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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동포들 세월호 유족들과 함께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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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5-03-20 02:39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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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동포들 세월호 유족들과 함께 분노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을 위하여 끝까지 함께 하겠다."

 

 

 

서은정기자

 

 

시카고 지역에 모질고 긴 추운 겨울이 지나고 봄기운이 완연한 3월이 되었다. 지난 3월 15일 저녁 6시, 시카고 교외 Des Plains에 있는 성 정하상 바오로성당에 약 400명의 동포들이 따뜻한 봄 기운을 안고 모여들었다. <세월호를 잊지 않는 시카고 사람들의 모임(장광민 회장)> 의 주최로 행사가 열렸다. 세월호 유가족을 모시고 <세월호 유가족들과의  간담회>가 진행되었다. 

 

이곳에서는 세월호 희생자 고 이재욱 군의 어머니 홍영미 씨와, 고 최윤민 양의 어머니 박혜영 씨가 함께 하였다. 그리고 400여 명이 되는 시카고 지역 동포들이 다함께 그들의 아픔과 함께 하고자 모였다. 이곳에 참석한 동포들은 생때같은 아이들을 죽게 만든 이 비극과 아픔에 대한 공감으로 그리고 정말 무슨 일이 그때 일어났을까 하는 긍금증에서 다들 모였다. 이머니들의 생생한 증언이 당시의 상황을 생생하게 알게 해주었다.

 

행사장 입구에는 노란 티셔츠를 입은 많은 행사 진행원들이 사람들을 안내하고, 방명록을 쓰게하고 노란 리본을 나누어 주었다. 그리고 행사장 주변으로 <잊지 않겠습니다>, <진상규명을 윈합니다>,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라는 구호가 적힌 팻말이 세워져 있었다. 또한 여기 저기 노란 티셔츠를 입은 초등학교 아이들이 많이 보였다. 그들도 함께 행사 준비팀으로 일을 하고 있었다.

 

행사는 1부와 2부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1부는 노란 티셔츠를 입은 어린이들이 샛노란 현수막을 들고 입장하기 시작했다. 현수막에는 전날 시카고 북쪽 에반스톤의 Northwestern University에서 개최된 세월호 추모제 참가자 100명이  보내온 응원메시지가 적혀 있었다. 이때  젊은 2세들이 현악 3중주 세월호 추모곡을 연주하였다. 

 

이어서 안산에서 오신 이효림 씨( 안산나무움직임 연구소장)가 억울하게 죽은 아이들의 영혼을 부르는 진혼 춤을 추었다.

 

이어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라는 제목의 다큐멘타리 영화를 상영했다. 이 영상물은 세월호 침물 당시 상황에 대한 기록 영상이었다. 이 영상에는 33명의 선원들이 아이들을 구조하지 않고 저들만 살겠다고 구조되는 장면도 나왔다.

 

또한, 국정원이 세월호의 주인임을 증명하는 자료들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아이들이 사진들을 부모에게 보내면서 마지막 순간까지 구조를 기다리는 천진한 장면들, 정부가 3일 동안 단 한명도 구조하지 못했던 장면 등을 보여주었다. 모든 것이 의혹과 거짓으로 점철되어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이 영상을 통해 정부가 처음부터 학생들을 구조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여실히 드러났다.

 

제 2부는 어머니들의 증언 시간이었다. 진행은 어머니들의 요청에 의해서 사회자가 질문을 하고 두 어머니가 그 질문에 대답하는 형식으로 하였다. 사회자는 Minnesota의 카톨릭계 대학 교수인 조민아 교수가 맡았다.

 

첫 질문은 두 어머니들의 아이들은 어떤 아들 딸들이었느냐는 질문이었다. 두 어머니는  각각 자기의 생명보다도 귀한 아이들 소개로 시작되었다. 

 

윤민이의 어머니인 박혜영씨는 이렇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윤민이는 작고 수줍은 평범한 아이였다. 윤민이는 나의 우주이고 전부인데, 아무도 윤민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재주있는 아이들 이야기만 하는 것이 속상했다. 그래서  본인이 나서서 윤민이 이야기를 하는 간담회를 열고 다른 사람들이 윤민이를 기억하도록 했다. 지금은 가족 전부가 세월호가족협의회에서 일하고 있다”고 했다.

 

이재욱의 어머니 홍영미 씨는 이렇게 증언했다. ”재욱이는 자연을 좋아하는 활달한 아이였다. 아쉬운 것은 그 아이가 그렇게 짧은 생을 살 줄을 몰랐다. 수학여행을 떠난다고 좋아서 껑충껑충 뛰면서 달려나가던 그 모습이 마지막 모습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때는 재욱이와 함께 보내는 일상이 보통사람들처럼 오래 지속될 것으로 믿었다.”

 

두번째 질문은 사고발생 이후 지금까지의 진행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달라는 것이었다. 대답은 이러했다. 사고 당시에 전원이 구조되었다는 새빨간 거짓말이 게속해서 방송되고 있었다.  팽목항에서 3일 간을 기다렸는데, 해경이 물에 빠진 아이들을 단 한 명도 구조하지 않았다. 그리고 정부가 계속해서 손바닥 뒤집듯이 말을 뒤집고 거짓말을 했다. 해경이 바닷속에서 겨우 구해낸 아이들은 물 위로 시신이 떠오른 아이들을 건진 것 뿐이었다. 지금도 9명의 아이들 시신을 찾지 못했는데 구조작업을 중단했다고 한다. 

