위한 산업을 키워서 관광을 발전시켜라고 교시하였다면서 강원도는 관광객 유치에 많이 힘쓰고 있다고 하였다.   천하의 명승 금강산을 비롯하여 주요 관광자원이 많은 곳이니 북에 대한 제재가 풀려지는 그날이 오면 원산은 그야말로 온 세상에서 이곳을 찾는 세계인으로 붐비게 될 것이다.

 

 

 

이번에 원산으로 우리가 오게 된 가장 중요한 이유는세포등판을 답사하기 위해서다.  세포등판이란 지명이 참으로 낯설지만 북에선 세포등판을 모르는 사람이 없는 중요한 곳이기도 하다.  세포등판은 휴전선에서 직선거리로 12Km 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며, 한반도의 중간쯤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아침을 먹고는 바로 출발해야 한다.  북부조국의 지도를 사진으로 남겼는데 여기서 세포등판이 어디쯤 되는지를 미리 살펴보고 출발하기로 한다.

 

 

 

원산에서 남동쪽으로 해안을 따라가면 금강산이 나오게 되는데 그길로 가지 않고 바로 남쪽으로 곧장 향하면 그 길이 약간 서쪽으로 꺾이면서 고산이 나오고 이어서 세포가 나온다.  세포는 휴전선 바로 북쪽에 위치한 평강 북쪽의 고원지대인 것이다.  평강의 서쪽엔 철원이 있는데 옛날 궁예가 철원에다 태봉국의 도읍을 정하였던 곳이다.  그가 폭군이 되어 나라를 어지럽히다가 쫒겨 달아날 때 옷에다 돼지피를 발라서 신분을 숨기고 도망을 하였다가 잡혀서 죽기 전에 그 옷을 씻은 곳이라해서 세포라는 지명이 생겨났다고 한다.  

 

한데 그보다는 요즘 세포라고 부르는 것은 세포엔 눈이 많이 오고 비도 세차게 오는데다 바람이 워낙 심하게 부는 곳이라서 지금의 세포라는 지명은 눈포, 비포, 바람포의 포탄이라는 의미가 크다고 하였다.  생각해보니 한반도 서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산맥으로 막혀 바로 넘지를 못하고 이곳으로 몰려와 세차게 동북 방향으로 빠져나가는 고원지대이고 보니 자연히 눈도 많이 내리고 비도 심하게 오는데다 바람이 거셀 수밖에 없는 곳이다.  

 

김 처장의 설명으로 세포등판이라는 곳은 해발 600미터 이상에 위치해 있고 현무암이 많은 곳인데 일제때부터 개간을 시작하여 속새풀 혹은 억새풀 천지이던 곳을 밭으로 개간해왔는데 이런 나쁜 환경 탓에 농사가 될 수 없는 곳이라 3,000정보의 밭에는 뽕나무를 심어 누에를 키워 평양제사공장에 원료로 보내는 정도였다고 하였다.  그런 황무지 땅에다 인공으로 엄청난 노력을 동원하여 풀판을 조성하게 된 것이다.  여름 동안은 소, 양을 비롯한 가축들을 4만 정보의 넓은 땅에다 방목하고, 추운 계절 동안은 인공풀판에서 생산하여 수확한 건초를 사료로 가축을 기르는 것이다.  그야말로 드넓은 황무지가  푸른 초장으로 천지개벽을 이루게 되어 이제 세포등판은 온 세상의 자랑거리로 되어간다고 하였다.  무엇보다 세포등판이 지금처럼 계획대로 잘 건설되면 이 거대한 목장으로 인하여 북부조국 인민들에게 충분하게 우유와 고기를 공급하는 일이 이젠 눈앞에 다가온 것이다.

 

세포등판에 대하여 미리 사전에 이 정도로 설명을 들었는데 이날 낮에 현지에 도착하여 직접 현장을 답사하며 담당자로부터 많은 이야기를 듣게 된다.  자세한 설명은 다음 호에서 계속하게 될 것이다.

 

                                                                                                                                             만경봉92호 옆을 지나면서 

 

 

해안도로변의 원산 시내

 

원산 시내를 벗어나 남쪽으로 차를 달리니 제법 넓은 평야가 이어진다.  초가을이라 벼가 익어가니 그야말로 황금들판이다.  농가들은 대부분 붉은색 기와집들로 벽은 하얀 색이다.  특별히 잘 지어진 집이나 아주 험한 집이 없는 것을 보아서 북은 이미 평등한 사회를 이룩한 셈이다.  모두가 비슷한 수입에 비슷한 지출을 하며 비슷한 생활수준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내가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일이기에 그 생활이 참 궁금하기도 하다.   

 

 

 

 

 

 

 

 

 

 

 

어떻게보면 나태하고 게을러져서 발전이 없을 수도 있는 사회이지만 북부조국은 다른 실패한 사회주의 나라들과 달리 지속적인 사상교양사업으로 새로운 형태의 인간으로 인민을 거듭나게 만들었기에 사회주의를 성공시킨 나라가 된 것이다.   인간이란 이기주의적으로 자신만 더 편하게 살려는 악마의 마음이 누구든지 속에서 꿈틀대고 있지만 그걸 누르고 인간의 도덕적인 면과 이타적인 사랑의 마음을 크게 일어나도록 교양하고 학습시킨 것이다.   그래 인민들이 나를 위해서만 살지 않고 이웃을 위하고 나라를 위하여 내가 할 일이 무엇인가를 스스로 찾아 나서게 되는 새로운 인간형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북부조국의 성공의 비결은 바로 그것이다.

 

안변군의 안변벌을 가로질러 남쪽으로 한참 동안 황금빛 들판을 달리던 차가 이제 개울도 건너고 오르막을 오르기도 하면서 부근의 경치가 달라진다.   고산군 연호리를 지나는데 설봉천이라는 시원한 냇물도 나오고 저쪽 길로 올라가면 속광사 절이 있다고 한다.  거기서 이성계가 회군 후에 머문 곳이라고 하였다.  

 

가장 절실하게 물이 필요한 시기인 한여름 3달 동안 북부조국엔 비 한방울 오지 않은 가뭄이 계속되었다고 하였다.  김 처장은 얼마나 가물었나하면 모내기도 힘들게 하였을 정도였다면서 그런 상황에서도 올해 농사를 이렇게 잘 짓고 있다고 말해준다.  이건 정말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이미 북부조국에 자연흐름식 물길공사를 성공리에 이뤄낸 덕분이 아닐까 싶다.  낮은 곳의 논 농사도 잘 된 것으로 보이지만 산기슭의 옥수수는 어떻게 그런 가뭄을 이기며 더욱 실하게 자라났는지 내가 이해하기 어렵다.  그런 비탈진 곳에도 물길공사를 이뤄내지 않았다면 저 옥수수나 콩잎이 푸를 수가 없는 것이다.  

 

 

 

 

 

 

 

 

실제로 내가 뒤뜰 텃밭에서 키우는 옥수수나 야채들은 한여름에 비가 안올 때는 매일같이 물을 뿌려줘야만 한다.  석 달 동안의 가뭄 가운데 어디서 그 많은 양의 물을 저 넓은 산간지역 곳곳마다 골고루 나눠줄 수 있었을까.  자연흐름식 물길공사란 대체 정확하게 어떤 것인지 깊이 공부해볼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한마음으로 뭉친 인민의 힘은 참으로 대단하다.  북부조국 인민들의 그 피땀으로 이뤄낸 일을 내가 깊이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5-03-24 16:17:49 새 소식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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