 

세번째 질문은 세월호 인양 문제와 세월호진상규명특별법 제정 진행에 대해 질문하였다. 이들은 이렇게 증언했다. 세월호 특별법이 겨우 국회를 통과하게 되었다. 세월호진상규명위원회는 120명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이 중에는 단 한 명의 유가족도 포함되어 있지 않다. 세월호특별법은 진상을 규명하지만 사건의 책임자를 처벌하는 조항이 없는  반조각 법으로 되어 있어 문제가 많다. 현재 바닷속에 잠겨있는 세월호를 인양하여 그 진상을 밝혀야 하는데,  인양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든다는 핑계로 아직도 바닷속에 잠겨있다. 세월이 지날수록 증거가 소멸되어 버린다.  통째로 인양이 힘이 드니, 반토막을 내어 인양하겠다고 하지만 이또한 증거가 사라질 것이다. 시간이 지날 수록 아무것도 하지않는다면 남아있는 흔적마저 지워질 수도 있다고 답변하였다.

 

네번째 질문은 사건 이후  희생자 가족들을 가장 가슴 아프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하고 질문하였다. 사람들이 막말을 하는 것이 가슴을 도려내는 큰 아픔을 겪게 한다고 했다. 예를 들면, 지겹다, 그만해라, 보상금을 많이 타기 위해서 그런다, 누가 제주도로 수학여행 가라고 했나, 등 등....  아직도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고 있으며, 진상규명을 아직도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그만둘 수가 있냐고 호소했다. 정부가  진실을 통째로 묻어버리려고 하는데 어떻게 가만히 앉아서 있겠느냐고 호소했다.  그래서 이렇게 발로 뛰면서 진상을 알린다고 했다.

 

다섯번째는 동포들의 질의에 대한 어머니들의 응답이었다. 많은 사람의 관심은 세월호 사건 이후 경제적으로 어떻게 사는가 하는 문제였다. 그들은 좋은 사람들이 자기들을 지원하고 계속해서 도와주고 있다고 대답했다. 보상문제는 아직 아무런 진상이 규명되지 않은 상태이므로 3년 동안 기다려서 진상이 규명된 다음에 의논하는 것으로 희생자 가족들 서로 간에 이야기가 정돈되었다고 했다 . 물론 300명의 희생자 가족 중에 각기 다른 의견과 상황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현재 어떠한 보상도 이야기 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지금은 진상규명이 가장 우선적이라고 했다.

 

결론적으로 두 어머니는 동포사회에 이렇게 부탁했다. 먼저 마음을 함께 함에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고 했다. 1주기를 앞두고 이 사건은  반드시 진상이 규명되어야 하는데 협조를 요청했다. 이들은 자기들의 아픔이 개인적인 문제로 그칠 것이 아니라,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다른 사람들에게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계속해서 증언한다고 했다. 세월호 참사는 인간 생명의 존엄성과 관계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생명이 중시되는 정책들이 많이 펼쳐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진상이 규명될 때까지 끝까지 지켜주고 함께해 줄 것을 참석자들에게 당부하였다

 

이들은 세상에는 좋은 사람이 참 많이 있다는 사실에 큰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의 모임은 <4.16가족협의회>이며, 사회관계망서비스 SNS의 페이스 북도 있음을 알렸다. 폐북을 통해서 많은 소통이 이루어지기를 당부했다. 이들은 16일 아침, 일리노이 상원위원,  Dick Durbin과도 간담회를 가지고 이 사실을 알렸다.

 

이번 행사를 통해서 시카고에는 어떠한 바람이 불었는가를 생각해본다. 이 행사는 동토의 땅인 시카고 지역에 동포들의 마음 속에 정의의 불길이 다시 치솟게 하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시카고 동포들은 세월호 사건을 통해 남쪽 정부의 총체적인 부패와 무능, 물질만능주의로 인하여 발생한 최대의 비극임을 다시금 자각하였다. 

 

또한 이번 행사는 <세월호를 잊지 않는 시카고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새로운 단체가 중심이 되었다. 시카고 지역에 있는 여러 진보단체들이 연대하여 행사를 마련하였으며 많은 동포들이 참여한 것이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사람들까지 발벗고 나선 것이다.  이렇게 세월호 사건은 시카고 지역 동포들의 분노를 일으키게 했다. 박근혜 정부는 더이상 국민을 위한 정부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해주었으며 더이상 동포들이 가만히 있을 수 없게 해준 것이다.  

 

모처럼 이 행사를 통하여 시카고동포들이 정의의 목소리를 내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본다. 꼭 구호를 외치지 않더라도 400명 이상의 사람들이 모여서 희생자 가족들의 증언을 듣고 그들을 얼싸안고 함께 하겠다는 다짐을 하였다는 것이야말로 또 하나의 양심 행동이라고 본다. 참석자들은 세월호 진상에 대한 영상을 보고 세월호 유가족인 두 어머니의  증언을 통해 사건 당시의 생생한 진실을 들으면서, 모두 분노하고 함께  울었다. 그리고 앞으로 진상규명이 될 떄까지 세월호 유가족을 지켜주고 동행하겠다고 결심하였다. 행사가 끝난 후 모두들 두 어머니를 껴안고 격려의 말과 함께 진심을 전하는 편지를 전했다. 하루속히 진상규명과 처벌이 이루어지고 세월호 유가족과 더불어 사람이 안전하게 살만한 세상이 남쪽 땅에 빨리 실현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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